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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까진 좋았는데... '남의 아들 품평회'까지 할 필요 있나사람을 다룬 모든 다큐멘터리나 예능프로그램에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제작진의 연출의도가 반영된다. 특히 예능프로그램은 캐릭터를 부각하면서 '재미'를 추구하기 때문에 연출의 '작위성'은 피할 수 없다. <미운 우리 새끼>는 '캐릭터'를 통한 '재미'라는 부분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아들의 캐릭터'를 두고 벌어지는 '엄마들의 토크'가 '남의 아들 품평회'에 그친다는 것이다. 의도된 연출이 '캐릭터의 재미'까지는 담보했으나 그 이상의 의미를 끌어내지 못한 점에서 아쉽다. <미운 우리 새끼>가 엄마들의 '아들의 사생활 훔쳐보기'에 그친다면 장기적인 인기를 장담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들들의 영상이 아닌 엄마들의 토크 장면에서 일부 시청자들이 지루함을 느끼는 이유이다.
1화에서 김건모씨의 경우 냉장고에 소주가 가득한 장면, 일어나자마자 게임기를 들고 게임을 하는 장면, 소파에서 자는 장면, 슈퍼맨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있는 장면이 이어지면서 '반백 살 철부지꾼'으로 묘사된다. 이 영상을 관찰자 입장에서 본 엄마들은 잔소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김건모의 엄마는 아들의 영상이 나올 때마다 "왜 저렇게 소파에서만 자지?", "(게임)그것도 지나치게 하는 것은 안 되지. 병적이 되는 거지"라고 말했다. 다른 엄마들도 비슷한 말로 김건모에게 핀잔을 줬다.
다른 출연자의 영상도 마찬가지다. 출연자 박수홍은 늦은 나이에 클럽에 빠진 '클러버'로 묘사된다. 그가 클럽에 가는 모습을 처음 본 엄마는 경악한다. 박수홍의 엄마는 아들의 영상을 보는 내내 충격을 감추지 못하며 "내가 알던 아들이 아니에요", "가슴이 떨리네요"라고 말했다. 제작진은 클럽에서 신나게 즐기는 박수홍과 이를 보며 충격을 받은 엄마의 모습을 교차로 보여줬다. '착한 아들 수홍이 클럽에', '스무 살에 했을 법한 행동들'이라는 자막도 깔렸다. 다른 엄마들은 "여기 청심환 좀 갖다달라"며 거들었다.
출연자 허지웅씨의 경우 '극 결벽 돌싱남'이라는 확고한 캐릭터이다. 1화부터 허지웅씨가 테이블에 있는 먼지를 발견하고 먼지를 닦아내는 모습, 운전 중에 차 내부에 묻은 먼지를 테이프로 제거하는 모습 등이 화제가 됐고 진행자와 엄마들은 하나같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허지웅의 엄마를 포함한 모든 스튜디오 출연자들이 허지웅씨를 '별난 사람'으로 묘사했다.
물론 <미운 우리 새끼>가 모든 방송분에서 이런 캐릭터에만 치중한 것은 아니다. 김건모의 경우 음악 작업을 하는 진지한 모습이 전파를 탔고 박수홍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 장난감을 좋아하는 의외의 모습을 보인 허지웅도 조명을 받았다. 하지만 이런 부분은 방송의 주된 초점이 아닌 부가적인 장치에 머물렀고 이마저도 엄마들의 '품평회'로 마무리 되곤 했다. '아들의 영상'은 모두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기에 충분했으나 엄마들의 토크는 그렇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엄마들의 토크에서 '맞장구'와 '아들 핀잔' 외에 별다른 장면을 볼 수 없다.

▲ 허지웅의 '남성 호르몬 감소' 다룬 방송분.
ⓒ SBS
결론은 '결혼', 아무튼 싱글은 문제다?
'남의 아들 품평회'가 지니는 더 심각한 문제점은 엄마들의 수다가 대부분 '아들의 결혼 가능성'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사실상 이 프로그램은 4명의 중년 솔로 남성들의 '결혼 도전기'에 가깝다. 이런 매력과 저런 일상을 지닌 출연자들이 과연 결혼을 할 수 있는지, 그동안 어째서 결혼하지 못했는지가 엄마들의 토크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많은 시청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부분은 바로 이 지점이다. 결혼을 종용하고 '결혼 못한 아들의 결점'을 타박하는 엄마들의 토크는, 자칫 '미혼의 남성'을 '하자 있는 남자'로 규정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미운 우리 새끼>에서 이뤄지는 엄마들의 토크 중 가장 많이 나오는 대사를 꼽으라면 단연 "그래서 결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엄마들은 아들들의 영상을 보는 내내 "결혼을 해야 한다"며 혀를 차기도 한다. 엄마들, 패널, 제작진까지 모두 합심해 '미혼의 중년 아들'을 '하자 있는 남자'로 다룬다.
심지어 기성세대의 고착화된 '여성관'이 툭툭 튀어나오기도 한다. 6화에서는 출연자 토니안이 냉장고를 정리하는 모습이 나왔다. 이에 진행자 한혜진이 "옆에 누군가 있어줘야 할 것 같다"고 말하자 토니안의 엄마는 "그러니까 장가를 가야한다"라고 답변했다. 두 사람 모두 며느리를 냉장고 청소해 줄 대상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기성세대인 어머니들과 그 아들을 포함한 젊은 층은 '결혼관'이 다를 수밖에 없다. 예능프로그램에서 가끔씩 보이는 엄마들의 '고착화된 여성관'으로 프로그램 자체를 폄하할 수도 없다. 오히려 박수홍의 경우 2화에서 "사랑은 하고 싶지만 결혼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솔직히 자신의 '결혼관'을 피력해 엄마들과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이런 점에서 <미운 우리 새끼>는 매우 희박하지만 '세대 교감'의 역할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프로그램 전반이 규정하고 있는 '술 좋아하는 쉰건모' '늦깎이 철부지 클러버' '더러운 토니안' '극 결벽 먼지웅'이라는 캐릭터는 분명 '솔로 남성은 하자가 있다'는 결론을 예비하고 있다. 그 결론을 엄마들의 토크가 확인하는 식이고 박수홍의 '결혼관 고백'은 여기에 더해지는 '양념' 수준에 머문다. <미운 우리 새끼>가 거둔 '캐릭터'의 성공이 '엄마들의 토크'에서 더 이상의 의미를 모여주지 못하는 가장 큰 대목이 바로 이 '결혼 문제'라 할 수 있다.
<미운우리새끼>는 분명 공감과 재미를 동시에 성취하고 있다. 아쉽게도 그 공감과 재미는 엄마들이 훔쳐보는 '아들의 일상'과 거기서 나오는 캐릭터에 국한되어 있다. 프로그램이 의도한 엄마들의 역할이 '아들 품평회'와 '결혼 도전'에 그치고 있는 점은 분명 한계이다. 그 과정에서 '중년 싱글 남성'이 '하자 있는 남자'로 비춰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예능프로그램의 기본적 성공 기준인 '캐릭터' 설정을 완수한 만큼, '엄마들의 토크'에서도 더 큰 '세대 공감'을 보여주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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