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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3757 출처
이 글은 9년 전 (2016/6/25) 게시물이에요

 









읽으면 아련해지는 응답하라 1997 나레이션 모음 | 인스티즈

읽으면 아련해지는 응답하라 1997 나레이션 모음 | 인스티즈

#1. 열 여덟

형에게 난생 처음 맞은 엉덩이, 끊어진 비디오 테잎처럼 찢어진 내마음.

누구든 사랑할 수 있을 것 같고, 사소한 것 하나에도 내 모든 것을 걸었던 나이, 열 여덟.

흔히 어른들은 우리 나이를 낙엽만 굴러가도 웃는 나이라 하지만, 그 때에 우린, 그 어떤 어른보다 심각했고, 치열했고, 힘들었다.

1997. 우리들의 열 여덟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다.

#2. 점점 달라지다.

1997년 봄. 나와 그 녀석의 2차 성장이 시작된진 오래였고, 우린 분명 달라져 있었다.

그리고 난 확인하고 싶었다.

지금 이 솟구치는 아드레날린이 쭉 똑같이 살아왔던 서로에게 달라져버린 서로의 모습을 들킨 부끄러움 때문인지,

아니면 소꿉친구를 향해 시작되버린 내 첫사랑에 대한 설레임 때문인지..

인간 성장의 법칙.

소년은 남자가 되고, 소녀는 여자가 된다.

하지만 남자가 되어버린 소년과 아직 덜자란 천방지축 소녀, 문제는 그 속도가 다를때 발생한다.

#3.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그 누군가의 비밀은 내가 미처 알지 못한 사실을 말한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진짜가 아닐 때 비밀은 더 강력해진다.

과연 내가 진짜라고 믿고 있는 것들 중 진짜는 얼마나 될까.

사람의 마음은 천층만층이다. 그 깊이를 알 수 없고 끝을 알 수 없다. 서로 죽일듯이 싸우다가도 언제 그랬냐는듯 사랑을 나누고,

한없이 호기로운 수컷도 이성앞에선 찌,질할 뿐이다.

그래 진실은 불편하다.

그러나 그 불편함을 껴안지 않으면 우리는 평생 가짜를 진짜로 오해하며 살아야 한다. 불편한 진실로 안아주어야 한다.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다.

#4. 페어플레이

그때 나는 알았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녀를 향한 눈이 옆통수에도 뒷통수에도 달리게 된다는 걸.

그리고 두드리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 다는 걸.

가만히 있다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없다는 걸.

이젠 페어플레이는 없다.

#5. 삶의 역습

길을 걷다 부딪히고,

도서관에서 같은 책을 고르고,

누군가 우산속으로 뛰어들어오고..

그렇게 사랑에 빠지는 순간이란 특별할 줄만 알았다.

정말 상상도 못했다. 고작 이런 걸로 빠지게 될 줄은..

1996년 봄,

내 첫사랑은 그렇게 갑작스럽게 시작되었다.

#6. 사랑, 안하던 짓도 하게 만든다.

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은 온전히 나를 버리는 일이다.

나답지 않은 일을 하게 만드는 힘, 사랑이다.

#7. 장래희망

사람은 가까이 있는 꿈에 만족해야 한다.

멀리 있는 것에 욕심 내봤자 힘들고 속만 쓰릴 뿐이니까.. 공허한 열정은 가슴앓이만 남을 뿐이니까..

그래서 세상에서 가장 미련한 짓이 짝사랑이다.

그래도 그 미련한 짝사랑이 해볼만한 이유는

그 열정이 가끔 큰 기적을 만들기도 하고

아주 가끔은 멀리 멀리 돌아 이뤄지기도 하며

설령 이루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꿈 근처에 머물며 행복할 기회를 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8. D DAY

결전의 날,

디데이를 준비하는데에는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상대방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며,

상대방의 상황을 이해하고,

상대방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완벽한 준비를 했다고 방심해서도

때와 틈을 놓쳐서도 안된다.

디데이는 승리 혹은 패배

딱 두가지의 결과만 내주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첫번째 디데이

1998년 11월 18일

난 치밀하게 준비했지만 처참하게 실패했다.

패배의 원인은 정/찰/실/패

읽으면 아련해지는 응답하라 1997 나레이션 모음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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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인연의 실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빨간실을 손가락에 묶고 태어난다고 한다.

그 실의 끝은 인연의 상대가 묶고 있는데, 그 실타래는 이리저리 복잡하게 얽혀 있어서 끝을 찾기 어렵다.

사랑의 수만큼 얽히고 설킨 실뭉치들, 이걸 풀어가다보면 나도 모르게 운명의 상대와 마주치게 된다.

정말 인연의, 운명의 붉은 실이 존재한다면.. 지금 나의 붉은 실은 누가 메고 있을까?

#10. 당신이 좋은 이유

당신이 좋은 이유, 그저 그 사람이라서, 바로 너라서

이거 말고 다른 이유가 또 있을까?

