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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10년차입니다.
초등학교 1학년 예쁜 딸아이 하나 있습니다.
우리는 맞벌이 부부입니다.
남편은 공무원이고, 저는 회사 다녀요.
출판업계 일인데 나름 인정받고 진급도 빨리해서
결혼 10년동안 제 월급이 남편월급보다 더 많았습니다.
남편이 진급을 하면서 어느 정도 따라온 상태입니다.
제가 일을 쉬고 남편 월급만으로는 대출 갚으며 살기 힘들어서
더 쓸수있는 육아휴직도 마다하고 소처럼 일하고 살아왔습니다.
둘이 열심히 벌고 있고 둘다 직장이 안정적이고
적다고만 생각했던 남편 월급도 이제야 넉넉해진 거 같고
신혼 때 아파트 산다고 낸 빚도 잘 갚아나가도 있는 상황이고...
이대로 우리 가족 행복하게 잘 살아나가면 되겠다 싶은 때였습니다.
제가 좀 늦게 알아차렸는지도 모르겠지만
처음 뭔가 이상한 느낌 같은 것이 온건
지난 가을 무렵이었습니다.
남편이 작년 초 저의 직장 근처로 발령받았습니다.
차로 10분, 도보로 30분 정도 거리입니다.
퇴근시간은 나날이 다르니 맞추기 어렵지만
출근시간은 매일 똑같이 같이 하고 있었어요.
주로 신랑이 운전해 저를 내려주고 본인 직장으로 갑니다.
그날은 신랑이 몸살기운으로 앓았던 날이라
제가 출근길 운전대를 잡고 있었습니다.
신랑 직장 앞에서 신랑을 내려주고 저는 출발하였습니다.
제 직장으로 가려면 조금 더 가서 유턴 신호를 받고 돌아야 했습니다.
유턴신호 받고 돌아오던 중 다시 신호에 걸려 대기 중인데
저 앞에 아직 신랑이 들어가지 않고 담배를 한대 태우고 있는게 보이더군요.
으이그, 아침부터 담배를... 하고 생각하던 찰나
저 멀리지만 신랑의 얼굴에 갑자기 환한 웃음이 지어지는게 보였습니다.
그 앞을 지나가면서 보니 출근하는 어떤 직원을 향해 인사하는 모습이던 거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웃는 얼굴이 이상하게 잊혀지기가 않았어요.
그날 이상한 마음을 시작으로
그제서야 하나하나 조금씩 이상한게 눈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하나뿐인 딸아이를 워낙 예뻐해서
주말이면 운동하는 두어시간 빼고는 늘 딸아이와
꼭 붙어서 온종일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었는데
주말이면 약속이 있다며 밖에 나가 들어오질 않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정도의 술약속 외에는 꼬박꼬박 집에
잘 들어와서 책을 읽거나 티비를 보며 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어느샌가부터 매일매일 늦습니다.
뭔가 있다는 생각에 제대로 남편을 잡고
이야기를 하거나 쫓아다녀라도 봐야겠다 싶을때쯤
집안에 큰일이 일어났습니다.
남편의 막내 외삼촌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남편과는 나이차이도 얼마 안나 마치 형처럼 지내며
어릴때부터 따르던 외삼촌이었습니다.
남편은 휴가를 내고 빈소를 3일 내내 지키고는 갑자기 훌쩍 사라졌습니다.
3일을 연락없이 안들어오는 사람 때문에 애간장이 녹을 거 같았습니다.
실종신고라도 하려 했더니 시어머님께는 잘 있으니
걱정말라고 전화 한통 하였다고 하더군요.
이게 무슨 일인가, 왜 내게는 연락하지 않는가 혼란 속에 있는데
나흘째 되는 날 저녁에 신랑이 들어왔습니다.
달려드는 딸아이를 안아들고 들어오더니
나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고 잠시 시간을 달라고 하더군요.
우는 아이를 간신히 달래 재우고
둘이 이야기했습니다.
사랑하는 여자 만났답니다.
공무원 후배랍니다.
그쪽도 남편이 있다고 합니다.
그쪽은 자기를 거부했지만, 본인이 너무 좋아 매달렸다고 합니다.
그쪽은 이혼생각이 없다고 합니다.
그래도 좋답니다.
평생 기다려왔던 사람이랍니다.
그런 이야기를 내앞에서 지껄입니다.
지금 무슨 를 늘어놓느냐 했더니
그러하니 이혼해달라고 합니다.
고민 많았는데 외삼촌 가는 거 보고 결심이 섰다고 합니다.
사랑해서 한 결혼이 아니다, 때가 되어서 적당한 사람과 결혼했는데
오래 기다려왔던 그 한사람을 만나니 이제야 알겠다,
나는 그 사람 바라보며 살아겠답니다.
소설 쓰냐고 비웃어줬습니다.
뺨도 몇대 때렸습니다.
내 앞에 무릎 꿇더군요.
그런데 아무것도 시원해지지않습니다.
남편은 나와 헤어지는 것이 기정사실인거마냥 행동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양가에 다 알리고 지금 시댁에 가 있습니다.
친정식구들도 뒤집어지고 시댁도 뒤집어졌지만
남편 혼자 평화롭습니다.
욕을 하면 욕을 듣고, 때리면 맞읍디다....
그 모습을 지켜보며 마음 무너지는 기분.. 아시는 분 있나요?
저렇게나 그 여자가 좋은가.. 이런 생각밖에 없는 내가 너무 못났습니다.
