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이 많이 길지만 너무 인상 깊어서 퍼왔어... 너무 길지만 다 읽으면 정말 좋은글이야~!
전에 한번 올린 적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읽어봤으면 해서 다시 올려~~!
우선 이 글은 베스트에 올라가 있는 고민글에서 비롯한 것은 맞지만, 그 중 어느쪽의 의견이 맞다 아니다를 논하기 위해 쓰여진 것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다만 저는 그 글에 달린 댓글들을 읽다가, 그 중 '성인남녀가 모텔에 가는 목적은 분명하며, 그건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는 내용에 대해, 한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내용이 있어서 글을 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이 말이, 틀린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인남녀가 모텔에 가는 목적은 성행위에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그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이 얘기를 하기에 앞서, 제 개인적인 경험을 먼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그 편이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지, 제가 생각한 방식대로 설명드리기 편할 것 같아서요.
얘기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모텔에 간다는 것이 대단히 직접적이고 분명한 의미를 가짐에도 불구하고, 만 13세가 지났을 때도, 민증이 나왔을 때도, 그 어느때도 이런 비슷한 얘기를 학교 성교육 시간에 들은 적이 없이 저는 덜컥 성인이 되었습니다..
저는 남자친구가 처음 모텔에 가자고 얘기했을 때, 나 외박 못하는데, 라고 첫마디를 시작했습니다. 제 기억 속 모텔은 여행가서 잠을 자는 숙박시설이었거든요.
남자친구는 요샌 모텔에 그냥 놀러가는 사람도 많다면서, 대실이라는 게 있다고 말해줍니다. 영화도 종류별로 갖춰져 있고, 시원하고, 푹신푹신한 침대도 있고, 컴퓨터도 있고, 게임기도 있고, 가격도 비싸지 않고.
그런가보다 듣긴 하는데, 별로 와닿지가 않습니다.
제가 시큰둥해하니까, 남자친구가 애절하게 말합니다. 다리가 아프답니다. 그날 비가 왔는데, 빗 속에서 계속 걸었더니 옷도 좀 젖었고, 축축하고 피곤해서 좀 편하게 있고 싶답니다.
그럼 카페 같은데 가자니까, 영화가 보고 싶답니다. 극장에서 상영하는 건 별로 재밌어보이는게 없고, 예전 영화중에 꼭 같이 보고 싶은게 있었답니다.
이쯤 되면 너무 상투적이라 뻔하디 뻔한 이야기지만, 그게 다 핑계에 불과하고, 진짜 목적은 하나밖에 없다는 걸 그때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연애는 처음이었고, 스무살이었고, 남자친구를 좋아했습니다. 남자친구가 나한테 특별히 거짓말을 할 거라고 생각한 적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제가 계속 미적거리자 남자친구는 스스로 약속을 했습니다. 너가 자꾸 내 말을 오해하는 것 같은데, 나 정말 다른 뜻은 없다고. 그냥 좀 편하게 너랑 있으면서 영화도 볼 수 있는 곳이 거기밖에 생각이 안나서 그런 거라고.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뻔한 이야기로 진행됐습니다. 전 모텔에 갔고, 남자친구는 자꾸만 내 위로 올라오려 하고, 왜 이러냐고 안그러기로 하지 않았냐고 하니까 정말 그럴 생각 없었는데 둘만 있으니까 참기 어렵다, 너가 너무 예뻐서 그렇다, 자기는 스킨쉽도 중요한 연애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이건 널 정말 좋아하기 때문이다--------------- 너 이럴거면 여긴 왜 왔냐.
레파토리는 반복됩니다. 자존심이고 뭐고 다 내팽겨치고 거의 울 것처럼 매달리다가, 자기를 왜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냐면서 짜증도 냅니다. 신뢰가 있으니까 사귀는 거잖아요. 사기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다른 말은 다 믿으면서 그 말만 안믿는 것도 이상한 것 같아서 장소는 바꼈지만 또 따라갔습니다.
그러고나서야 이런 말은 믿는게 아니라는 걸 드디어 깨달았지만, 도저히 그 적반하장식의 태도만은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믿으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근데 왜 그걸 진짜 믿었다고 화를 낸답니까.
그리고 그제서야, 이 모든게 제가 모텔 또는 그 비슷한 류의 고립된 공간에 남자친구를 따라간다는게 어떤 의민지 몰랐기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제 스스로 그렇게 받아들이긴 힘들었지만, 다들 그 이유 때문이라고 얘기했으니까요.
어떤 뉴스의 댓글란에선 이런 얘기도 합니다.
