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오늘은 너의 생일이야. 너한테 편지 너무 보내고 싶은데, 아무리 보내도 나한테 되돌아오길래 그냥 여기에 쓸게. 항상 지켜본다그랬으니까 내 글도 지켜볼거라 믿어.
2년 전이였지? 네가 스스로 세상을 떠난 날. 네 주위에 있던 사람들은 그 누구도 네가 그렇게 떠날거라고 예상치 못했어. 항상 밝고 웃음기 가득한 너였으니까. 그래서인지 난 네 장례식에서 눈물도 쏟지 못했어. 믿기지가 않아서. 지금 당장 내 앞에 와서 웃어줄 것만 같은데 이제 못 만난다는 사실이 너무 무서웠어.
학교에 가서 급식을 먹는데, 주위에 있던 아이들이 모두 쳐다봤어. 쟤가 너랑 가장 친한 아이지? 안됐다. 그 말이 너무 역겨워서 급식을 제대로 먹을 수가 없었어. 아닌데 아직 넌 떠나지 않았는데. 아마 너무 믿기지 않아서 역겹게 들렸었나봐.
엎친데 겹친 격으로 속까지 안 좋게 되고, 집에 가서 먹은 걸 모두 토하니까 그제서야 눈물이 나면서 실감 나더라. 애써 부정하던 네 죽음이 순식간에 다가왔던 그 날, 다음 날 학교도 가지 않은 채 울기만 했어.
니가 외롭다고 했던게 왜 이제서야 떠올랐을까.
놀러오라고 했을 때 그냥 갈 걸 왜 거절했을까.
사진 좀 많이 찍어둘걸 왜 안 찍었을까.
마구잡이로 떠오르는 후회가 너무 크게 느껴졌어. 파도처럼 덮치는 후회에 며칠을 쉴 수 밖에 없었어.
가까스로 추스리고 학교를 다니던 나에게 몇 개월 뒤, 편지가 한 통 왔어.
.너에게 온 편지였어. 네가 죽기 몇 개월 전, 1년 후 자신에게 보내는 편지 쓰러 같이 갔었잖아.
그 때의 넌, 네 자신이 아닌, 내게 편지를 보냈더라. 오랜만에 본 니 손글씨에 난 또 울컥해버렸어. 편지를 뜯고 내용을 봤을 때 그 충격을 넌..아마 모를거야.
네가 죽기 몇개월 전 너는, 이미 괴로워할 나를 알고 위로하고 있었어. 넌 이미 그 때부터 네 목숨을 놓을 걸 결정해놓았던거야. 그래서 내게 편지를 보냈고, 날 위로했던거고.
근데 네 편지는 내게 위로가 아닌 절망만 가져다줬어. 네가 고민하고 결정했을 그 몇개월동안 나는 왜 눈치 한 번 채지 못했을까. 너에 대해 내가 알고 있던게 뭘까..그냥 그 사실이 너무 절망스러웠어. 그 몇개월동안 내가 눈치챘다면 네 죽음을 막을 수 있을 것만 같았거든.
그 편지를 받은지도 이제 1년이 지났네. 1년동안 나는 널 이해해보려고 했어. 내가 슬퍼할걸 알면서도 뛰어내린 네가 다 이유가 있었겠지, 막을 수 없을 정도로 큰 상처였겠지.
그치만, 아직도 난 내가 원망스럽다는걸 떨쳐내지 못했어. 혹시 내가 막아주길 바라지는 않았을까하는 니 마음이 속삭이는 것 같아서 가끔씩 잠에서 깰 때도 있어.
너는 나에게 가장 큰 트라우마야. 아마 앞으로도 영원히 그렇겠지. 하지만 난 아직도 네가 최고의 친구라는걸 부정할 수가 없어. 네가 떠난 이후로 친구를 제대로 사귀지 못했거든. 편지에 친구 많이 사귀라고 써져있었는데..지키질 못했네 내가..
편지에 적어놓은 수많은 약속들..난 지키지 못할 것 같아. 아직도 그 편지만 보면 너무 쓰라려서 눈물만 나거든.
그치만 언젠가, 그 약속들을 지킬 수 있을만큼 널 이해하고 무뎌졌을 때. 그 때, 널 보러갈게.
생일축하해 내 최고의 친구. 많이 보고싶다
http://m.pann.nate.com/talk/335472484
너무 마음이 아파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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