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700년된 고려불화 고국 품에 안기다한국콜마 윤동한 회장 사재 25억으로 일본서 사들여 중앙박물관 기증

지난 2010년 호림박물관이 공개한 수월관음도. 14세기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된다. <사진 / 연합뉴스>
700년된 고려불화의 최고 걸작인 ‘수월관음도’가 한 국내 기업인의 역사와 문화재 사랑에 힘입어 고국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26일 한국콜마에 따르면 이 회사 윤동한 회장은 일본에 반출된 국보급 고려불화인 수월관음도를 사재 25억원을 들여 구입한 뒤 국립중앙박물관에 영구기증한다.
윤 회장은 지난 6월 미술품 중간상을 통해 일본의 한 골동품상이 보유하고 있던 수월관음도를 구입했으며 소유권 이전 절차를 마무리한 뒤 이달초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의사를 전달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달안에 기증을 받기 위한 내부 행정절차를 끝낸 후 10월초께 수월관음도를 기증받을 예정이다.
윤 회장은 미술품 중간상이 일본에 있는 수월관음도를 살 사람을 알아보고 다닌다는 사실을 올 봄 지인을 통해 듣게 됐다. 이 중간상은 한국내에서 구매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일본에서 판매처를 찾을 예정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윤 회장은 즉시 구매를 결정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한국에서 누군가 사지 않을 경우 계속 일본에 남을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구입하기로 했다”며 “처음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을 염두에 두고 구매하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국보급 문화재는 개인이 아니라 국가가 소유하고 관리해서 국민들이 모두 볼 수 있어야 한다는게 윤회장의 평소 지론”이라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의사를 전하며 기증자의 외부공개 금지를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 안에서도 몇사람만 알고 진행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이 기증키로 한 ‘수월관음도’는 14세기 고려불화의 백미로 꼽히는 작품이다. 전세계적으로 고려불화는 현재 약 160점 정도가 남아있다. 이중 130여점은 일본에 있고 나머지 20여점은 미국과 유럽의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고려말 왜구가 약탈해 가져간 것이 많고 일제시대 때 유출되기도 했다. 이미 일본은 고려불화의 가치를 알아챘던 것이다.
고려불화 중 최고 걸작인 ‘수월관음도’는 전세계적으로 40여점 밖에 남아있지 않고 국내에는 삼성 리움미물관, 호림박물관, 용인대박물관 등 일부 사립 박물관만 소장하고 있을 뿐 국·공립 박물관은 한점도 없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윤동한 회장께서 국립박물관이 우리 미술의 최고 걸작품을 한점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국립박물관에 기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인문학 경영` 재계서 정평…승진 때 한국사능력시험·독후감 가산점
■ 수월관음도 매입·영구 기증하는 윤동한 회장의 역사사랑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일본에서 구입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것과 같은 시기에 그려진 동종의 '수월관음도'(호림박물관 소장).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의 '역사 사랑'은 재계에서도 유명하다. 신입사원을 채용하거나 직원 승진 심사를 할 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합격자에게 가산점을 주고 있으며 지난 몇 년간 이어진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 서명운동도 주도했다. 윤 회장이 직접 사재를 털어 일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구입한 뒤 이를 아무 조건 없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려는 것도 이러한 역사 사랑의 연장선상으로 평가된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처음 고려 불화 '수월관음도'를 가진 일본 골동품상이 국내에서 구매자를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문화재청 같은 곳에서 사지 않겠나'하는 반응이었다"며 "하지만 국가 기관이 구입하려면 절차가 복잡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중간에 개인한테 넘어가거나 최악의 경우 일본에서 구매자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직접 구매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윤 회장의 기증 의사를 듣고 "소유권은 갖고 전시와 관리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기탁이 어떻겠느냐"고 권유하는 지인도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윤 회장은 "그렇게 하면 나중에 이 고려 불화의 가치가 높아질 것을 대비해 내가 투자한 것이라고 오해하지 않겠느냐"며 조건 없는 영구 기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에 대한 윤 회장의 관심과 사랑은 학창 시절부터 각별했다. 고등학교 때만 해도 역사학과에 진학해 역사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고3 때 아버지를 여읜 후 5남매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경영학과에 지원했다. 농협중앙회, 대웅제약에서 최고의 샐러리맨으로 활약한 윤 회장은 1990년 국내 최초의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 한국콜마를 창업했다. 한국콜마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 화장품을 개발·생산하며 K뷰티를 선도하고 있다.
