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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2717 출처
이 글은 9년 전 (2016/3/08) 게시물이에요



400년전 조선여자의 사랑 이야기 | 인스티즈



BGM Blade&Soul - 남쪽에 핀 슬픈 꽃

 

 

400년전 조선여자의 사랑 이야기 | 인스티즈

이응태 부인의 편지

450년만의 외출

 

육척 장신의 건장한 체격에

턱수염이 단정한 준수한 얼굴을 가진 젊은이는
입을 꽉 다문 채로 말없이 누워 있었다.
그의 나이는 서른 한 살이었다.

400년전 조선여자의 사랑 이야기 | 인스티즈

400년전 조선여자의 사랑 이야기 | 인스티즈



원이 아빠의 무덤을 발굴하고 있다

 

그에게는 예쁜 아내와 귀여운 아들이 있었고 아내의 뱃속에는 또 하나의 아기가 들어 있었다.

건장하던 젊은이는 갑자기 병이 들었고 얼마 동안를 병석에 누어 있었던 듯 하다.

아내는 남편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늘 천지신명께 기도하고 자기의 머리를 잘라 신을 삼았다.

그러나 젊은이는 그 신을 신어보지도 못하고 그만 세상을 뜨고 말았다.
젊고 예쁜 아내는 눈앞이 캄캄했다.

그들 부부는 그 일대에서도 소문날 만큼
금슬이 좋았고 집안도 넉넉하여 인근의 부러움을 독차지했을 법했다.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은 원이 엄마의 삶을 의미없게 만들어 버렸다.
함께 따라 죽고만 싶었다.

귀여운 자식이 있고 뱃속에는죽은 남편의 씨가 아직도 자라고 있었다.

지금까지 자기를 사랑하던 사람 대신에
남편이 남겨놓은 자식들을 보며 마음을 새롭게 다져 살지 않으면 안되었다.

이제 남편이 관속에 들어가고 집을 떠나면 영원히 그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었다.

아내는 남편이 아껴하던 물건들과 평소 입던 철릭이며, 직령, 단령 등
옷가지를 정성스레 챙겨서는 저승으로 갈 남편에게 입히고 또 여벌의 옷도 싸 놓았다.

자기가 입고 있던 옷 중에서 남편이 특별히 예쁘게 보던 꽃무늬 비단 저고리와 치마,
또 나들이할 때 머리를 가리던 명주 장옷도 차곡차곡 접었다.

 400년전 조선여자의 사랑 이야기 | 인스티즈

 

 

아내가 마지막으로 보내는 편지 -----------------------------------


 

 윈이 아버지께 아내가                 

                                                  (현대 한국어)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 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었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가요?

당신을 여의고는 아무리 해도 나는 살 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자세히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 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아버지라 하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 갓 그것에 가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 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당신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주세요.

나는 꿈에는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 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

 

400년전 조선여자의 사랑 이야기 | 인스티즈

 

한편 무덤에는 미투리 한짝이 나오기도 했는데,

조사결과 사람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것임이 확인되었고 

이를 감싸고 있는 종이에 쓰여진 일부 글자들이 이응태 부인이 쓴 '이 신 신어보지도..'란 말을 발견하여

아마 이응태가 병으로 쓰러지고 나서 이응태 부인이 남편이 쾌차하여 이 신을 신고 건강하게 다시 걷기를 바라는 심정으로

이 미투리를 만들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이 신을 신어보지도'  못한채 결국 이응태가 죽자 이를 같이 묻었다. 

 

 


400년전 조선여자의 사랑 이야기 | 인스티즈

한편 이응태의 형도 다음과 같은 추모시를 써서 묘에 같이 묻었다.

泣訣舍弟 울면서 아우를 보낸다


共汝奉旨甘   아우와 함께 어버이를 모신 지가
于今三十一   이제 삽십일년이 되었네 
奄然隔重泉   갑자기 이 세상을 떠나니 
迎原何太疾   어찌 이렇게 급하단 말인가 
拍地之茫茫   땅을 친들 그저 망망하기만 하고
呼天之默默   하늘에 호소한들 대답이 없구나 
孤然我獨留   외로이 나만 내버려두고
汝歸誰與匹   죽어서 뉘와 더불어 함께 할는지 
汝留遺後兒   자네가 남기고 간 어린 자식 
我在猶可護   내 살았으니 그래도 보살필 수 있구려
所望好上仙   바라는 바는 어서 하늘에 오르는 것 
三生何不遠   삼생은 어찌 빠르지 않을쏜가 
亦望勸有助   또 바라는 건 부지런히 도움을 내려주어 
親庭壽萬億   부모님이 만세토록 장수하시는 거라네
舍兄神亂哭草   형이 정신 없이 곡하며 쓴다

 

 

 

 

 

 

세계의 반응

 

안동대 박물관(관장 배영동)이 소장하고 있는 '원이엄마의 사랑편지'가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는 세계적 고고학저널 앤티쿼티(ANTIQUITY·계간지) 2009년 3월호 표지에 실렸다.(사진) 

400년전 조선여자의 사랑 이야기 | 인스티즈
 

2007년 2월 스페인 카나리 제도에서 열린 세계 미라학회에서 발표된 이 논문은 당시 전 세계에서 모인 관련 학자들의 눈물을 자아냈고 현지 신문에서도 크게 다루어졌다. 


이를 계기로 그해 11월 세계적인 다큐멘터리잡지인 내셔널지오그래픽에 원이 엄마가 저세상으로 먼저 간 남편을 위해 머리카락을 잘라 만든 미투리(짚신)가 소개되기도 했다.

 

 

 

 

<안동에서 만든 이응태 부부 기념다리>

 

400년전 조선여자의 사랑 이야기 | 인스티즈

 

400년전 조선여자의 사랑 이야기 | 인스티즈

 

400년전 조선여자의 사랑 이야기 | 인스티즈

 

 

 

400년전 조선여자의 사랑 이야기 | 인스티즈

이응태 가족 상상 (이응태右 180cm, 아내 진주 하씨左 165cm, 아들中 5살 으로 계산)

 

 












대표 사진
세터
오아..180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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