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평화롭고 한적한 분위기를 잃지 않는 게녀의 동네.
게녀가 사는 동네에는 아주 오래된 빵집이 하나 있다.
요샌 커피숍이든 빵집이든 프랜차이즈가 독점하다시피 했는데
그 빵집은 워낙 맛도 좋고 주인 할아버지의 인심도 좋기 때문에
터줏대감처럼 아주 오래 전부터 동네를 지키고 있음.
어려서 이 동네로 이사 온 게녀와 가족들 역시 빵집의 오랜 단골!
엄마한테 졸라서 받아낸 500원짜리를 고사리 손에 꼭 쥐고 달려가서
심사숙고 끝에 고른 빵을 아껴가며 먹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어른이 다 되었다.
“……알았으니까 내가 그만두면 되잖아요!”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일은 맘대로 다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침에 늦게 일어나고, 싫어하는 거 안 먹고,
명절 때마다 집에 오면 항상 용돈을 쥐어주던 친척 어른들처럼
지갑에는 당연하게 항상 돈이 있을 줄 알았는데.
막상 어른이 되어보니 좋은 것보다 안 좋은 것들이
훨씬 많다고 느껴지는 건 게녀의 착각일까.
몇 년 동안 성실하게 근무하던 회사를 사소한 오해가 불거져
점점 커지다가 갑자기 그만두게 된 게녀.....
그래도 나는 열심히 했는데,
꾀를 부리지도 않고 꼼수를 쓰지도 않고,
남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니게 보였을지 몰라도
나 자신은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동안 사회생활 헛했구나 하는 상실감에 빠져
집에만 틀어박혀 있기를 두 어 달.
이제 마음은 어느 정도 추슬렀지만,
어마마마의 어택이 시작되는데!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어휴 정말! 새 직장 안 구해?!”
“아 엄마도 진짜! 내가 알아서 한다니깐요?!”
“알아서 한다는 애가 한 달이 넘게 그러고 있냐!
이거라도 가져왔으니까 봐봐라. 그 빵집 있잖아?
거기서 사람 구한다더라!”
시장에 갔던 엄마가 내민 것은
주인 할아버지가 손으로 직접 쓴 구인 광고지였다.
앞으로 빵집에서 일을 도울 보조 제빵사를 구한다고…….
일자리가 필요하기도 했지만 오랜 단골이었던 빵집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말에 괜히 솔깃하는 게녀.
게다가 어려서부터 그 집 빵을 먹으면서 나중에 크면
빵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지 않은가?
며칠을 고민하던 게녀는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에
광고지를 들고 빵집을 찾아가보기로 한다.
“오, 게녀왔구나……이제 어른이 다 됐네.
아가씨라고 불러도 되겠다. 허허허”
여전히 어릴 때 그대로 친절하게 게녀를 맞아주는 빵집의 주인 할아버지.
어찌어찌 인사를 드리고 구인광고를 보고 왔다는 말에
어찌어찌 면접까지 보게 된 결과는…….
“네? 정말이요?”
합격.
“그래. 나는 새벽이랑 저녁에 빵 만드는 것만 할 거란다.
이제 기력이 떨어져서 낮에 가게를 지켜줄 사람이 필요했거든.”
“아…….”
“그래도……친구들이 있을 테니 그다지 심심하지는 않을게다.”
할아버지의 말에 친구들이라니 누구지……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단골 재료상 아저씨인가?! 하는 생각 정도로 하고 넘겨버린 게녀는
새 일터가 생겼다는 마음에 지쳤던 스스로를 다잡게 된다.
그리고 시작되는 빵집 알바의 나날들.
유서 깊은 빵집이었기에 저녁에 다시 할아버지가 나올 때 즈음이면
거의 모든 빵이 동나버리고, 낮동안 가게를 정리하고 손님을 맞이하다가
저녁에 할아버지의 빵 만들기 작업을 도와주고 가게 청소를 하고
문을 닫는 것으로 게녀의 업무도 끝이 난다.
일하기 시작한지 한참이 되도록 할아버지가 흘리듯이 말했던
‘친구들’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그윽한 빵 냄새와
운좋게도 남은 빵이 있다면 싸가지고 갈 수도 있었던 하루, 하루에 게녀는
이제 예전 직장에서 입은 상처는 거의 다 털어버리고
활기찬 매일을 보내게 되었는데.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침에 빵집 문을 열고,
할아버지가 구워놓은 빵들을 진열하고, 한바탕 밀려든 손님이 대충 다 빠져나가고
가게에 혼자 남아 슬슬 졸립다고 생각하며 카운터를 지키고 있을 때, 게녀는 알게 되었다.
할아버지가 말한 ‘친구들’이 누구인지…….
“새로 왔나?”
물론 이들은 다른 손님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모습도 목소리도 오직 게녀랑 빵집 할아버지한테만 보임.
오래된 빵집에서 게녀의 앞에 나타난 빵요정은 누구일까?
