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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들어가기 전 어렸을 때는 언제나 부모님의 괴성에 눈을 떴습니다
반찬 살 생활비를 달라고 고함을 지르는 엄마와 돈을 안 주려는 아빠의 욕하는 소리
자다가 깨서 울면서 두 사람을 말리고 또 말리고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둘이 뭘 하든 아무 감정이 없어졌습니다
아빠가 내가 왜 회사에 가서 돈을 벌어야 하냐며 난동을 부리고
낮 1시에(아직도 시간이 기억나네요)엄마가 부른 경찰이 집 안에 왔을 때도요.
직장을 다니지 않는 아빠를 대신해 돈을 벌던 가난에 찌들어 살던 엄마는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집을 나갔고
저는 정신병이 있는 아빠와 단 둘이 남겨지게 됐습니다
아빠는 일주일에 두세 번씩 제 앞에서 자위를 했고
초등학생인 저에게 발기가 잘 되지 않는다고 걱정을 털어놓았습니다
아직 발기가 뭔지도 모르는 저는, 아빠가 발작을 할까봐 두려워서
발기가 잘 될거라고 안심시켜 주고 하나님께 아빠의 발기가 잘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또 종종 재혼을 위해 여러 여자들을 만나고 저에게 어떤 아줌마가 좋은지 물을 때마다
어떤 아줌마는 이러이러한 점이 아빠에게 안좋으니 누구를 만나라며
온 힘을 다해 아빠의 기분을 맞춰주었습니다
재혼이 싫다, 엄마가 그립다 같은 선택지는 저한테 없더라고요...
만나던 여자의 몸에 정액을 묻혔다며 하나님께 벌 받아 죽을 거라며 발작을 할 때도
정액이 뭔지도 모르면서...괜찮다고 괜찮다고 몇 시간이고 아빠를 위로했습니다
집에 있는 자식은 먹을 것이 없어 오래된 밥에 소금을 찍어먹으며 허기를 달래는 동안
아빠가 여자들과 스테이크를 썰고 선물을 사 줬다고 자랑해도
무자비한 구타가 시작될까 두려워 그저 잘했다고 비위를 맞추며 덜덜 떨던
초등학생 시절의 제가 너무나 불쌍합니다
툭하면 칼로 자살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던 아빠를 울며불며 말리던 것도
급식비를 내 주지 않아 굶던 일도 서러웠고
배가 너무 고파 그냥 고아원에 보내 달라고
고아원 가서 밥이라도 먹게 해 달라고 빌던 것도 그저 서러운 기억이지만
역시 제일 힘든 건 매일매일 몇 시간씩 아빠에게 구타당하는 일이었습니다
아빠는 매일 문제집을 검사하며 하나라도 틀리면 분이 풀릴 때까지 마구잡이로 때렸는데
밤 12~1시에 자는 건 정말로 운이 좋은 날이었고,
보통은 새벽 2시까지, 운 나쁜 날은 새벽 네시 다섯시까지 얻어맞다가
겨우 몇 시간 잔 후 학교에 갈 수 있었습니다.
회초리는 없었고, 주먹과 발로 정말 무자비하게 맞았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5년간 매일 밤 미친 듯이 구타당했습니다.
지옥 같은 시간을 매일 매일 버텼습니다.
자라서 어른이 되면 다 괜찮아질 거라고 믿고 또 믿으면서 이를 악물었습니다.
그러다 운 좋게 제가 중학교 3학년 때
아빠는 옷가게를 하던 예쁜 아주머니와 재혼을 했습니다.
삼십대 중반쯤 된 새엄마는 얼마나 기품 있고 예쁘고 상냥했는지
엄마의 정에 너무나 굶주려서 그리고 남들 같은 따뜻한 엄마 아빠가 너무나 갖고 싶어서
새엄마와 의붓딸의 갈등조차 없었습니다.
저는 처음 본 날부터 엄마라고 부르면서 사랑을 구걸했고
학교가 끝나면 기대감에 두근거리고 떨면서 마구 집으로 달려와 새엄마를 보았습니다
하지만 행복은 몇 달이 지나지 않아 깨졌습니다
아빠는 새엄마를 또 밤낮없이 구타하기 시작했고
아빠의 의처증은 정신병 수준이었습니다.
집에 친구 부부가 놀러와 다과를 대접한 일로, 새엄마가 그 집 남편에게 꼬리를 쳤다며 밤새도록 새엄마를 때리고, 교회에서 웃으며 인사를 한 것을 트집잡아 다른 남자에게 웃으며 인사를 했다며 또 견딜 수 없게 괴롭혔습니다.
새엄마는 견디고 견디다 결국 집을 나갔고 저는 다시 혼자가 되었어요
아빠는 고등학생이 된 제 가슴을 실수인 척 만지기도 했고
제 여고생 친구들 중 누가 예쁘고 섹시하다며 저 애랑 자고 싶다고
쟤를 설득해 보라고... 저에게 말하기도 했고
제 고등학교 학비가 아깝다고 바닥에 누워 뒹굴며 울부짖기도 했지만
그래도 지옥 같은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고 흘러 지나가 주었습니다
꼭 꿈을 이루고 내 가정을 갖고 사랑받으며 행복하게 살고 말 거라고
정말로 이 악물고 공부를 했습니다
교무실에 들러 선생님들이 쓰지 않는 교사용 학습지를 받아 오고
또 가정통신문 등을 만들고 남은 이면지를 얻어 그 종이로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죽도록 공부해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교에 입학해 스무 살에 집을 나와 아빠와의 인연을 끊었습니다
집을 나간 엄마와 연락이 되어 생활하는 데 엄마의 도움도 조금 받고
대학교는 거의 성적우수 장학금을 받아 학비를 해결했고
몇 군데의 회사를 다니다가 이십대 중반에 공무원이 되어 자리를 잡았습니다
공무원이 된 후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도 했고요
남편은 저를 너무나 사랑하고 위해줍니다
매일 아침 사랑한다고 말해주고, 어디든지 꼭 자기가 차로 태워 주어야 하고
제가 다이어트 한다고 저녁이라도 굶으면 세상 무너지는 듯 속상해하는 사람...
그런데요, 저는 이제서야 그토록 기다리던 것들을 얻었으니 행복할 줄 알았는데
분명 언젠가 어른이 되면 행복할 것이라 굳게 믿으며 그렇게 이 악물고 살아왔는데
이제는 더 이상 살고 싶지가 않아요...
언제나 무기력하고, 언제나 우울하고
더 이상 힘을 내 살아갈 의욕도 기운도 들지 않습니다
결혼하지 말고 직장도 가지 말고 그냥 자살을 하는 게 맞았을까요
죽음은 너무나 가까이에서, 그냥 이리로 와 편해지라고
잠시의 고통을 견디면 영원히 편해질 수 있다고 달콤하게 속살거리고
세상에 즐거운 게 많아도 그저 그때뿐
잠시 웃고 돌아오면 여전히 죽어서 평온해지고 싶은 제가 있습니다
(절대로 죽지는 않을거에요. 세상에 미련이 있어서가 아니고 남편에게 죄 지을 수 없으니까요...)
저 고통스러운 어린 시절이 저를 죽음에 가까운 사람으로 만들 걸까요
아빠의 욕설... 내팔자망, 지 애미 도승한 년, _같, 음식 잘못먹어서 뇌에 이상생긴 년, 공부나 좀 잘하는 줄 알았더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년, 그런 욕들이 정말로 뇌리에 새겨져 그런 사람이 된 걸까요
어떻게 해야 살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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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보통 연예인이 유퀴즈마지막타임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