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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국정 개입이 아니라 사실상 최순실이 대통령”
[인터뷰] 강원국 전 비서관, “연설문 유출, 비서실장 할아버지라도 불가능…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재진 기자 jinpress@mediatoday.co.kr
http://www.mediatoday.co.kr/?mod=news&act=articleView&idxno=132844
국민의 정부와 참여 정부에서 8년 동안 두 전직 대통령의 말과 글을 다듬었던 강원국 전 청와대 비서관이 최순실씨 대통령 연설문 유출과 관련해 "한마디로 얘기하면 대통령이 보내주지 않으면 간 큰 비서실장 할아버지라도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강 전 비서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 임기 때 연설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했고, 노무현 대통령 때는 연설 비서관으로 재직했다.
두 전직 대통령 재임 시기 연설문을 책임졌던 자리에서 보면 최순실씨의 대통령 연설문 유출은 대통령의 직접 지시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것이 강 전 비서관의 주장이다.
강 전 비서관은 25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대통령의 연설이기 때문에 일반 문건 유출과는 차원이 다르다. 대통령에 대한 정면 도전인데 대통령 지시 없이 대통령의 말을 어떤 의미로 사적일 수도 있는 건데 유출을 감행하겠느냐, 지시를 받지 않았겠느냐"라고 이같이 말했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 연설문 작성 시스템은 청와대 이지원상에서 연설비서관이 초고를 보고하고 거기에서 대통령이 직접 고치거나, 구두로 불러서 수정을 지시하는 것으로 이뤄졌다.
중요한 연설문의 경우 청와대 비서실장을 대동해 독회를 하지만 대부분 대통령과 연설비서관이 직접 연설문을 작성하고 수정해 공유할 뿐 비서실장도 연설문을 받아보지 못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 직전 삼부 요인에게 수시간 전 미리 전달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지만 그것 역시 완성본을 가지고 예의상 전달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강 전 비서관은 내부에서 대통령의 연설문에 개입하는 문제도 두 전직 대통령의 경우 철저히 원칙을 지켰다고 설명했다.
강 전 비서관은 "두 대통령은 연설비서관의 일로 시작해서 최종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보호를 해줬다. 자신의 말이기 때문에 자기 선에서 낭독본으로 드리면 중간에 끼어드는 것은 막아줬다"며 "대통령 말에는 누구나 손을 대고 싶어한다. 부처에서 뭐 한 줄 민원이 있으면 예산을 따기 좋은 것이다. 연설비서관이 휘둘리면 대통령의 말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이다. 내부라고 할지라도, 수석이라고 하더라도 공식적인 회의에서 발언은 할 수 있지만 연설문에 왈가왈부하고 빼고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만큼 대통령 연설문 작성은 대통령 자체를 상징하기 때문에 내부에서도 철저하게 대통령과 연설비서관만 공유하는 비밀스런 작업으로 통한다는 것이다. 일례로 윤태영 전 연설기획비서관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문을 썼지만 부속실장으로 옮겨간 이후에는 절대 연설문에 손을 대지 못했다.
강 전 비서관은 "상황이 이런데도 밖으로 연설문을 내돌리고 의견을 구했다고 하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다"며 "외부에 완성된 연설문을 가지고 의견을 구한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사전에 여론이라던지 의견을 두루 구하고 국민들이 어떤 얘기를 듣고 싶어하는지 수렴을 하는데 이번 사건은 (최씨가) 차후에 검사를 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강 전 비서관은 최종 연설문이 작성되는 시기까지 외부에 노출되는 경우가 없는 것이냐는 질문에 "연설문 작성 과정 중 어떤 내용이 최종본이 될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밖으로 절대 나가면 안된다"고 말했다. 청와대 문건을 출력하게 되면 워터 마크가 찍히게 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출력을 하는 것도 조심스럽다.