차라리 이유를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널 좋아하지않을 방법도 찾을 수 있을것 같은데..

정 피할 수 없다면 원하는건 딱 한가지 뿐이다.

오래 두어도 진정 변하지 않을 사랑으로 남길 바랄 뿐이다.

가슴 시린 우리의 사랑을 위하여.

#11. 관계의 정의

관계는 난이도가 있다. 내게 윤제는 그 중 가장 쉬운 레벨의 관계.

설명하기도 유지하기도 쉬운 그저 그런 평범한 소꿉친구의 관계였다.

하지만 이 날 어렴풋이, 아주 어렴풋이 깨달았다.

어쩌면 우리도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관계로의 점프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난이도 최상의 관계, 남녀 관계로 말이다.

서로 보는 것을 기대하고, 서로 다른 것을 바라보며 서로 다른 꿈을 꾸는

두 남녀 사이에 벌어질 일이란 지속적인 사랑과 전쟁뿐이다.

토라지고 달래주고 다투고 화해하고 상처주고 안아주고 변덕투성이 조울증 환자 같은 관계

하지만 남녀관계의 가장 어려운 점은 사랑하는 타이밍이 같지 않다면 시작조차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참 까탈스럽고 까다로운 관계.

하긴 이보다 더 귀찮고 지겨운 그러나 피할 수 조차 없는 지,랄 맞은 관계가 하나 있긴 하다.

정말이지 귀찮고도 지겨운, 하지만 떼어낼 수 조차 없는 관계

그래서 평생을 눈물겨운 관계, 바로 가족이다.

#12. 손의 의미

내가 니 좋아하잖아. 나 니 억수로 좋아하거든

태어난 순간부터 옆에 있었고, 하루 안본 날 없었고, 니 첫 생리 터지는 날까지 기억하는데 니가 여자로 보이더라.

고등학교 입학식날 난생 처음 니가 이쁘다고 생각했고, 그 이후로 계속 니 주변에서 티냈다. 니 좋아한다고 내 좀 좋아해 달라고.

근데 닌 모르데.

그동안 우리가 너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으니까 그럴 수 있겠구나, 그래서 뭔가 해야겠구나.

그래서 내가 수능 보는 날 내가 보자고 했잖아, 학교 운동장에서 8시에 만나자고 했잖아. 그게 내 디데이라고.

근데 형이 10분 먼저 말하대, 내한테.. 니 좋다고.

내가 어떻게 할까, 세상에서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딱 두명 있는데..

한 명은 우리형, 나 때문에 모든 걸 포기한 우리형이고

다른 하나는 니, 닌데.. 우리형이 니가 좋댄다, 그것도 많이..내처럼

내가 어떻게할까, 어떠카면 좋겠노, 어떡하냐고 가시나야.

사내새끼가, 짝사랑하는 가시나한테, 구질구질하게 여기에 있는 이야기를 다 털어놨다는 것은..

다신 안 볼 생각인기다.

친구? 하네.

 

 

 

10대가 질풍노도의 시기인건 아직 정답을 모르기 때문이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게 무엇인지, 정말 날 사랑해주는 사람이 누구인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인지

그 답을 찾아 이리쿵 저리쿵 숱한 시행착오 만을 반복하는 시기,

그리고 마지막 순간, 기적적으로 이 모든 것의 정답을 알아챘을 때 우리는 이미 성인이 되어 크고 작은 이별들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 해 겨울, 세상은 온통 헤어짐 투성이었다.

노스트라디무스가 말한 인류의 종말은 오지 않았지만, 이들에겐 차라리 종말이 나았다.

젝스키스가 돌연 해체를 선언했고, 성난 팬들은 애꿎은 조영구의 차를 불태웠다.

2001년 HOT오빠들도 해체를 선언했고, 하늘은 무너졌다.

뉴욕 한복판에 비행기가 떨어졌고, 인천 공항이 문을 열었으며

대한민국 월드컵 4강에 진출하는 말도 안되는 일이 있었다.

노무현 후보가 16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으며, 태풍 매미가 한반도를 강타하고,

KTX로 이제 서울에서 부산까지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이렇게 대망의 21세기가 시작되었고, 우리들의 90년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그렇게 나의 90년대는 영원히 끝난 줄 알았다.

읽으면 아련해지는 응답하라 1997 나레이션 모음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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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다음에.. 아니 지금

잊고 있었다.

지금 좋으면 지금 당장의 그 뜨거움을, 있는 그대로 주저 없이 표현해내는 녀석이라는 걸 잊고 있었다.

이렇게 말해 버리면 될 것을..

내 지금 당신이 좋으니 내 사람이 되어 달라.

지금 당장 이렇게 말하면 될 것을..

그 예전에도, 지금 이 순간에도 난 망설이고 있었다.

지금보다 절실한 나중이란 없다.

나중이란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눈 앞에 와 있는 지금이 아닌,

행여 안올지도 모르는 다음 기회를얘기하기엔,

삶은 그리 길지 않다.