아직 그 여자 한번도 제대로 본 적 없습니다.
그날 신호받고 기다리면서 남편과 인사나누던 모습..
언뜻 지나쳐본 옆모습이 전부입니다.
그저 조금 예쁘장한.. 깔끔한 옷차림의 젊은 여자...
남편도 있다던데
도대체 어떻게 둘이 얽히고 엮어서
내 남편이 저렇게 되었나
그 사랑하던 딸도 버리고 간다하고,
지금껏 열심히 같이 살아온 나도 버리고 간다하고,
시아버지가 두드려패든, 장모님이 찾아가 울든
그저 고개만 푹 숙이고 자기는 나랑 이혼하겠다고 하네요.
어제는 사촌언니가 찾아와 정신똑바로 차리라고 합니다.
애 키우고 살라면 재산분할 똑바로 받아내고 양육비 받아내고
공무원 연금 분할 신청이니 뭐니 이런저런 정보를 알려주며 도와주려는데
나는 정말 못났게도
그 여자 생각만 합니다.
어디가 그렇게 좋아서 나를 버리고 가족 기대도 다 버리고
저렇게 미쳐날뛸수있을까
그 생각에 밤에 잠도 못들고 아무것도 먹지못하고 있습니다.
죽고싶은데
딸아이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네요
님은 자존심땜에 그냥 이혼해줄것 같은데요 이혼은 전쟁입니다 - 좋은 이혼은 없어요 남편이 바람피웠다는거 녹음해두시고
- 집이랑 적금등 경제권 모두 넘기면 이혼해준다고 하세요
- 어차피 맘 떠난 사람 붙들고 있어봤자 서로에게 지옥일테니
- 상대가 절실히 원할때 님에게 유리한 조건으로 이혼하세요
- 시집식구들도 이혼이 닥치면 어떻게든 경제적 손해 안보게
- 아들 코치할지도 모르니 진행상황 알리지 마시고 모튼 경제권을
- 님이 갖는다는 조건으로 이혼에 응해주세요 남편은 유책배우자라
- 님이 응해주지 않으면 절대 이혼못합니다 이혼하시고
- 불륜녀에게도 위자료 청구하세요 아마 남편은 혼자 짝사랑 같은거라고
- 불륜녀를 보호하려할지도 모르니까 미리 증거 확보해두시고 이혼후
- 위자료 소송하세요 둘다 공무원이니 잘되었네요 아마 직장에 알려져 쫒겨날까싶어
- 님이 유리한대로 둘다 응해주겠네요 이혼은 드라마에서 보는것 처럼
- 이성적인게 아닙니다 진흙탕싸움 각오하고 준비 철저히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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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집순이 2017.01.05 20:01추천-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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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이 들긴 했는데 상대편 여자도 같이 바람 폈다는 증거가 없으니
- 님 양육비라도 제대로 받고 연금이라도 분할할려면 댓글들처럼 고소는 하지 마세요.
글만 봐서는 남편 분 맘은 이미 돌아섰습니다.
인생이란 게 그러네요. 돌아가신 분처럼 한 번 돌아서면 돌이킬 수가 없어요.
맘 떠난 남편 붙잡고 억지로 잇고자 한들 과연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복수도 부질없습니다.
죽을만큼 힘들어도 딸 생각해서라도 정신 차리시고 -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거 받고 헤어지는 게 현명한 거 같습니다. 모쪼록 힘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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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ㅇ 2017.01.05 21:46추천-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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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글쓴이 남편은 바람 맞지만 그 상대 여자가 호응한게 맞나요? - 글만 봐서는 남편분 혼자 유부녀를 짝사랑하는게 아닌가 싶고,
- 가까운 친척의 죽음을 겪으면서 심정적 변화를 일으킨게 아닌가 해요.
- 사실 태어나는 순서는 있어도 가는 순서는 없다고,
- 외숙같이 어느날 갑자기 갈 수도 있는데 싶으니
- 그저 본인 원하는대로 살아보겠다는 심사로 보입니다.
- 때리면 맞고 욕하면 듣는다니 죄책감은 드는 모양이지만 그 죄책감이
- 자유롭고싶은 희망(?)을 누르지는 못하는 것 같고요.
- 분노가 이성을 마비시키겠지만 냉정하게 보자면 베플대로
- 지금은 전부 챙겨서 깔끔하게 이혼하는 쪽이 나을것 같아요.
- 사랑놀음에 눈이 멀어 지금 물불 안가리는 모양인데,
- 일단 이혼 마무리되고 원하는대로 혼자가 되어서 자기 돌아보지않는
- 남의 여자나 오매불망 쳐다보며 살다보면 언젠가는 지치겠죠.
- 짝사랑 유효기간 그리 길지않고 콩깍지 벗겨진 뒤에 자기 처지 돌아보면
- 발등 찍고싶을만큼 후회스러울겁니다. 딸아기 보고싶고
- 스스로 버린 가정이 사무치게 그리울 날 오겠지요. 참....인간의 어리석음이란....
- 글쓴님은 지금 미련두지말고 끊어버리는 쪽이 나을겁니다. 붙잡을수록
- 더 더 더 나가려 들테니까요. 차라리 확 끊어내버려야 잃은것에 대한
- 아쉬움이 밀려들면서 후회가 생기겠지요. 아마 한두해 지나면
- 아이 본다는 핑계로 슬금슬금 다시 밀고들어올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