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물결도 없이 파도도 없이그리움도 설렘도 없이 날이 저문다해가 가고 달이 가고 얼굴엔 검버섯 피는데눈물도 고통도 없이 밤이 온다 빗방울 하나에 산수유 피고 개나리도 피는데물결도 파도도 없이 내가 저문다조동화, 나 하나 꽃피어나 하나 꽃 피어풀밭이 달라지겠냐고말하지 말아라니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결국 풀밭이 온통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말하지 말아라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결국 온 산이 활활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양애경, 새벽난 곧 행복해질 것 같애새벽 잠자리에서, 반쯤 깨어 뒤척이며그런 생각을 해베개를 밀고 요 호청에얼굴을 묻고 엎으리며반쯤은 넋이 나가고반쯤은 가장 분명히 깨어난 행복해질 것 같애 곧고은, 비로소노를 젓다가노를놓쳐버렸다 비로소넓은물을돌아보았다이규경, 용기넌 충분히 할 수 있어사람들이 말했습니다 용기를 내야 해사람들이 말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용기를 내었습니다용기를 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못해요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