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랬던거다
밤샘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아침마다
내가 마주쳐야했던 익숙한 풍경
표정도,옷차림도,걸어가는 방향조차도
일사분란 하리만치
나와는 정반대였던 사람들
학생이든,직장인이든
철이 든 이후엔 한번도 속해본적 없던
그들속에 섞이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간절해서
보지 못했던 불편한 진실
결국
난 여전히 혼자 다른 방향으로 가고있었던거다
이곳에서도 나는 변함없이 혼자였던거다
그리고
모두가 다 아는 그 사실을
나만 모르고 있었던거다
저런 암묵적인 일사분란함과
동의는
무엇을 얼마나 나눠야 가능한것일까
이왕 들어왔으니까 어떻게든 버텨봐라
여긴 버티는게 이기는데야
버틴다는건
어떻게든 완생으로 나아간다는거니까
완생이요?
넌 잘 모르겠지만 바둑에 이런 말이있어
미생,완생
우린 아직 다 미생이야
그래도 이 일이 지금의 나야
그래봤자 바둑,그래도 바둑
응?
조치훈 9단이 하신 말씀이에요
바둑 한판 이기고 지는거
그래봤자 세상에 아무 영향없는 바둑
그렇네
그래도 바둑
세상과 상관없이 그래도 나에겐 전부인 바둑
왜 이렇게 처절하게
치열하게 바둑을 두십니까
바둑일뿐인데
그래도 바둑이니까
내 바둑이니까
내 일이니까
내게 허락된 세상이니까
우리 중 누구도 감히
서로에게 섣부른 충고를 건넬수 없었다
회사에 들어오고 1년 5개월
우리는 충분히 알게 됐다
시련은 셀프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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