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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7년 전 (2017/3/22) 게시물이에요


400년 제국을 연 최고의 책사 | 인스티즈






400년 제국을 연 최고의 책사 | 인스티즈

장량 자방(張良 子房)

400년 제국을 연 최고의 책사 | 인스티즈

▲장량과 함께 시황제 암살을 계획한 창해역사

장량이 회양(淮陽)에서 예를 배운 후에 동쪽으로 여행하다가 창해군(倉海君)을 만나서 장사 한 사람을 얻어 그를 위해 120근 짜리 철퇴를 만들었다. 진시황이 동쪽으로 순수 나왔을 때 장량과 창해역사는 진시황을 박랑사(博浪沙)에서 저격했으나, 뒤따르던 부거(副車)를 잘못 맞추었다. 진시황이 대노하여 천하에 대 수색령을 내려 자객이라고 의심나는 사람들을 매우 급하게 붙잡아 들였는데 이것은 모두 장량으로 인해 일어난 일이다. 장량이 이름과 성을 바꾸고 하비(下邳)로 도망가 숨었다.
▶의인(義人)으로서 세상에 이름을 알리는 장량

최고의 책사, 그 전설이 시작되다.

장량이 하비에 숨어 있을 때 어떤 다리 위를 지나가게 되었다. 그때 노인 한 사람이 갈포로 지은 옷을 입고 장량이 있던 곳으로 오더니 곧바로 그의 신발을 벗어 다리 아래로 던지고 나더니 장량을 보고 말했다.


"젊은이, 내 신발 좀 주어다 주게나!"
장량이 놀라 그 노인을 두들겨 패주려고 하다가 그가 나이를 먹은 노인이라는 것을 생각하고 화를 참으며 다리 밑으로 내려가 신발을 주어다 주었다. 이에 다시 그 노인이 장량에게 말했다.

"신발을 신겨주게나."
기왕에 신발을 주어왔음으로 노인 앞으로 가서 무릎을 꿇고 그에게 신발을 신겨주었다. 발을 뻗어 장량에게 신발을 신기게 한 노인은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자기 길을 갔다. 장량이 마음속으로 놀라며 노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노인이 일 리쯤 가다가 다시 돌아와 장량을 향해 말했다.

"자네는 내가 가르칠만 하다! 닷새 후에 아침이 밝아올 때 여기서 다시 만나세!"
장량이 마음속으로 더욱 괴이하게 여기며 무릎을 꿇고 대답했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이윽고 닷새 후 아침에 장량이 약속한 장소에 나갔으나 그 노인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으면서 화를 내며 말했다.
"젊은 사람이 노인과 약속을 해 놓고 늦게 왔으니 그것은 무슨 까닭인가?"

노인이 돌아가면서 장량을 향해 말했다.
"닷새 후 새벽에 이곳에서 다시 만나기로 하세나!"

그리고 닷새 후 장량은 새벽닭이 우는소리를 듣고 약속 장소에 나갔다. 그러나 그때도 노인이 먼저와 기다리고 있다가 장량을 보고 늦게 왔다고 화를 내며 닷새 후 새벽에 다시 그곳으로 나오라고 하면서 가버렸다. 그리고 닷새 후 장량은 그 전날 야밤도 미처 되기 전에 그곳에 나가서 노인을 기다렸다. 이윽고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노인이 나타나며 기뻐하며 말했다.

"젊은이라면 마땅히 이래야지!"

이윽고 노인이 소맷자락 속에서 책 한 권을 내놓으며 말했다.

"이 책을 배우면 그대는 장차 10년 후, 제왕의 스승이 되어 큰 뜻을 이룰 것이다. 그리고 13년 후에는 젊은이는 나를 제북(濟北)의 곡성산(穀城山)에서 만나볼 수 있으리라! 그때 곡성산 밑에 노란 돌이 하나 있을 것이니 그것이 바로 나일 것이다."

그리고 노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다시는 볼 수 없었다. 이윽고 날이 밝아 그 책을 살펴보니 그것은 바로 '태공병법(太公兵法)'이었다. 장량이 기이한 일이라고 여겨 그 책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면서 읽고 외웠다.

왕좌지재(王佐之才), 제왕(帝王)을 알아보다.

장량이 하비에 머물며 협객이 되었는데 그때 항백(項伯)이란 사람이 살인하여 죄를 얻자 장량이 그를 구해 숨겨주었다. 그리고 10년 후에 진섭(陳涉) 등이 기병하자 장량도 역시 젊은이 100여 명을 모았다. 그때 경구(景駒)가 스스로 초나라의 대리왕이 되어 유읍(留邑)에 머물렀다. 장량이 경구를 찾아가던 도중에 패공(유방)을 만났다. 그때 패공은 휘하에 수천의 무리를 이끌고 하비의 서쪽을 공략하고 있었다. 장량은 패공의 휘하에 들어갔다. 패공은 장량을 구장(廐將)에 임명했다. 장량이 패공에게 자주 '태공병법(太公兵法)'을 유세하자 패공은 좋아하여 그때마다 장량의 계책을 실전에 사용하곤 했다. 장량이 다른 사람에게도 태공병법에 관해 논했으나, 패공 외는 아무도 깨닫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장량은 속으로 생각했다.

