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알고싶다] 위험한 초대남 - 소라넷은 어떻게 괴물이 되었나 下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여성시대 How Do I Love Thee?

우리는 소라넷의 베스트 작가 야노를 직접 만나보기로 했습니다.

그는 우리를 만나자마자 보여줄 것이 있다며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듭니다.

그것은 여러 여성들의 신체 노출 사진이었습니다.

거기엔 여자친구 사진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성적인 수치심과 고통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그러니까 얼굴을 비롯해 본인임을 알 수 있는 것들을

가려주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겁니다.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그의 말을 대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자신 또한 소라넷의 작가였으며 몇 차례 강간 모의 초대남으로

참여한 적이 있다는 또 다른 남자.

그는 이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두 번째로 초대되어 간 곳에서의

여성의 상태는 더욱 심각했다고 합니다.

결국 직접적인 행위에까지 이르지 못한 채

발길을 돌렸다는 남자.

그 순간.

한편으로는 자신들이 저지르고 있는 일이

끔찍한 범죄 행위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왜 멈추지 않는 걸까.

각각 15년과 8년. 소라넷 활동이

이들에게 미친 영향과 그 결과는 무엇일까.

우린 그들의 비상식적인 언행과 행동의 이유를 찾기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인터뷰 전체에 관한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그간 수많은 사건들을 분석해 온

전문가들 또한 소라넷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 상태였습니다.

전문가들은 먼저 이 두 명의 소라넷 이용자들이

가지고 있는 여성에 대한 시각에 주목합니다.

*준강간이란?

범죄를 놀이처럼 그리고 피해자를 놀이감처럼 말하는 사람들.

익명성에 의해 약화된 죄의식을

더욱 무디고 무감하게 만드는 것은

소라넷이라는 공간이 가지는 특수성 때문이라는 겁니다.

단순한 음란물 유통 사이트를 넘어 실제 성범죄까지도

유발하는 통로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소라넷.

1999년부터 그 모습을 드러냈다는

소라넷의 운영자는 과연 누구일까.

심각한 문제들을 안고 있었음에도

16년이란 긴 시간 폐쇄되지 않고

운영될 수 있었던 이유는 대체 뭘까.

취재 도중 소라넷 사이트를 통해 뜻밖의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무려 A4용지 8장 분량에 달하는 긴 내용의 게시물.

그것은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태에 대해 소라넷 운영진이

직접 올린 공식 입장문이었습니다.

두 명의 소라넷 이용자와의 인터뷰 후

우리는 큰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몰랐던 소라넷의 실체를 알려준 제보자이면서

동시에 심각한 범죄를 저질렀음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우린 우리의 취재 내용에 대해 법적인 자문을 구했습니다.

그 결과, 취재 과정에서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행위를

인정한 것만으로는 범죄에 대한 증거로 보기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에 다다랐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한 자백만으로는

법적 처벌을 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하지만 지금의 행위가 계속되고 경찰 수사를 통해

증거가 확보된다면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범죄 심리 전문가는 인터뷰에 응한 두 이용자는 정신과 상담이

필요한 수준의 중독 상태를 보이며

일상생활을 영위하기도 힘들 것이라고 경고를 했습니다.

이처럼 심각한 상태의 이용자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공간에서 활보하고 있는 것에 대해

소라넷 운영진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요.

그런데 말입니다.

최근 강신명 경찰청장이 소라넷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장장 A4용지 8장에 걸쳐 내어놓은

소라넷 운영진들의 공식입장은 매우 놀라웠습니다.

소라넷은 캘리포니아 주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이트이며

그 안에서 이용자 개인이 벌이는 범죄 행위에 대해서

운영자를 처벌한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논리라는 겁니다.

또한 소라넷에 대한 모든 논란이

남성 혐오와 페미니즘에 기한 것이며

소라넷 폐지는 정치적인 이슈로부터

관심을 돌리기 위한 계책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이 소라넷 측의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소라넷 운영진.

우리는 그들이 몹시 만나고 싶어졌습니다.

