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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817 출처
이 글은 9년 전 (2016/8/18) 게시물이에요
" 이제 일주일 뒤면, 남우 출소일이지? 좋겠어~ "
" 예- 벌써 그렇게 됐네요.. "


30억 횡령범 김남우.


그는 처음 감옥에 들어온 날부터 내리 한 달을 울며 지냈다. 머리가 듬성듬성 뭉텅이로 빠지도록 매일매일 발광하며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억울함을 알아달라며 어디든 편지를 썼으며, 간수를 만날 때마다 억울함을 호소했고, 먼저 나가는 죄수들마다 붙잡고 부탁을 했다. 


그 세월이 어느새 8년. 이젠 그가 억울하든 말든 출소일이 와버렸다. 


이 형무소에서 김남우의 억울함을 모르는 죄수는 없었고, 같은 방의 형님 역시 김남우가 불쌍했다.


" 다 잊고 살어.. 괜히 뭐 억울하다느니~ 복수를 한다느니~, 어쩌고 하다 보면 남은 인생도 못 즐겨.. 어쩌겠어? 이미 징역은 다 살았는데.. 남은 인생이라도 아껴서 살아야지. "
" ... "


김남우는 형님의 걱정에도, 대답을 피하고 고개만 숙였다. 


" 쯧쯧... "


무표정이 땅만 바라보던 김남우는 속으로 생각했다.




' 이제 드디어... 30억을 내 손에!! '




김남우는 지난 8년간 한 번도 겉으로 웃어 본 적이 없었다. 늘 항상, 속으로 웃었다.











김남우는 출소 후, 한 달 동안 사회를 방황했다. 일자리를 알아보러도 다니고, 옛 지인들을 찾아가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모두 다 의도된 액션이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김남우는 아버지 산소를 찾아갔다. 소주와 절을 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 아버지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


절을 멈춘 김남우는, 옆의 가방을 열어 '삽'을 꺼내들고 일어났다.
아버지 산소 뒤로 10미터, 가장 큰 나무. 감개무량하게 나무를 올려다보던 김남우는, 힘 있게 바닥에 첫 삽을 꽂았다!


' 팍-! '


한데, 그와 동시에 뒤에서!


" 이 새끼-! "


' 퍽-! '


김남우는 뒷머리를 강타 당하며 정신을 잃었다-











" 으..음...? "


' 척! 휙-! 척! 휙-! '


" 거 좀 깊게 깊게 좀, 팍팍 좀 파봐라! "
" 아~ 힘들어 죽겠네! 여기가 아닌 거 아녜요 형님?! 저 새끼 깨워봐야 하는거 아녜요?! "


정신이 돌아온 김남우의 눈이 천천히 띄어지고, 두 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김남우의 삽으로 삽질을 하고 있는 사내와, 잔소리 중인 사내. 


김남우는 나무에 밧줄로 묶여있는 자신의 처지를 깨닫고 눈살을 찌푸렸다. 사내들을 보니 어딘가 낯이 익은 얼굴, 곧-


" 아-! 공 사장님...! "


" 어?! 김남우 이 십새끼야! 너 이 새끼 내가 그럴 줄 알았어! "


당장에 삽을 팽개치고 김남우에게로 달려와 멱살을 잡는 덩치 큰 사내, 공치열이었다. 뒤에 서서 이를 갈며 김남우를 노려보는 호리호리한 체격의 중년인, 공사장이었다. 둘이 바로 김남우가 30억을 횡령한 회사의 공사장과 그 동생이었던 것이다.


