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출 예약
호출 내역
추천 내역
신고
  1주일 보지 않기 
카카오톡 공유
https://instiz.net/pt/4381983주소 복사
   
 
로고
인기글
필터링
전체 게시물 알림
정보·기타 이슈·소식 유머·감동 팁·추천 뮤직(국내) 할인·특가 고르기·테스트
이슈 오싹공포
혹시 미국에서 여행 중이신가요?
여행 l 외국어 l 해외거주 l 해외드라마
l조회 416 출처
이 글은 9년 전 (2017/2/03) 게시물이에요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 인스티즈

유안진, 홀림

 

 

 

문득 너무 오래 사람이었구나

아장걸음 걸어오는 새벽 봄비에

미리 젖어 촉촉하게

사람 아닌 무엇이고 싶구나 오오랜만에

 

산짐승의 어린 새끼

외따로 눈을 뜨는 초목의 첫싹같은

풋것이 약한 것이 고운 것이 되어서

난생 처음 보는 사람 구경에

놀라 넋이 빠진 오줌싸개라도

 

여름 폭풍우 아니면 겨울 눈보라였던 과거에서

그 무슨 알에서 갓 깨어난

애버러지라도

그 눈망울 속 무한 숙맥이고 싶구나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 인스티즈


파블로 네루다,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어디에서 도마뱀은

꼬리에 덧칠할 물감을 사는 것일까

 

어디에서 소금은

그 투명한 모습을 얻는 것일까

 

어디에서 석탄은 잠들었다가

검은 얼굴로 깨어나는가

 

젖먹이 꿀벌은 언제

꿀의 향기를 맨 처음 맡을까

 

소나무는 언제

자신의 향을 퍼뜨리기로 결심했을까

 

오렌지는 언제

태양과 같은 믿음을 배웠을까

 

연기들은 언제

공중을 나는 법을 배웠을까

 

뿌리들은 언제 서로 이야기를 나눌까

 

별들은 어떻게 물을 구할까

전갈은 어떻게 독을 품게 되었고

거북이는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까

그늘이 사라지는 곳은 어디일까

빗방울이 부르는 노래는 무슨 곡일까

새들은 어디에서 마지막 눈을 감을까

왜 나뭇잎은 푸른색일까

 

우리가 아는 것은 한 줌 먼지만도 못하고

짐작하는 것만이 산더미 같다

그토록 열심히 배우건만

우리는 단지 질문하다 사라질 뿐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 인스티즈


이해인,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나는 문득

외딴 마을의

빈집이 되고 싶다

 

누군가 이사오길 기다리며

오랫동안 향기를 묵혀둔

쓸쓸하지만 즐거운 빈집

 

깔끔하고 단정해도

까다롭지 않아 넉넉하고

하늘과 별이 잘 보이는

한 채의 빈집

 

어느 날

문을 열고 들어올 주인이

, 마음에 드는데

하고 나직이 속삭이며 미소지어 줄

깨끗하고 아름다운 빈집이 되고 싶다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 인스티즈


나희덕, 귀뚜라미

 

 

 

높은 가지를 흔드는 매미 소리에 묻혀

내 울음소리 아직은 노래 아니다

차가운 바닥 위에 토하는 울음

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숨막힐 듯, 그러나 나 여기 살아있다

귀뚜르르 뚜르르 보내는 타전소리가

누구의 마음 하나 울릴 수 있을까

지금은 매미떼가 하늘을 찌르는 시절

그 소리 걷히고 맑은 가을이

어린 풀숲 위에 내려와 뒤척이기도 하고

계단을 타고 이 땅밑까지 내려오는 날

발길에 눌려 우는 내 울음도

누군가의 가슴에 실려가는 노래일 수 있을까






 우리는 질문하다가 사라진다 | 인스티즈

정현종, 경청

 

 

 

불행의 대부분은

경청할 줄 몰라서 그렇게 되는 듯

비극의 대부분은

경청하지 않아서 그렇게 되는 듯

, 오늘처럼

경청이 필요한 때는 없는 듯

대통령이든 신()이든

어른이든 애이든

아저씨든 아줌마든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내 안팎의 소리를 경청할 줄 알면

세상이 조금은 좋아질 듯

모든 귀가 막혀 있어

우리의 행성은 캄캄하고

기가 막혀

죽어가고 있는 듯

그게 무슨 소리이든지 간에

제 이를 닦는 소리라고 하더라도

그걸 경청할 때

지평선과 우주를 관통하는

한 고요 속에

세계는 행여나

한 송이 꽃 필 듯







로그인 후 댓글을 달아보세요


이런 글은 어떠세요?

전체 HOT댓글없는글
"직을 걸겠다"던 노동장관…상반기 '산재 사망자' 역대 최저
0:19 l 조회 344 l 추천 1
걸그룹 프리스틴 출신 멤버 은우가 성형외과 상담실장이 된 근황을 공개한 후에 받았던 악플들6
0:12 l 조회 5319
여기서 2박3일 여행 가면 1억2
0:10 l 조회 781
어제자 싱가포르 츠바키 행사 끝나고 인스타 사진 올려주는 수지1
0:08 l 조회 910
반지의 제왕: 골룸 사냥 촬영 시작 북미 2027년 12월 17일 개봉 예정
0:08 l 조회 8
유자녀돌싱은 결혼하면 안되겠다는 글에 대한 저의 경험담입니다
0:07 l 조회 721
디카프리오 리즈시절..1
0:07 l 조회 742
연차가 마이너스 이월될 수도 있는거임..? 나 별로 쓴 거 없는데.twt
0:07 l 조회 1451
식당 가성비 냉방 레전드
0:07 l 조회 1684
불안형들이 타인의 감정이나 행동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
0:07 l 조회 1660
수지 인스타 업뎃...jpg2
07.17 23:57 l 조회 4300 l 추천 3
일본 사람들은 앞에서 욕은 안하는데 눈치로 사람 정말 기분나쁘게 하는게 있거든? 친구가 새치기 서면 어떻게 되냐고 물어..2
07.17 23:52 l 조회 1492
짝눈 심해서 사람마다 인식하고 있는 이미지가 다르다는 강동원4
07.17 23:51 l 조회 3581 l 추천 1
삼성, 언팩 앞두고 갤럭시Z8 시리즈 '온라인 전용 색상' 유출
07.17 23:49 l 조회 2131
영미권 사람들은 구분해서 쓴다는 -, –, —1
07.17 23:49 l 조회 1328 l 추천 1
[유미의세포들3] 빙의한 최다니엘
07.17 23:42 l 조회 1089
한국에서 시작됐다는 홀란의 머리끈 브랜드 '끄네끼'
07.17 23:39 l 조회 4444
행복의 역치가 낮은 사람들9
07.17 23:39 l 조회 5975
kt 고객보답 마지막 혜택 공개.jpg6
07.17 23:39 l 조회 8501
"일본과 수준 차 30년…한국 축구 더 악화할 수도”
07.17 23:35 l 조회 179


12345678910다음
이슈
일상
연예
드영배
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