평소 윤 회장은 '사람은 세 가지 거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삼경론(三鏡論)'을 강조한다. 그는 "얼굴을 보는 동경(銅鏡), 마음을 보는 심경(心鏡), 그리고 또 하나가 역사를 비추어 오늘을 바라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경(史鏡)"이라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젊은이들이 역사를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지난 8월 초 숙명여대에서 열린 '매경CEO 특강'에서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란 무엇이냐"는 학생의 질문에 "겸손한 사람이 무조건 최우선이고, 역사의식까지 갖췄으면 더 볼 필요가 없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공부하는 CEO'로 유명하다. 한국사는 물론이고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전반의 역사를 꿰뚫고 있어 웬만큼 역사에 조예가 깊다고 자부하는 사람들도 그와 대화를 나누면 감탄하곤 한다. 이처럼 인문학에 대한 깊은 조예도 윤 회장의 고려 불화 구매와 기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인문학에 탄탄한 지식을 갖췄기에 윤 회장은 처음 '수월관음도'에 대해 들었을 때 그 가치를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차렸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처음 이 작품의 가격이 25억원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모두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었는데 윤 회장은 '이게 진짜 수월관음도라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회장은 "수월관음도는 우리가 힘이 없어서, 또 우리 것의 가치를 알지 못해서 일본에 반출된 것"이라며 "수월관음도 전시를 통해 많은 국민이 우리 것의 가치를 알고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다면 내가 투자한 가치 이상을 하는 것"이라고 몇몇 지인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콜마의 모든 임직원은 1년에 6권 이상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해야 한다. 윤 회장은 이 독후감들을 직접 읽어보고 자신의 감상을 작성자와 공유한다. 독후감을 제출하지 않으면 인사고과와 승진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동인 기자 / 정순우 기자]
- 입력 : 2016.09.26 16:50:28 수정 : 2016.09.26 17:10:31

지난 2010년 호림박물관이 공개한 수월관음도. 14세기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된다. <사진 / 연합뉴스>700년된 고려불화의 최고 걸작인 ‘수월관음도’가 한 국내 기업인의 역사와 문화재 사랑에 힘입어 고국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26일 한국콜마에 따르면 이 회사 윤동한 회장은 일본에 반출된 국보급 고려불화인 수월관음도를 사재 25억원을 들여 구입한 뒤 국립중앙박물관에 영구기증한다.
윤 회장은 지난 6월 미술품 중간상을 통해 일본의 한 골동품상이 보유하고 있던 수월관음도를 구입했으며 소유권 이전 절차를 마무리한 뒤 이달초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의사를 전달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달안에 기증을 받기 위한 내부 행정절차를 끝낸 후 10월초께 수월관음도를 기증받을 예정이다.
윤 회장은 미술품 중간상이 일본에 있는 수월관음도를 살 사람을 알아보고 다닌다는 사실을 올 봄 지인을 통해 듣게 됐다. 이 중간상은 한국내에서 구매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일본에서 판매처를 찾을 예정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윤 회장은 즉시 구매를 결정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한국에서 누군가 사지 않을 경우 계속 일본에 남을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구입하기로 했다”며 “처음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을 염두에 두고 구매하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국보급 문화재는 개인이 아니라 국가가 소유하고 관리해서 국민들이 모두 볼 수 있어야 한다는게 윤회장의 평소 지론”이라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의사를 전하며 기증자의 외부공개 금지를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 안에서도 몇사람만 알고 진행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이 기증키로 한 ‘수월관음도’는 14세기 고려불화의 백미로 꼽히는 작품이다. 전세계적으로 고려불화는 현재 약 160점 정도가 남아있다. 이중 130여점은 일본에 있고 나머지 20여점은 미국과 유럽의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고려말 왜구가 약탈해 가져간 것이 많고 일제시대 때 유출되기도 했다. 이미 일본은 고려불화의 가치를 알아챘던 것이다.
