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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곰ll조회 1584l 1
이 글은 8년 전 (2016/2/07) 게시물이에요







 

 너를 잃고 나는 걸었다 | 인스티즈

 

 

 

 

 

너를 잃고 나는 걸었다

 

휴지조각처럼 구겨진 가랑잎들만 발에 채이고
살아있는 싱싱한 풀잎 한장 내 마음 받아주지 않네


바람 한자락 시린 내 뺨 비껴가지 않네

다정했던 그 밤들을 어디에 파묻어야 하나
어긋났던 그 낮들을 마음의 어느 골짜기에 숨겨야 하나

 

아무도 위로해줄 수 없는 저녁
너를 잃고 나는 썼다

 

최영미, 너를 잃고

 

 

 

 

 

 너를 잃고 나는 걸었다 | 인스티즈

 

 

 

 


잊으라, 그대가 말했지만
눈빛은 그게 아님을

 

고개를 끄덕여야 했지만
내 마음은 그게 아님을

 

돌아서는 그대 등 뒤로
황혼이 진다


그 황혼의 나라로 함께 갈 수는 없을까

아무도 사랑을 할 줄 모르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이정하, 저물녘

 

 

 

 

 

 너를 잃고 나는 걸었다 | 인스티즈

 

 

 

 

 

네가 '너는 아직도 어렵다'는 얘기를 꺼냈을 때
나는 우리가 한 번이라도 어렵지 않은 적이 있냐고 되물었다


사랑이 힘이 되지 않던 시절

 

길고 어두운 복도
우리를 찢고 나온 슬픔 광대들이
난간에서 떨어지고, 떨어져 살점으로 흩어지는 동안
그러나 너는 이상하게

 

내가 손을 넣고 살며시 기댄 사람이었다

 

주하림, 작별 中

 

 

 

 

 

 너를 잃고 나는 걸었다 | 인스티즈

 

 

 

 


멀리 가는 길 위에 네가 있다
바람 불어 창문들 우연의 음악을 연주하는 그 골목길에
꽃잎 진 복숭아나무 푸른 잎처럼 너는 있다

 

어느 날은 잠에서 깨어나 오래도록 내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사랑은 나뭇잎에 적은 글처럼 바람 속에 오고 가는 것
때로 생의 서랍 속에 켜켜이 묻혀 있다가

구랍의 달처럼 참 많은 기억을 데불고 떠오르기도 하는 것


멀리 가려다 쉬고 싶은 길 위에 문득 너는 있다

꽃잎 진 복숭아 나무들이 긴 목책을 이루어
푸른 잎들이 오래도록 너를 읽고 있는 곳에


꽃잎 진 내 청춘의 감옥,
복숭아 나무 그 긴 목책 속에

 

박정대, 장만옥

 

 

 

 

 

 

 너를 잃고 나는 걸었다 | 인스티즈

 

 

 

 


네 앞에서면
새가 되어
어디든 날아가고 싶다


그리 못할지라도
네 품속으로
자맥질 할 수만 있다면

 

무거운 몸도 그렇거니와
마음 마저 동여맨
녹슨 쇠사슬들을
늘상 그래왔듯이
파도가 떠밀려오고
바람이 또 거꾸로 분다

 

네 앞에 설 때마다
마음따로 몸따로
언제나 그렇게 부서지고 만다

 

양해선, 바다


 

 

 

 

 너를 잃고 나는 걸었다 | 인스티즈

 

 

 

 


내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무엇으로 반드시 불리워야만
우리가 되는 줄 그리 알아도

 

너는 너로써
나는 이만치에 나로
넉넉히 있는 지금이 좋아

 

언제부턴가
무엇이라는 이름 불리우면서

 

너는 나에게서
나는 너에게서

 

더 이상의 무엇이 되지 못하고

 

네가 거기서
내가 여기서

 

민민한 웃음으로 바라볼 그 때
우린 비로소 우리로 남아 있음을

 

유혜목, 우리

 

 

 

 

 

 너를 잃고 나는 걸었다 | 인스티즈

 

 

 

 

그리움 문턱쯤에
고개를
내밀고서

 