" 너 이 새끼! 뭐? 넌 모르는 일이라고?! 그렇게 억울하다고 잡아떼더니, 내 그럴 줄 알았어! 이새끼 돈을 여기다 빼돌려 놓고! 어?! "
" 큭...! "


공치열의 뒤에 서서 서늘한 얼굴로 읊조리는 공사장,


" 남우야. 그래도 난 널 믿어보고 싶었다. 8년 동안 한결같이 억울해하는 네 모습에 내가 잘못 판단한 건가 싶기도 했다. 아니었구나? 남우야, 네 덕분에 파산했다. "
" ... "


김남우는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 동시에, 절망에 빠졌다. 
지난 8년간의 노력이 모두 수포로 돌아간 것이다. 이럴 거면 뭐 하러 8년간 감옥에서 세월을 보내왔는지, 후회스러웠다.


" 그러게 형님! 내가 이새끼 믿을 수 없다고 했잖아요! 이새끼야 뭐 말이라도 해보던가-?! "


' 짝! 짝! '


공치열의 손이 김남우의 싸다귀를 갈겼지만, 김남우는 아무 말도 못 했다. 힘없이 나무기둥에 묶여 고개만 떨구고 있는 김남우.
공치열은 김남우를 놓고, 다시 삽을 잡았다.


" 너 이새끼 기다려! 일단 돈부터 찾고, 너를 어떻게 할지 알려줄 테니까! "


돌아가 힘 있게 땅을 파는 공치열, 옆의 공사장은 차가운 눈으로 김남우만을 노려보았다.
한참 동안 욕을 내뱉으며 삽질을 하던 공치열-


" 어! 있다! 있어요 형님! 으이-차! "


땅 속에서 커다란 가방을 당겨 냈다! 무게가 있는지 여러 차례에 걸쳐 끌어내는 공치열,


" 으읏-! 이새끼 30억을 다 현금으로 파묻었구만...! 큿차! "


구덩이 밖으로 가방이 빠져 나와 올려지고, 공사장이 당장에 가방으로 향했다. 
김남우는 안타까운 눈으로 그 모습을 바라만 보았다. 한데! 


' 찌이익- '


" 으악?! "
" 어? 어어억?! "


화들짝 놀라 가방에서 물러나는 둘! 뒤로 나자빠진 공치열의 입이 덜덜 떨린다!


" 뭐,뭐뭐뭐, 뭐야 이게? "


" 시, 시체? "


가방 안에는 돈 대신, 썩은 시체 한구가 구겨져 들어가 있었다! 
놀란 심장으로 있다가, 급히 김남우를 돌아보는 둘! 김남우도 놀라 커진 눈은 마찬가지다!


" 야,야야 이 새끼야! 이게 뭐야 이 새끼야?! 여기에 왜 시체가 있어 이 새끼야?! "
" 모,모,몰라?! 무슨 소리야?! "
" 너, 너 이 새끼! 사람도 죽였어?! "
" 아,아니! 아니야! 난 모르는 일이야! "
" 모르긴 이 새끼야! 이 십새끼 진짜?! 와~나 이...무슨...! "
" 나는 정말 모르는 일이라고! "


흥분한 셋 중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린 공사장, 김남우에게 차분히 물었다.


" 이곳에 저 가방을 묻은 게 남우 너가 맞지? "
" 예, 예! 사장님 제가 묻었는데.. 근데 정말 저 시체는 모릅니다! 정말 모르는 시체입니다! "
" 그러니까, 너는 이 가방에 30억을 담아 묻었는데, 지금은 이 가방에서 시체가 나왔다 이거지? "
" 예, 예! 전 정말로 돈만 묻었습니다! "


김남우의 눈빛을 읽어내려는 듯 노려보는 공사장, 공치열을 돌아보며 말했다.


" 가방이 저것 뿐이냐? 구덩이에 다른 가방은 없었냐? "
" 아...? 아! 확인해볼게요 형님! "


가방 근처를 지나며 인상을 쓰고, 구덩이를 확인하는 공치열. 공사장은 다시 김남우에게 물었다.


" 저 가방은 기억나고? 돈을 담은 가방이 맞아? "
" 아...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지만, 저 가방이 맞는 것 같은데... "


" 형님! 다른 가방은 없어요! "


심각해지는 공사장. 공치열은 다시 김남우를 닥달했다.


