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한, 가끔 사는 게 두려울 때는 뒤로 걸어 봅니다가끔사는 게 두려울 때는뒤로 걸어 봅니다 등 뒤로 보이는 세상을 보며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생각하며용기를 얻습니다 가끔당신이 미워질 때는당신과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떠올리며뒤로 걸어 봅니다 한걸음 두 걸음조심조심 뒤로 걷다 보면당신을 사랑하며 아팠던 순간도당신을 사랑하며 기뻤던 순간도한편의 드라마처럼 흘러갑니다 기쁨의 눈물이슬픔의 눈물이하나가 되어 주르르 흘러내립니다 가끔사는 게 두려울 때는뒤로 걸어 봅니다등 뒤로 보이는 세상을 보며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생각하며용기를 얻습니다이상국, 단풍나무는 할 말이 많은 것이다그래서 잎잎이 제 마음을 담아내는 것이다봄에 겨우 만났는데 벌써 헤어져야 한다니슬픔으로 몸이 뜨거운 것이다그래서 물감 같은 눈물 뚝뚝 흘리며계곡에 몸을 던지는 것이다나태주, 그대 떠난 자리에그대 떠난 자리에 혼자 남아그대를 지킨다 그대의 자취그대의 숨결그대의 추억 그대가 남긴 산을 지키고그대가 없는 들을 지키고그대가 바라보던 강과 하늘에 흰 구름을 지킨다그러면서 혼자서 변해간다 나도 모르게 조금씩그대도 모르게 조금씩한시종, 너 없는 자리저만치 네가 앉았었지지금은 물론 비워져있지만너는 무슨 생각을 채우고그 자릴 떠났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어 혼란 가득 정미한 머리로 너 없는 자리 마주 앉으면창 뚫고 드는 햇살 받아 추위가 녹아떨어져 나가니고요하고 평온한 심상으로 나는 새파란 바다며 하늘을 하염없이 그려보곤 해 평시에는 혓바닥 갈라질 듯 밀어내도 남아있는 이물감이내 가는 목구멍을 막아 숨쉬기조차 어렵더니네가 앉았단 느낌이 닿자 가슴 터질 듯 평온함이 밀려 나는 이런 조그마한 그리움도 사치처럼 고마운데너와의 추억 없는 장소에서는 왜 그런지 아무리 화사하여도허탈한 마음이 들고답답함이 이는지 모르겠어 이 자리에 네가 앉았었지지금은 물론 비워져있지만너는 무슨 생각을 채우고이 자릴 떠났을까 하는 궁금증이 일었어 너도 나처럼행복한 기억만 남았으면 좋을 텐데 하며 말이야김재진, 사랑에 대해 생각한다나 몰래 집 나간내 마음 돌아오지 않고남의 마음만 바람 불어 심란한 날길 위에 앉아 길 끝을 본다 이제 그만 돌아가야지원래의 그 자리너 없던 그 평온하던 자리로 돌아가야지 나의 전쟁은 내 마음속으로네가 들어온 순간부터 시작되었다너에게 쫓겨난 내 마음집 나가고 돌아오지 않는다 불에 덴 사람이 불에 놀라듯네 이름 석자에도 놀라는 나사랑에 대해 생각하지만 아무도 사랑에 대해 말하지 않는 이유를이제야 알 것 같다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