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피해자의 삶을 그린 웹툰 <콘스탄쯔 이야기>를 아시나요?

 

 

 

요즘 심심찮게 일어나는 끔찍한 성폭력 사건 보도에 마음이 뒤숭숭한 분들이 많으실 것 같네요.

 

오늘 보도된 기사들을 보다가 예전에 본 만화가 생각나서 포스팅합니다.

이미 예전에 완결된 네이버 웹툰

'콘스탄쯔 이야기'를 소개하려 합니다.

모르는 작가에 그다지 끌리지 않았던 제목과 썸네일

당시에 저는 네이버 웹툰을 어마어마하게 즐겨보고 있었던 터라 (지금도 그렇지만)

새 작품이 올라오면 대개 빼놓지 않고 보았었죠.

어떤 작품인지 궁금하니까 일단 한번 보자는 식으로요.

이 작품도 그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소재가 등장할 때까지는요.

작가님의 이름은 김민정, 주인공의 이름도 김민정.

프랑스에 교환학생으로 왔던 '김민정'은 이 '김지민'이라는 여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달라는 제안을 받습니다.

지민은 자신의 이야기를 그린 단 한권의 만화책을 '누군가'에게 주기를 바랍니다.

웹툰 메인 소개글에도 나와있지만 이 만화는 팩션입니다.

즉, 사실과 허구가 뒤섞여있다는 것이죠.

이렇게 군데군데 실제 사진들이 적절하게 등장해서 이야기의 구성을 뒷받침해줍니다.

때로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허구인지 궁금하게 만들죠.

여하튼 제안을 받은 민정이는 이를 거절합니다.

이때 대사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민은 성폭력을 당한 뒤 '어떻게 살아왔는지'에 대해 그려달라고 했는데,

민정은 '성폭력을 당한' 부분에 대해 초점을 맞추어 생각하고 있죠.

이게 '성폭력'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의 초점이 아닐까 싶네요.

당사자에게는 그후의 삶이 더 문제인데 말이죠.

민정이는 왠지 모를 죄책감에

지민에게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만화를 그려 네이버 도전만화에 올립니다.

2주뒤 만화를 본 지민에게서 연재 허락을 받고,

민정은 지민과 전혀 닮지 않은 캐릭터 '지민'을 설정하여, 지민에게 받은 일기장을 토대로 웹툰을 그리게 됩니다.

 

성폭력 피해자의 삶.

그것은 평범한 사람들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의 삶이었습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성폭력 사건 보도를 보고

그저 단순히 피해자들은 힘들겠다. 라고 막연하게 생각하면서도

그들이 과연 얼마만큼이나 힘들지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적 없었을 겁니다. 저 또한 그랬고요.

 

 

그런데 이 만화속에서 보여주는 피해자의 삶과 사고방식은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면모를 보여줍니다.

 

일상적이고, 구체적이라 소름이 끼칠 정도였어요.

그녀가 자전거를 탈 수 없었던 이유

그녀가 머리를 자른 이유

 

 

그녀가 성형을 한 이유

 

 

 

 

그녀가 그렇게도 좋아하던 발레를 할 수 없게 된 이유

 

 

그녀가 사랑을 할 때 망설어야 했던 이유

 

고뇌하고 용서받고 싶어했던 이유

 

 

 

 

그녀가 남자친구와 헤어졌던 이유

이 만화는, 민정이 그린 만화의 내용과

만화를 그리는 동안의 민정과 지민 사이의 일들이 함께 나옵니다.

 

민정에게 만화를 그려달라고 부탁했지만, 만화가 만들어짐에 따라 지민에게 드는 온갖 생각과 감정들로 인해

둘 사이의 갈등도 생깁니다.

경찰 관계자인 '콘스탄쯔'를 비롯한 제3자의 인물들을 통해 '성폭력'에 관한 각자의 인식들이 자주 등장하는데,

특히 불특정 다수의 이야기를 주시해서 보게 되더군요.

흔히 오가는 친구들의 수다도

인터넷에 달리는 리플들도

모두 지민 자신에게 내리꽂히는 이야기였습니다.

지민을 피해자로 인정하고 가장 많이 도와주는 콘스탄쯔.

그리고 지민의 마음.

지민이 사건 뒤에 좋아하게 되었던 남자 과외 선생님.

그리고 심리 상담사

성욕보다 앞서있는 폭력. 성폭력은 폭력이라고 말하고 있어요.

 

 

 

사건 뒤에 지민이 앓고 있던 섭식장애도 폭력이라고 말하고 있네요.

그리고 이것은 폭력의 이유

"만만해서"

만만한게 죄인가요?

 

 

폭력은 당신의 선택

 

그렇다면 폭력을 저지른 가해자의 생각은 어떨런지?

 

 

대부분이 뻔뻔하기 짝이 없죠.

이것은 콘스탄쯔 이야기 79화 기계의 눈이 보는 것

중간에 나오는 영상을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피해자의 절실한 외침이 들리나요.

이 웹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 중 하나였어요.

'시간이 조금만 어긋났어도

내가 아니라 너였어.'

이 웹툰은

진지하게 하나하나 조목조목 따져가며 풀어가는게 정말 좋았습니다.

가벼이 지나칠 수 있었던 질문들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까지 찾아가는 것이 좋았습니다.

+

결국 만화가는김지민이 실존 인물이었는지, 만화 속에서 만들어낸 허구의 인물이었는지 끝까지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저 마지막 회에서 김지민을 위해 움직여야겠다는 짧은 메세지만을 독자들에게 남겼을 뿐.

 

 

 

 

[배틀로얄]

시간이 조금만 어긋났어도 내가 아니라 너였어.. 진짜 옳은 말인듯..

[변백현의 개]

너무 안타깝다....

[주네 부인]

방금 정주행 다하고 왔는데 진찌 명작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