" 이 십새끼, 사람까지 죽이고?! 우리 형님 돈은 어디다 묻었어 이 새끼야?! "
" 아,아니라니까! 난 정말 이곳에 돈만 묻었다고! "
" 십새끼야 근데 왜 시체가 나와?! "
"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
" 야 이 새끼야! 묻은 새끼가 모르면 누가 알아!! "


다시 김남우의 멱살을 잡는 공치열-, 김남우는 정말로 억울한 얼굴이었다. 시체를 힐끔 힐끔 보던 공사장이, 생각 끝에 말을 했다.


" 시체가 별로 안 썩었어... "
" 에? 형님? "
" 남우는 8년간 감옥에 있었다. 그렇다면 적어도 8년이 넘은 시체라는 건데... 그렇게 부패한 시체 같지가 않아. "


그 말에 김남우가 얼른 반갑게 말했다!


" 마, 맞습니다! 전 8년간 감옥에서 나와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감옥에서 어떻게 사람을 죽이고 여기다 묻습니까?! "
" 그, 그런...? "


공치열은 멱살을 놓고 의뭉스러운 얼굴로 공사장을 바라보았다. 
심각한 얼굴로 생각에 잠겨있다, 김남우에게 묻는 공사장.


" 남우야... 니가 이곳에 돈을 묻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너 말고 또 있냐? "
" 예? 아, 아니... 아무도 없습니다. "
" 정말로 없다고? "
" 예. 아시다시피 저는 가족도 없고... "


그 말에 공치열이 다시 거칠게 멱살을 틀어쥐었다!


" 이새끼가! 아무도 모르는데 어떻게 여기 30억이 시체로 뒤바껴 있어 이 새끼야?! "
" 그,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


" 남우야. 정말 없냐? 무심결에라도 누구에게 말한 적이 없냔 말이다. "
" 절대로 없습니다! "
" 야 이 새끼야! 술김에라도 지껄인 적 없냐고! "
" 이익! 교도소에서 무슨 술에 취할 일이 있다ㄱ...?! "  


말을 하다 멈칫! 눈이 커지며 생각에 빠지는 김남우! 그 표정에 공사장이 다급해졌다!


" 왜?! 무엇이?! "


김남우는 흔들리는 눈으로,


" 따,딱 한번.. 방장이 몰래 양주를 반입해와서, 그날 딱 한번 취한 적이 있었는데..! "
" 뭣?! 그때 말했던 것이냐?! "
" 아, 아니..? 아니, 기억이 안 납니다.. 그때 내가 말을 했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그럴 리가.. 아니, 정말로 기억이.. "
" 남우야!! " 


" 이,이 새끼가?! 너 이새끼, 감옥에서 다 떠벌린 거야?! "
" 아, 아니 아니! 아니야! 기, 기억이 안 나지만, 내가 말했다 쳐도 그때같이 술을 마신 사람은 겨우 두 명뿐인데! '방장'이랑 '구손이'...?! "


말을 하다가 또다시 멈칫! 동공이 커지며 다급히 소리치는 김남우!


" 시, 시체! 시체의 오른손 새끼손가락이 있습니까?! "
" 뭣?! "


급히 가방으로 가 시체를 확인하는 공사장, 


" 소, 손가락이 하나 없다! 남우야, 손가락이 하나 없어! "
" 구손이! 그가 바로 구손이 입니다! 그때같이 술을 마셨던 구손이!! "


" ...... "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에 셋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 그러니까, 방장이라는 놈과 구손이라는 놈이 너보다 먼저 돈을 찾으러 왔는데, 그 과정에서 방장이 돈을 독차지하려고 구손이를 살해하고 묻었다? "
" ...예. 아마 그런 것 같습니다. "


" ! 야 이 미친 새끼야!! 이제 어쩔 거야?! "


공치열이 김남우의 멱살을 잡아 흔들고-, 공사장은 머리가 아픈지 양손바닥으로 눈을 지압하며 한숨을 내뱉었다. 그러다 곧,


" 방장이라는 사람을 찾을 수 있나? "


그 물음에 김남우는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곧,


" 어쩌면... "
" 어쩌면? "
" 방장 부모님이 대구에서 중국집을 한다고 했습니다. 출소하면 정신 차리고 부모님 일을 도와 주방장이 되겠다고 했었는데... "
" ... "


공사장이 생각에 잠기고, 공치열이 말했다.


