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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1794 출처
이 글은 9년 전 (2016/1/27) 게시물이에요





BGM:10cm_짝사랑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어둠 속에서도 불빛 속에서도 변치 않는

사랑을 배웠다 너로 해서

 

그러나 너의 얼굴은

어둠에서 불빛으로 넘어가는

이 찰나에 꺼졌다 살아났다

너의 얼굴은 그만큼 불안하다

 

번개처럼

번개처럼

금이 간 너의 얼굴은


사랑/김수영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망치가못을친다.

못도똑같은힘으로망치를친다.

나는
벽을치며통곡한다


사랑/이산하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네가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네가 다시는 전화하지 않았으므로
나는 평생을 뒤척였다


기억하는가/최승자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바람이 잔다

아, 결국

기댈 데란 허공뿐이다


거처/문인수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집을 나서는 데 옆집 새댁이 또 층계를 쓸고 있다. 

다음엔 꼭 제가 한 번 쓸겠읍니다. 
괜찮아요, 집에 있는 사람이 쓸어야지요. 
그럼 난 집에 없는 사람인가? 
나는 늘 집에만 쳐박혀 있는 실업잔데 
나는 문득 집에조차 없는 사람 같다. 
나는 없어져 버렸다.


반성99/김영승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술에 취하여 
나는 수첩에다가 뭐라고 써 놓았다.

술이 깨니까 
나는 그 글씨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세 병쯤 소주를 마시니까

다시는 술마시지 말자
고 써 있는 그 글씨가 보였다

반성16/김영승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마음과 마음 사이에
무지개가 하나 놓였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내 사라지고 만다는 것은
미처 몰랐다


사랑/이정하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발길 삐끗, 놓치고 닿는

마음의 벼랑처럼

세상엔 문득 낭떠러지가 숨어 있어


나는 또

얼마나 캄캄한 절벽이었을까

너에게


들길따라서/황성란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내가 난생처음으로 바라본 바다였다
희디흰 목덜미를 드러내고 끊임없이 달려오던 삼각파도였다
보지 않으려다 보지 않으려다 기어이 보고 만 수평선이었다
파도를 차고 오르는 갈매기떼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수평선 너머로 넘어지던 순간의 순간이었다
수평선으로 난 오솔길
여기저기 무더기로 피어난 해당화
그 붉은 꽃잎들의 눈물이었다



첫 키스에대하여/정호승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이렇게 흐린날 누가

문앞에 와서
내 이름 불러주면 좋겠다


보고싶다고
꽃나무 아래라고
술 마시다가
목소리 보내오면 좋겠다


난리난듯 온 천지가 꽃이라도
아직은 내가 더 이쁘다고
거짓말이라도 해주면 좋겠다


봄날은 간다/구앙숙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너무 멀리까지는 가지 말아라
사랑아
모습 보이는 곳까지만
목소리 들리는 곳까지만 가라
돌아오는 길 잃을까 걱정이다
사랑아


부탁/나태주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내가 그다지 사랑하던 그대여

내 한평생에 차마 그대를 잊을 없소이다
내 차례에 못 올 사랑인줄 알면서도
나 혼자서는 꾸준히 생각하리다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


이런 시/이상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마음이 약해지게 되면

평소에 그냥 지나쳤던 것을

자세히도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마음이 약해진다면

이것저것 더 슬퍼할 일들이 많아진다

이것저것 찾아내서까지 슬퍼진다

미련한 결과/원태연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그대는 오지 않았네. 삐뚤어진 세계관을 나누어 가질 그대는 오지 않았네.

나는 빛을 피해서 한없이 걸어가네.

나는 들끓고 있었다.

모두 다 내주고 어느 것도 새것이 아닌 눈동자만 남은 너를 기다렸다.

밤이 되면서 퍼붓는 어둠 속에 너는 늘 구원처럼 다가왔다.

철시를 서두르는 상점들을 지나 나는 불빛을 피해 걸어간다.

행여 내 불행의 냄새가 붉은 입술의 너를 무너지게 했는지.

무덤에도 오지 않을 거라고, 보도블록 위에 토악질을 해대던 너를 잊을 수는 있는 것인지.

나는 쉬지 않고 빛을 피해 걸어간다.

도대체 얼마나 많은 당신들이 저놈의 담벼락에다 대고 울다 갔는지.

이 도시에서 나와 더불어 일자리와 자취방을 바꾸어가며 이웃해 사는 당신들은왜 그렇게 다들 엉망인지.

