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글은 대부분의 고용이 중소기업에서 창출되는 스페인이 겪는 고민을 다루고 있습니다.
낮은 생산성과 위기에 취약한 경제 구조
스페인은 좀처럼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으나 2015년부터는 실업률과 성장률이 점차 호전되고 있습니다.
* 스페인 실업률 추이

그런데 스페인 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하고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현재의 경제구조로는 어려움이 많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페인은 유로존 4위 경제대국이지만 변변한 대기업이 별로 없는 중소기업의 나라이기도 합니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대기업으로 외국인들에게도 알려진 것으로는 방코 산탄데르(Banco Santander), 텔레포니카(Telefonica), 렙솔(Repsol) 정도입니다. 그나마도 이들 기업은 은행, 통신, 에너지 기업으로 국가 규모를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EU 소재 기업의 매출액 기준으로 대기업을 구분하면 상위 100개 기업 중 스페인 기업은 위 3개 기업을 포함해서 6개에 불과합니다. 독일 21개는 물론 인구가 훨씬 적은 스위스 9개보다도 스페인의 대기업 개수는 적습니다.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내는 스페인 기업은 90개에 불과하며 5억 달러 이상 매출 기업 수는 200개가 안된다고 합니다.
* 매출액 기준 EU 상위 20개 기업 리스트(2014년 기준)

https://en.wikipedia.org/wiki/List_of_largest_European_companies_by_revenue
대기업이 많지 않은 대신 스페인의 중소기업은 고용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OECD에 따르면 스페인 고용의 40% 이상은 10인 미만 기업의 몫인데 반하여 프랑스는 29%, 독일은 19%, 미국은 1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런 마이크로 기업들의 생산성이 매우 낮다는 것인데 아무래도 은행(대출), 자본시장(채권 및 주식), 외국시장 진출, R&D 투자를 위해서는 최소한의 기업 크기(critical mass)가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중소기업들은 경기변동에 너무 민감하다 보니 2008년과 같은 경제위기가 몰려오면 대책 없이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 주요 국가의 기업 규모(고용인원)별 고용비중

BBVA 분석에 따르면 기업 평균 고용인원이 스페인(5명 미만)의 두 배가 넘는 독일과의 생산성 격차의 3/4은 기업 규모로 설명된다고 합니다. 스페인 정부와 기업 애널리스트들은 스페인이 기술혁신과 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역량을 갖춘 중대형 기업 기반 마련에 실패했다고 염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스페인과 처지는 다르지만 노키아 몰락이후 핀란드 상황을 보면 핀란드의 문제는 핀란드 경제의 노키아 의존도가 너무 컸던 것이 아니라 노키아 같은 글로벌 기업을 하나밖에 키우지 못한 능력의 한계가 문제였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FT는 스페인의 노동법에 따라 50인 이상 고용하면 근무조건 관련 주요 사항을 협의해야 하는 직장평의회(worker's council) 설립도 소기업이 많은 이유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아래 그래프처럼 프랑스에서도 극명하게 나타나긴 합니다.
* 프랑스의 고용인원에 따른 회사 분포

한편 스페인의 중소기업들이 겪는 주요 문제는 고객 확보, 경쟁, 생산 비용 증가, 금융 서비스, 구인난을 꼽고 있습니다.
* 주요 국가 중소기업들의 애로 사항

EU 전체적으로 중소기업(SME)의 고민 중 2위는 인력 확보입니다.
* EU 중소기업들의 애로 사항

아직 스페인 중소기업들의 인력 확보 고민은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크지 않은 것 같지만 유럽 최저 수준의 스페인 출산율과 매우 높은 중소기업 고용 의존도를 생각하면 스페인 중소기업가들은 설사 다음 위기를 무사히 넘긴다고 해도 점차 능력있는 사람을 구하지 못할 리스크에 빠져들 것 같습니다.
* 유럽의 다출산 국가와 저출산 국가

사실 강소기업의 나라 독일도 최근 들어서는 젊은이들이 도제과정보다는 대학을 선호하고 있고 대도시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 독일 학생들의 도제시스템 및 대학진학 수 추이(좌), 인구변화 추이(우)

한편 중소기업의 고용 비율에서 스페인의 대척점에 있는 미국을 보면 경제력의 차이가 크긴 하겠지만 미국은 중소기업에 대한 보조금이나 규제를 통한 제도적 보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적어도 트럼프 대통령 이전까지는...)
그 결과 정글과 같은 환경에서 미국의 기업들은 더 빠르게 성장하여 몸집을 불리던지 아니면 도태되는 양자택일의 운명을 맞지 않았나 합니다. 중소기업 육성 또는 보호 정책이 갖는 딜레마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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