고등학생, 나보다 더 어린 여자애가 아는 오빠들을 따라 모텔에 가서 술을 마셨습니다. 성폭행을 당했고, 기사가 났습니다.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거길 왜 가냐고, 솔직히 고등학생 정도면 알거 다 알지 않냐고. 정상적인 애면 애초에 술은 그렇다쳐도 모텔까지 따라가진 않는다고.
받아들이기 힘든 얘기였습니다. 제 생각엔 이 여자애는 정말 억울합니다. 진짜 가서 술만 마실거라고 약속했을 텐데, 그 약속을 믿은 사람이 왜 비난을 받아야 합니까.
그러나 이런 저의 거부감과는 별개로,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모텔이란 공간을 도대체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서서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그 곳은 그런 곳인 겁니다. 내가 모텔에 가기 전에 누구로부터 어떤 약속을 받았건, 내가 그 사람을 얼마나 신뢰하고 어떤 얘기를 믿었건, '모텔'에 발을 디뎠다는 건 그 모든 얘기들이 당연히 거짓말이라는 걸 받아들였다는 뜻이 됩니다. 그 정돈 성인 전에 고등학생만 되어도 알아야 했던 겁니다. 그게 거짓말인지 몰랐다는 변명은 안통합니다. '모텔'이란 원래 그런 곳이니까.
그래도 이상합니다. 거짓말은 당연한 게 아니지 않습니까. 근데 왜 모텔에 대해서만은 거짓말로 꼬드겨도 거기에 속은 사람이 바보가 되는 걸까요. 게다가 그건 누구나 예상해야하는 일이라고 단언할만큼 그런 거짓말들이 흔하다면, 왜 여전히 누군가는 아무도 속지 않는 게 마땅한 거짓말을 반복하고 있는 걸까요. 이쯤되면 그냥 '섹스하자'고 말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모텔가자'고 말하는 대신에.
그렇게 이 이야기를 이해해보려는 노력 끝에 이 글을 쓰게 됐습니다..
이리저리 생각을 해보다가, 그러니까 이건 일종의 어른들의 은어 같은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애들이 늘 담배에 대한 은어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어른들은 늘 '성행위'에 대한 은어를 가지고 있는데, '모텔'은 그 중 하나였던 셈입니다.
그렇다면 그런 분명한 뜻을 가진 은어를 사용하면서도, 굳이 흑심이 없다는 걸 강조하며 다른 핑계를 대는 건 일종의 어른들의 유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예컨대 제 전 남자친구들이 저와 나누었다고 믿었을지 모르는 유희는 이런 겁니다. 일단 '모텔에 가자'는 말로 '나랑 섹스하자'는 뜻의 직접적인 신호는 주었으니, 그 후에는 그냥 나의 결정을 촉구하는 의미로 실제로는 절대 진심이 아닌 말들을 계속 덧붙이는 겁니다. 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니야, 그냥 가서 영화 보자고, 는 아, 그러니까 가서 한번 하자고오,의 뜻이였고, 내가 싫다고 거절한 후, '진짜 오해하지 말라니까, 그냥 좀 쉬고 싶어서 그래' 라고 다시 말한 것 역시, 아, 그러니까 한번 하자아? 응? 의 뜻이였고.
그래서 결국 내가 '모텔에 가자'에 승낙했으니, 내가 무슨 이유 때문에 승낙을 했건, 그건 그냥 나 역시 핑계를 대는 유희에 참여했을 뿐 실은 '그래, 하자'라고 말한 거나 다름 없다고 받아들이면서요.
네.. 전 정말 필사적으로 이해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모텔에 가면 가는 거지 거기에 속아서 간다는건 있기 힘들다고 말하면서, 그럼 상대가 속지 않을거라는 걸 알면서 굳이 거짓말을 하고, 그게 나쁘다고도 생각안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싶어서요.
나름.. 납득이 가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의 은어가 있고, 유희방식이 있고, 이것들은 잘 알려져 있을 뿐더러 즐겨 사용된다고.
사실 이렇게 생각하기보다는 고정관념을 따르는 쪽이 쉽습니다. 남자들은 흑심에 가득 차서 여자와 한 방에 있으면 당연히 야한 생각을 실행에 옮기고 싶어하고, 그런 남자들의 본성을 알면서 한 방으로 따라들어간 건 암묵적인 동의나 다름 없고, 실컷 따라들어와 놓고 그제서야 몰랐어요, 하는 건 무지한 거거나 괘씸한 거다, 라고 말하는 것.
