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해옥, 꽃 졌다 다시 피어도
내 어머님 날 버렸듯
멀잖아 나도 내 아이를 버리겠고
그대의 어머니도 분명 그대를 버릴 것입니다
새 옷에 새 버선 신겨 드렸더니
두 번 다시 안볼 양인지
그림자 일점 남기지 않고 호적까지 파가시더이다
그대의 어머니도 그렇게 가시리다
우뢰가 쳐서 하늘 휘장이 찢어진 날 종종 있고
달빛 하밝아 눈감고도 찾을 길을
계신나라 국법이 그리 지엄한 건지
꿈결에도 한번 찾지 않더이다
버려지고 버려야 하는 것이 생의 비의라지만
샛강에 선 듯 자꾸만 몸이 기우는 어버이날
옥수숫대 댓 마디만한 당신이
온 우주를 떠받치는 버팀기둥이었던 것을
그대여
세상일 다 버리고 지금 바로 달려가시라
둥 둥둥 어화둥 업어 드리시라
내 어머님 날 버렸듯
구분이 그대를 버리기 전에

정언연, 어찌하나요
사랑은 영원한 것이라고 하더이다
아픔이어도 영원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이어서 일겁니다
아파도 눈물겹게 사랑하는 이유는
늘 보고싶고 그리움이
가슴 출렁이게 하기 때문입니다
유난히도 뜨거웠던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면 우리의 사랑도
가을 잎새처럼
붉게 타오를 줄 알았습니다
고독하고 외로워 내리는 실비에
우수에 젖어 눈물 한방울 흘리고
이제 곧 떨어질 잎새가 서글퍼 웁니다
겨울이 오면 어찌하나요
젖은 가슴이 꽁꽁 얼어 붙을 것만 같으니
어찌하나요
보고싶어 그리다가
이 타는 가슴 재가 된다해도
아프지만 사랑할 겁니다
영원히

조근원, 그게 사랑인가 봅니다
보고 싶다는 말
만나고 싶다는 말 하지 못하고
먼 발치에서
그리워하고 애만태울때
그게 사랑인가 봅니다
파란하늘 뭉게구름
따스한 입김으로 다가와
귓가를 간지리고
붉은 홍조
심장이 두근 거릴때
그게 사랑인가 봅니다
살폿한 그리움하나
가슴에 안겨
모락 모락 피어나는
감미로운 속삭임
하늘빛 사랑으로 보일때
그게 사랑인가 봅니다
은은한 장미향
내면으로 스며들어
마음밭 향기 가득 채우고
신비로운 꿈
석류빛으로 익어갈 때
그게 사랑인가 봅니다

백창우, 그대 오늘은 어느 곳을 서성거리는가
그대 오늘은 또 어느 곳을 서성거리는가
꾸부정한 모습으로 세상 어느 곳을 기웃거리는가
늘 어디론가 떠날 채비를 하는 그대
그대가 찾는 건 무엇인가
한낮에도 잠이 덜 깬듯
무겁게 걸어가는 그대 뒷모습을 보면
그대는 참 쓸쓸한 사내라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들고 다니는 그대의 낡은 가방 안엔
뭐가 들었을까
소주 몇 잔 비운 새벽엔 무척이나
사람을 그리워하는 그대
가끔은 그대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다
그대 눈 속에 펼쳐진 하늘
그대 가슴 속을 흐르는 강물
바람인가, 그대는
이 세상을 지나는
바람인가

이신옥, 한 사람을 너무 사랑했기에
사랑에 목말라 하는 한 사람이 있어요
채워도 채워도 구멍 난 항아리에
물을 붓듯이 채워지지 않았죠
사랑은 일부분을 채워주는 게 아니란 걸
전부를 던져서 빠져야 완성되는 걸
멍하니 바보처럼 뒤늦게 알았어요
얼마나 무지한 사랑을 했는지
아무 생각 없이 사랑만 하면 되는 줄 알았는데
사랑은 그렇게 쉽게 이루어 지는 게 아니기에
사랑은 달콤하게 꾸는 꿈이래요
꿈에서 깨어나면 무엇이 남을까요
허무함이 감돌고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지라도
한 사람을 너무 사랑했기에
물불을 가리지 못하고 한가지 생각으로
죽음마저도 쉽게 생각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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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텝인데 난 내 자식 절대 아역 안 시킬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