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의 이야기지만
나라면 어떨지 생각해보면 될 거 같아.
(예전에 다른카페에서 봤다면
원글자는 나니까 걱정 ㄴㄴ)
나는 부모님이 안 계신다.
어머니는 나를 낳자마자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나를 고아원에 버리셨다.
그렇게 나는 고아원에서 쭉 자랐고
가끔 진찰 와주시는 의사선생님을 동경해서
의사 선생님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의사가 되려면 공부를 잘해야한다고 해서
늘 공부했고 내가 원하는 의사가 되기 위한
첫걸음인 의대로 들어갔다.

어려서부터 늘 부모님의 정이 그리웠고
외로움을 항상 탔었기에 겉으로는 씩씩한 척해도
늘 마음 한구석은 외로움으로 차 있었다.
동기 중에 주원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이상하게 그 친구와는 말이 잘 통했고 내가 위로받는다는 것이 느껴졌다.
같이 있는 그 품이 따뜻한 친구였다.

우린 그렇게 서로에 대해 신뢰를 쌓아갔고
어느새 서로 많이 의지하고 있었고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저 애인이 아닌 나한테 있어선 이 친구는
가족이나 마찬가지였다.
이 친구 없이는 이제는 내가 살 순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만큼

그렇게 우리는 결혼을 하게 되었고
내가 그 사람의 아내가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뻤다.
우리는 후에 예쁜 딸아이 하나를 낳았고
이 아이만큼은 어릴 적 나처럼 키우고 싶지 않았기에
어릴 때 내가 원하던 엄마가 되려고 노력했다.
둘 다 의사였기 때문에 바쁘고 아이를 더 낳기엔
지금 아이에게 더 소홀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아이는 더 낳지 않았다.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던 우리 세가족은
그 날 이후로 완전히 망가졌다.
금요일 저녁
우리 부부는 둘 다 가족여행을 위해 휴가를 냈고
토,일,월,화,수 이렇게 4박5일 여행을 떠나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갑자기 집이 정전이 되었고
그 때 괴한한명이 들어와서 내 쪽으로 다가왔다.
나는 소리를 질렀고 괴한이 나를 공격하려고 할 때
딸아이 방에 있던 남편이 야구방망이로 괴한의 뒤통수를 쳐서
괴한은 그 자리에서 즉사하였다.
그때 정전으로 꺼졌던 불이 다시 켜졌고
너무 놀라서 남편한테 다가가려는 순간
누군가 뒤에서 남편의 목을 칼로 찔렀고
넘어져있던 내 얼굴을 발로 차서 나는 그대로 기절했다.
공범이 있던 것이였다.
나는 병원에서 눈을 떴고 눈을 뜬 후에는 이미 남편과 딸아이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였다.

병원에선 쉬라고 휴가를 내주었고
나는 혼자 남은 방에서 폐인이 되어가고 있었다.
자살을 하려고 집에 있던 줄자를 찾기 위해 딸아이 방 서랍장을
뒤지던 그때 딸아이 일기장을 찾았고
그 두권 정도되는 일기장을 그날 밤새워 읽었다.
그렇게 다 읽어 가던 중 딸아이의 마지막 일기장에서
'나중에 엄마,아빠처럼 꼭 아픈 사람들을 고쳐주는
의사가 되고 싶다. 나도 엄마,아빠랑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그 시간에 누군가를 살려내는 엄마,아빠가 멋있다.
나도 누군가에게 희망이 주는 사람이 되고싶다.'라고 써있었다.
흐르는 눈물을 멈출 수 없었고
가슴은 더욱 미어졌다.
자살을 하려던 생각은 사라졌고..
나는 후에 다시 딸이 존경하던 의사의 삶으로 돌아갔다.

다시 의사로 돌아온 후에도 나는 힘들어했다.
우리 남편, 우리 딸이 자꾸 생각이 났기에..
그 어린게 얼마나 무서웠을까..
그렇게 1년이란 시간이 흘러갔고
긴급후송 된 환자가 들어왔다.
지금 바로 수술하지 않으면 죽게 되는 환자였다.
그 날은 이 부위의 수술을 할 수 있는 외과의사가 나밖에 없었다.
즉, 내가 바로 수술을 하지 않으면
환자는 죽게 된다.
환자 상태를 보려고 응급실로 들어갔는데..
남편과 딸을 죽인 그 놈이였다.
그 놈의 얼굴을 아는건 나밖에 없었고
경찰도 증거를 찾지 못해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기절했기 때문에 범인의 얼굴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을거란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어떻게 그 얼굴을 잊어버릴 수 있을까
나는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지금 내 눈 앞에서 죽어가는 놈이 그 놈이라는 것을.
병원에선 빨리 수술대로 들어가라고 했지만
나는 바로 들어 갈 수 없었다.

지금 이 상황에서 나라면
수술한다.
의사는 그게 누구라도 살려할 의무가 있고
살린 후에 내가 수술한 놈이 범인이라고 얘기할 거다.
아마 증거불충분 및 내 기억의 혼란 등으로
놈은 풀려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딸아이가 꿈꾼 의사..
의사로서의 의무는 지켜야겠다.
수술하지 않는다
어떻게 가족을 죽인 놈을 살릴 수 있지..
내가 살린다고 해도 증거불충분 등으로
분명 풀려나올게 뻔한데..
의료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더라도
내 가족을 앗아간 놈을 살릴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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