" 형님, 어쩌죠? 경찰에 신고도 못하잖아요? 파산절차 밟고 계셔서, 공식적으로 돈을 되찾으면 모두 다 압류당하실 텐데... "


공사장이 고개를 저었다.


" 그래. 무조건 비공식적으로 찾아야 돼. 그래야 재기할 수 있다. "
" 그러면 형님...? "


" 방장을 잡아서 돈을 토해내게 해야지. 남우야, 니가 좀 도와줘야겠다. 설마 거절하지는 않겠지? "
" ... "


차갑게 노려보는 공사장과 공치열. 김남우는 잠깐의 침묵 끝에 물었다.


" 방장을 납치해서 어쩔 셈입니까? 그놈은 돈 때문에 사람도 죽인 놈입니다! 납치만 하는 걸로 끝낼 수 있을지... "
" 이 새끼가 그건 니가 걱정할게 아니고-! "


공치열이 크게 화를 내기 전, 공사장이 끊으며 싸늘히 말했다.


" 그럼 우리도 죽여야지. 살인마를 잡으려면 살인마가 되는 수밖에. "
" 혀, 형님...? "
" ... "


공사장의 싸늘한 얼굴에 공치열과 김남우가 마른침을 삼켰다-











대구로 향하는 차 안.
공사장이 운전대를 잡고, 뒷자리에 공치열이 김남우 옆에 바싹 붙어 딴짓을 못하게 감시하고 있었다. 김남우의 손이 밧줄로 꽁꽁 묶여있었다.
내비게이션을 보고 중얼거리는 공사장,


" '천하제일짜장'. 가게 이름이 쉽군. "
" 그래서 외웠던 겁니다. 방장이 항상, 천하에서 제일로 맛있는 짜장면이라며 자랑을 해댔었으니... 근데, 이 밧줄은 언제까지? 좀 풀어주시는 게- "


' 퍽-! '


" 이 새꺄! 웃기지 마! 널 뭘 믿고 풀어줘?! "
" 큭...! "


셋은 분명 동행하고 있었지만, 공기가 좋지는 않았다.









" 뭐...야? 가게가 없잖아? 여기 맞는데?! "


공치열이 몇 번이고 스마트폰을 확인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러나 천하제일짜장 간판이 있어야 할 자리엔, 김밥집이 자리하고 있었다. 결국 안으로 들어가 보는 셋-, 김남우는 외투로 묶인 손을 가린 채였다.


" 어서 오세요~! "


반갑게 맞이해오는 주인아줌마에게 다짜고짜 공치열이,


" 아줌마! 여기 원래 중국집 있던 곳 아닙니까?! 천하제일짜장이라고~! "


아줌마는 잘 안다는 듯, 재밌는 비밀이라도 말한다는 듯,


" 아~ 그 집! 작년에 나갔지~! 아 글쎄, 그 집 아들이 로또를 맞았다잖아~! "
" 로, 로또?! 로또라고요?! "
" 어유~ 깜방 간 아들 뒷바라지한다고 고생고생을 했는데~ 로또 하나로 다 보답받은 거지~! "
" 이런 씨?! "


흥분하는 공치열, 공사장이 그를 뒤로 물리며 물었다.


" 그분들 지금 어디에 갔는지 알 수 있습니까? "
" 서울에서 자기 가게를 크게 열었다던데... 근데 누구...? "


뒤늦게 의심하는 아줌마를 향해, 공사장이 사람 좋은 미소로 말해왔다.