그런데 이렇게 생각하면 남는 건 이런 겁니다. 여자는 남자가 욕정에 눈이 멀어 감언이설로 자기를 속였다고 비난하고, 남자는 다 알고 따라와놓고 순진한 여자 프레임으로 이득보려고 여자가 수작부린다고 비난하고. 둘 사이에 합의의 여지는 없고, 계속 누군가는 싸우는 겁니다. 속아서 모텔에 들어간 거 아니냐, 그게 왜 여자 잘못이냐, 그런 거에 속는다는게 말이 되냐, 모텔이 뭐하는 곳인지 모르냐.
근데 저는 이런 식의 이해방식은 싫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남자는 성욕의 노예로, 여자는 성욕의 대상으로만 한정짓는 점을 받아들이기 힘듭니다.
저는 남자든 여자든, 사람마다 개체 차이는 있으나 성적인 욕구는 비슷하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성애자인 남자는 여자랑 하고 싶고, 이성애자인 여자는 남자랑 하고 싶은 겁니다. 일단 이걸 전제로 놓고, 둘 다 주체적으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고자 한다고 가정할 때, 이 어른들의 유희라는 이해방식은 저에게 있어선 그럭저럭 설명이 되었습니다.
결국 아주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여태까지 여자는 자신의 욕구에 무지해야 한다고 배웠고, 남자는 최대한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야 한다고 격려받다보니 서로 욕구를 표현하는 방법 역시 그에 따라 왜곡된 것 같습니다. 요구하는 남자, 튕기는 여자, 설득하는 남자, 마지못해 설득당하는 여자, 이런 식으로, 일종의 역할 놀이를 통해서 표현을 하는 겁니다. 그냥 하고 싶다고 하면 되는걸.
역할 놀이를 하려니 대사도 역할에 맞게 나갑니다. 잠깐 쉬었다 갈까? 뭐야, 난 그럴 생각 없어. 아니, 나도 다른 뜻 없어, 그냥 피곤해서. 진짜지? 난 진짜 자기가 피곤하다고 해서 가는 거야.
이런 식의 역할 놀이를 통해 성행위에 접근하는 방식은 어느 정도 고착화되어, 여기에 익숙한 사람은 모텔에 가기 전까지의 대화를 역할놀이의 대사로 받아들이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제가 임의로 이름 붙인 '역할놀이'같은 것이 존재한다고 인지한 상태라는 것은 아닙니다. 예컨대 그런 식의 행동방식에 익숙하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실제 대화에서 그게 거짓말인지는 의미가 없는 겁니다. 그냥 일반적인 대사를 읊는 거니까. 반면 이런 행동방식이존재하는지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선, 그건 그냥 거짓말인거고요.
이렇게 생각하면 납득은 안가더라도, 이해는 됩니다.. 왜 믿으라 해놓고 정말 믿었다고 화를 내는지.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이런 행동방식이나 은어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 두 사람 사이에 의견 충돌이 생긴 것에 대해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어른의 상식이 모든 어린아이의 상식이 되려면 누군가 먼저 가르쳐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운좋게 인터넷을 하다가 이런 글을 발견하거나, 뉴스 댓글에서 사람들의 반응을 보고 충격을 받거나, 비싼 대가를 치르고 체험을 통해 터득하도록 하지 말고, 구체적으로 교육을 해야 합니다.
몸은 훌쩍 자라서 성인이 되었지만 성인들의 은어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걸 단순히 그 사람들이 무지하고 순박해서라고 탓하기엔 우리 사회의 성교육은 구체적이지도 못하고, 치밀하지도 못합니다.
자기 몸 자기가 알아서 챙겨야 하는 험한 세상이지만, 아이들이 어른의 지식을 어른이 되고나서야 체득하는 일이 빈번한 건 그만큼 어른 세대가 자신들의 의무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또 한가지는.. 이 역할놀이는 결코 혼자서는 할 수 없다는 점입니다.
'난 절대 흑심 없어'내지 '오빠(누나) 믿지' 놀이를 하려면 상대방도 그게 놀이에 불과하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반드시 상대방도 지금 이루어지는 대화의 진짜 의미를 이해하고 있어야, 이게 일종의 유희이지 속고 속이는 사기의 과정이 아니라는 얘기가 말이 됩니다.
상대방이 내가 던진 암시를 이해하지 못하고, 내가 한 말을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상대방이 무지한 탓이라고 생각하여, 모르거나 말거나 내 진짜 의미는 이랬다고 주장하는 건, 상대방을 동등한 상대로 존중하지 않는 태도라고 생각합니다.