"패공은 아마도 하늘이 낸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장량은 패공을 따르기로 하고 경구(景駒)에게 가지 않았다.

유방, 장량의 책략으로 관중에 먼저 입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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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보다 먼저 관중에 입성하는 유방

패공이 낙양에서 남쪽으로 나아가 환원산(轘轅山)으로 진격했을 때 장량도 군사를 이끌고 그의 뒤를 따라 출전하여 한나라 땅의 십여 개 성을 함락시키고 양웅(楊熊)의 군사를 격파했다. 패공은 이어서 한왕 성에게 양책(陽翟)에 머물며 지키라 명하고 자기와 장량은 남쪽으로 나아가 완성(宛城)을 공격하여 함락시킨 후 계속해서 서쪽으로 진격하여 무관(武關)으로 들어갔다. 패공이 2만의 군사로 요관(嶢關)에 있는 진나라 군사들을 공격하려고 하자 장량이 계책을 내어 말했다.

"진나라 군대는 아직도 그 세력이 강하여 결코 가볍게 보시면 안될 것입니다. 제가 듣기에 진나라 장수들은 모두 장사꾼 출신들이라, 장사꾼은 이로써 유혹하면 마음이 쉽게 움직이게 할 수 있습니다. 패공께서 일단 보루를 지키면서, 사람을 앞서 보내 5만 명의 식사를 준비하도록 하고, 산봉우리에는 모두 깃발을 빽빽이 꽂아 의병(疑兵)을 세우고, 다시 역이기(酈食其)에게 금은보화를 주어 진나라 진영으로 보내 적장들을 이로써 달래 항복을 권유하시기 바랍니다."

과연 진나라 장수가 반하여 패공의 군사와 연합하여 서쪽으로 진격하여 함양을 습격하려고 했다. 패공이 진군과 함께 함양을 공격하려고 하자 장량이 다시 말했다.

"아마도 그 계획은 진나라 장수 혼자만의 생각이라 혹시 그 부하 군사들이 명령을 받지 않을까 우려됩니다. 진나라 군사들이 장수의 말을 따르지 않게 되면 필시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니 차라리 그들이 방심하고 있는 틈을 타서 공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에 패공이 즉시 군사를 이끌고 진군을 공격하자, 진군은 크게 무너졌다. 도망가는 진군의 뒤를 추격하여 남전(藍田)에서 다시 싸웠다. 진나라 군사들은 결국은 남전에서 와해되고 패공은 함양에 입성해서 진왕 자영(子嬰)의 항복을 받았다.

유방, 장량의 기지로 홍문에서 살아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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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초한지: 천하대전' 에서의 홍문연

항우가 이윽고 홍문(鴻門)에 이르러 패상의 패공을 공격하려고 했다. 이에 항백(項伯)이 야음을 틈타 패공의 진영에 당도하여 아무도 몰래 장량을 만나 그곳을 빠져나가자고 했다. 장량이 듣고 항백에게 말했다.
"이 사람은 한왕(韓王)을 위해 패공에게 파견된 사람입니다. 오늘 일이 급하게 되었다고 나 혼자 도망친다면 그것은 의가 아닐 것입니다."

장량이 즉시 패공에게 달려가 그 일을 고했다. 패공이 크게 놀라며 말했다.
"장차 이 일을 어찌했으면 좋겠소?"

"패공께서 함곡관으로 군사를 보내 항우를 막으려고 하셨는데 정말로 항왕에 반기를 들려고 하신 것입니까?"
"어떤 천박하고 무지한 놈이 나보고 말하기를 함곡관에서 제후군을 막게 되면 진나라 땅은 모두 차지할 수 있다고 했소. 그래서 내가 그의 말을 따른 것이오."

"그렇다면 패공께서는 지금 항우를 물리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패공이 한 동안 말이 없더니 이윽고 입을 열어 말했다.

"나는 결코 항우와 대적할 수 없소. 어떻게 하면 좋겠소?"


장량이 항백을 억지로 패공 앞으로 데려와 회견을 시켰다. 항백을 접견한 패공은 그에게 술잔을 올려 축수를 하고 그들 자녀들을 혼인시켜 인척 관계를 맺기로 했다. 그래서 항백은 초군의 진영으로 돌아가 패공이 감히 항우를 배반할 생각을 하지 않았으며, 단지 관에서 제후군에게 항거한 것은 도적들을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변명해 주었다. 패공이 항우를 접견한 후에 화해를 했다. 이 일은 '항우본기(項羽本紀)'에 자세하게 나와있다.

*'항우본기'의 홍문연은 분량이 많으므로 나중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장량, 잔도를 불태워 항우를 방심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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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남아있는 잔도의 일부분

한 원년(B.C 206년) 정월, 패공이 한왕이 되어 파(巴)와 촉(蜀)땅을 다스리게 되었다. 한왕이 장량에게 황금 100일(鎰)과 주옥(珠玉) 2말을 하사했다. 장량은 그 모두를 다시 항백에게 주었다. 한왕 역시 장량을 통해 항백에게 많은 재물을 주어 한중(漢中)의 땅을 항우에게 청해 달라고 부탁했다. 항우가 허락하자 한왕은 마침내 한중의 땅을 얻을 수 있었다. 한왕이 그 봉지에 부임하러 갈 때 장량은 포중(褒中)까지 따라와 한왕을 전송했다. 한왕은 포중에서 장량을 한나라에 돌아가게 했다. 장량이 한왕과 헤어지면서 말했다.