가면 마지막인지. 왜 아무도 사는 걸 가르쳐주지 않는지.

나는 또 빛을 피해 걸어간다.


나는 빛을 피해 걸어간다/허연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간다 간다 하기에

가라 하고는,

가나 아니가나

문틈으로 내다보니

눈물이 앞을 가려

보이지 않아라


눈물/피천득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다시 누군가를 만나야 한다면

여전히 너를

다시 누군가를 사랑해야 한다면

당연히 너를

다시 누군가를 그리워해야 한다면

망설임 없이 또 너를


허나
다시 누군가와 이별해야 한다면
누군가를 떠나보내야 한다면
두번 죽어도 너와는…



누군가 다시 만나야한다면/원태연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어쩌다

내 이름을 불러 준

그 목소리를

나는 문득 사랑하였다

그 몸짓 하나에

들뜬 꿈속 더딘 밤을 새우고

그 미소만으로

환상의 미래를 떠돌다

그 향기가 내 곁을 스치며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만

햇살처럼 부서지고 말았다


짝사랑/이남일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문득

보고 싶어서
전화했어요
성산포 앞바다는 잘 있는지
그때처럼
수평선 위로
당신하고
걷고 싶었어요


문득/정호승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참 어이가 없네요.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침 뚝 떼시면 나는 어찌합니까.

그토록 강렬하게 흩뿌려 놓고 지금 와서 슬쩍 다른 데 가 계시면 나는 뭡니까.

이게 대체 무슨 경우랍니까.

내 몸과 마음은 이미 폭싹 다 젖었는데.

소나기가 끝나고 난 뒤 / 이정하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열쇠도

자물쇠도 없이 갇혀버린 마음

네 속에 묶여있던 나

미움을

지우던날

내 생을

흔들어 대던

너를 내가 보낸다

미움을지우던날/허열웅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왜 지나간 일을 생각하면 꿈 같은가 현세의 거친 들에서 그리 예쁜 일이라니 

 

나 돌이켜 가고 싶진 않았다네 진저리치며 악을 쓰며 가라 아주 가버리라 바둥거리며 그러나 다정의 화냥을 향해 

온전히 미쳐 날뛰었던 날들에 대한 그리움 등꽃 재재거리던 그 밤 폭풍우의 밤을 향해 

 

나 시간과 몸을 다해 기어가네 왜 지나간 일은 지나갈 일을 고행케 하는가 왜 암암적벽 시커먼 바위 그늘 예쁜 건 당신인가 

당신뿐인가 

 

仁王濟色커든 아주 가버려 꿈 같지도 않게 가버릴 수 있을까. 

왜 지나간 일을 생각하면 내 몸이 마음처럼 아픈가 

 

 

왜 지나간 일을 생각하면/허수경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안부/나태주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넌 기억의 천재니까 기억할 수도 있겠지.

네가 그때 왜 울었는지. 콧물을 책상 위에 뚝뚝 흘리며,
막 태어난 것처럼 너는 울잖아.
분노에 떨면서 겁에 질려서. 일을 하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 네가 일을 할 줄 안다는 것이.
이상하게 생각되는 날이면, 세상은 자주
이상하고 아름다운 사투리 같고. 그래서 우리는 자주 웃는데.
그날 너는 우는 것을 선택하였지. 네가 사귀던 애는
문밖으로 나가버리고. 나는 방 안을 서성거리며
내가 네 남편이었으면 하고 바랐지.
뒤에서 안아도 놀라지 않게,
내 두 팔이 너를 안심시키지 못할 것을 다 알면서도
벽에는 네가 그린 그림들이 붙어 있고
바구니엔 네가 만든 천가방들이 수북하게 쌓여 있는
좁은 방 안에서,
네가 만든 노래들을 속으로 불러보면서.

세상에 노래란 게 왜 있는 걸까?
너한테 불러줄 수도 없는데.
네가 그린 그림들은 하얀 벽에 달라붙어서
백지처럼 보이려고 애쓰고 있고.
단아한 가방들은 내다 팔기 위해 만든 것들, 우리 방을 공장으로, 너의 손목을 아프게 만들었던 것들.
그 가방들은 모두 팔렸을까? 나는 몰라,
네 뒤에 서서 얼쩡거리면
나는 너의 서러운,
서러운 뒤통수가 된 것 같았고.
그러니까 나는 몰라,
네가 깔깔대며 크게 웃을 때
나 역시 몸 전체를
세게 흔들 뿐
너랑 내가 웃고 있는
까닭은 몰라.