강 전 비서관은 "두 전직 대통령은 연설문을 마무리할 수 있는 역량이 되는 분이었다. 남이 손대는 것에 기대지 않았다. 의견을 구할 필요가 없었다. 준비가 안된 사람이 (외부에) 기웃거리는 것"이라며 "자기 선에서 완성할 수 있는 대통령으로 거기에 수정만 붙이면 되는 것이다. 머릿속에 다 있고 손만 필요했지만 머리가 없는 경우에는 머리를 빌려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 경우 (연설문을)내돌리는 것이다. MB 시절 때도 이 사람 저 사람 써보라고 한 것도 자기 생각이 없는 것이다. 한번 (남이 잘 쓴 연설문을)골라보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강 전 비서관은 "다른 사람이 국정을 한 것이다.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대통령의 말에 손을 댔다면 국민을 향해 국민이 선출하지 않은 권력이 행사된 것이다. 국정 농단도 아니고 어이가 없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강 전 비서관은 "조선일보가 밤의 대통령이라고 해서 논조를 통해 간접적으로 조정하고 국정에 개입하고 영향을 미친 것도 문제가 됐는데 이것은 더 심한 것"이라며 "말에 직접 손을 댄 것이다. 정책을 만들고 인사에 개입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통령이 된 것이다. 말로 통치하는 것이 대통령"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오마이뉴스]최순실 PC에서 발견된 소름 돋는 파일들
2013년 휴가사진부터 대통령 취임기념 우표 이미지까지... 지금이 '봉건시대'인가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254227&PAGE_CD=ET001&BLCK_NO=1&CMPT_CD=T0016

▲ JTBC가 입수한 최순실PC에 있었던 박근혜 대통령 드레스덴 연설문 파일 열람 날짜와 실제 연설 날짜
박근혜 정부 '비선 실세'로 불리는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은 물론이고 각종 청와대 내부 문건까지 받아왔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JTBC는 최순실씨가 버리고 간 PC를 입수했고, 최씨의 PC에서 각종 청와대 문건 및 대통령 연설문을 발견했다고 지난 24일 보도했습니다.
JTBC 보도에 따르면 최순실씨는 44개의 대통령 연설문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기도 전에 받아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박근혜 정부의 국정 철학이 돋보였다고 평가받는 2014년 3월 28일 독일 드레스덴 연설마저도 박 대통령 연설이 있기 하루 전인 3월 27일 받아 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통령 연설문은 사전에 극도의 보안을 거치기 때문에 청와대 내부에서도 공유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최순실씨 PC에서 연설문이 발견됐습니다. 앞서 최씨의 측근이었던 고영태씨는 "최씨가 대통령 연설문을 수정했다"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국가 정책의 방향을 담고 있는 대통령 연설문 등이 외부에, 그것도 특정인에게 전달됐다는 사실은 국가의 존폐가 흔들릴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입니다.
최순실, 박 대통령 정치 활동 기획하고 움직였나
최순실씨 사무실에 있던 PC에서는 각종 문서 등 200여 개의 파일이 있습니다. 이 파일들 속에는 대통령의 연설문을 비롯해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의 모든 정치 활동을 기획하고 움직였다는 의혹을 낳는 증거들도 있습니다.

▲ 최순실 PC에 있었던 파일 리스트와 박근혜 대통령 행적들
① 파일명 : 130728휴가... 2013년 저도 여름 휴가 사진
최씨의 PC에는 '130728_휴가'라는 사진 파일이 있습니다. 이 파일 속 날짜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이 2013년 저도에서 여름 휴가를 보냈던 시기와 일치합니다. 문제는 날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여름 휴가 사진을 올린 날짜는 7월 30일입니다.
당시 언론조차도 박근혜 대통령 페이스북을 보고 휴가 사진을 보도했는데, 최씨의 PC에는 '130728(2013년 7월 28일) 휴가'라는 파일이 있었습니다. 페이스북이라는 파일도 있다는 점을 본다면 최씨가 박 대통령의 소셜미디어까지 관여했다는 의혹이 생길 수 있습니다.
② 파일명 : 오방낭...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행사
최씨의 PC에는 '오방낭'이라는 제목의 파일이 있습니다. 다소 생소한 단어인데, '오방낭'은 건강과 복을 기원하는 부적 등을 넣었던 주머니를 말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식이 끝난 후 광화문 광장에서 '희망복주머니'라는 행사를 열었습니다. 이 희망복주머니의 다른 말이 바로 '오방낭'입니다. 최씨의 PC에 오방낭이라는 파일이 있다는 것은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행사에 최순실씨가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느냐는 의구심을 들게 합니다.
③ 파일명 : 나만의우표_사진교체... 박근혜 취임 기념 나만의 우표
'나만의 우표'라는 기념 우표가 있습니다. 자신이 선택한 이미지로 기념 우표를 발급받는 서비스인데, 대중에 널리 알려진 제도입니다.