공식 입장문에서 소라넷 운영진은 자신들의 대표가

외국 국적을 가진 해외 교포이며 소라넷이

미국 캘리포니아 주법의 영향을 받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분명 소라넷은 한국어로 되어있는

대부분의 이용자가 한국인인 사이트입니다.

해외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그들의 말은 무슨 뜻일까.

우리는 국내 대형 커뮤니티 사이트의

운영자를 만나 이에 대해 물었습니다.

돈만 지불하면 대행업체를 통해서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다는 해외 서버.

그런데 이는 국내 서버와는 다른 큰 차이가 있다고 합니다.

국내 서버와 달리 추적이 어려워 불법 음란 사이트의 경우에는

소라넷처럼 해외에 서버를 두는 경우가 많이 있다는 겁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불법 음란 사이트 내에서

소라넷의 위상은 절대적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소라넷과의 거래 과정에서 송금 문제로

운영진과 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소라넷과 관련한 자료들을 검색하던 중

우리는 뜻밖의 사실 하나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04년도에 우리 경찰이 소라넷 관계자 70여 명을

수사, 일부 구속한 적이 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때도 소라넷 운영진은 직접 나서지 않고

자신들의 입장을 정리한 장문의 글을

인터넷에 올리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2015년과 마찬가지로 미국 교포가

합법적으로 설립한 합법적 사이트를

한국의 경찰이 수사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말은 사실일까.

우린 캘리포니아 주법을 전공한 변호사와 함께

공식 입장문의 내용에 대해 자세히 검토해 보기로 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법에 따르면 운영진들의

말대로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지만 게시물과 관련한 다른 주장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겁니다.

그 무엇보다 사생활을 중시하는 미국에서

이러한 행위는 명백한 범죄에 해당됩니다.

상대방의 동의 없이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게시물을 올리고

신상 정보를 유출하는 등의 행위 또한 마찬가지라고 했습니다.

이토록 치밀하고 또 교묘하게 법의 뒤에 숨어 자신들만의

견고한 방어막을 치고 있는 운영진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이렇게까지 해서 그들이 소라넷을 지키려는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그런데.

그들의 2004년 공식 입장문 중의 이름 하나가 눈에 띕니다.

테리 박.

소라넷 측은 그를 회사 경영을 맡기기 위해

고용한 전문 경영인이라고 밝히고 있었습니다.

테리 박.

그는 어떤 인물일까.

보통의 수소문 방식으로 테리 박과

운영진에 관한 정보를 찾기란 쉽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IT 보안전문가와 함께 소라넷 사이트를 매개로

인터넷상에 남아있는 운영진에 관련된 흔적을 추적해보기로 했습니다.

소라넷 사이트의 주소격인

도메인이 어디서 어떻게 구입되었는지

역추적한 결과 문제의 이름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도메인을 구입한 이는 테리 박 한 명이 아니었습니다.

케이 송.

테리 박에 이어 소라넷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는 두 번째 인물이 등장했습니다.

우린 케이 송과 테리 박에게

소라넷 도메인을 판 도메인 판매 업체에

연락을 해 그들을 좀 더 추적해보기로 했습니다.

도메인 판매업체는 미국 애리조나에 위치해 있었습니다.

케이 송, 테리 박이 소속된 것으로 추정되는 회사가 위치한 곳은

카리브 해에 있는 섬나라 바하마의 수도,

나소라는 곳이었습니다.

우리는 회사 이름으로 검색되는 주소지를 직접 찾아가

그 실체를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이곳에서 소라넷과 관련된 누군가를 만날 수 있을까.

그런데.

해당 주소지에 위치해 있는 것은 바하마 은행이었습니다.

마치 외부로부터의 접근을 철저히 막으려는 듯

소라넷 운영진을 쫓는 과정

곳곳에는 허구와 거짓의 함정들로 가득했습니다.