먹을 수 있는 걸 다 먹고 싶은 너.
플라타너스 잎사귀가 오리발 같아 도무지 신용이 안 가는 너는, 나무 위에 올라 큰 소리로 울었지.
네가 만약 신이라면
참지 않고 다 엎어버리겠다고
입술을 쑥 내밀고
노래 부르는
랑아,

너와 나는 여섯 종류로
인간들을 분류했지
선한 사람, 악한 사람……
대단한 발견을 한 것 같아
막 박수치면서,
네가 나를 선한 사람에
끼워주기를 바랐지만.
막상 네가 나더러 선한 사람이라고 했을 때. 나는 다른 게 되고 싶었어. 이를테면
너를 자랑으로 생각하는 사람.
나로 인해서,
너는 누군가의 자랑이 되고
어느 날 네가 또 슬피 울 때, 네가 기억하기를
네가 나의 자랑이란 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
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나의 자랑 이랑/김승일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외딴곳

집이 없었다

짧은 겨울날이
침침했다

어디 울 곳이
없었다


슬픔/김용택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그대 없이는 나 없는지

그대 없을 때 알았습니다
그대를 기다리는 동안
바람이 불고
새가 울었습니다
바람이 부는 그 길고 긴 시간,
그대를 기다리는 그 길고 긴 시간 동안
달이 뜨고
꽃이 피었습니다
꽃이 피고
달이 떠 있는
그 길고 긴 시간
꽃은 어이 그리 더디나 지고
둥근 달은
어찌 그리 오래
허공에 떠 있던지
그대를 기다리는
그 길고 긴 시간
그대 없이
나 없는지
그대 없을 때 알았습니다




그대없을때/김용택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내 가슴이 무너지는거

너 알았냐고

알면서 고개만 끄덕였냐고


펜은 심장의 지진계/김승일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당신은 그냥

밤으로 오세요

꿈으로 오세요

눈길에 발자국 하나 얼룩 하나 남기지 말고

내가 왔어요 소리도 내지 말고


그래야 내가 모르죠

당신이 온 것도 모르고

어느새 가버린 것도 모르고

떠나는 사람이 없어야 남는 사람도 없죠

행복이 없어야 슬픔도 없죠

만남이 없어야 이별도 없죠


첫눈이 온다는 날

기다림이 없어야 실망도 없죠

사랑이 없어야 희망도 없죠

잠시 왔다가 가는 밤처럼

잠시 잠겼다 깨어나는 꿈처럼

그렇게 오세요

그렇게 가세요


첫눈이온다구요?/황경신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 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을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 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에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사랑에서 치욕으로

다시 치욕에서 사랑으로

하루에도 몇번씩 네게로 드리웠던 두레박

그러나 매양 퍼올린 것은

수만 갈래의 길이었을 따름이다

은하수의 한 별이 또 하나의 별을 찾아가는

그 수만의 길을 나는 걷고 있는 것이다

나의 생애는

모든 지름길을 돌아서

네게로 난 단 하나의 에움길이었다



푸른밤/나희덕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나태한 천장을 향해 중얼거려보지만

보고 싶다는 말은 이제 관습적입니다

햇빛을 향해 몸을 뒤척이는 창가의 꽃들

그들의 맹목은 또 얼마나 무섭습니까

비록 우리가 가진 것이 때늦은 후회밖에 없다 할지라도

후회는 늘 절실하므로 아름다웠습니다

어떤 그리움보다도

나의 후회 속에서 그대는 늘 보고싶었습니다

후회는 아름답다/심재휘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가장 화려한 꽃이
가장 처참하게 진다

네 사랑을 보아라
네 사랑의 밀물진 꽃밭에
서서 보아라

절정에 이르렀던 날의 추억이
너를 더 아프게 하리라 칸나꽃밭


칸나꽃밭/도종환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그 날 아버지는 일곱 시 기차를 타고 금촌으로 떠났고 

