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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1388 출처
이 글은 9년 전 (2016/8/01) 게시물이에요





<당신의 안전을 위해서 반드시 읽어주세요>

무슨 일을 맡았는지 모르겠지만 이 기계를 수리하시면 안됩니다.
기계가 고쳐진 상태라면 절대로 켜지 마세요.
만약에 이미 켜진 상태였다면 표시등을 들여다보지 마십시요.
제 말이 이해가 안되시겠지만 정말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말을 전하게 되서 대단히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이따금 몸 여기저기가 간지럽잖아요.
팔 속으로 무언가가 파고드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두피를 살살 긁는 듯한 간지러움 따위는 건조한 날씨 탓이라며 아무 생각없이 머리를 긁적이고 지나갔을 겁니다.
다들 그렇잖아요. 그 편이 좋아요.
만약 진실을 알았다면 온세상이 미쳐 돌아갔을 테니까요.

하지만 제 동료들은 진실을 알았고 전부 미쳐버렸습니다.
죄다 고함과 비명을 지르면서 자신들이 무얼 봤는지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했어요.
목격자 증언에 의하면 다들 미쳐서는 손에 잡히는 물건으로 아무렇게나 자해를 했다고 합니다.
결국엔 어떠한 처치도 받지 못한 채 죽어버렸어요.
저는 똑똑한 축에 속하진 않았지만 최대한 평정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어요.
표정은 숨길 수 없을지라도 절대로 발설하지 않고 침묵을 지켰지요.

굉장히 영리한 상대에요.
제가 쭉 지켜본 결과 확실합니다.
그리고 뭔가 쉬쉬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자면 우리가 키우는 소가 도축될 운명이라는 걸 몰랐으면 한다던가
꿀벌이 아무리 꿀을 모아봤자 나중에 다 뺏기더라도 지금은 모르길 바라잖아요.
같은 맥락이라고 보시면 되요.

이런 편지를 남기는 이유를 궁금해 하실텐데요.
제가 간지러움을 애써 참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다른 사람들처럼 그냥 무심결에 긁적이고 싶었어요..
근데 무심결이 안되더라구요..
살을 파고드는 바늘을 그저 지켜보는 셈이죠..
다른 데에 정신이 팔려있다가 무심결에 찔린 바늘이랑 차원이 달라요.
그런데 이젠 눈이 간지럽기 시작했어요.

저한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어요.
최대한 기계를 부숴놓긴 했는데 무슨 궁리인지 까지는 알아내지 못했어요.
얼마를 받던 간에 당신이 겪을 일에 비하면 하찮은 금액이에요.
제가 남길 수 있던 건 이 편지 한 장 뿐이었습니다.
다 읽고 나면 다음 사람을 위해서 다시 잘 접어서 원래 있던 자리에 놔두세요.
어떤 누구도 내가 보았던 것을 보아서는 안되니까요.
그거로 충분합니다.

-잭 젠슨 박사



[reddit] 기계 안에 숨겨져 있던 편지 | 인스티즈


https://redd.it/3yjett by Teerl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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