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언제나 레딧에 상주했다 매일매일, 하루 종일 레딧에 너무 중독되는 바람에 내 다른 취미가 뭐였는지 까먹을 지경이었다 며칠 전, 나는 드디어 컴퓨터에서 빠져 나와 이제 뭘 할지 고민하고 있었다 내 첫 번째 본능은 레딧을 보라는 거였지만, 간신히 그 욕구를 참아냈다
“아, 쫌” 나는 스스로에게 말했다 “인터넷엔 레딧 말고도 다른 흥미로운게 있을 거야Pornhub (포르노사이트), 아마? 하지만 지금 그런걸 볼 기분이 아니었다 흠, 이상하지
그러던 중 최근에 친구가 해준 말이 떠올랐다- “구글에서 니 이름 검색하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깜짝 놀랄걸?” 헛짓같이 들렸지만, 그럴지도 몰랐다- 나와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 중에 웃긴 사람들도 있을지 모른다 난 너무 지겨워서 그거라도 해야 했다
나는 검색대에 “제이크 룬드퀴스트”를 입력했다 자동완성에 뜨는 추천은 하나 뿐이었다 “제이크 룬드퀴스트의 죽음” 나는 엔터를 쳤고, 결과는 단 하나뿐이었다 우리 지역에서 뜬 기사였다
“두 명의 10대 차 사고로 목숨을 잃다”
이건 사실일리 없었다 이 지역 근방에는 학교가 하나뿐이었다 만약 이런 일이 정말 있었다면, 모두가 사건에 대해 떠들어댔을 것이다 몇 년 전에 뜬 기사겠지 나는 날짜를 확인했다 2014년 8월 3일, 월요일
그 날은… 그 날은 내일이다
“어제 저녁 6시경, 17세 제이크 룬드퀴스트와 에릭 누바우어가 누바우어가 몰던 포드 머스탱의 갑작스러운 진로 변경으로 인해 나무를 들이받는 사고로 숨지고 말았다 사고 충격으로 보아, 경찰은 당시 차량이 145km/h 이상의 속도로 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에릭은 내 절친이다 시계를 보니,5시 30분이었다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이런 일이 일어날 순 없어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다 갑자기 너무 뻔해졌다- 난 꿈을 꾸고 있는거야! 여지껏 꾼 꿈 중 가장 선명한 꿈 나는 살을 꼬집었다 하지만 깨어나지 않았다 공포가 엄습하기 시작했다 나는 소리 지르기 시작했다, “일어나 제이크! 잠에서 깨어나! 일어나라고 새끼야!”
누군가가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난 의자에서 떨어지다시피 뛰어내렸다 에릭이었다
“짜샤, 뭐해? 지금 바빠?” 나는 침착하려 애썼다
“어… 아니 아니 안 바빠 지금 완전 지루해 뭔 일 있어?”
“아니 없어 근데 오늘 부모님이 겁나 쩌는 차 사줬지 뭐야, 커스토마이징까지 했어! 엔진이 진짜 미쳤어 완전 좋아 드라이브 갈래?”
그 차가 머스탱이 아니라도, 얘 차에 탈 일은 절대 엇다
“아 글고, 머스탱이야”
젠장
“아, 진짜 미안한데… 못 타겠다”
“왜? 방금까지 게 지루하다며 이 차가 어떻게 달리는지 봐야지 제로백이 4초밖에 안된다고! 야, 들리냐? 제로백이4초!”
에릭에게 지금 몸이 안 좋다고 할 수도 있고, 내일 중요한 시험이 있어서 공부해야 한다고 말해도 됐지만- 그러지는 않았다 일단 내가 정말 미쳐가고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일단 안에 들어와 내 방으로 올라가서 컴퓨터 좀 봐봐 그리고 뭐가 보이는지 말해봐”
놀랍게도, 에릭은 내 말에 그리 이상하다 느끼지 않는 듯 했다 그는 그저 웃기 시작했다
“미, 지금 약했구만?아직도 그 블루베리 마리화나 남아있냐? 난 어제 다 폈는데”
“약 한거 아니야 그냥 새꺄 안으로 들어오라고 내 방에 올라가서 컴퓨터 보고 뭐가 보이는지 말이나 하라고”
“어, 알겠어 왜 저래…”
내가 환각을 본게 아니더라 해도 에릭이 보기에 난 이미 미 같아 보일 거다
에릭은 내 책상 앞에 앉으려다 말고 그대로 멈춰섰다 그는 그냥 거기에 서서 화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거… 이거 그냥 장난이지? 이거 포토샵으로 만든거냐? 재미 없어 이건 그냥… 그냥 완전 싸이코같잖아”
그리고 난 내가 잘못 본 것이길 바랬던 스스로가 얼마나 멍청했는지 깨달았다 그건 진짜였다 이 일이 정말로 일어날 참이었다
“아직 이게 가짜라고 생각된다면 아직 기사를 제대로 안 읽었나 보네우리가 여기서 운전한다는 차종이 뭐라고 나와있냐?”
