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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461 출처
이 글은 10년 전 (2015/12/19) 게시물이에요












행동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는 너와 내가 늘 무섭다 | 인스티즈

사막에서도 저를 버리지 않는 풀들이 있고

모든 것이 불타버린 숲에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믿는 나무가 있다

화산재에 덮이고 용암에 녹는 산기슭에도

살아서 재를 털며 돌아오는 벌레와 짐승이 있다

내가 나를 버리면 거기 아무도 없지만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곳에서나 함께 있는 것들이 있다

돌무더기에 덮여 메말라버린 골짜기에

다시 물이 고이고 물줄기를 만들어 흘러간다

내가 나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폐허 이후/도종환

행동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는 너와 내가 늘 무섭다 | 인스티즈



길을 다 하여 먼 날, 우리 서로 같이 있지 못해도

그 눈 나를 찾으면 그 속에 내가 있으리

목숨 다 하여 먼 날, 우리 서로 같이 있지 못해도

그 생각 나를 찾으면 그 속에 내가 있으리



곁에 없어도/조병화

행동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는 너와 내가 늘 무섭다 | 인스티즈



이 세상이 쓸쓸하여 들판에 꽃이 핍니다

하늘도 허전하여 허공에 새들을 날립니다

이 세상이 쓸쓸하여 사랑하는 이의

이름을 유리창에 썼다가 지우고

허전하고 허전하여 뜰에 나와 노래를 부릅니다

산다는 게 생각할수록 슬픈 일이어서

파도는 그치지 않고 제 몸을 몰아다가 바위에 던지고

천 권의 책을 읽어도 쓸쓸한 일에서 벗어날 수 없어

깊은 밤 잠들지 못하고 글 한 줄을 씁니다

사람들도 쓸쓸하고 쓸쓸하여 사랑을 하고

이 세상 가득 그대를 향해 눈이 내립니다



쓸쓸한 세상/도종환




행동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는 너와 내가 늘 무섭다 | 인스티즈



희망찬 사람은

그 자신이 희망이다.


길 찾는 사람은

그 자신이 새 길이다.


참 좋은 사람은

그 자신이 이미 좋은 세상이다.


사람 속에 들어있다. 사람에서 시작된다.


다시

사람만이 희망이다.



다시/박노해




행동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는 너와 내가 늘 무섭다 | 인스티즈



로마 병사들은 소금 월급을 받았다

소금을 얻기 위해 한 달을 싸웠고

소금으로 한달을 살았다

나는 소금 병정

한 달 동안 몸 안의 소금기를 내주고

월급을 받는다

소금 방패를 들고

굵은 소금 밭에서

넘어지지 않으려 버틴다

소금기를 더 잘 씻어내기 위하여

한달은 절어 있었다

울지마라

눈물이 너의 몸을 녹일 것이니



소금시/윤성학




행동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는 너와 내가 늘 무섭다 | 인스티즈



같은 바람에도

돛이 바라보는 방향을 따라

한 척의 배는 동쪽을 향하고

또 한 척의 배는 서쪽으로 향한다

행로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은 아니다


운명 또한 바닷바람 같아라

평온한 운명이거나 소란한 운명이거나

영혼이 바라보는 방향을 따라

인생의 행로가 나뉘는 구나



같은 바람에도/엘라 휠러 윌콕스


행동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는 너와 내가 늘 무섭다 | 인스티즈



너는 삶이 아파서 어찌 했더냐

세상이 아프고 힘겨울 때 무엇이었더냐


반응이 없는 하늘을 향해 대갈하고

눈 부릅뜬 채 새벽을 맞이했더냐

어둠속에서 모반에 떨다가 재만 남았더냐

하고 싶다 라는 말 대신

피끓는 시 한편 남겨놓았더냐

시인으로서 카랑카랑하게

제대로 된 화두 하나 던져 놓았더냐


풀리지 않는 매듭을 보면

너는 어떠냐, 나는 무섭다

행동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는

너와 내가 늘 무섭다



너는 아프냐, 나는 무섭다/임영준

행동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는 너와 내가 늘 무섭다 | 인스티즈



먼 훗날은 그냥 멀리에 있는 줄만 알았어요.

근데 벌써 여기까지 와버렸잖아요.



끌림/이병률

행동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는 너와 내가 늘 무섭다 | 인스티즈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 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을 거라네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끗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 때 뿐이지


어느 날 큰 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 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 거야

아무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놈의 세상

되는게 하나도 없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이외수




행동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는 너와 내가 늘 무섭다 | 인스티즈



꽃바람 들었답니다.

꽃잎처럼 가벼워져서 걸어요.

뒤꿈치를 살짝 들고 꽃잎이 밟힐까

새싹이 밟힐까 사뿐사뿐 걸어요.

봄이 나를 데리고 바람처럼 돌아다녀요.

나는, 새가 되어 날아요.

꽃잎이 되어, 바람이 되어

나는 날아요, 당신께 날아가요.

나는, 꽃바람 들었답니다.

당신이 바람 넣었어요.



봄봄봄 그리고 봄/김용택




행동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는 너와 내가 늘 무섭다 | 인스티즈



아이들 입에 밥 들어가는 것이 극락이구나.



아버지/고은



행동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는 너와 내가 늘 무섭다 | 인스티즈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 거에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그리움이 오면/도종환




행동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는 너와 내가 늘 무섭다 | 인스티즈



저게 저절로 붉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태풍 몇 개

저 안에 천둥 몇 개

저 안에 벼락 몇 개


저게 혼자서 둥글어질 리는 없다

저 안에 무서리 내리는 몇 밤

저 안에 땡볕 두어 달

저 안에 초승달 몇 날



대추 한 알/장석주




행동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는 너와 내가 늘 무섭다 | 인스티즈



숲에 들어가서야 알았다

나무와 나무가 모여 숲이 된다는 것을

작은 나무 몇이 서는

아름드리나무 혼자서는

절대

숲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숲 밖에서는 몰랐다


동구에 서서 한철 동안

푸른 그늘 넓게 펴도

천년을 풍광의 배경이 된다할지라도

혼자 서 있는 나무는

숲이라 불러주지 않는다. 그저

한 그루의 나무일 뿐.


숲이 되지 못한 나무

가슴에 귀를 대고

속울음소리 듣고서 숲을 생각했다

숲이 그리워

슾이 되고 싶어 울고 있는

한 그루의 나무를 보고 그때서야 알았다.



숲이 되지 못한 나무/정성주




행동하지 않고 입만 나불거리는 너와 내가 늘 무섭다 | 인스티즈



죽을 때까지 사람은

땅을 제것인 것처럼 사고 팔지만

하늘은 사들이거나 팔려고 내놓지 않는다

하늘을 손대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

사람들은 아직 순수하다

하늘에 깔려있는 별들마저

사람들이 뒷거래 하지 않는 걸 보면

이 세상 사람들은

아직도 순수하다



아직도 사람은 순수하다/김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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