난 분명한 암시를 던졌으니, -설령 너가 그 암시를 모르고 내가 한 얘기를 진짜로 받아들이고 나를 따라 모텔에 왔어도-, 이제와서 그럴 생각이 없었다고 말하는 건 나를 조롱하는 행동이야, 라고 주장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얼렁뚱땅 모텔에 일단 집어넣으면 그 다음엔 어떻게든 되겠지,라고 무책임하게 생각하는게 아니라면, 상대가 내 암시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듯해 보일 땐 늘 하던 역할놀이를 밀어붙일게 아니라 진짜 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이러저러한 얘기를 하고 있긴 한데, 실은 너랑 스킨쉽 하고 싶은 마음도 분명히 있다는 요지의 얘기든지, 그냥 '사실 너랑 하고 싶어'라고 말해버리든지.. 잘 전달할 자신이 있다면 은밀한 눈빛을 날리든지..
상대방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정말로 존중한다면, 침대에 누워 본격적인 행위에 돌입하기 직전까지 몰아붙인 후에야 의사를 물어보는 것이 아니라, '모텔 거짓말'게임에 상대가 자발적으로 참가하고 있는지부터 확인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참가 확인도 잘 하고, '나 믿지' 놀이도 잘 주고 받고, 모텔까지 일사천리로 도착한 후에도 언제든지 결정은 번복될 수 있습니다만, 적어도 일방적으로 상대방은 이해하지 못하는 암시를 던진 후 얼렁뚱땅 모텔로 밀어붙인 것보다는 문제가 생길 일은 적지 않겠습니까.
애초에 이런 식의 은어적 표현을 통해서만 성에 관한 의사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 자체는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하고 싶은 걸 하고 싶다고 말도 못하고, 서로 자신의 욕망에 무지한 것처럼 위장하고 의사소통을 한다는 건 웃기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이게 고착화되어서, 누군가가 나에게 '난 정말 너에게 흑심이 있어서 그런게 아니라'로 시작하는 제안을 했을 때, 당연한 것처럼 그걸 거짓말이라고 받아들여야 하고, 그 제안의 진짜 의미가 마음에 들면 거기에 속는 척 하고 따라가고, 그럼 다시 상대방은 내가 정말 속은 건 아니고 그저 제안에 응했을 뿐이라고 생각하는게 당연하다는 것도 웃깁니다.
그렇다고 이런 표현이 갑자기 사라지지도 않을 테고, 누군가는 이 방식이 즐겁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저는 다만 이게 고착화되었다고 해서, 언제나 확고한 정답이 될 수는 없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저런 식의 거짓말을 거짓말이 아니라고 믿으면서 주고받게 된 건, 왜곡된 성 역할이 성 욕구를 표현하는 방식에까지 영향을 미친 나머지 아예 일종의 역할놀이로 굳어져 버린 것일 수 있다는 점.
그래서 그 역할놀이에 익숙한 사람에겐 일종의 정해진 대사에 불과한 '나 믿지?'에 진짜로 속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어이가 없을 수 있겠지만, 거기에 익숙하지 않거나 무지한 사람에겐 그건 기만행위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 험한 세상에서 모든 이의 무지를 책임질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당장 눈앞에 있는 상대방이 내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암시들과 상징들에 무지할 때엔, 이런 걸 모르는 너의 잘못이라며 알든 모르든 내 역할놀이를 밀어붙일 게 아니라 내가 지금 모텔에 가자고 제안하는 것이 실제로 어떤 의미인지, '진짜 대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점. 그런 것이 포함되어야 진정 상대방을 나와 똑같이 주체적인 결정을 내리는 존재로 존중한다고 말할 수 있다는 점.
그런 점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남녀는 모텔에 가는 목적은 성행위인 경우가 일반적인 건 맞습니다.
그러나 남녀관계에 있어 서로가 함께하는 행위에 대해 얘기하는데 있어, 그 의사소통 방식이 하나로 고정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 어른의 은어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진행되는 유희적인 대화방식이 남녀 사이에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것은 분명하지만,
상대에 맞추어 의사소통 방식을 정하지 않고 오직 그 한가지 의사소통 방식을 고집하면서 상대의 무지를 탓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습니다.
성인이라면 모두가 저 내용을 알고 있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서도 옳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불특정다수에게 매겨지던 잣대를 그대로 개인적인 남녀관계로 가져올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적어도 개인간의 관계에 있어서는, 너가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 것은 온전히 너의 탓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불가능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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