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결빙순간은 뜨겁다꽝꽝 얼어붙은 겨울강도도히 흐르는 강물조차일생에 한 번은모든 흐름을 멈추고서로 한몸을 이루는순간은 뜨겁다반칠환, 새해 첫 기적황새는 날아서말은 뛰어서거북이는 걸어서달팽이는 기어서굼벵이는 굴렀는데한 날 한 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바위는 앉은 채로 도착해 있었다이해인, 작은 새가 되고 싶다친구야네가 너무 바빠 하늘을 볼 수 없을 때나는 잠시 네 가슴에 내려앉아하늘 냄새를 파닥이는작은 새가 되고 싶다살아감의 무게로네가 기쁨을 잃었을 때나는 잠시 너의 창가에 앉아노랫소리로 훼방을 놓는고운 새가 되고 싶다모든이를다 불러 모을 넓은 집은 내게 없어도문득 너를 향한 그리움으로다시 짓는 나의 빈 집부서져도 행복할 것 같은자유의 빈 집이다목필균, 함박눈아침에 눈을 뜨니세상은 온통 은빛 속에 있습니다깃털로 내려앉은 하얀 세상먼 하늘 전설을 물고하염없이 눈이 내립니다오늘 같은 날에는같은 기억을 간직한 사람과따끈한 차 한 잔을 나눌 수 있다면예쁜 추억 다 꺼내질 것 같습니다하얀 눈 속에 돋아난 기억 위로다시 수북히 눈 쌓이면다시 길을 내며 나눌 이야기들오늘 같은 날에는가슴으로 녹아드는 눈 맞으며보고싶은 사람을 그리워합니다홍수희, 인연아무렴잘있겠지 하면서도자꾸 맘이 켕긴다한 마디소식없이 지내면서도행여 외롭지는 않을까시선은 자꾸너의 마음밭을 서성거린다물론 네게는나보다 가까운 사람곁에 있지만이래도 저래도생각 키우는 건네가 너무 여린가슴을지녔기 때문부디 행복하여라언제나봄날처럼 환히 웃기를나는 이 쪽반대편 별 끝에 서서너를 위해촛불 하나 태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