고려불화 중 최고 걸작인 ‘수월관음도’는 전세계적으로 40여점 밖에 남아있지 않고 국내에는 삼성 리움미물관, 호림박물관, 용인대박물관 등 일부 사립 박물관만 소장하고 있을 뿐 국·공립 박물관은 한점도 없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윤동한 회장께서 국립박물관이 우리 미술의 최고 걸작품을 한점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국립박물관에 기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http://news.mk.co.kr/newsRead.php?no=675331&year=2016
소유권은 유지하라는 지인 말에…"투자라고 오해 산다"국내 구매인 안 나타나자 "우리 문화재는 우리가…25억 가치 충분"`인문학 경영` 재계서 정평…승진 때 한국사능력시험·독후감 가산점
- 입력 : 2016.09.26 17:56:27 수정 : 2016.09.26 18:13:13
■ 수월관음도 매입·영구 기증하는 윤동한 회장의 역사사랑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이 일본에서 구입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한 것과 같은 시기에 그려진 동종의 '수월관음도'(호림박물관 소장).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의 '역사 사랑'은 재계에서도 유명하다. 신입사원을 채용하거나 직원 승진 심사를 할 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합격자에게 가산점을 주고 있으며 지난 몇 년간 이어진 '한국사 수능 필수과목 지정' 서명운동도 주도했다. 윤 회장이 직접 사재를 털어 일본에 있는 우리 문화재를 구입한 뒤 이를 아무 조건 없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려는 것도 이러한 역사 사랑의 연장선상으로 평가된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처음 고려 불화 '수월관음도'를 가진 일본 골동품상이 국내에서 구매자를 찾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해도 '문화재청 같은 곳에서 사지 않겠나'하는 반응이었다"며 "하지만 국가 기관이 구입하려면 절차가 복잡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중간에 개인한테 넘어가거나 최악의 경우 일본에서 구매자가 나타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직접 구매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윤 회장의 기증 의사를 듣고 "소유권은 갖고 전시와 관리만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하는 기탁이 어떻겠느냐"고 권유하는 지인도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윤 회장은 "그렇게 하면 나중에 이 고려 불화의 가치가 높아질 것을 대비해 내가 투자한 것이라고 오해하지 않겠느냐"며 조건 없는 영구 기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역사에 대한 윤 회장의 관심과 사랑은 학창 시절부터 각별했다. 고등학교 때만 해도 역사학과에 진학해 역사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고3 때 아버지를 여읜 후 5남매의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경영학과에 지원했다. 농협중앙회, 대웅제약에서 최고의 샐러리맨으로 활약한 윤 회장은 1990년 국내 최초의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전문기업 한국콜마를 창업했다. 한국콜마는 국내외 유명 브랜드 화장품을 개발·생산하며 K뷰티를 선도하고 있다.
평소 윤 회장은 '사람은 세 가지 거울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삼경론(三鏡論)'을 강조한다. 그는 "얼굴을 보는 동경(銅鏡), 마음을 보는 심경(心鏡), 그리고 또 하나가 역사를 비추어 오늘을 바라보고 미래를 준비하는 사경(史鏡)"이라며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젊은이들이 역사를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지난 8월 초 숙명여대에서 열린 '매경CEO 특강'에서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란 무엇이냐"는 학생의 질문에 "겸손한 사람이 무조건 최우선이고, 역사의식까지 갖췄으면 더 볼 필요가 없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공부하는 CEO'로 유명하다. 한국사는 물론이고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전반의 역사를 꿰뚫고 있어 웬만큼 역사에 조예가 깊다고 자부하는 사람들도 그와 대화를 나누면 감탄하곤 한다. 이처럼 인문학에 대한 깊은 조예도 윤 회장의 고려 불화 구매와 기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인문학에 탄탄한 지식을 갖췄기에 윤 회장은 처음 '수월관음도'에 대해 들었을 때 그 가치를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차렸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처음 이 작품의 가격이 25억원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모두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었는데 윤 회장은 '이게 진짜 수월관음도라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윤 회장은 "수월관음도는 우리가 힘이 없어서, 또 우리 것의 가치를 알지 못해서 일본에 반출된 것"이라며 "수월관음도 전시를 통해 많은 국민이 우리 것의 가치를 알고 역사에서 교훈을 얻는다면 내가 투자한 가치 이상을 하는 것"이라고 몇몇 지인에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콜마의 모든 임직원은 1년에 6권 이상 책을 읽고 독후감을 제출해야 한다. 윤 회장은 이 독후감들을 직접 읽어보고 자신의 감상을 작성자와 공유한다. 독후감을 제출하지 않으면 인사고과와 승진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
[이동인 기자 / 정순우 기자]
http://news.mk.co.kr/newsRead.php?no=675615&year=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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