"왕께서는 잔도를 지나간 다음 반드시 불태워 절대 관중이나 중원으로 나갈 생각이 없다는 마음을 천하의 제후들에게 밝히셔야 할 것입니다. 그것으로써 항왕의 마음을 안심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장량은 한나라로 돌아가고 한왕은 한중으로 들어가면서 지나온 잔도를 모두 불태워 버렸다. 이윽고 장량이 한왕과 헤어지고 한나라에 이르렀으나 항왕은 한왕(韓王) 성(成)이 옛날 장량의 권유로 한왕을 따랐다고 해서 자기 봉국으로 보내지 않고 동쪽의 팽성으로 데리고 갔다. 장량이 항왕에게 말했다.

"한왕이 한중으로 들어가면서 잔도를 불태워 길을 끊은 것을 보면 아마도 그는 그곳에서 중원이나 관중으로 나올 생각이 없는 듯 합니다."(구라지 이상한 사람아. ㅋㅋㅋㅋㅋ)

장량은 이어서 항왕에게 제왕(齊王) 전영(田榮)이 반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편지를 써서 고했다. 항왕은 이로써 서쪽의 한왕에 대한 걱정을 떨쳐 버리고 그 군사로 북쪽의 제나라를 공격했다.

▶항우의 시선을 다른곳으로 돌려 유방이 반격할 시간을 벌게 해주는 장량

유방에게 경포와 팽월을 포섭하게 하고, 한신에게 정벌을 맡기도록 종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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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을 평정하러 가는 한신의 원정군

장량이 도망쳐 소로를 이용하여 한왕에게 돌아왔다. 한왕 역시 그 동안 한중에서 나와 삼진(三秦)을 평정했다. 한왕에 의해 성신후(成信侯)에 봉해진 장량은 함곡관을 나와 동쪽으로 진격하여 초나라를 공격하는 한군에 종군했다. 한왕이 팽성에 이르렀으나 초군과의 싸움에서 지고 패퇴했다. 한왕이 하읍(下邑)에 이르렀을 때 말에서 내려 말안장에 기대어 장량에게 물었다.

"내가 함곡관 동쪽의 땅을 떼어서 다른 사람과 나누려고 하오. 누가 능히 나와 함께 통일천하를 건립하여 대공을 세울 수 있겠소?"

"구강왕 경포(黥布)는 초나라의 맹장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초왕과 틈이 벌어져 사이가 소원한 상태고, 팽월(彭越)은 제왕(齊王) 전영(田榮)과 함께 양나라 땅에서 항우에게 반기를 들었으니 이 두 사람을 급히 부러 쓰시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대왕의 장수 중에는 오직 한신만이 큰 일을 맡기면 한 방면의 일을 능히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왕께서 땅을 나누시려고 하신다면 이 세 사람에게 나누어주어야만 초나라를 무찌를 수 있을 것입니다."

한왕은 즉시 수하(隨何)를 사자로 보내 구강왕 경포를 설득하도록 하고 팽월에게는 별도의 사람을 보내 연락을 취하도록 했다. 이윽고 위왕(魏王) 표(豹)가 배반하자 한신을 장수로 삼아 그를 공격하게 했으며, 계속해서 연(燕), 대(代), 제(齊), 조(趙) 등의 땅을 공략하게 했다. 한왕이 초나라를 격파할 수 있었던 것은 이 세 사람의 힘 때문이었다.

유방에게 천하의 형세를 설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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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3년(B.C 204년), 항우가 형양에서 포위하여 맹공을 받은 한왕은 매우 두려워하며 역이기(酈食其)와 함께 초나라 세력을 약화시킬 계획을 궁리했다. 역이기가 자기의 생각을 말했다.

"옛날 탕왕은 하나라의 걸왕(桀王)을 토벌하고 나서, 하나라의 후손들을 기(杞)에 봉했고, 주무왕은 은나라의 주왕(紂王)을 토벌한 다음 그 후손들을 송(宋)에 봉했습니다. 그러나 진나라가 나타나 덕과 도를 저버리고 각 제후국들을 침략하여 6국을 멸하고 그 후손들의 대를 끊어 그들은 송곳 하나 세울 곳이 없게 되었습니다. 대왕께서 진실로 육국의 후예들을 제후로 다시 세우시고 그들 모두에게 제후의 인수(印綬)를 나누어주신다면, 그 나라의 군신들과 백성들은 대왕의 은덕에 감읍하여 대왕에게 달려와 귀의할 것이고, 대왕의 도의를 앙모하여 기꺼이 대왕의 신민이 되기를 자청할 것입니다. 세상에 도덕과 정의가 행해지면 대왕께서는 남면하여 패자를 칭하게 될 수 있으며, 초왕은 틀림없이 의관을 정제하여 공손한 태도로 달려와 대왕께 조배를 드릴 것입니다."

한왕이 역이기의 말을 찬동하며 말했다.