소라넷이 서버의 보안을 맡긴 것으로 추정되는 회사는

캘리포니아에 주소를 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 또한 해당 주소지에 사무실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분명한 건, 소라넷이라는 사이트는 결코 적은 수의 인원에 의해

운영될 수 있는 규모가 아니라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해외에 기반을 두고 있고 캘리포니아 법에 따라

합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소라넷 사이트는 주기적으로

도메인을 구입하고 바꾸는 수고까지

감수하면서 왜 우리나라를 주 활동 무대로 삼고 있는 걸까.

우리는 과거, 소라넷과 유사한 불법 음란 사이트의

운영진으로 한동안 일해 왔다는 한 여성을

어렵게 만나 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소라넷과 같은 불법 음란 사이트에

불법 광고를 싣게 되면 광고 업체 측에서

소라넷 회원으로부터 벌어들인 수익의

상당 부분을 소라넷 운영진 측에 나눠주는 구조라는 겁니다.

회원 수가 곧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 속에서 사람들을 현혹하고

회원가입을 늘리는 역할은 소라넷 이용자들의 몫입니다.

불법적인 돈을 벌기 위해 소라넷을 만들고

자신들의 비뚤어진 욕망을 채우기 위해 초대남이 된 사람들.

그곳에 그들의 먹잇감이 된지도 모르는 피해자가 있습니다.

자신이 피해자임을 안 순간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른 후였습니다.

그 모든 과정에 그녀 스스로의 의지는 없었습니다.

그들을 처벌하는 것 또한 불가능 했습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머리 스타일을 바꾸는 것뿐이었습니다.

우리는 그녀와 함께 인터넷에 유포된 원치 않는

사진과 동영상등을 지워주는 전문 업체를 찾았습니다.

한 달을 기준으로 자료들을

삭제하는 데 드는 비용은 300여만 원.

처음부터 없었던 일처럼 모두 지워내고 싶지만

인터넷을 떠도는 그녀의 흔적들을 모두 삭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는 말합니다.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지우고 싶지만 지울 수 없고

말하고 싶지만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는 걸까.

강간 모의 등 소라넷 안에서 게시되고 있는 글들이

정말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인가에 대한 물음에서 출발했던

이번 취재는 충격과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답을 찾아가는 오늘의 방송이 가능했던 데에는

소라넷 피해자 분들의 제보가 그 무엇보다도 중요했습니다.

성범죄 피해자의 특성상 나서서 사실을 말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용기를 내준 그 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그 분들의 용기를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소라넷 내에서 이루어지는

범죄 행위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와 처벌입니다.

앞서 보셨다시피 음란물 사이트 운영이 합법인 해외에

기반을 두고 있는 소라넷같은 경우에는

단순히 음란물 유통이라는 혐의만으로는

국내법으로 처벌이 불가능합니다.

또 이러한 혐의만으로는 미국 측과의 공조 또한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을 합니다.

하지만 소라넷이 단순한 음란물을 유통하는 것이 아닌

미국 법에서도 심각한 범죄에 해당하는

몰래 카메라, 리벤지 포르노, 강간 등이 벌어지는 곳이라는 것을

입증할 증거들을 수집하고 처벌 사례들을 축적해 나갈 때에

미국 사법 당국과의 공조도 원활히 될 수 있다는 겁니다.

모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소라넷 이용자가 인터뷰 중에 우리에게 한 말입니다.

오늘 우리는 소라넷에서 어떤 범죄들이 벌어지는 지

어떤 피해들이 생겨나고 있는지 똑똑히 듣고 또 봤습니다.

몰랐더라도 혹은 알면서도 외면해왔더라도 지금부터라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함께 공유하고 해답을 찾기 위해

다 같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2016년에도 모르기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지 않는

우리 사회의 곳곳에 감춰져 있는 불편한 진실들에 대해

<그것이 알고 싶다>의 노력은 계속 될 것입니다.

캡처하고 대본 받아적느라 본방까지 합치면 한 서너번 본 것 같은데... 보는 내내 너무 화나서 애꿎은 TV, 컴퓨터 부셔버릴뻔. 천벌 받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