여동생은 아홉 시에 학교로 갔다 그 날 어머니의 낡은 
다리는 퉁퉁 부어올랐고 나는 신문사로 가서 하루 종일 
노닥거렸다 전방은 무사했고 세상은 완벽했다 없는 것이 
없었다 그 날 역전에는 대낮부터 들이 서성거렸고 
몇 년 후에 가 될 애들은 집일을 도우거나 어린 
동생을 돌보았다 그 날 아버지는 미수금 회수 관계로 
사장과 다투었고 여동생은 애인과 함께 음악회에 갔다 
그 날 퇴근길에 나는 부츠 신은 멋진 여자를 보았고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면 죽일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날 태연한 나무들 위로 날아 오르는 것은 다 새가
아니었다 나는 보았다 잔디밭 잡초 뽑는 여인들이 자기 
삶까지 솎아내는 것을, 집 허무는 사내들이 자기 하늘까지 
무너뜨리는 것을 나는 보았다 새점치는 노인과 변통(便桶)의 
다정함을 그 날 몇 건의 교통사고로 몇 사람이 
죽었고 그 날 시내 술집과 여관은 여전히 붐볐지만 
아무도 그 날의 신음 소리를 듣지 못했다 
모두 병들었는데 아무도 아프지 않았다


그 날/이성복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한번 떠난 것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네.

강물이흐르고 있지만 내 발목을 적시던 그때의 물이 아니듯,

바람이 줄곧 불고 있지만
내 옷깃을 스치던 그때의 바람이 아니듯,

한번 떠난 것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네.

네가 내 앞에 서 있지만
그때의 너는 이미 아니다.

내 가슴을 적시던 너는 없다.
네가 보는 나도 그때의 내가 아니다.
그때의 너와 난 이 지구 상 어디에도 없다.
한번 떠난 것은 절대로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아아, 내가 사랑했던 모든 것,
그 부질없음이여.



한사람을사랑했네2/이정하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그래, 어쩌면 맞는 말이겠지

사람 같지도 않은 내가 외로우니까

어쩌면 좋은 말이지

깊은 슬픔이다

그래, 누구나 그런 걸 갖고 있겠지

나도 깊은 슬픔을 갖고 있으니

말만 들어도 가슴 아린 소리지

나보다 현명한 사람들의 이야기라니

당연히 옳겠지만

정말 믿지 못할 일이야

외로워서 사람 같지 않은데

괴로워서 나는 점점 더러워지는데

그게 사람 같아 보이는 길이란 말이지

그래 좋아, 그 좋은 세상에서

나도 어서 사람이고 싶어

정말 그렇게 믿고 싶어

외로우니까 나는 괴로우니까

너무 깊은 슬픔 속이니까

어둠에 숨어서 사는 난 요괴인간이니까

어서 어서 자라고 어서 많이 착한 일 해서

사람이 되고 싶어

외롭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어 죽겠어

외로우니까/이만근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우리가

어느 생에서

만나고

헤어졌기에

너는

오지도 않고

이미 다녀갔나

등나무

의자에 앉아

잠시, 천년이 지난다


잠시,천년이/김현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봄꽃 지는 강물 위에
내 꿈속 누구 하나를
버리는 것이구나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것은
벚꽃잎 날리는 바람결에
내 마음속 누구 하나를
잃는 것이구나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가시 꽃에 찔리는 눈물로
내 붉은 가슴
도려내는 아픔이구나

그랬구나
사랑은 절로 왔다
절로 가는 것이 아니구나
꽃잎이 지는 슬픔은
더한 그리움에 죽는
사랑의 시작이구나

꽃잎이 지는 건 / 이남일


네가 나의 자랑이란걸 기억력이 좋은 네가 기억하기를,바라면서 나는 얼쩡거렸지 | 인스티즈

뭔가가 시작되고 뭔가가 끝이 난다

시작은 대체로 알겠는데 끝은 대체로 모른다

끝났구나, 했는데 또 시작되기도 하고

끝이 아니구나, 했는 그게 끝일 수 있다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후

아 그게 정말 끝이었구나 알게 될 때가 있다

그때가 가장 슬프다

그때가 가장 슬프다/황경신


읽는 순간 봄눈처럼 녹아버리는, 아름다운 구절들로 가득 차 있는 아주 작은 책 이었지요

http://cafe.daum.net/subdued20club/LxCT/130759



와르르 무너지며 햇살 아래 헝클어져 있었던가 아닌가 다만 마음을 놓아보낸 기억은 없다

http://cafe.daum.net/subdued20club/LxCT/130770


그리움을 견디고 사랑을 참아 보고싶은 마음 병이된다면 그것이 어찌 사랑이겠느냐

http://cafe.daum.net/subdued20club/LxCT/130874

대표 사진
난 그렇게 SM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고 한ㄷr...☆★  나는야 SM의 농노
슼슼하겟ㅅ므다!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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