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때 입대를 몇달 앞두고 용돈 벌이나 할겸 공장 알바 하던 시기였어요
공장일이라 해도 쫌 수월한 곳이었는데 위에 사람들이 조립한 냉장고 모터가 나오면 제 바로 앞에서 프레스기로 한번 꾹 누르고 나면 제가 그 모터를 아랫쪽 아저씨께 넘겨주면 그 아저씨가 박스에 차곡차곡 쌓는 일이었죠...
공장도 대기업 공장이다보니 장애인 고용 이런게 잘되어있었는데...박스에 쌓는 아저씨가 자폐인가 정신지체 인가 그랬어요
그래도 아저씨 일도 열심히 하시고 저도 잘챙겨주셔서 별로 선입견 없이 같이 밥도 먹으러 다니고 잘 지냈었죠
그러다가 하루는 프레스기가 갑자기 고장나서 안내려가길래 일단 모터 빼놓고 기계 정지 시키려고 모터에 오른손 갖다 대는 순간 프레스기가 확 내려오는거에요...
일단 오른손으로 버티는데 기계힘을 사람이 어떻게 계속 버티겠습니까...거기다가 손빼려고 하는 순간 프레스에 깔리꺼 같은데 한손으로 버티기 힘들어서 왼손도 우겨 넣고 양손으로 겨우겨우 버티고 있었죠
이게 힘빠지는 순간 손가락 절단이거나 뼈 가루 되는거니 진짜 젖먹던 힘까지 버티면서 밑에 자폐아저씨께 기계좀 꺼달라 소리치는데 멀뚱 멀뚱 쳐다보고 있는거에요 실실 웃으면서....
와 사람 미치겠고 팔에 쥐나는데도 악착같이 버티는데 다행히 제품 확인하던 작업반장아저씨가 발견하고 와주셔서 기계 정지시켜주고 괜찮냐고 하는데....손가락은 힘이 하나도 없이 덜덜 떨리고 장갑이 피투성이고(힘빠지면서 부터 프레스랑 모터사이에 눌러져서...) 손등부터 팔목까지 핏줄이 다 터졌는지 피멍이 확 올라와 있는거에요....
작업반장아저씨가 자폐아저씨께 기계 안끄고 뭐했냐고 소리치니깐 저 군대 안보내려고 그랬다더군요....
전에 작업반장아저씨가 저한테 장난으로 "군대가기 싫제? 총쏘는 손가락 하나 없으면 된다" 하길래 제가 아무리 가기 싫어도 손가락 우째 없애냐고 웃으면서 얘기 한적있는데...
그거 들으시고 그렇게 되면 저 군대 안가고 계속 같이 일할수 있다고....
확 소름돋고 일하는데 트라우마 생겨서 그날 후로 일 그만뒀는데....
아직도 사고당시 그 아저씨 눈빛이랑 미소가 잊혀지지 않아요.....
ps. 그때 그 아저씨의 상태를 말해주기 위해 자폐아저씨라 적었지 장애우를 비하하고 비난할 생각으로 적은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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