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도현, 겨울 편지
흰 눈 뒤집어쓴 매화나무 마른 가지가
부르르 몸을 흔듭니다
눈물겹습니다
머지않아
꽃을 피우겠다는 뜻이겠지요
사랑은 이렇게 더디게 오는 것이겠지요

내가 처음 다닌 학교는
칠판도 없고
숙제도 없고
벌도 없는
조그만 학교였다
비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쳐도
걱정이 없는
늘 포근한 학교였다
나는
내가 살아가면서
마음 깊이 새겨 두어야 할
귀한 것들을
이 조그만 학교에서 배웠다
무릎 학교
내가 처음 다닌 학교는
어머니의 무릎
오직 사랑만이 있는
무릎 학교였다

문인수, 낮달
왜 그리
내 저무는 때에만 오시는지
또 비켜나시는지요
어머니, 당신의 인생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물어도 대답하지 않고
여전히 저
바람 찬 가지 끝 먼 산마루 여러 길 위에
근심의 힘으로 뜬
흰 낯빛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자꾸 멀리 잊습니다

박용주, 목련이 진들
피었다 지는 것이 목련뿐이랴
기쁨으로 피어나 눈물로 지는 것이
어디 목련뿐이랴
우리네 오월에는 목련보다
더 희고 정갈한 순백의 영혼들이
꽃잎처럼 떨어졌던 것을
해마다 오월은 다시 오고
겨우내 얼어붙었던 이 땅에 봄이 오면
소리 없이 스러졌던 영혼들이
흰빛 꽃잎이 되어
우리네 가슴속에 또 하나의
목련을 피우는 것을
그것은
기쁨처럼 환한 아침을 열던
설레임의 꽃이 아니요
오월의 슬픈 함성으로
한닢 한닢 떨어져
우리들의 가슴에 아픔으로 피어나는
순결한 꽃인 것을
눈부신 흰빛으로 다시 피어
살아 있는 사람을 부끄럽게 하고
마냥 푸른 하늘도 눈물짓는
우리들 오월의 꽃이
아직도 애처로운 눈빛을 하는데
한낱 목련이 진들
무예 그리 슬프랴

할아버지께서
모 심던 시간
벼 베던 시간
탈곡하던 시간이
얹혀서 그래
엄마가
시장 보는 시간
밥 앉히는 시간
반찬 만드는 시간이
얹혀서 그래

인스티즈앱
🚨뉴진스 전맴버 다니엘 라이브 발언 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