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육춘기 / 창
자꾸만 서리는 입김에창을 열었더니네가 파도처럼 밀려 들어왔다.
용혜원 / 밀려드는 그리움
밀려드는 그리움을 어찌할 수 없어명치 끝이 아파올 때면가슴이 온통 그대로 가득 차감당할 수가 없다 아무 것도 위로가 되지 않고보고 싶다는 생각에온몸이 눈물로 젖는다 사랑하지 말 걸 그랬다그대 나에게 올 때외면할 걸 그랬다 그대 단 한번만이라도꼭 안으면이 모든 아픔은 사라질 것만 같다.
김혜순 / 명왕성 中
명왕성에 자원 근무를 나간 그에게서e-mail이 왔다. 올 겨울방학, 폭설에 교통 두절되면 꼭 놀러와
장이지 / 명왕성에서 온 이메일
안녕,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여기 하늘엔 네가 어릴 때 바닷가에서 주웠던소라 껍데기가 떠 있어 거기선 네가 좋아하는 슬픈 노래가먹치마처럼 밤 푸른빛으로 너울대 그리고 여기 하늘에선 누군가의 목소리가날마다 너를 찾아와 안부를 물어 있잖아, 잘 있어? 너를 기다린다고, 네가 그립다고, 누군가는 너를 다정하다 하고누군가는 네가 매정하다고 해 날마다 하늘 해안 저편엔 콜라병에 담긴너를 향한 음성 메일들이 밀려와 너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웃고 있어그런데 누가 넌지 모르겠어. 누가 너니? 있잖아, 잘 있어? 네가 쓰려다 지운 메일들이오로라를 타고 이곳 하늘을 지나가누군가 열없이 너에게 고백하던 날이 지나가너의 포옹이 지나가 겁이 난다는 너의 말이 지나가너의 사진이 지나가 너는 파티용 동물 모자를 쓰고 눈물을 씻고 있더라눈 밑이 검어져서는 야윈 그늘로 웃고 있더라 네 웃음에 나는 부레를 잃은 인어처럼 숨 막혀이제 네가 누군지 알겠어 있잖아, 잘 있어? 네가 쓰다 지운 울음 자국들이 오로라로 빛나는, 바보야, 여기는 잊혀진 별 명왕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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