" '천하제일짜장'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해보고 싶은 사람입니다. 아시다시피, 짜장 맛이 일품이지 않습니까? "
" 엄머! 프랜차이즈! 그렇지~ 짜장면은 최고였지! 어머어머, 웬일이래! 아들 감방 갔다 오고 나서 좋은 일만 생기네 그 집~! "
" 하하. 네. 그래서, 그분들이 지금 어디에...? "
" 그게 서울~ 동대문 쪽 어디랬는데? 하여튼, 가게 이름은 로또반점으로 바꿨대! 로또 맞은 돈으로 열었다고 로또반점 호호호호! "
" 아.. 감사합니다. "




가게를 나와, 차에 올라타자마자 공치열이 스마트폰으로 검색을 했다.


" ! 이 새끼가 형님 돈 다 쓴 거면 어쩌죠? "
" ...끄응. 어떻게든 털어내야지. 그 돈이 어떤 돈인데. "
" 아오~ ! 이게 다 너, 남우 이새끼 때문에! "


' 퍽-! '


" 큭! "


머리를 한대 맞은 김남우의 인상이 구겨졌지만 할 말은 없었다. 근데 그때-


" 치열아. 남우 밧줄 풀어줘라. "
" 예? 아니 형님?! "
" 풀어줘. "
" 큿...! "


불만스럽게 김남우의 손에 묶인 밧줄을 풀어주는 공치열. 
공사장과 김남우의 눈이 마주쳤다.


" 남우야. 이번 일이 끝나면 너에게 1억을 주마. "
" ?! "
" 아, 아니 형님?! 왜 이새끼한테-! "
" 그만! 어차피 앞으로의 일을 남우가 모두 다 알고 있고, 이젠 어차피 한 배를 탈 수밖에 없다. 1억이 적다는 말은 못하겠지 남우야? "
" ... "
" 너도 8년간 교도소에서 고생했는데, 1억이라도 가져가야지. 어떠냐? "
" ...네. 알겠습니다. "
" 아으 진짜...! "


불만스럽게 울렁이는 공치열의 얼굴, 공사장은 차를 출발시키며 눈빛을 서늘히 했다.


" 내 돈 30억... 무슨 수를 써서라도 털어내야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













' 후루룩-! '


" 와~! 이집 짜장면 진짜 맛있는데요 형님? "
" ... "


로또반점, 테이블 하나를 차지하고 앉은 셋은 눈치를 살폈다. 짜장면에 열중한 공치열만 빼고.


가게는 생각보다 규모가 큰 편이었는데도, 손님이 가득했다. 실제로 벽면에는 맛집으로 방송에 출연한 사진들도 붙어있었다.


" 거참, 이 정도면 30억에서 돈을 더 벌었겠는데요 형님? "
" 큼... 남우야. 방장이라는 놈은 안 보이냐? "


모자를 푹 눌러 쓴 김남우는 주변을 힐끔거리고,


" 예. 안 보입니다... 주방 안을 한번 봐야 할 것 같은데... "


비개방형 주방이라 홀에서는 볼 수가 없었다. 
잠깐 생각에 잠겨있던 공사장, 곧장 젓가락을 테이블에 내려치며 벌떡!


' 탁! ' 


" 주방장 나와-! "
" 이,잉? "


잘 먹던 공치열이 놀라 올려다보지만,


" 위생상태가 엉망이구만!! 주방장 나와!! 아 주방장 나오라고-!! "


웅성웅성 거리는 주변의 손님들, 곧장 홀의 직원이 다가왔다!


