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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415 출처
이 글은 9년 전 (2016/8/31) 게시물이에요



 그대에게 가고싶다 | 인스티즈

안도현, 그대에게 가고싶다




해 뜨는 아침에는

나도 맑은 사람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 싶다

그대 보고 싶은 마음 때문에

밤새 퍼부어대던 눈발이 그치고

오늘은 하늘도 맨 처음인 듯 열리는 날

나도 금방 헹구어낸 햇살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싶다

그대 창가에 오랜만에 볕이 들거든

긴 밤 어둠 속에서 캄캄하게 띄어보낸

내 그리움으로 여겨다오

사랑에 빠진 사람보다 더 행복한 사람은

그리움 하나로 무장무장

가슴이 타는 사람 아니냐

 

진정 내가 그대를 생각하는 만큼

새날이 밝아오고

진정 내가 그대 가까이 다가가는 만큼

이 세상이 아름다워질 수 있다면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와 내가

하나되어 우리라고 이름 부를 수 있는

그날이 온다면

봄이 올때까지 저 들에 쌓인 눈이

우리를 덮어줄 따뜻한 이불이라는 것도

나는 잊지 않으리

 

사랑이란

또 다른 길을 찾아 두리번거리지 않고

그리고 혼자서는 가지 않는 것

지치고 상처입고 구멍난 삶을 데리고

그대에게 가고 싶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야 할 신천지

우리가 더불어 세워야 할 나라

사시사철 푸른 풀밭으로  불러다오

나도 한마리 튼튼한 착한 양이 되어

그대에게 가고싶다






 그대에게 가고싶다 | 인스티즈

이정하, 그대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은




그대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은

참 많이도 막막했습니다

서로에게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기 위해서라지만

말이야

얼마나 그럴듯한가만은

내 마음은 그렇지 못해

한 길 물 건너듯

나를 훌쩍 건너가

저 멀리 냇물로

흘러간 그대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은

참 많이도 울적했습니다

가을날

제 할 일 다 하고

잎사귀는 떨어진다지만

우리 사랑은

꽃피우지도 못하고

떨어지는 잎새 같아

그대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은

참 많이도 슬펐습니다

쉽사리 잊을 수 있기에

그대는 헤어지자 했겠지만

그대야 그럴 수 있을지 모르지만

난 차마 그럴 수 없어서

그대를 보내고 돌아오는 길은

참 많이도 난감했습니다

이 세상

그만 살고도 싶었습니다






 그대에게 가고싶다 | 인스티즈

최은하, 홀로 떠나야지




손 씻고 떠나야지

차라리 아무렇지도 않게

산마루에 걸친 구름장 바라보며

매듭지던 매듭일랑 놓아버리고

챙겨 일어나 홀로이서 떠나야지

되돌이킬 수 없는 자리

나도 거기 머물렀다가

훌훌 털어내고 떠나야지

한자락 바람으로 고이 서성이다가

무슨 말이란 말씨도 흘려버리고

저마다 지닌 못으로 박히고

대못으로 아픔 박으며 빈 들녘 떠돌다가

불러주는 이 없어도 휘휘 휘돌다가

떠나올 때 되돌아 보던 자리

내 꿈자리로 정녕 자리잡고

누군가의 이야기 중의 이야기로

훌쩍 박차고 가벼이 떠나가야지






 그대에게 가고싶다 | 인스티즈

백창우, 떠나렴




떠나렴

우울한 날엔 어디론가 떠나렴

한번도 가본 적 없는 낯선 곳으로 훌쩍 떠나렴

아무도 없다고 이놈의 세상 아무도 없다고

울컥, 쓴 생각 들 땐

쓸쓸한 가슴 그대로 떠나렴

맑은 바람이 부는 곳에서

돌아보렴

삶의 어느 모퉁이에서 만났던

고운 사람을

누군가가 그대 곁에 있는 것보다

그대가 누군가의 곁에 있는 것이

더 큰 기쁨이었던 것을 다시 느끼렴

떠나렴

사는게 자꾸 슬퍼지고

마음이 무너져내릴 땐

책이나 한 권 사들고

아무 기차나 집어타렴






 그대에게 가고싶다 | 인스티즈

박성철,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사랑의 칼날에 베여

상처난 아픔을 간직한 채

주적주적 비 내리는 하늘 아래서라도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아픔의 추억이 비가 되어

내 눈물과 함께 흐르고

잊혀진 기억들이 눈발로 어깨를 누를 때도

지난날을 서글펐다 하지 마라

내 죄는 사랑에 미흡했던 것이 아니라

표현에 미흡했던 것뿐이니

 

하지만 모를 일이다

그대가 나를 떠난 것이 아니라

내가 그대를 떠나가게 만든 것일지도

떠나가는 이의 가슴이 더 아플 수 도 있다는

슬픈 가능성을 신앙처럼 간직한 바보가 되어

더러는 그리워하며 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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