최씨의 PC에는 '나만의 우표_사진교체' '우표시안' '우표제안(1)' '우표제안(4)'라는 파일들이 있었습니다. 최씨가 박근혜 대통령 기념 우표에 사용되는 사진까지 선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입니다. '시안'과 '제안'이 각기 따로 적힌 파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④ 파일명 : 옷1_1... 박 대통령 취임식 후 2년 동안 새옷만 124벌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고 가장 논란이 됐던 부분은 바로 '패션'입니다. 매번 바뀌는 옷과 함께 '패션 외교' '패션 정치'라는 언론 보도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최순실씨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한복까지 챙겼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씨의 PC에는 '옷1_1' '옷1'이라는 파일이 있습니다. '박근혜 가방'을 만든 고영태씨가 최순실 측근이었다는 점으로 미뤄봤을 때 '최씨가 박 대통령의 옷차림을 모두 정해줬다'는 의혹은 허무맹랑한 소설은 아닌 듯 보입니다.
그래도 '십상시' '환관'은 최소한 공무원이었다

▲ 조선일보의 10월 25일 사설
조선일보 사설 바로가기
<조선일보>는 10월 25일 사설에서 "해괴한 것은 이 놀라운 보도에 대해 청와대가 3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라며 "관계자들 전화는 꺼져 있거나 응답이 없었다. 이 경우 통상적으로 보도가 사실로 받아들여진다는 것을 청와대도 잘 알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앞서 청와대 이원종 비서실장은 "최순실씨가 제일 좋아하는 일이 대통령 연설문 고치는 일"이라는 보도에 대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믿을 사람이 있겠느냐, 기사 처음 봤을 때 실소를 금치 못했다. 성립 자체가 안 되는 이야기다.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얘기가 어떻게 밖으로 회자되는지 개탄스럽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봉건시대에나 있을 수 있는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아예 묵묵부답입니다. '국기 문란'이라는 말을 달고 살았던 박근혜 대통령이 과연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떻게 변명할지 자못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십상시' '환관'들은 최소한 공무원이었습니다. 2016년 민주주의 국가에서 어떻게 청와대 내부 인사가 최순실이라는 개인에게 각종 청와대 문건을 줬는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하야를 하든, 대통령을 탄핵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사설]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다던 일이 일어났다
[민중의소리]24일 저녁 jtbc가 내놓은 최순실씨의 행적과 관련한 보도는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최씨의 버려진 PC에 박근혜 대통령의 연설문이 담겨져있고, 최씨가 이를 수정한 흔적도 보인다는 것이었다. 여기에는 2012년 대선후보 당시 유세 연설문과 당선소감문에서부터 2014년 3월 독일에서 발표한 드레스덴 선언도 포함된다. PC에 파일이 저장된 시간이 실제 발표 시간에 앞서고 최종발표에는 없는 내용도 들어있다고하니 최씨가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에서 모종의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앞서 jtbc는 최씨의 측근으로 알려진 고영태씨가 “최순실씨가 제일 좋아하는 건 연설문 고치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은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했었다. 당시 이 비서실장의 해명에 힘이 실렸던 이유는 글자그대로 이런 일은 봉건시대에도 있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그 일이 실제 일어났다는 게 확인됐으니 충격을 받지 않을 수가 없다.
대통령의 말은 국정철학과 정책방향을 담은 핵심 통치행위다. 말에 개입하는 건 그래서 국정에 개입하는 일이다. 그것도 최고 수준의 국정 개입이다. 아무런 직책이 없음은 물론이거니와 변변한 언론 사진 한장조차 없을 정도로 은둔해왔던 최씨가 국정에 개입해왔다면 이는 국정농단이다. 최씨를 ‘비선실세’라고 부르는 데 이젠 아무런 거리낌도 없어졌다.
최씨가 청와대 바깥의 자기 사무실에서 대통령의 연설자료를 받아보자면 반드시 청와대 비서실의 핵심 인사가 협조해야만 한다. 대개 연설문은 관련된 부처의 자료수집에서 출발해, 연설문 작성과 독회를 거쳐 대통령에게 보고된다. 이 마지막 단계에서 연설문을 입수할 수 있는 사람은 극히 소수이며, 이들 중에 최씨와 내통한 자가 있을 것임이 확실하다. 이미 몇 해 전에 논란이 되었던 ‘십상시’ 들이 이런 일에 개입되어 있을 것으로 본다. 박 대통령은 ‘정윤회 논란’ 때나, ‘우병우 감찰’ 사건에서 중요하지 않은 몇몇 문건이나 한 두마디 말이 흘러나간 것을 놓고 국기문란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지 않아도 이번 사건은 그야말로 어마어마한 국기문란 사건이다.