" 손님! 무슨 일- "
" 됐고!! 주방장 나오라고!! 주방장!! 아 주방장 나와-!! "
" 아니 손님 무슨- "


홀 직원의 말을 무시하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공사장, 곧 주방 쪽 문이 열리며 두 사람이 밖으로 뛰쳐나왔다! 나이가 꽤 많은 부부였다. 
공사장이 힐끔 김남우를 쳐다보고, 자연스럽게 일어난 김남우가 정수기 쪽으로 향하는 척하며 주방 쪽을 기웃거렸다.


공사장에게 곧장 달려온 중년인은,


" 제가 주방장입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


그 사이 김남우와 눈짓으로 확인받은 공사장은, 갑자기 90도로 허리를 휙! 숙이며-


" 정말 맛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 네?? "


황당해하는 주변사람들, 공사장은 아랑곳없이 곧장 카운터로 가 계산을 하고 나왔다. 등 뒤로 셋을 향한 어이없는 시선들이 느껴졌지만,


" 남우야. 아무도 없더냐? "
" 예. 방장 이놈, 부모님 일 도와서 주방장이 되겠다더니... "
" !! 30억이 생겼는데 무슨 주방장을 하겠어?! 이제 어쩌죠 형님? "


" ...일단 저 부부가 퇴근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집까지 미행하자. "
" 아! 예 형님. "


셋은 차에 올라타 가게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 뭐야? 아파트도 아니네? "


부부를 미행한 셋이 도착한 곳은, 조금은 낡은 다가구 주택이었다.


" 형님, 저기에 방장이란 놈이 같이 살까요? 그냥 저 부부만 따로 사는 거 아닐까요? "
" ...일단 하루만 잠복해보면 알겠지. "


셋은 다가구 주택 입구가 잘 보이는 곳에 차를 세워두고 잠복했다.


꼬박 하룻밤이 지나고 아침. 
방장에 대한 성과 없이, 주택 밖으로 나오는 부부의 모습을 확인했다.
공치열이 기지개를 켜며 말했다.


" 끄흐아~! 어쩌죠? 부부를 따라갈까요? "
" ...아니, 일단 하루만 여기서 기다려보자. 남우야 잘 봐라. "
" 네. "


셋은 마치 잠복 형사라도 된 마냥, 빵과 우유로 식사를 때우며 주택을 감시했다. 
점심이 지나고, 해가 지도록 아무런 성과도 없던 그때-




' 똑 똑 똑! '


" ?! "


누군가 창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김남우의 고개가 반대쪽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다음순간 김남우의 동공이 커지며-!


" 바...방장...?! "


" 남우형! 남우형 맞지?! 와~! 벌써 출소한 거야~?! "


차창 밖으로 방장이 김남우를 향해 반갑게 웃고 있었다-! 


" ... "











세 남자는 방장의 납치를 계획했다. 하지만 지금, 세 남자는 그 납치 대상과 사람 많은 카페에 편안히 마주 앉아 있었다. 
싱글벙글 웃으며 방장이 말했다.


" 아버지가 웃기는 손님이 있었다고 CCTV를 보여주더라고. 근데~ 낯설지 않은 얼굴이 있는 거야? 설마 했는데, 진짜 형이었네 하하하 "
" 어 어.. "
" 언제 출소한 거야? 와~! 사회에서 보니까 진짜 반갑다 형~! "


전혀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이 천역덕스러운 방장의 모습. 김남우의 눈살이 찌푸려졌다. 조심스럽게 운을 떼보는 김남우.


" 근데 방장아.. 구손이형 소식은 혹시 아니? "
" 구손이형? 글쎄? 출소하고는 한 번도 못 봤는데.. 구손이 형이 나보다 한 달 먼저 나갔었잖아~! "
" 그래... "


인상을 쓰는 김남우, 옆에 앉은 공사장과 공치열의 얼굴이 답답하다. 곧 김남우가, 


" 소식 듣기로.. 네가 로또에 당첨이 됐다고 하던데... "
" 와~! 그게 거기까지 소문이 났었어? 진짜 그런 소문은 어디든 퍼지는구나. 하..! "


세 남자의 미간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 맞아. 그 돈으로 아버지 꿈이었던 가게 차려드리고, 밑에서 착실히 일 배우고 있어.. 내가 그랬었지? 사회 나오면 착실하게 살 거라고. 마음을 착하게 먹으니까 하늘이 돕나 봐. "
" 하늘이 돕는다고..? 하늘이 돕는다... "


세 남자의 얼굴이 답답해졌다. 서로를 돌아보았지만, 마땅히 아무것도 떠오르질 않았다.