"좋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제후들을 위한 인장을 새길 것이니, 선생은 그것들을 직접 들고 제후들을 찾아가 전하시기 바랍니다."

역이기가 미처 행차를 떠나기 전에 장량이 마침 외지에서 돌아와 한왕을 알현했다. 한왕이 막 식사를 하려다 말고 장량을 향해 말했다.

"자방(子房)께서는 어서 안으로 들어오시오. 문객으로 있던 사람 중에 초나라의 세력을 깎을 수 있는 계책을 낸 사람이 있었소."

이윽고 한왕이 장량에게 역이기의 계책을 모두 말하고 물었다.

"자방께서는 그의 계책이 어떻다고 생각하십니까?"

"도대체 어떤 사람이 생각을 대왕께 올린 것입니까? 그렇게 하신다면 대왕께서 도모하려고 하는 대사는 결코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청컨대 대왕 앞에 놓여있는 젓가락을 잠시 저에게 빌려주시면 제가 대왕을 위해 당면한 형세를 하나하나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장량이 이어서 한왕에게 설명했다.



"옛날 탕왕이 걸왕을 토벌하고 그 후손들을 기(杞) 땅에 봉한 것은 걸왕을 사지에 몰아 넣어 능히 제압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습니다. 지금 대왕께서는 능히 항적(항우)을 사지에 몰아 넣어 그를 제압할 수 있습니까?"
"그렇게 할 수 없소."

"그것이 제후들을 새로 세울 수 없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주 무왕이 은나라의 주왕(紂王)을 정벌하고 그 후예들을 송나라에 봉한 것은 주왕의 머리를 이미 얻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대왕께서는 항적(項籍)의 머리를 능히 얻을 수 있습니까?"
"그렇게 할 수 없소."

"그것이 불가한 두 번째 이유입니다. 주 무왕이 은나라에 들어갈 때 상용(商容)이 살았던 마을의 이문(里門)에서 그의 어진 마음을 표창했고, 감옥에 갇혀있었던 기자(箕子)를 석방했었으며, 또한 주왕에게 죽임을 당한 비간(比干)의 무덤에 흙을 더 쌓아 그 높이를 높여주었습니다. 지금 대왕께서는 능히 성인의 분묘를 다시 새로 쌓고, 현인이 살았던 마을의 이문에서 그의 덕을 칭송하며, 재능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사람들의 문앞을 지나며 그들에게 존경하는 마음을 표현하실 수 있습니까?"
"그렇게 할 수 없소."

"그것이 불가한 세 번째 이유입니다. 주 무왕은 거교(鉅橋)의 창고에 있던 식량과 녹대(鹿臺)에 쌓여있던 금품을 꺼내어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지금 대왕께서는 능히 부고 있는 식량과 금품을 모두 꺼내어 가난한 백성들에게 나누어주실 수 있습니까?"
"할 수 없소."

"그것이 불가한 네 번째 이유입니다. 주 무왕은 은나라를 멸한 일이 끝나자, 병거를 개조해서 수레를 만들고, 병장기를 모두 거꾸로 세워 창고 속에 넣고 모두를 호랑이 가죽으로 덮음으로써 천하에 다시는 군사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였습니다. 지금 대왕께서는 무력의 사용을 중지하고 문치를 행하여 다시는 병장기의 사용을 금할 수 있습니까?"
"그렇게 할 수 없소."

"그것이 불가한 다섯 번째 이유입니다. 주 무왕은 다시 화산(華山)의 남쪽 기슭에 전마들을 풀어놓고 다시는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천하에 보였습니다. 오늘 대왕께서는 전마들을 풀어주어 다시는 그 말들을 전쟁에 쓰지 않을 수 있습니까?"
"할 수 없소."

"그것이 불가한 여섯 번째 이유입니다. 주 무왕은 은나라를 멸하고 돌아와 소들을 도림(桃林) 북쪽 기슭에 풀어놓고 다시는 용병(用兵)의 일로 군수품과 양초를 운반하거나 모으지 않겠다고 천하에 보였습니다. 지금 대왕께서는 수레를 끄는 소들을 풀어 방목시킴으로써 천하에 군수품과 양초를 운반하거나 모으지 않겠다는 뜻을 보일 수 있으십니까?"
"할 수 없소."

"그것이 불가한 일곱 번째의 이유입니다. 또한 천하를 돌아다니는 선비들이 그의 친척과 이별하고, 그 조상의 분묘를 버리며, 옛 친구들과 떨어져 대왕을 따라 천하를 전전하는 것은 단지 매일 밤마다 한 뼘의 땅이나마 떼어주지 않을까 하는 바람에서입니다. 오늘 육국(六國)을 복국시켜 한(韓), 위(魏), 연(燕), 조(趙), 제(齊), 초(楚) 등의 후손들을 제후왕으로 세운다면, 천하의 선비들은 각기 그 주인을 섬긴다고 하면서 그 친척과 친구 그리고 조상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버릴 텐데, 대왕께서는 천하를 얻기 위해 누구와 함께 싸우려고 하십니까? 그 불가한 여덟 번째 이유입니다. 더욱이 지금 초나라보다 더 강대한 나라는 없어, 세력이 약한 육국의 제후국들은 결국은 초나라를 다시 따를 것입니다. 대왕께서 어떻게 그들을 신하로 삼으실 수 있겠습니까? 문객의 계책을 시행하신다면 대왕이 도모하려고 하시는 일은 모두 그르치게 됩니다."

