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브이데일리 오수정 기자]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던 KBS 드라마에도 드디어 봄날이 찾아왔다.
한동안 KBS 드라마는 암흑 속을 걷고 있는 듯 했다. 동시간대 방송되던 타 드라마에 밀려 언제나 시청자들의 관심 밖이었고, 저조한 시청률로 조기종영이라는 쓴 맛을 보기도 했다. 또 시청률이 중박을 쳤다해도 전혀 화제를 불러모으지는 못했고, 주말드라마 마저도 지지부진하며 기를 펴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들어 KBS 드라마도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제대로. 지난 2월에 첫 방송을 시작한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극본 김은숙•연출 이응복)가 그 시작이었다. '태양의 후예'는 첫 방송부터 14.3%(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더니, 매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면서 최근에는 33.5%의 시청률을 나타냈다. 이 같은 기록은 지난 2012년 방송된 MBC '해를 품은 달' 이후 4년 만에 주중 방송도는 드라마로서는 처음이라 '태양의 후예 신드롬'을 입증했다.
특히 '태양의 후예'의 경우에는 비단 시청률뿐만이 아니라 송혜교 송중기 진구 김지원 등 배우들의 호연이 더해져 드라마는 물론이고 배우들까지 전성기를 맞았다. 또한 '태양의 후예'에 등장하는 "~지 말입니다"라는 말투는 방송과 광고, 그리고 일상 생활 속에서도 패러디 되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유행어처럼 번져 드라마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태양의 후예'에 이어 지난달 28일에 첫 방송을 시작한 월화드라마 '동네변호사 조들호'(극본 이향희•연출 이정섭) 역시 방송 4회만에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1위의 자리에 올랐다. 그동안 KBS 월화드라마는 유독 암울했다. 지난해 2월에 종영한 '힐러' 이후에 많은 작품들이 거쳐갔지만 시청률 10%대를 넘는 드라마가 나오지 못한 것.
이에 무려 5년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오는 박신양이 선택한 '동네변호사 조들호'에 대한 기대는 남달랐다. 그동안 박신양이 거쳐온 '파리의 연인' '쩐의 전쟁' '바람의 화원' '싸인' 등의 작품들을 살펴보면 '박신양=시청률 대박'은 따 놓은 당상이었다.
예감은 빗나가지 않았고,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첫 방송에서부터 가뿐하게 10%를 돌파했다. 비록 동시간대 1위는 아니었지만 기분 좋은 출발이었다. 그리고 조들호로 분한 박신양의 연기는 '조들호를 박신양 말고 누가 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완벽했다. 재밌기도 하면서 진지하기도 하고, 또 엉뚱한 것 같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조들호를 박신양은 연기 하나만으로 모두 표현해내면서 드라마의 재미를 높이고 있다. 덕분에 '동네변호사 조들호'는 또 한번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면서 월화극 시청률 1위 자리를 지켜냈다.
'태양의 후예'와 '동네변호사 조들호'뿐만 아니라 저녁 일일드라마 '천상의 약속'(극본 김연신•연출 전우성)과 주말 드라마 '아이가 다섯'(극본 정현정•연출 김정규)의 분위기도 좋다. 본격적으로 제 2막을 시작한 '천상의 약속'은 시청률 20% 돌파의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고, 독한 연기라며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 이유리의 본격적인 복수극이 시작되면서 드라마가 제대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어 '아이가 다섯' 역시도 '로맨스가 필요해' 시리즈와 '연애의 발견' 등을 집필한 정현정 작가가 그려낸 현실적인 '돌싱남녀의 로맨스'와 남녀 주인공 안재욱과 소유진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더해져 갈수록 드라마의 재미를 높이고 있다. '아이가 다섯'도 최근에 시청률 30%를 돌파해 모든 드라마를 통틀어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면서 KBS 드라마의 저력을 보여줬다.
각 요일을 담당하고 있는 KBS 드라마가 모두 두각을 드러내면서 한동안 멀어졌던 '드라마 왕국'의 타이틀을 KBS가 다시 가져온 듯 하다. 현재 방송되고 있는 작품과 더불어서 앞으로 김우빈 수지의 '함부로 애틋하게', 박보검의 '구르미 그린 달빛', 박서준 고아라 박형식의 '화랑:더 비기닝' 등 이름만 들어도 궁금증을 부르는 작품들이 줄줄이 대기를 하고 있어 드디어 봄날을 맞이한 KBS 드라마의 분위기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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