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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께도 고향 친구들에게도 말 못하고
어디 털어놓고는 싶은데 마땅한 곳이 없어 구구절절 적습니다.
저는 지금 미대에 다니는 학생입니다.
제목 그대로 저는 왕따,아싸에요.
저는 낯도 많이 가리고, 겁도많고, 말도 적고, 예민하고,
술도 못 먹고, 책을 좋아하는 소심한 성격이에요.
처음엔 대학 생활을 잘하고 싶었는데
입학하고 오티가서 제 모자란 부분이 많이 보였는지
다들 인사도 안받아주고 나만 빼고 다니더군요.
결국 1학년 중간부터는 나빼고 동기들끼리
술집 노래방 식당 다니고 저는 혼자다니게 되었습니다.
같이 밥먹자 했더니 얼굴들이 장난이 아니더라고요.
저도 무시당하는게 속상해서 과에는 수업 끝나면 안 남아 있었구요.
같은과 썸타던 남자애의 고백을 거절한 이후로는 동아리를 더 열심히 했어요...
동기들은 전부 선배랑 술먹고 노는데 저는 다른과 애들이랑 더 많이 지냈죠...
그런데
예체능에서 마이웨이 하려한게 문제였나봐요.
딱히 선후배간에, 과 자체에서 취업에 영향주는 과는
절대 아닌데,
단합을 엄청 요구하고 아싸나 혼자 다니는 사람이 없어요.
자기들끼리 농담으로 아싸라고 놀리면서 낄낄거리는 사람들이에요.
제 동기들은요. 뒷풀이 안 갈사람 손들라해서 진짜 손들었더니
그 상황에서 왜 손드냐고 미쳤냐고 사람 이상하게 몰고가는 애들이에요.
그럼 내가 어떻하겠어요.
방금전까지 미리 말 안하고
당일 날 빠지는 애들이 욕을 먹었는데 내가
침묵할 이유가 없잖아요.
동기들은 거기까지 생각할 생각도 없고 ...
그냥 제가
안가는게 아니꼬운 거 같았어요.
말할 사람도 없는데 내가 거길 어떻게 가겠나요...
동기들은 나보고
동아리같은거 왜 하는지 모르겠다하고
학교 후원받아 해외 여행 다녀온 것도 다른과 애들이랑
간게 특이하다고 하고(비꼬는 늬앙스였어요)
과에 안 붙어있다고, 행사 안온다고 뭐라 하더군요.
집이랑 동아리가 좋으면 왜 우리과 하냐고 해요.
난 수업도 안빠지고 지각도 안하고 과제도 미리 다했는데,
해외여행도 밤새 보고서 써서 힘들게 간건데
, 내가 우리학년 과탑이었는데
나는 동기들이랑 놀러다니지 않으니까 열심히 안하는 애, 이상한 애,
혹은 그냥 투명인간 취급 받아요.
제 친구들은 그 애들이 절 질투한다고 하는데
제 생각엔 그냥 제 행동들이 이해안가서 비꼬는 거였어요.
평소엔 저한테 관심도 없고, 질투할 이유 조차 없어요 .
그애들은 그냥 제가 뭘하든말든 잘 지냅니다.
중요한 재료 공구도 저 없이 하길래 왜 뺐냐했더니
니가 과방와서 말했어야지 단톡에 굳이 적어야했냐 그러더군요.
여자애 한명이 나한테 그러니까 다른 애들도 다 그래요.
남자 애들도 저랑 엮이기 싫어합니다.
아는 언니오빠들은 그래도 안놀고
열심히 산 내가 생활 잘하는거라 하는데,
그런 생각도 1학년 이후로는 깨졌어요.
제가 아무리 공부해도 타과보다
토익점수 낮고 이공계 지식도 없는 학생일 뿐이고
결국 저는 과탑이든 뭐든 과에 부적응한 '이상한 애'
일 뿐입니다.
그게 너무 괴롭고 슬퍼요.
수업도 열심히 참여 안하고 있어요.
그냥 성적 잘 받는 거 이상으로 진심으로 열심히해서
교수님이랑 친해져버리면 교수님이 과행사에 꼭 데려갈텐데,
저는 친구가 없어서 거기 분위기를 다 망쳐 버릴거고
가봤더니 대화 상대가 없어 슬펐기 때문에
교수님 눈에 안뛰려고 노력해요.