한왕이 장량의 말을 다 듣더니 입안에 있던 음식을 뱉어내고는 역이기를 향해 욕설을 퍼부었다.

"세상물정 모르는 유생 놈 때문에 하마터면 천하의 공사(公事)를 망칠뻔 했구나!" 역이기 개불쌍ㅠㅠ...

한왕이 즉시 명을 내려 조각하고 있던 인장들을 모두 녹여버리라고 했다.

아직은 제후들의 협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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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하로 모이는 유방진영의 제후들

1. 한왕 4년(B.C 203년), 한신이 제나라를 정벌하여 점령하고 스스로 제왕(齊王)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사자를 한왕에게 보냈다. 한왕이 대노하여 한신을 공격하려고 했다. 장량이 한왕에게 한신을 제왕에 봉해야 한다고 권했다. 한왕은 장량에게 제왕신(齊王信)이라고 새겨진 인장을 주어 한신에게 사자로 보냈다. 이 일은 '회음후열전(淮陰侯列傳)'에 자세하게 나와있다.

*회음후열전)

-청봉제왕(請封齊王)-

한신이 한왕에게 사자를 보내 말했다.


"제나라 사람들은 속임수가 많고 변화무쌍하니 반복이 심한 나라입니다. 또한 초나라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제가 이곳의 가왕(假王)이라도 되어 진정시키지 않는다면 정세가 안정이 안 되어 후일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때 초나라는 바야흐로 한군을 형양(滎陽)에서 포위하고 맹공을 가하고 있어 한왕은 한신이 제나라의 군사들을 휘몰아 구원해 주기를 학수고대하고 있었다. 이윽고 한신의 사자가 당도하여 그가 보낸 편지를 본 한왕은 불같이 화를 내며 한신을 향해 욕을 해댔다.

"내가 지금 이곳에서 초군에게 포위되어 곤경에 처해 있음으로 해서 아침저녁으로 구원군이 언제나 당도하나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는데, 그 놈은 오히려 왕자리만 탐내고 있단 말인가?"

곁에 있던 장량(張良)과 진평(陳平)이 한왕의 발등을 일부러 밟으며 제지하고는, 귓가에 입을 대고 은밀히 말했다.

"지금 한나라는 매우 불리한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어찌 왕이 되려는 한신의 생각을 금할 수 있겠습니까? 이번 기회에 그를 제후왕으로 세우고 그를 잘 대우하여 그로 하여금 스스로를 지키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아마도 큰 변란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한왕이 즉시 깨닫고 다시 큰 소리로 한신을 욕하며 말했다.

"사내자식이 제후가 되었으면 진왕(眞王)이 되어야지, 하필이면 가왕(假王)이 뭐란 말인가?"

한왕은 즉시 장량을 보내 한신을 제왕으로 세우고, 그 군사들을 동원하여 초나라를 공격하도록 했다.

2. 그해 가을 한왕은 초군의 뒤를 추격하여 하양(夏陽)의 남쪽에 이르러 싸웠으나 이기지 못하고 고릉(固陵)으로 후퇴하여 보루에 의지하여 굳게 지키며 약속한 제후들이 군사를 이끌고 당도하기를 기다렸으나 아무도 오지 않았다. 이에 한왕이 장량의 계책을 따르자 제후들이 이윽고 군사를 이끌고 달려왔다. 이 일은 '항우본기(項羽本紀)'에 기록되어 있다.

*항우본기)

-해하결집(垓下結集)-

한왕 5년(B.C 202년), 한왕은 즉시 항우의 뒤를 추격하여 양하(陽夏)에 이르러 진영을 세우고 제왕 한신과 양왕 팽월의 군대와 합세하여 초군을 협격하기 위해 기일을 정해 약조했다. 그러나 한군이 고릉(固陵)에 이르렀음에도 두 사람은 오지 않았다. 그 틈을 타서 초군이 한군을 공격하여 크게 무찔렀다. 한왕이 다시 보루에 들어가 참호를 깊이파고 굳게 지키기만 했다. 한왕이 장량을 불러 물었다.

"제후들이 약조를 따르지 않으니 이제 어쩌면 좋겠소?"

"초나라 군사들과 싸워 이겼음에도 아직 한신과 팽월에게 땅을 떼어 주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그들이 오지 않았습니다. 대왕께서 그들과 함께 천하를 같이 나눈다고 하면 그들을 불러 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고 하신다면 앞으로 일이 어찌 될지 알 수 없습니다. 대왕께서는 진현(陳縣) 이동부터 동해에 이르는 땅은 한신에게 주시고, 수양(睢陽) 이북에서 곡성(穀城)까지는 팽월에게 주어 그들로 하여금 자신들을 위해 싸우게 한다면 초군을 격파하기는 쉬운 일입니다."

이에 한왕이 "좋소!"라고 대답했다.

이윽고 한왕이 사자를 한신과 팽월에게 보내 자기의 말을 전하게 했다.