1. 다크 초콜릿 케이크&온갖 진한 맛의 무스 케이크
(고훈 : 이정재)
![[고르기] 아르바이트를 하러간 빵집에서 만난 빵요정 고르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01/c/5/7/c57f97ccebc71f9d58c63b5abdf823f1.jpg)
“뭘 그렇게 봐?”
잘생김.
마치 벨기에산 최고급 초콜릿과 청정목장에서 짜 온
최고등급의 우유크림을 섞어서 만든 최상의 초콜릿 무스 케이크처럼.
형언할 수 없는 고급진 분위기와 이상하게 사람의 눈길을 끄는 아우라.
![[고르기] 아르바이트를 하러간 빵집에서 만난 빵요정 고르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01/a/7/4/a74101a34778e98db7106eb337babbac.jpg)
“네가 여기 다 정리했나? 제법이네. 여자 주제에.
하긴 그 팔뚝으로 뭐는 못 들겠나?”
하지만 예의범절 따위는 내다버림.
취미&특기는 고나리질.
습기를 비롯한 주변 환경에 예민한 재료의 특성상 매우 까칠.
여자라고 해서 봐주거나 하는 것 따위는 없음. 자비리스.
“저기요, 대체 당신 누구예요?”
![[고르기] 아르바이트를 하러간 빵집에서 만난 빵요정 고르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01/2/7/c/27c9489960762a61d9ac8d5d9323a4db.jpg)
“……영감이 우리에 대해 말 안하던가? 하여간에.”
자기를 머물 수 있게 해 준 빵집 할아버지이건만 존경심 제로.
네가 잘나서 내가 온 것 같아? 내가 너를 간택한 거지, 하는 마인드의 소유자.
“어쨌든, 앞으로 잘 부탁하지. 나머지들이랑은 인사했나?”
앗, 그런데 잠깐, 나머지들이라고?
2. 각종 발효빵
(김수영 : 신하균)
![[고르기] 아르바이트를 하러간 빵집에서 만난 빵요정 고르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01/7/6/5/76505c606ea80d427008b82ec954cf82.jpg)
“안녕하세요.”
하얗고 순둥순둥하다.
하지만 감수성이 예민할 것 같은 아우라.
세일러문 마지막회 보고 눈물샘 폭발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
“생지관리를 진짜 잘하셨네요. 감동이다…….”
발효빵은 온도와 적당한 습도를 맞춰줘야 하는 것이 생명이라
매뉴얼대로 했을 뿐인데 폭풍감동.
욕 못함. 심한 말 못함.
“발효빵 하면 프랑스를 떠올리기 쉽지만
사실 천연 발효빵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예요.
사워도우라고 하는데 식감도 풍미도 요새 빵들과는 차원이 달라요.”
그리고 발효빵 부심 쩔음.
내가 바로 5천년 된 종균으로 만든 발효빵이다.
파라오가 먹었던 거라고. 람세스 어? 모세 어?
홍해의 기적 내가 실시간으로 봤다!
“다시 이런 얘기 할 수 있는 분이 와서 너무 기쁘다…….”
그리고 수줍음도 많음.
감수성도 많고 부심도 많고 수줍음도 많고.
감성부자임.
3. 모카, 시나몬, 바닐라 등 각종 향긋한 향신료가 들어간 빵
(연석원 : 정우성)
![[고르기] 아르바이트를 하러간 빵집에서 만난 빵요정 고르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01/b/e/c/becc9d4cb49d54f47cbd46baa3cb75e0.jpg)
“시나몬 롤 좋아해요?”
잘생김.
정교하게 배합해서 정교하게 반죽한 다음에 정교하게 구워내어
버터 한 겹, 밀가루 한 겹으로 이루어진 페스트리 층이 부서지지 않도록
정확하게 계산한 양의 크림을 짜 넣은 커스터드 크림 크로와상처럼.
모양이 너무 예뻐서 집게로 들다가 뿌사버리면 죄책감 들 것 같아서
차마 손대지 못했던 그런 빵처럼 잘생김.
그리고 내면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긍정적인 아우라.
“나 보고도 안 놀라는거 보면 다른 녀석들은 이미 만났나보네?
어때요? 첫인상들은?”
모카크림, 시나몬 롤, 바닐라가 들어간 커스터드 크림이나
정향으로 맛과 향을 낸 각종 크림빵과 파이들이
몇 세기를 지나서도 사랑받는 건 다 이유가 있었음.
그게 달콤한 빵들의 스탠다드니까.
다크 초콜릿 케이크의 빵요정과는 닮은 듯 하면서도 정반대의 느낌.
![[고르기] 아르바이트를 하러간 빵집에서 만난 빵요정 고르기 | 인스티즈](http://file3.instiz.net/data/file3/2018/02/01/c/b/1/cb1332292293641cc0d1af70be599c4f.jpg)
“우와악 이거 게녀씨가 포장한 건가? 오와앙 짱예 세젤예!!”
……하지만 가끔 비글이 된다고 한다.
.......앞으로 게녀와 함께 금방 구운 빵냄새 가득한 베이커리에서
다사다난 알바 라이프를 함께 할 빵 요정은 누구일까?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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