솔직히 열심히 하고 싶고 잘하고 싶은데
뒷풀이 가기 싫어서 항상 고민합니다.
며칠 전에는 신입생들이랑 엠티에 갔어요.
솔직이 제 학년이면 안가도 되는데 꼭 가야한다고 했고요.
저희 동기들은 맘에드는 신입생 몇몇 이름 외우고 놀고
나머지한테는 관심도 없더군요.
그 애들이 나같아서 괜히 속상해서 동기들 놀때
얘들 밥 내가 해먹이고 기상 미션 다하고 난리를 쳤어요.
처음으로 동기들한테 큰 소리도 쳤어요.
니들이 청소라도 하라고요.
근데 어제 집에오면서 생각해봐도
저는 그냥 밥하고 청소한 호구일 뿐이잖아요?
신입생들이 나한테 많이 기대고 고마워는 했지만
혼자 다니는 아싸인거 알면 분명 멀어질거에요.
대학은 이득인 쪽에 붙어야하는 거잖아요.
그 애들도 살려면 그래야죠.
귀엽고 밝아서 맘에든 애들이었는데
그애들의 외면을 받을 생각하니 벌써 속상해요.
엠티에서 돌아오자마자 동기들은
나랑 눈도 안 마주치고 노래방에 갔습니다.
저는 혹시 혼자 가는걸 후배들이 볼까봐 뛰어서 집에 왔습니다.
오늘 고향 친구한테 이 이야기를 살짝했더니 그 애가 울려했어요.
나보고 착해서 손해본다고 해요.
다들 내 본질을 모른다고요. 그 말이 고마워서 펑펑 울었어요.
그런데 그건 평소에 저랑 친한 친구의평가 일뿐이잖아요
저는 그냥 호구에요.
만약 진짜 착하다 해도
제가 성인급으로 착하지 않는이상 무슨 소용이겠어요.
써먹고 버리기 편한 왕따가 제 위치에요.
내일은 친구랑 단 둘이 카페에서 대화 나누고 기숙사에 올 거에요.
친구랑 헤어지고 난 직후에
속이 뻥 뚤리는 마음이 너무 아파서 혼자 또 울겠죠.
동아리 사람들은 다 같은 과 사람들끼리 지내고있고
저만 타과라서 외롭지만,
완전히 혼자가 되는게 무서워서 동아리에서 나가지도 못하고 있어요.
시간이 지날수록 나를 뺀 사람들이 저들끼리만 아는
이야기를 하고 교수님이야기를 하며 깊어지는 동안
나는 점점 외로워지는데,
너무 외로워서 동아리의
얇은 관계에라도 매달리는 제가 너무 한심하고 슬픕니다.
나가지를 못해요.
제 동기들은 선배들이랑 술마시러가서 추억을 쌓고 놀고 연애하고
또 내 험담을 하겠죠.
저는 어딜가든 혼자이거나 좀 친한 이방인으로 살거라 생각이 들어요.
월요일이 다시 돌아오는게 너무너무 무섭고 슬퍼요.
작은 남의 관심이라도 받고
인생 선배들의 말 한마디라도 듣고 싶어서 주절주절 썼습니다.
긴 글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30개의 댓글
- 181 2017.03.25 00:04
- 추천
- 24 반대
- 1 신고 (새창으로 이동)
- 다른 댓글에선 소심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고치라고 하시는데
- 난 솔직히 이해가 안가네여? 외향적인 사람들은
- 주위 사람 분위기 띄워주고 재밌다는 장점이 있고
- 내향적인 사람들도 그에 맞게 듬직하다,
- 차분하다 등 엄청나게 많은 장점들이 있어요.
- 그니까 얼마 있으면 어떻게 사는지도 모를
- 그런 스쳐지나가는 애들 때문에
- 억지로 자기 자신을 바꾸지 말아여.
- 그리고 나도 대학생인데 운동부 주장하고 있고
- 아는 사람들은 많지만 몰려다니면 기 빨리고
- 혼자 다니는걸 좋아해서 거의 혼자 다녀요.
- 아무도 이상하게 안봐여. 너무 자기만의
- 왜곡된 렌즈(?) 로 일을 부풀려 고민하지 마요.
- 어차피 대학이고 님이 좋아하는 공부하러 간게
- 목적이지 안 맞는 사람들이랑 억지로 놀려고
- 비싼 등록금 내는게 아니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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