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은 불안했다.
해양구조학과 김남우 교수가 또, 이상한 사진을 칠판에 붙였던 것이다.
" 자~! 이 사진은 내가 현장 뛰던 시절에, 'ㅁㅁ크루즈 선박 침몰 사고' 구조 갔을 때 촬영된 동영상을 캡처한 거야. 한번 봐봐들. "
사진 속에는, 침몰해가는 배의 난간에서 이쪽을 향해 손을 흔드는 두 여인의 모습이 있었다.
다만, 둘 중 한 여인은 갓난아기를 들고 있었다.
학생들이 모두 충분히 사진을 봤다고 판단한 김남우 교수는, 사진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 이 침몰 사고 때 상황이 참 같았지. 구조해야 할 사람은 많은데, 구명보트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어. 배가 천천히 침몰 중이긴 했지만, 난간 위는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어 아수라장이나 다름없었지. "
김남우 교수는 마치 그때 생각이 난다는 듯, 과장되게 몸서리를 한번 쳐주고-
" 그때, 내가 탄 구명보트도 이미 정원을 과하게 초과한 상태라, 저 두 여인을 태울 수가 없었어. 다만, 내가 입고 있던 구명조끼라도 던져줘야겠다고 생각한 참이었는데... "
말을 줄인 교수는 학생들을 하나하나 돌아보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 저 두 여인 중 누구에게 구명조끼를 던져줬어야 했을까? "
역시나, 학생들의 예상대로 골치 아픈 질문이 나와버렸다. 거기에, 김남우 교수는 상황을 좀 더 디테일하게 말해주었다.
" 난간에 선 여인은, 아까부터 매달려서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던 여인이었어. 원래 그 여인에게 던져주려고 내가 구명조끼를 벗고 있었지. 근데 조끼를 벗는 사이에, 갓난아기를 안은 여인이 이쪽으로 달려와 손을 흔드는 거야! 그럼 이제 어쩌지? 누구에게 구명조끼를 던져주지? 만약 너희가 현장에 나가서 같은 상황을 겪게 된다면, 너희는 어떻게 선택했어야 할까? "
학생들은 고민에 빠졌고, 김남우 교수는 그 모습이 재밌었다.
" 충분히들 생각해봤어? 그럼, 아기를 안은 여인에게 던져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손을 들고, 아닌 사람은 들지 마. "
상당히 많은 학생들이 손을 들었다. 교수의 질문은 오히려 들지 않은 소수 중 한 명에게 향했다.
" 왜 앞의 여인에게 줘야 한다고 생각한 거지? "
" 음.. 구조 활동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질서라고 생각합니다. 위기 상황일수록 질서가 지켜져야만 더 많은 인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먼저 구조를 기다리던 여인이 순서상으로 더 빨리 구조되는 게 구조 질서에 맞는 행동이라 판단됩니다. "
" 흠. 상당히 냉철한 판단력이야. 혹, 다른 생각인 사람? 어, 그래 너."
" 예, 물론 구조에 있어 질서가 중요하긴 하지만, 구조의 효율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까지 2명을 살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면, 그쪽을 살리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거기다 솔직히, 아기를 외면할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제가.. "
" 흠... 그래. 너희 둘 다 맞는 말이군. "
김남우 교수는 정답을 내려주질 않았다. 그 대신,
" 그럼 실제 그때의 나는, 누구에게 구명조끼를 던져줬을까? 그때 나는 말이야... "
말을 줄이며 학생들의 집중을 모은 김남우 교수는, 대답을 했던 두 학생의 얼굴을 번갈아 한번씩 쳐다보았다. 그러다 한쪽의 손을 들어주듯이 고개를 휙-!
" 아기 엄마에게 조끼를 던져줬어. "
" 아~!! "
" 아... "
손을 든 학생들의 얼굴이 괜히 조금 밝아졌다. 한데!
" 그리고 후회했지. "
" 예?? "
손을 들었던 학생들의 표정이 당황스러워졌다.
씁쓸한 표정의 김남우 교수는 사진을 돌아보며 말했다.
" 아기 엄마가 구명조끼를 받자마자, 안고 있던 아기를 내팽개치더라고. "
" !! "
학생들의 동공이 믿을 수 없음에 흔들렸다!
이어지는 교수의 말은 학생들을 더욱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 그 여자는 아이의 엄마가 아니었어. 혼란스러운 와중에 엄마 잃은 아기를 주워서, '아이템'으로 사용한거야. 갓난아기를 갖고 있으면 좀 더 쉽게 구명보트에 오를 수 있을까 하고 말이야... "
" ...... "
" 계획대로 보트에 오르진 못했지만, 그래도 조끼를 얻었고...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진 아기는, 선상에 내팽개쳐진 거지. 정말이지, 끔찍한 여자였어. "
말을 하며 교수는 아기를 안은 여인의 모습을 보았고, 학생들의 시선도 교수를 따라가며, 여인의 모습을 보고는 소름 끼쳐했다.
마치, '여기 아기가 있어요! 아기를 봐주세요!'라는 듯, 아기를 내밀어 들고 있는 여인의 모습에-. . .
" 만약에 말이야. 너희들이 그때의 나로 돌아갈 수 있다고 치자. 누구에게 조끼를 던질래? 혹시, 아기를 안은 이 여인에겐 절대로 던지지 않겠다는 사람? "
교실 안, 모든 학생들이 당연하게 손을 들었다. 한데, 무표정이 눈을 반개 한 김남우 교수는-
" 틀렸어. 너희가 해양구조대원이 되겠다면, 아기를 안은 여인에게 구명조끼를 던졌어야 해. "
" 예?? 아니, 왜요?! "
" 나쁜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우리가 구해야 할 목숨의 무게는 똑같아. 나쁜 사람이라고 꼭 구조되지 않아야 하는 건 아니야. 구조대원이 될 거라면 명심해야 할 철칙이야. "
" 아니...! 교수님, 그건 알겠는데요! 그래도 먼저 구조를 기다린 사람을 구해야죠!! "
" 내가 처음에 말했지? 이 사진은 '촬영'된 동영상을 캡처한 거라고. 만약, 그때 내가 아기를 안은 여인을 외면하는 모습이 방송에 나갔다면 어떻게 됐을까? "
" ! "
" 사람들은, 구조대원이 100명의 목숨을 구하는 건 기억 못 해도, 1번의 맘에 안 드는 행동은 죽을 때까지 비난을 해. 난... 다시 돌아가더라도 구명조끼를 그 여인에게 던질 거야. 너희들도, 그래야 하고. "
" ...... "
오늘의 유머 - 복날은 간다 단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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