몇 초 뒤, 에릭은 뒤로 주춤 주춤 물러서더니 계단에 거의 나자빠질 뻔 했다
“젠장 이게 뭐야! 뭐야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야?! 맙소사… 어떻게 해야 하지? 잠깐, 잠깐만… 기사에는 우리가 제한속도를 훨씬 넘었다고 했잖아? 만약 우리가 속도제한을 지킨다면? 그럼, 괜찮겠지?”
“그래…. 그래 그 말도 되네 그래도 일단 확인은 해보자”
“확인? 무슨 확인?”
“페이지 새로고침 해봐”
기사는 바뀌어져 있었다
“지역 10대 소년 차량 사고로 숨지다”
“17세 에릭 누바우어, 음주운전 차량의 차선 급변경으로 인한 사고로 머리 다쳐 사망하다”
에릭이 그렇게까지 겁먹은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다 그는 식은땀을 흘리며 몸을 덜덜 떨고 있었다 태닝 스프레이를 뿌려 거뭇한 그의 피부는 이제 귀신처럼 창백해져 있었다
“오케이… 난 괜찮을 거야괜찮겠지 그냥 여기에 계속 있는거야 아마… 아마 차 문제겠지? 그 차가… 귀신이라도 들린건가?”
“니가 말한 것 중에 제일 바보 같은 질문이다 커스토마이징 해준 사람들이 차 안에 귀신이라도 집어 넣었다디?”
“아니 진짜로, 제이크 같이 굴 때가 아니라고 지금 일단 심호흡 좀 하고, 마음 좀 가라 앉힌 다음에 영화를 보던가 하자”
“그래 니가 맞아 니 말이 맞아 그래도 그 전에 한번 더 체크해보자”
“뭘 체크해?”
“너 진짜 바보새끼냐? 새로고침 하라고!”
기사는 또 바껴있었다
“두 명의 10대 소년, 자살과 살인의 희생양이 되다”
“17세 제이크 룬드퀴스트와 에릭 누바우어가 지난 밤 룬드퀴스트 집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다 소음 민원을 받고 출동해 현장을 처음 발견한 존 애쉬튼 경관의 말에 따르면,“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룬드퀴스트가 누바우어를 12구경 샷건으로 몇 차례 쏴 살해 후 같은 총으로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진술했다”
우리 중 어느 누구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우리는 그저 서로를 쳐다보았다
“사실일리가 없어 우린 제일 친한 사인데 니가 날 왜 쏴? 내 말은, 진짜… 솔직히 말해서 난 좀 안심이 되는데 그냥 좀 놀다가 하룻밤 지나면 이것도 없어지겠지 그리고, 이 집에 총도 없잖아?”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이 집에 총 없지?”
“사실… 울 아빠가 지하실에 총 보관함을 두긴 했는데 걱정하진 마 보관함 비밀번호 모르니까”
“너네 아버지 무슨 총 갖고 계시는데?”
“권총 몇 개, 사냥용 라이플이랑…”
“안돼 하지마 그 총이 있다고 말하지-“
“샷건도 있어”
“알겠어, 알겠어 그래도 걱정할건 없잖아? 너가 그 보관함 풀 수 있는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우리는 친구니까 이런 젠장! 우리가 무슨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는 원수지간도 아니고!”
그리고, 우리는 희미하게 누군가가 문 여는 소리를 들었다 아빠였다
“제이크? 제이크, 집에 있니?”
“네 아빠, 윗층에 있어요에릭도 와 있어요 오늘 집에서 자고 갈 거에요”
“어… 알겠다 근데 너네 둘 같이 자기에는 이제 다 크지 않았니?”
“됐거든요! Halo 게임이나 할거에요”
“그래 알겠다 재밌게 놀거라! 너무 시끄럽게 하지는 말고”
나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자 일단은 안전해 그거 알아? 지금 울 아빠가 여기 있다고! 기사에서 우리 아빠에 대한 내용은 하나도 없었어! 그리고 아빠는… 아빠는…”
“뭔데 그래? 빨리 읊어봐!”
“총기 보관함 비밀번호 아는 사람은 아빠 뿐인데”
그 순간, 내 인생에서 가장 불편한 침묵이 흘렀다 그 침묵은 내 핸드폰 진동음에 의해 곧바로 깨졌다 핸드폰은 내 책상 위에 있었다 아마 내가 거기에 둔 걸 잠시 잊었나 보다 핸드폰을 확인해 보니, 여자친구로부터 온 야한 문자였다 이미 사귄지 몇 년이나 됐고, 같은 대학에 진학하기로 약속한 사이였다 난 여자친구가 내 인생의 여자란 걸 알고 있었다
여자친구가 보낸 누드 사진 아래에 메시지가 있었다 “자기, 오늘 나 외로운데…. 놀러와 같이 있지 않을래? ♥♥♥”
긴 시간 중 오랜만에, 나는 정말 큰 안도감을 느꼈다 그리고 흥분도 됐다 내가 거기에 멀뚱히 서 여자친구의 아름다운 몸에 감탄하고 있는 사이에, 다른 문자가 왔다 발신인은 엄마였다
“에릭, 대체 어디 간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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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차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