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학교, 교복 위 외투 착용 단속
학칙으로 금지하거나 색깔·모양 규제
위반학생 외투 뺏기고 단체기합도
학교쪽 “교복입는 취지 흐려져 안돼”
너머 운동본부 “학생 건강권 침해”

“야간 자율학습 끝나고 밤늦게 집에 가려고 하면 정말 추워요. 그런데 학교에서 외투를 못 입게 하는 것은 너무 하는 것 아닌가요.”
29일 울산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ㄱ군의 하소연이다. ㄱ군이 다니는 학교는 지난해 갑자기 ‘외투 금지령’을 내렸다. 외투를 입었다가 적발되면 벌점을 받을 뿐만 아니라, 옷은 폐기처분된다. 생활지도 담당 교사는 “(외투 입었다가 걸리면) 폐기처분할 거니까 눈에 띄기만 해라”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영하권을 맴도는 추위 속에 일부 학교에선 교사와 학생들이 ‘패딩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학생 인권단체인 ‘인권친화적 학교+너머 운동본부’가 지난 9~11월 제보받은 반인권적 학칙 107건 중 30%는 학교의 외투 규제에 대한 내용이었다. 교복(셔츠와 재킷) 외 외투 착용을 아예 금지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교사가 정한 시기에만 외투를 허용하는 학교, 실내에선 외투를 입지 못하게 하는 학교, 교사가 정해준 색깔이나 모양의 외투만 착용하게 하는 학교, 외투를 입을 수는 있지만 교복 재킷을 꼭 입고 입어야 하는 학교 등 규제 방식은 다양하다.
서울의 한 중학교는 학교규칙에 ‘교복 위 사복 착용 금지’ 규정을 두고 있다. 외투를 입었다가 적발되면 ‘깜지’(종이에 암기내용 등을 빽빽이 적는 것) 벌칙을 받는다. 울산 ㅁ고의 한 학생은 “우리 학교는 한명이 외투를 입었다가 걸리면 전체 학생이 단체기합을 받는다. 영문도 모르고 체벌을 받다 보면 아무거나 때려 부숴버리고 싶은 기분이 든다”고 호소했다. 서울 ㄷ고에 다니는 한 학생은 “학교 복장규정상 교복 재킷을 입고 패딩을 입어야 하는데 불편해서 가디건만 입고 겉에 패딩을 입었다가 선생님께 패딩을 뺏겼다. 눈이 펑펑 오는 날 가디건만 입고 집에 오는데 왜 이런 취급을 받고 학교에 다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학교 쪽은 ‘사복 패딩을 입으면 교복 착용의 취지가 흐려진다’는 입장이다. 외투 착용을 금지하는 경기 지역 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는 취지에서 교복을 입는 건데 외투를 입기 시작하면 멋부리는 데에만 신경쓰지 않겠나. 교풍을 지켜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학교의 교사는 “우리 학교는 검은 패딩만 허용한다. 패딩이 유행하면서 수십만 원짜리 패딩을 입는 아이들이 생기고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사립학교가 주로 외투 규제를 하는 편인데 엄마들도 고민이 많다. 색깔이나 형태를 규제하면 오히려 외투를 새로 사야 하는 경우도 생겨 부담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너머 운동본부의 쥬리 활동가는 “추위나 더위는 사람마다 느끼는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학교장과 교사들이 일괄적인 규칙을 적용해 벌을 주는 것은 학생들의 인권 뿐 아니라 건강권까지 침해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너머 운동본부는 지난 23일 서울·경기·대구·대전 등 지역 교육청과 교육부에 외투 규제를 학칙으로 명문화한 학교들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학칙으로 금지하거나 색깔·모양 규제
위반학생 외투 뺏기고 단체기합도
학교쪽 “교복입는 취지 흐려져 안돼”
너머 운동본부 “학생 건강권 침해”
“야간 자율학습 끝나고 밤늦게 집에 가려고 하면 정말 추워요. 그런데 학교에서 외투를 못 입게 하는 것은 너무 하는 것 아닌가요.”
29일 울산의 한 고등학교에 다니는 ㄱ군의 하소연이다. ㄱ군이 다니는 학교는 지난해 갑자기 ‘외투 금지령’을 내렸다. 외투를 입었다가 적발되면 벌점을 받을 뿐만 아니라, 옷은 폐기처분된다. 생활지도 담당 교사는 “(외투 입었다가 걸리면) 폐기처분할 거니까 눈에 띄기만 해라”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영하권을 맴도는 추위 속에 일부 학교에선 교사와 학생들이 ‘패딩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학생 인권단체인 ‘인권친화적 학교+너머 운동본부’가 지난 9~11월 제보받은 반인권적 학칙 107건 중 30%는 학교의 외투 규제에 대한 내용이었다. 교복(셔츠와 재킷) 외 외투 착용을 아예 금지하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교사가 정한 시기에만 외투를 허용하는 학교, 실내에선 외투를 입지 못하게 하는 학교, 교사가 정해준 색깔이나 모양의 외투만 착용하게 하는 학교, 외투를 입을 수는 있지만 교복 재킷을 꼭 입고 입어야 하는 학교 등 규제 방식은 다양하다.
서울의 한 중학교는 학교규칙에 ‘교복 위 사복 착용 금지’ 규정을 두고 있다. 외투를 입었다가 적발되면 ‘깜지’(종이에 암기내용 등을 빽빽이 적는 것) 벌칙을 받는다. 울산 ㅁ고의 한 학생은 “우리 학교는 한명이 외투를 입었다가 걸리면 전체 학생이 단체기합을 받는다. 영문도 모르고 체벌을 받다 보면 아무거나 때려 부숴버리고 싶은 기분이 든다”고 호소했다. 서울 ㄷ고에 다니는 한 학생은 “학교 복장규정상 교복 재킷을 입고 패딩을 입어야 하는데 불편해서 가디건만 입고 겉에 패딩을 입었다가 선생님께 패딩을 뺏겼다. 눈이 펑펑 오는 날 가디건만 입고 집에 오는데 왜 이런 취급을 받고 학교에 다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학교 쪽은 ‘사복 패딩을 입으면 교복 착용의 취지가 흐려진다’는 입장이다. 외투 착용을 금지하는 경기 지역 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학생은 학생다워야 한다는 취지에서 교복을 입는 건데 외투를 입기 시작하면 멋부리는 데에만 신경쓰지 않겠나. 교풍을 지켜가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학교의 교사는 “우리 학교는 검은 패딩만 허용한다. 패딩이 유행하면서 수십만 원짜리 패딩을 입는 아이들이 생기고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학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사립학교가 주로 외투 규제를 하는 편인데 엄마들도 고민이 많다. 색깔이나 형태를 규제하면 오히려 외투를 새로 사야 하는 경우도 생겨 부담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너머 운동본부의 쥬리 활동가는 “추위나 더위는 사람마다 느끼는 기준이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학교장과 교사들이 일괄적인 규칙을 적용해 벌을 주는 것은 학생들의 인권 뿐 아니라 건강권까지 침해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너머 운동본부는 지난 23일 서울·경기·대구·대전 등 지역 교육청과 교육부에 외투 규제를 학칙으로 명문화한 학교들에 대한 민원을 제기했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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