"힘을 합쳐 초나라를 공격해준다면 진현(陳縣) 이동부터 바닷가에 이르기까지의 땅은 제왕(齊王)에게 주고, 수양(睢陽) 이북에서 곡성에 이르기까지는 팽상국(彭相國: 팽월은 위표 밑에서 상국을 지낸 적이 있다.)에게 줄 것이오!"

한왕의 사자가 당도하자 한신과 팽월 두 사람은 모두 대답했다.

"청컨대 지금 군사를 내어 진격하고자 합니다."

한신은 즉시 군사를 이끌고 제에서 나오고 유가(劉賈)는 수춘(壽春)에서 진격하여 성보(城父)를 전멸시키고 한신군과 합류하여 해하(垓下)에 당도했다. 항우의 대사마 주은(周殷)이 초나라를 배신하고 서(舒) 땅의 군사를 이끌고 육(六)을 도륙하고, 이어서 구강(九江)의 모든 병졸들을 규합하여 팽월을 따라 해하로 진격했다. 한왕(漢王)에게 속한 모든 제후군은 항우를 향해 진격하여 해하에 집결했다.

논공행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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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6년(B.C 201년) 정월, 항우를 멸하고 공신들에게 논공행상을 했다. 장량은 무기를 들고 전장에 나가 싸워 세운 공이 없었음에도 고조가 일부러 장량이 세운 공에 대해서 언급했다.

"군중의 장막 안에서 계책을 내어 천리 밖의 승부를 결정지었다. 이것이 자방이 세운 공로이다. 장량으로 하여금 제나라 땅의 3만 호를 스스로 골라서 봉읍으로 갖게 하라!"

▶만인(萬人)의 공신 앞에서 그 중 장량의 공이 으뜸이었음을 공언하는 유방

이에 장량이 사양하며 말했다.

"원래 저는 하비(下邳)에서 몸을 일으켜 경구를 찾아가다가 도중에 유(留) 땅에서 폐하를 우연히 뵙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하늘이 저에게 폐하를 만날 수 있도록 배려를 해준 것입니다. 폐하께서는 저의 계책을 받아 주셨고, 다행히 저의 계책은 적중하게 된 것입니다. 이것은 제가 이룬 공이 아니라 폐하의 배려로 인한 일이라, 저는 단지 유현(留縣)에 봉해지는 것만으로 과분하온데, 어찌 감히 제가 3만 호의 봉지를 바라겠습니까?"

그래서 장량은 유(留) 땅을 봉지로 갖는 유후(留侯)가 되어, 소하(蕭何) 등과 같이 봉해졌다.

황제가 이미 큰공을 세운 20여 명의 공신들에게 상과 봉지를 주었으나, 그밖의 공신들에 대해서는 매일 서로 공을 다투어, 그 서열을 매길 수 없어, 오랫동안 봉읍과 상작을 결정할 수 없었다. 황제가 낙양의 남궁(南宮)에 머물며 다리 위를 지나가다가 다리 밑의 모래밭에 일단의 장수들이 모여 앉아 서로 간에 무엇인가를 의논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황제가 곁에서 시종하고 있던 유후 장량에게 물었다.

"저들은 지금 무엇을 의논하고 있는 것이오?"

"폐하께서는 아직도 그것을 모르시고 계십니까? 저들은 반란을 획책하고 있는 중입니다."

"천하가 이미 안정되어 가려고 하는 마당에, 무엇 때문에 모반을 의논한단 말이오?"

"폐하께서는 평민의 신분으로 일어나, 저들의 힘으로 천하를 얻으시어, 지금은 황제의 자리에 오르셨습니다. 그러나 봉읍과 상작을 내린 사람들은 모두 소하(蕭何)나 조참(曺參)과 같은 폐하와 가깝거나 총애하는 옛 친구들 뿐이고, 폐하께서 살해한 자들은 모두 살아오시면서 원한을 품은 자들입니다. 지금 군리(軍吏)들이 저들과 같은 사람들의 공로를 모두 계산해 본 바, 천하의 땅을 전부 가지고도 그들 모두에게 봉읍과 상작을 주기에는 부족하다고 했음으로, 저들은 폐하께서 자기들 모두에게 봉읍을 내려주지 않을까 걱정하고, 또 평소에 자기가 저지른 실수로 인해 의심받아 살해될까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에 저렇게 삼삼오오 모여서 모반을 하려고 의논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겠소?"

"폐하께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군신들도 이미 알고 있는 사람 중에 가장 미워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입니까?"

"옹치(雍齒)라는 놈은 나와 오랜 원한이 있소. 그 놈은 옛날 나로 하여금 난처한 처지에 빠지게 해서 욕을 여러 번 보게 했소. 내가 여러 번 그를 죽이려고 했지만, 그가 세운 공이 많이 차마 죽이지 못하고 참고 있는 중이오."

"지금 급히 옹치를 먼저 봉하여 군신들이 보게 하시기 바랍니다. 군신들이 옹치가 봉읍과 상작을 받게 되는 것을 보게 되면 나머지 사람들은 각자 자기도 틀림없이 봉작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믿고 의심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고조가 주연을 마련하여, 그 자리에서 옹치를 십방후(什方侯)에 봉했다. 이어서 고조는 군신들 앞에서 승상과 어사(御史)를 재촉하여 공신들의 공을 평가하여 봉읍과 상작을 하루빨리 결정하라는 명을 내렸다. 이윽고 주연이 끝나자 군신들은 모두 기뻐하며 말했다.