최씨가 누구인지 우리 국민은 여전히 모른다. 그가 이런저런 이권에 개입하고 자기 딸을 위해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 정도는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가 무슨 자격과 능력으로 대통령의 통치에 관여하고 있는지, 최씨와 대통령의 사이는 도대체 어떤 관계인지, 박 대통령의 곁을 지키는 비서들이 왜 최씨에게 이런 기밀들을 빼돌렸는지 아무 것도 알려지지 않았다. 아니 짐작조차 하기 어렵다. 그야말로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사설] 남은 임기를 개헌 놀음으로 때우려는 건가
[민중의소리]‘개헌은 블랙홀’이라며 한사코 개헌 논의를 막아서던 박근혜 대통령이 입장을 180도 바꿨다. 박 대통령은 24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1987년 체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을 새롭게 구상하고 만들어야 할 때”라며 개헌 추진 의사를 밝혔다. 단순히 개헌 논의를 하자는 정도가 아니라 자신의 임기 내로 기한을 못 박고 정부 안에 헌법 개정을 위한 조직을 설치해 개헌안까지 만들겠다고 나섰다.
그동안 경제 때문에 개헌은 안 된다던 박 대통령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개헌을 해야 한다는 태도로 선회한 배경은 분명하다. 집권 3년 8개월 동안 민생을 비롯한 국정운영의 성과는 고사하고, 세월호 참사에서 보인 무능과 무책임, 고 백남기 농민의 죽음에서 드러난 정권의 잔인함, 최근에는 국정을 농단한 최순실 게이트까지 더해 민심은 폭발 직전이다. 정권이 처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자신이 한 말까지 번복하며 개헌이란 수를 선택한 것이다. 개헌을 정치권에 던진 의도 자체가 극히 불순하다.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대통령의 논리는 더 가관이다. 개헌이 필요한 이유로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나 정치권의 고질적인 대립 양상 등을 내세웠다. 헌법도 시대의 변화에 맞춰 재해석돼야 하고 필요하면 개정도 해야 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내세운 논거들이 현행 헌법과 무슨 상관이 있는지 어리둥절할 따름이다. 5년 단임제여서 북이 핵 개발을 추진했고, 내각제를 도입하면 중단시킬 수 있다는 얘기인가. 실소를 자아낼 뿐 아니라 대통령의 수준이 이런 정도라 생각하니 아연하기까지 하다.
‘대통령 선거를 치른 다음 날부터 극단적인 정쟁과 대결 구도가 일상이 되어 버렸다’고 박 대통령은 주장한다. 정당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민주헌정 체제에서 당연한 일이다. 이마저 부정적으로 받아들인다면, 박 대통령이 이해하는 민주주의란 도대체 무엇이 묻고 싶다. 정치권의 대립과 갈등이 심각하다지만, 대통령이야말로 여기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검찰총장이나 여당 원내대표를 찍어내고, 여야가 합의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거나 국회 과반이 의결한 장관 해임 건의안을 묵살하지만 않았어도 정치권의 대립이 지금과는 달랐을 것이다. 절대왕정의 군주와 견줄 정도의 아집과 오만으로 갈등을 격화시킨 장본인이 자신을 되돌아보기는커녕 헌법 탓을 하니, 이를 듣는 국민은 기가 찰 노릇이다.
박 대통령은 자신이 직접 개헌안도 만들겠다고 나섰다. 자신의 잘못은 되돌아보지도 않고 개헌 논의를 주도하겠다는 것이다. 참으로 염치 없는 대통령이다. 구시대의 사고에 젖어 있는 실패한 대통령이 우리 사회의 미래를 설계하는 개헌안을 만들겠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유신헌법이라도 되풀이할 셈인가. 박 대통령은 국민의 70%가 개헌을 지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하기 전에, 70%를 웃도는 국민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비판하고 있다는 사실부터 돌아봐야 한다. 남은 임기를 개헌 논란으로 때우며 국정 실패의 면죄부를 받거나 퇴임 후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가 아니라면 개헌 추진 시도를 중단해야 옳다. 야권도 눈 앞의 이익에 흔들려 여기에 야합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개헌은 너무나 중요하기 때문에 이런 정권 아래서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 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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