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자금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외국인 자금 이탈은 글로벌 금융 불안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면서 신흥국 전반에서 나타나는 공통된 현상이긴 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국내에선 주식시장 뿐만 아니라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이 돈을 빼내고 있다. 이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5년7개월여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박근혜 정부의 대북 강경책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진데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심리가 커지면서 자금 유출이 본격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5원 오른 달러당 1227.1원에 마감했다. 2010년 7월2일(1228.5원) 이후 5년7개월여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전날 주요 산유국들이 감산이 아닌 동결에 합의하면서 국제유가가 다시 하락, 위험회피 심리가 부각되면서 달러화 강세를 이끌었다. 여기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인하가 필요하다는 소수의견이 제기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점도 원화 약세를 부채질했다. 환율 상승은 달러화에 비해 원화 가치가 낮아지는 것이다. 달러를 원화로 바꿔 국내 증시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선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주식가치가 떨어져 손실을 피하기 위해 보유주식을 팔게 된다.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상 최장인 37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던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선 채권시장에서도 돈을 빼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외국인의 원화채권 보유잔액은 97조1000억원으로 1월말(101조원)에 비해 4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2월 초 만기 도래 규모(2조3000억원)를 감안하더라도 약 1조5000억원 이상의 원화채권을 순매도한 것으로 파악된다. 외국인들이 채권을 판 뒤 해외로 송금한 것도 환율 상승을 부추겼다.
글로벌 경기 부진과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신흥국에 투자했던 외국인 자금은 선진국으로 이동 중이다. 여기에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한국 정부의 강경 대응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된 것도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필요하다면 대응책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를 둘러싼 한·중간 갈등은 또 다른 불안 요인이다. 중국은 한반도의 사드 배치에 대해 군사적 대응을 경고하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중국이 한국에 경제적 보복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 들어와 있는 ‘차이나 머니’가 돈줄 죄기에 나설 경우 그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올 1월말 기준 전체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 잔액의 17.3%(17조4000억원)를 차지, 미국(17.9%)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채권보유국이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2014년 하반기부터 외환보유액이 감소했음에도 원화채권시장에 대한 투자를 꾸준히 유지했던 국가”라며 “중국계 자금의 이탈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있는 만큼 향후 흐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32&aid=0002676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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