뒤척이는 나를  보자
흠칫 놀라
돌아서네

 

눈물을 다 쏟아내고
눈썹만 남은

내 사랑

 

김강호, 초생달

 

 

 

 

 너를 잃고 나는 걸었다 | 인스티즈

 

 

 

 

 


젖은 얼굴의 달빛으로, 흔들리는 풀잎으로, 서늘한 바람으로
사선의 빗방울로, 박 속 같은 눈꽃으로
너는 그렇게 찾아와 마음의 그릇 채우고 흔들겠지

 

이재무, 남겨진 가을

 

 

 

 

 

 

 

 너를 잃고 나는 걸었다 | 인스티즈

 

 

 

 

 

그대에게 이르기 위해
나에게서 뻗쳐나오는 온갖 마음,
길을 만들어 놓았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그대의 자국이었지

 

황지우, 가을날의 내 마음

 

 

 

 

 

 너를 잃고 나는 걸었다 | 인스티즈

 

 

 

 

 


그는 가고 나는 남았다
그는 몰아치는 눈보라 속에서도 뜨겁고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한 이였다


달빛이 거대한 바다를 투명한 그물로 끌어당기듯이
그가 당기면 내 청춘은 속절없이 끌려갔다


그렇게 끌려가서 나는 행복했다
그러나 사랑은 짧았고 그는 갔다


그가 가고 내가 남은 이유는 무엇일까

 

도종환, 그가 가고 나는 남았다 中

 

 

 

 

 

 

 너를 잃고 나는 걸었다 | 인스티즈

 

 

 

 

 

난 네게로 가서 별이 되었으면 해
너무 화려한 불빛을 지나서
너무 근엄한 얼굴을 지나서
빛나는 어둠이 배경인
네 속에 반듯하게 박혔으면 해

 

텅 빈 네 휘파람 소리
푸른 저녁을 감싸는 노래
그러나 가끔씩은 울고 싶은
네 마음이었으면 해

 

그리운 네게로 가서 별이 되었으면 해
자주 설움 타는 네 잠 속
너무 눈부시게는 말고
너무 꽉 차게도 말고

 

네 죽을 때에야 가만히 눈 감는
별이 되었으면 해

 

강문숙, 별이 되었으면

 

 

 

 

 

 너를 잃고 나는 걸었다 | 인스티즈

 

 

 

 

나는 네가 오래도록 우울하면 좋겠다
아무도 치료할 수 없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나는 네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네가 아무것도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 세상에도 없었으면 좋겠다 그 대신 너를 닮은
물렁물렁한 시냇물, 우르르 떨어지는 큰 꽃잎들,
달빛 아래 늘어진 길고 긴 밤 고양이의 그림자,
꿈 속의 바다, 그리고 고무 지우개
그런 것만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네가 화내지 않았으면 좋겠다 웃지도 않았으면 좋겠다
어느 날 어느 순간 갑자기, 이 세상에서 네가 없을 때에도
나는 끝까지 살아남아 네 모든 것에 어찌할 수 없도록 얽매인
불행이라면 좋겠다

 

박상순, 나는 네가 中

 

 


 

 

 너를 잃고 나는 걸었다 | 인스티즈

 

 

 

 

 

누나 
누나가 있는 곳은 얼마나 먼 나라길래 답장도 할 수 없을까
우편배달부 아저씨가
내 편지도 전해줄 수 없다 했을까
이 편지를
꼭꼭 접은 종이배로 만들어 시냇물에 띄우면
누나가 받아볼 수 있을까
종이연을 만들어 하늘 높이 날려보내면
누나가 받아볼 수 있을까

 

누나
사람은 죽으면 다 자기가 좋아하는 꽃으로 피어난다는 거 정말이야?
그렇다면 누나는 틀림없이
참꽃으로 피어났을 거다
연분홍 불빛 같은 참꽃으로 피어났을거다

 

누나
어젯밤엔
참꽃을 한아름 꺾어다가
머리맡에 두고 잠이 들었어
꿈 속에서 본 누나의 모습은
참꽃보다 더 환하고
눈이 부셨어

 

이정하, 봄 편지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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