게으름과 용기 없음으로 지금을 포기한다면 다음 기회에도 희망은 없다.

지금 사랑한다면 최고의 타이밍은 바로 지금이다.

늦기 전에 다가가야 한다. 그리고 지금 고백해야 한다.

나중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를 일이다. 다음 기회는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다.

#14. 사랑은 가슴이 시킨다.

누구를 좋아하는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야.

가슴이 시키는 거라고..

시원인 너 좋아해, 그건 너도 마찬가지고. 시원이 피하는 너 이해는 하는데, 시원이가 무슨 잘못이냐.

너희 형제가 마음대로 좋아해놓고, 왜 이제와서 시원이가 눈치를 보는데 , 무슨죄야.

니가 오래전부터 시원일 좋아했는데 시원이가 몰라줘서? 그게 무슨 잘못이야.

모를 수도 있어. 살다보면 누가 나를 좋아하고 있는지. 모를 수도 있다고.

너 아직도 시원이 많이 좋아하지? 그럼 그걸로 이 게임 끝이야. 니가 아무리 고민하고 머리를 싸매도 답 없어.

이미 좋아하는데 무슨 선택을 해? 무슨 결정을 하고..

나중에 후회 하지 말고, 형 피계대지말고..

가슴이 시키는 대로 해

#15.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

형, 나도 포기안해. 나도 포기안한다고..

나는 형 때문에 바로 접었어

시원이 내 맘 속에서 바로 접었다고.

수능 보는 날, 형이 시원이 좋아한다고 고백할꺼라고 해서 형이니까 1초도 안 망설이고 시원이 바로 접었어

근데 그게 안돼. 그게 안됐어.

그래도 계속 밀어냈어. 들어오지 말라고. 형이 헤어졌지만 우리형, 그리 쉽게 포기할 사람아니니까 내가 잘 아니까

그래서 포기했어.

사람 좋아하는 마음이 스위치처럼 켰다가 껐다가 맘대로 안되더라.

한번 켜지면 안꺼져

나 시원이 좋아해 형

진심으로 결혼하고 싶어

세상에서 내가 제일 사랑하는 형이지만 그래서 내 모든걸 양보할 수 있지만

시원인 포기 안해

#16. 첫사랑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

첫사랑.

저마다의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첫사랑의 그가 아름다웠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첫사랑의 시절엔 영약하지 못한 젊음이 있었고, 지독할만큼 순수한 내가 있었으며, 주체할 수 없이 뜨거운 당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는.. 다시는 그 젊고 순수한 열정의 시절로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첫사랑은 무모하다.

영악한 계산없이 순수와 열정만으로 모든 것을 던져버리고는 결국 실패한다. 하지만 그래서 극적이다.

다시는 가져볼 수 없는 체온과 감정들로 얽혀있는 무모한 이야기들.

첫사랑은 그래서 내 인생의 가장 극적인 이야기다. 그리하여 실패해도 좋다.

희극보다는 비극적 결말이 오래 남는 법이며 그리하여 실패한 비극적 첫사랑 드라마 한 편쯤은 내 삶 한자락에 남겨두는 것도 폼나는 일이다.

첫사랑은 시절이다.

흘러가면 그 뿐이다. 이제 맞게 되는 새로운 시절에게, 새로운 사랑에게 기회를 줘야한다.

첫사랑의 체온과 순수함은 아닐지라도 그 상처로 인해 조금쯤 자라고 성숙해진 어른의 사랑을 기다려야 한다.

기다리는 사람만이 사랑을 꿈꿀 수 있다.

그리고 기다리는 사람만이 또 한 번 찾아온 사람에게 기적처럼 그를 알아볼 수 있다.

로맨스가 지나면 생활이 온다.

순수함은 때묻어 가고, 열정은 얼어 붙어 가며, 젊음은 영악함으로 나이들어간다.

그리하여 순수했던 시절의 첫사랑은 이제 고단하고 지루한 일상이 된다.

마치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다.

누구도 성공한 첫사랑의 로맨스는 이야기하지 않으니까..

그리하여 성공해도 좋다. 비록 내 삶의 가슴시린 비극적 드라마는 없지만, 세상 그 어떤 오래된 스웨터보다도 편안한 익숙함이 있고,

지루할 때 쯤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설레임이 있다.

코찔찔이 소꿉친구에서 첫사랑으로, 연인으로, 그리고 이렇게 남편과 아내로 만나기까지 우린 같은 시대를 지나,

같은 추억을 공유하며 함께 나이들어가고 있다.

익숙한 설레임, 좋다.

 

뜨겁고 순수했던, 그래서 시리도록 그리운 그 시절,

들리는가, 들린다면 응답하라 ! 나의 90년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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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응칠 짱좋


대표 사진
내 별빛님들  비투빅스트두산베어스
응칠 진짜ㅠㅠㅠㅠㅠㅠ
9년 전
대표 사진
일해라절해라
슼슼
9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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