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어두고 싶었으나 떠오르는 시절의 바람
그리고 당신과의 기억이 나를 울게 만든다
다신 돌아갈 수 없는 공기가
그 날의 우리가 목을 죄고
그 날의 말들이 나를 무너지게 만든다
당신은 내게 머무를 수 없는 바람이었나
나는 더이상 어찌해야 할까요 엄마
한줌의 빛도 흘러오지 않는 이곳에서
고소한 땅냄새를 맡으며
고소한 땅으로 되어버릴 거 같은데
나는 땅에서 태어나 땅으로 돌아가는 중인가요
내 마지막은 결국 땅이었나요, 엄마.
긴 연애의 끝을 맛보니 시작이 두렵더라 나를 어디까지 알려야하고 얼만큼 알려야 하는지, 상대를 어디부터 어디까지 알아야 하는지 부터 두렵기 시작했어 어차피 계속 반복될 익숙함이 신경질나기도 했고. 근데 말야 세상 일은 어찌될지 모른다더니 내가 그렇더라 굳이 알려주고 알아가지 않아도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는 듯이 내 몸 같은 사람이 눈 앞에 나타난거 있지. 굳이 나를 알리고 그를 알아가지 않아도 한 몸이었어 떨어져 지내던 한 몸. 그는 내게 다가와 빠르지만 거부감 없게 스며들었고 이내 우리는 한 몸이 되었어. 만나보지 못했던 나의 몸. 참 신기한 일이야 네가 아닌 다른이에게 내 삶을 나눠주는 일이. 너도 어디선가 잘 지내고 있겠지 ? 그러리라 믿어.
나는
오늘
한 몸을
만나러
간다.
바밀번호 4자리를 입력해주세요
9264
삐- 다시 입력해주세요
현관 앞 여성이 자꾸 틀린 번호를 입력하여 꽤 애먹은 거 같다
나영이었어?
그럼 말을 하지 그랬어
라며 스마트키를 건네주는 모습을 봤다
나영이면 뭐든 된다는 뜻일까,
^노크하고 비밀번호 입력 후 입장^
이라는 집 앞의 문구는 어느새 지워졌다
^나영이면 스마트키로 바로 들어올 것^
현관문, 그의 사랑이 담겨져 있던건 아닐까
안녕 당신, 나의 맺지못한 문장아
우리 사랑을 피우지 못한 채 이별했던 것이
내 가슴속에 아픔으로 맺혀 끝내 눈물로 흐르네
그토록 원하던 희망도, 우리가 바라던 믿음도
맺지 못한 채 눈물이 되어, 눈이 되어 흩날리네
당신은 내게 아마 "맺지 못한 문장"이 아닐까
끝마칠 수 없는 그런, 그런 문장 말야
끝내지 못하는 문장아, 사랑하는 당신아.
나는
오늘도
당신을
그리워
한다
기록적인 폭우.
내 곁에 빈자리가 생긴 후로는
줄곧 하염없이 비만 쏟아지더이다
마치 당신이 곁을 비운걸 안다는 듯이
빈자리가 채워지지 않을 때 까지
하염없이 비만 쏟아지더이다
하늘의 별이 되어버린 애달픈 그대여
천공을 가로질러 그대에게 갈 수만 있다면
제게 얼굴은 한 번 비추어주실 건가요
아니면 종달새가 되어 제게 와주실 건가요
전전불매 잠 못 들고 약조하신 시일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모두 제가 직접 지은 시들입니다.
무단으로 도용할시 고소 당하실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금 더 다듬어 다가오는 10월, 책으로 만나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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