차에 앉아서 고민에 빠진 세 남자. 공치열이 인상을 쓰며 말했다.


" 형님, 그 새끼 진짜 로또 맞은 거 아닐까요? 표정은 정말 진짜 같던데.. "
" ... 남우야 네 생각은 어떠냐? "
" 저도 확신할 수가 없습니다.. 진짜 같긴 한데.. "
" 어쩌죠? 그럼 우리 형님 돈 30억은... "
" ... "


공사장의 얼굴이 심각해졌다. 와중에 공치열이 주절주절 안 좋은 예를 떠들어댔다.


" 뭐야 그럼.. 그 시체- 그 구손이라는 놈이, 제3의 인물을 데려와서 작업하다가, 제3의 인물에게 배신당한 거야? 아니, 그럼 그게 누군 줄 알고 찾아? 야 이 새끼야 너 짐작가는 거 없어?! "
" 없어.. 구손이는 가족도 없고, 면회 오는 사람 한 명 없는 떠돌이였어.. "
" ! 그럼 우리 형님 돈 30억은?! "
" ... "


차 안에 무거운 공기가 흘렀다. 그때 공사장이 말했다.


" 일단 납치해보자. "
" 네? 형님? "
" 방장이라는 놈의 말을 전적으로 믿을 수가 없어. 정말로 로또에 당첨된 건지, 30억을 꿀꺽한 건지는 확인해봐야지. "
" 아... 근데 형님, 만약 진짜 로또 맞은 거면... "
"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보자고. "


공사장의 싸늘한 얼굴에 둘의 얼굴이 굳었다.









어두운 공원, 김남우가 다가오는 방장을 맞이했다. 마주 서서 대화를 나누는 사이, 방장의 뒤에서 공치열과 공사장이 천을 씌워 덮쳤다!


" ?! "


놀란 눈의 방장을 그대로 끌고 차로 데려가는 셋-











어두운 산, 나무 기둥에 묶인 방장이 겁에 질려 주절주절 떠들어댔다. 
공치열이 각목을 들고 앞으로 나서고-, 마지막으로 묻는 김남우,


" 그래 방장아 네 말은 알겠다. 근데 네가 그 30억을 가져간 게 아니라, 로또에 당첨됐다는 걸 증명할 방법이 있냐? "


덜덜 떨던 방장이 급히, 벼락처럼!


" 마, 맞아! 있어! 증명 할 수 있어! "
" 어떻게? "


" 내 핸드폰에 사진이 있어! 로또 당첨됐을 때 잊어버릴까 봐 찍어놓은 사진이 있다고! 그리고 통장! 내 통장 기록에 보면 농협에서 입금 받은 기록이 있을 거라고! "
" ... "


방장의 핸드폰을 확인해보는 셋-, 실제로 로또 용지 사진이 있었고, 공치열이 스마트폰을 꺼내 조회해본다. 


" 이거 진짜 당첨 번호인데... "
" 통장은...? "


" 집에! 집에 있어 형! 남우형, 나 진짜 그 30억에 대해선 들어본 적도 없고, 아무것도 몰라! 진짜로! "


다급히 말하는 방장의 얼굴이 진실된 표정이다. 공치열이 난감한 얼굴로 돌아서 공사장에게 속삭인다.