"옹치도 후에 봉해졌는데, 우리 같은 사람이야 어찌 걱정하겠는가?"

도읍은 관중(장안)으로 정하심이 이롭습니다.

유경(劉敬)이 고조에게 유세했다.

"관중(진의 도읍 함양과 그 일대)을 도성으로 삼으시기 바랍니다."

그러나 고조는 의심하며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고조의 좌우에 있던 대신들은 모두가 관동(關東) 출신이라 그 대부분이 낙양을 도성으로 삼을 것을 권하면서 그 이유를 말했다.

"낙양의 동쪽에는 성고(成皐)가 있고, 서쪽에는 효산과 민지(澠池)가 있습니다. 그리고 북쪽으로는 황하에 의지하고 있고, 이수(伊水)와 낙수(洛水)를 마주 대하고 있어 그 험준한 지형과 견고한 성곽에 의지한다면 가히 마음을 놓을 수 있습니다."

장량이 자기 의견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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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한의 수도, 장안의 지도

"낙양은 비록 그와 같이 지리적인 이점과 견고한 성곽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 사이의 땅은 너무 협소하여 사방 백리에 불과합니다. 또한 토지는 척박하고, 사면에서 적군의 침입을 맞이할 수 있어 이와 같은 땅은 결코 군사적으로 유리한 땅이 아닙니다. 관중의 동쪽에는 효산(崤山)과 함곡관(函谷關)이 있고, 서쪽에는 농산(隴山)과 민산(岷山)이 있어 그 사이의 비옥한 땅은 사방 천리에 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남쪽으로는 물산이 풍부한 파(巴)와 촉(蜀) 두 군(郡)과 접하고 있고, 북쪽에는 호(胡) 땅의 대초원이 있어 능히 가축을 방목하여 기를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삼면은 험준한 지형에 의지하여 굳게 지킬 수 있고, 단지 동쪽 한 방면만을 통해 제후들을 제압할 수 있습니다. 만일 제후들이 안정되어 있으면, 하수와 위수(渭水)를 이용하여 관동에서 산출되는 양식과 물자들을 관중으로 수송할 수 있을 것이며, 제후들이 반하여 천하에 변란이 일어나면 위수나 하수의 순류를 타고 병사들과 그 군수품을 수월하게 수송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소위 말하는 천리에 달하는 철옹성과 같은 땅이며 하늘이 내려준 천혜의 창고입니다. 유경(劉敬)이 올린 건의가 옳습니다."

그래서 고조는 즉시 마음을 결정하고 어가를 움직여 서쪽의 관중으로 들어가 그곳에 도읍을 정했다.

여후의 부탁으로 유영의 태자자리를 지켜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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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드 '초한전기' 에서의 여후

고조가 태자를 폐하고 척(戚)부인의 아들 조왕(趙王) 여의(如意)를 대신 세우려고 했다. 대부분의 대신들이 부당함을 간했지만 아무도 굳게 결심한 고조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했다. 이를 두려워한 여후는 어찌 줄 모르고 곤혹스러워했다. 어떤 사람이 여후에게 말했다.

"유후(留侯)는 원래 계책을 잘 내어, 황제께서는 그의 말을 잘 듣습니다."

여후가 그의 동생 건성후(建成侯) 여택(呂澤)을 보내 유후에게 위협을 가해 대책을 말해 달라고 하면서 말했다.

"당신은 일찍이 황제를 보좌하는 모신(謀臣)이 되었소. 그런데 지금 황제께서 그 태자를 폐하려고 하는 마당에 어찌 베개를 높이 하고 편안히 잠을 잘 수가 있단 말이오?"

"옛날 황제께서 여러 번에 걸쳐 위급한 상황에 처하셨을 때, 저의 계책을 채용하셨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천하가 안정되었고, 또한 황제께서 사랑하는 아들이 있어 그 태자를 바꾸려고 하시고 계십니다. 그 일은 황실이 골육간에 일어난 문제라 나와 같은 사람 백 명이 간한다 한들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여택이 장량에게 한사코 계책을 마련하라고 위협하며 말했다.

"어떻게 해서든지 당신은 나를 위해서 계책을 마련해 주어야겠소."

"이 일은 말로 다투어 이루어 낼 수 없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 하겠소. 황제께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초빙하려 했으나 얻지 못한 네 사람이 있소. 이미 나이가 들어 연로한 그 네 사람은 황제가 사람을 오만무례하게 대한다고 해서 초빙을 거절하고 몸을 피해 산중으로 도망가 숨어버렸소. 그들은 도의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한나라의 신하가 되는 것을 달갑지 않게 생각했기 때문이오. 그래서 황제께서는 그들 네 사람을 매우 존경하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 대감께서 금은이나 재물을 아까워하지 마시고 충분히 준비한 다음, 태자로 하여금 친히 공손한 말로 편지를 쓰게 하여 구변이 좋은 변사에게 주어, 안거(安車)를 끌고 가 그들을 간절하게 청한다면, 그들은 틀림없이 초빙에 응할 것입니다. 일단 그들이 오게 되면 문객으로 삼아 시시때때로 입조하여 황제폐하를 접견하게 하면, 폐하께서는 필시 놀라 그 연유를 묻게 될 것입니다. 황제께서는 이미 그 네 사람이 어진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계심으로 태자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야기를 전해들은 여후는 여택에게 명하며 태자가 친필로 공손하게 쓴 편지와 많은 예물을 가지고 가서 이 네 사람을 맞이하라고 했다. 이윽고 그 네 사람이 부름에 응해 도성에 당도하자 건성후가 문객으로 삼아 그의 부중에 머물게 했다.

