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카오톡에 등록된 가입자 수는 4천807만 명(2015년 12월 기준). 국내 인구의 75%가 이 메신저를 이용하고 있다. 주고받는 대화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대화창에 뜬 상대방을 보여주는 프로필 사진이다.
가상의 공간에서 개인의 상징물을 정하는 것은 온라인이 시작된 이후 꾸준히 이어져 왔다. 익명성을 전제로 만드는 인터넷 아이디가 제2의 자아였다면 최근에는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이 개인의 또 다른 상징이 되고 있다. 10대 연예인 배경사진 많아 50대, 60대는 자연과 가족 취준생·사회초년생은 등록 안 해 본격 선거철, 후보 홍보 활용도 자동차 판매 사원인 구석태(40) 씨는 얼마 전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쓰기 위해 메이크업을 받고 의상도 빌렸다. 이때 쓴 돈만 30만 원. 구 씨는 "이왕이면 반듯하고 깔끔한 사람한테 차를 사고 싶지 않겠느냐"며 "영업직인 나에게 프로필 사진은 중요한 영업도구"라고 말했다. ■카톡 안에 인생경로 있다? 10대들의 사진은 인기 아이돌 그룹이 장식하고 있다. 보이그룹 인피니트를 좋아하는 김정현(13) 양은 "아이돌의 콘서트 사진이나 최신 사진을 올리면 친구들 사이에서 우쭐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며 "프로필 사진을 통해 친구가 인기 아이돌 그룹 누구를 좋아하는지 파악한다"고 말했다. 육아에 관심을 쏟는 30대들은 아이 사진을 프로필 사진으로 해놓는 경우가 많다. 직장인 오혜진(32) 씨는 "30대 직원이 많은 단체 카카오톡방 배경 사진들은 유치원을 방불케 한다"며 "아이들이 귀엽기는 한데 '백일, 돌 등 선물을 사 줘야 하나' 같은 사소한 고민이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문진호(37) 씨는 "4년째 아이 사진을 하다 보니 아이 성장에 발맞춰 사진 바꾸는 재미도 있다"고 말했다. 50, 60대의 프로필 사진은 산과 꽃 등 자연이 대신한다. 유명 관광지 사진과 함께 봄을 알리는 꽃 사진 등은 자주 볼 수 있는 프로필 사진들이다. 매번 등정하는 산을 프로필 사진으로 하는 박진우(52) 씨는 "가족 사진을 하면 이제는 민망하기도 해서 등산 사진을 하고 있다"며 "지인들이 무슨 산이냐고 물으면 자연스레 등산 이야기도 하고 해서 좋다"고 말했다. ■사생활 들킬까봐, 소외감 들어 3년의 취업 준비 끝에 얼마 전 대기업에 입사한 유상현(28) 씨의 프로필 사진엔 아무것도 없다. 주말에 데이트라도 한 사진을 올리면 월요일 아침마다 상사들이 "여자 친구는 취직했냐, 언제 결혼할 거냐"라고 시시콜콜 물어보기 때문. 또 업무 시간에 프로필 사진을 바꾸거나 하면 자칫 일에 집중을 안 하는 것으로 비쳐질까 봐 아예 '초기화 상태'로 설정했다. 최근 모 여자중학교 사회 선생님으로 부임한 김 모(27) 씨 또한 프로필 사진을 아예 없앴다. 여중생들이 김 씨의 사진을 공유하고 학부모들 또한 김 씨의 사진을 빠르게 파악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학생들이 '선생님은 쌍꺼풀 수술을 한 것 같다' '어깨가 넓다'며 외모 품평을 하더라"면서 "스트레스를 받아 모든 프로필 사진을 다 내렸다"고 말했다. 아들 가족이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진원도(66) 씨는 "또래 지인들이 매일 손자, 손녀 사진을 올리는 걸 보면 괜히 부러워 아예 사진 바꿀 줄 모른다며 기본 사진으로 설정해 놓았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정치활동은? 현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카카오톡은 문자 행위가 아닌 범인터넷으로 간주, 관련 법률을 적용하고 있다. 카카오톡이 실상 문자의 대용으로 쓰이지만 문자가 한 명의 유권자에게 총 5회, 20통 이내라는 엄격한 규제 하에서 관리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카카오톡은 그 표현 활동이 자유롭다.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상대 후보를 비방하거나 음해하는 내용이 아니면 자유롭게 올릴 수 있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구의원이나 시의원 등 정무직 공무원들이 본인이 '모시는' 의원의 사진과 지지 호소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새겨 넣고 있다. 개별적으로 따로 접촉하지 않아도 모두에게 알려지는 핸드폰 속의 '벽보'인 셈. 지지하는 국회의원을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한 한 구의원은 "지역구 활동을 하다 보면 지역 주민들의 번호를 많이 알고 있다"며 "일일이 연락드리지 않아도 지지 후보도 밝히고 홍보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조소희·김준용 기자 s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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