" 형님... 이거 저새끼 아무래도 정말인가 본데요? 그럼 형님 30억은... "
" ... "


이를 악무는 공사장, 피라도 배어 나올 듯하다. 
공치열은 나무에 묶인 방장을 힐끔 보며 걱정스럽게,


" 이제 어쩌죠 형님...? 이거 괜히 납치를 해가지고... " 


골치 아픈지, 양 손바닥으로 눈을 지압하는 공사장, 잠시 뒤에 그 상태로 작게 중얼거린다.


" 저놈 몸값 같은 걸 뜯어낼 순 없을까...? "


그 말에 화들짝 당황하는 공치열!


" 혀, 형님! 거기까지는 좀..! 우리가 뭐 범죄자도 아니고.. "
" ... "


눈을 뜬 공사장이 방장을 돌아보며 말했다.


" 저 새끼를 납치한 그때부터 이미 우린 범죄자야...! "
" 아니 형님 그, 그래도...! "


그러자 분위기를 읽은 방장이 다급히 소리쳤다!


" 저, 절대 신고 안 할게요! 제발 그냥 놔주세요! 지금 우리 아무 일도 없었잖아요?! 그찮아 형! 남우형! 우리 아무 일도 없었잖아! 어?! 절대 신고 안 해! 우리 교도소 동기인데 경찰에 신고를 왜 해! 정말로요! 절대 신고 안 해요! "


" ... "


인상을 쓰는 공사장, 공치열이 조심스럽게 설득한다


" 형님... 예? 아 형님... "
" ... "


눈치를 살피다, 김남우가 조심스럽게 방장의 몸에 묶인 밧줄을 풀어주기 시작하고, 공사장은 침묵했다.







차에 앉은 세 사람, 공기가 무겁다.  
공사장의 얼굴이 마치 몇 년은 늙은 듯, 힘이 없다. 
한참만에 김남우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애초에 공사장님 만났을 때부터 돈은 포기했고... 죄송한 말씀이지만, 솔직히 지금은 그냥 제 8년 세월이 아까울 뿐입니다.. "
" 뭐 이 십새끼야?! 이게 다 누구 때문에 이 꼴이 된 건데!! "


김남우의 멱살을 틀어쥐는 공치열! 


" ...미안하다. "
" 미안하면 다야?! 우리 형님 돈 30억 어쩔 꺼냐고!! "
" 나도! 나도 8년의 세월을 버리고 왔다고...! "
" 이 새끼가 진짜! "


멍하니 창밖만 보고 있던 공사장이 시선을 돌리지 않고 말했다.


" 남우야... 다시 보진 말자... "
" ...... 예. "
" 저 새끼...! "


김남우가 차에서 내리고, 남겨진 공치열이 울상이 되었다.


" 형님... 어쩌죠? 아 형님... "
" ...하아~ "


공사장은 창밖으로 한숨만을 내뱉었다-



























아버지 산소로 걸어 올라가는 김남우, 한 손에 소주병을 들고 있다. 
산소에 다다라 소주를 올리고, 큰절을 드리는 김남우-, 엎드린 그대로 한참 일어나질 않았다.


순간-!




' 팍! '




엎드린 김남우의 옆으로 강하게 내려꽂히는 삽자루! 
김남우의 고개가 천천히 옆으로 돌아가고-, 내려다보는 그, '공치열'이 씨익 웃었다.


" 이제 그만 삽질하러 가자고~ "








----------------------------------------------------------------




교도소 면회실, 유리창 너머로 김남우가 생각에 잠겨있다.


" 그러니까 그 양반이 죽을 때까지 포기할 것 같지가 않단 말이지? "
" 그래. 남우 네가 출소하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고. "


한참 동안 생각에 빠져있던 김남우가 공치열을 향해 말했다-




" ... 시체를 하나 구해봐. 그리고 그 시체의 새끼 손가락을 잘라. "


" 시체? 뭔가 좋은 계획이라도 떠올랐나보지? "




유리창 너머, 김남우가 씨익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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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유머 복날은간다 님 단편
http://todayhumor.com/?panic_899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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