(중략)

한나라 12년(B.C 195년), 고조가 경포의 군사들을 물리치고 도성으로 돌아왔으나 그의 병세는 더욱 악화되어 태자를 바꾸려고 하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장량이 간했으나 마음을 바꾸지 않자, 태부 숙손통이 고금의 일을 예로 들어 죽음을 각오하고 태자의 일을 간했다. 고조가 짐짓 숙손통의 간언을 받아들이는 척 했으나 여전히 태자를 바꾸려는 마음을 버리지 않았다. 이윽고 군신들을 위해 잔치를 베풀어 술을 돌릴 때 태자가 곁에서 수행했다. 그때 그 네 사람의 은자들도 태자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나이가 이미 80이 넘어 하얀 수염과 눈썹에 의관이 매우 위엄이 있었다. 황제가 보고 괴이하게 생각하며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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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의 노선비, 태자 유영을 보호하다.

"저 네 사람의 노인들은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가?"

네 노인들이 차례로 앞으로 나오면서 자기들은 이름은 각기 동원공(東園公), 각리선생(角里先生), 기리계(綺里季), 하황공(夏黃公)이라고 했다. 황제가 크게 놀라며 말했다.

"내가 그대들을 몇 년에 걸쳐 초빙했으나 당신들은 모두 나를 피해 달아나 버리더니, 지금은 무슨 연유로 내 아들을 스스로 찾아와 사귀고 있는 것이오?"

네 사람이 동시에 대답했다.

"폐하께서는 선비들을 업신여겨 자주 욕설을 퍼 붓습니다. 그래서 의로운 것을 추구하는 저희들은 욕됨을 피하기 위해 폐하로부터 도망쳐 몸을 숨긴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가 가만히 들어보니 태자께서는 어질고 효성스러우며, 선비들을 공경하고 사랑함으로 해서 세상 사람들은 모두가 목을 길게 빼고 태자를 위해 목숨이라도 걸어 모시려하고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이에 저희들이 태자님을 찾아 온 것입니다." To. 여태후: 옛다. 여기 립서비스

"번거롭겠지만 공들은 태자를 잘 이끌어 주기 바라오."

네 노인이 고조에게 축수를 올리고 종종걸음으로 물러갔다. 고조가 척희를 불러 연회장을 빠져나가는 네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내가 태자를 바꾸고 싶으나, 저 네 사람이 태자를 보좌하고 있으니, 그것은 이미 태자의 날개가 자라버렸음이라! 이제는 나도 어쩔 수가 없구나! 여후는 당신(척 부인)의 주인이로다!"

평안한 유후의 말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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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량이 대(代) 땅의 반란을 평정하기 위해 출정한 황제를 따라 종군하다가 마읍(馬邑)에서 기이한 계책을 내었고, 다시 소하를 상국에 임명하도록 건의하는 등, 황제와 함께 천하 대사를 표시 안나게 논의한 것은 매우 많았지만, 모두가 천하의 존망에 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 이상 기록하지 않는다. 장량은 그 즈음에 늘 말하곤 했다.

"우리 집안은 대대로 한(韓)나라의 재상을 지냈고, 이윽고 진나라에 의해 한나라가 멸망하자, 만금의 재산을 아까워하지 않고 한나라를 위해 강포한 진나라에 원수를 갚으려고 하다가 천하를 진동시켰다. 오늘 이 세 치 혀로 황제의 스승이 되고 만호의 봉읍을 받았으며, 그 지위는 열후에 이르렀으니, 이것은 포의로 시작한 사람으로는 지극히 높은 자리에 오른 것이라 나는 이것을 매우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제는 인간 세상의 일을 모두 잊어버리고 적송자(赤松子)의 뒤를 따라가 노닐고자 한다."

이어서 장량은 선식을 배워 오곡을 먹지 않았고, 도인(道引)을 행하여 몸을 가볍게 했다.

이윽고 고조가 세상을 뜨자(B.C 195년) 여후(呂后)가 장량의 은혜를 생각하고 강제로 음식을 먹게 하면서 말했다.

"사람이 한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서, 마치 흰 망아지가 문틈으로 지나가는 것과 같이 찰나의 일과 같은데, 어찌 그와 같이 스스로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것입니까?"

장량은 부득이 선식을 중단하고 억지로 음식을 먹었다. 그리고 8년 후(B.C 187년)에 죽었다. 시호는 문성후(文成侯)이며, 그의 아들 장불의(張不疑)가 그 작위를 물려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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