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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552
이 글은 8년 전 (2017/6/02) 게시물이에요








 나는 비빔밥을 즐겨 먹는다 | 인스티즈

신덕룡, 고요

 

 

 

가지 끝에 매달려 있는 마른 잎도

한때는 새였던 거다

너무 높게 올라가 무거워진 몸

조용히 쉬고 있는 거다

허공과 맞닿는 자리에 연둣빛

새싹으로 태어나

세상 바깥으로 깃을 펴고 날던 꿈

곱게 접어 말리고 있는 거다

한여름의 열기로

속살까지 벌겋게 물들이 던 꿈, 꾸는 건

가슴 한쪽에 돋는 가시를 품고 뒹구는 일

뼛속까지 비워서야 알았다는 듯

물기 없는 노래로

풀어내고 있는게다, 겨울 하늘에







 나는 비빔밥을 즐겨 먹는다 | 인스티즈


김승희, 신자유주의

 

 

 

돈 속에 아버지의 뼈가 보인다

돈 속에 어머니의 손톱이 보인다

돈 속에서 육친의 신체 일부를 보는 눈은

막막하다

 

돈 속에 아버지의 쓰러진 논두렁이 보인다

돈 속에 어머니의 파란 하지정맥류가 보인다

돈 속에서 육친의 질병을 보는 눈은

먹먹하다

 

자석이 자석을 끌어당기듯이

돈이 돈을 끌어당긴다

부유가 부유를 끌어당기고

병이 병을 끌어 당긴다

 

그것이 메시지다

누가 먼저 술잔을 돌렸는지 알 수 없지만

원무를 추듯 자기들끼리 손을 잡고 빙빙 돈다

구름이 걸린 창문 하나 있는 것도 사치다






 나는 비빔밥을 즐겨 먹는다 | 인스티즈


이은림, 미루나무 그루터기

 

 

 

밑둥뿐인 미루나무 곁에 서 있다

잘린 둥치 위에 마구 뻗쳐올라 흔드는 손

마치 잃어버린 몸 부르는 듯

아니, 어쩌면 아무것도 모르는 연둣빛들이

너무 가벼운 제 무게가

이상하다

이상하다

갸웃거리는 표정

 

그에게 잠시

내 몸을 빌려준다

아직 따뜻한 나무의 피

내게로 흘러들어온다

내가 미루나무다






 나는 비빔밥을 즐겨 먹는다 | 인스티즈


조지훈, 낙화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에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나는 비빔밥을 즐겨 먹는다 | 인스티즈


박남희, 구름 비빔밥

 

 

 

나는 비빔밥을 즐겨 먹는다

여러 가지 나물을 큰 그릇에 담아 고추장을 넣고

쓱쓱 비벼 먹는 재미와 맛이 그만이다

나물들은 그릇 속에서 고추장에 비벼지면서도

고개를 꼿꼿이 세우며 일어서서

자신들의 싱싱함을 자랑한다

 

무엇에 한 통속으로 비벼진다는 것

비벼져서 하나가 된다는 것과

자신을 꼿꼿이 일으켜 세운다는 것이

때로는 이렇듯 한 사발 안에 있다

풀밭에서도 바람은 모든 것들을 하나로

비비고 싶어하고

햇살은 풀들 하나하나의 이름을

환하게 일으켜 세우고 싶어한다

 

나는 비빔밥을 먹을 때

바람과 햇살을 고추장에 쓱쓱 비벼 먹는다

내 몸이 일으켜 세우고 싶어 하는 것과

내 몸이 비비고 싶어 하는 것들의 상반된 느낌을

사발 가득히 비벼서 한 숟갈 떠먹으면

내 몸은 한 순간 바람과 햇살이 한 몸을 이룬

구름 비빔밥이 된다

 

구름 비빔밥은

자신을 일으켜 세우려는 것과

비벼지려는 것들 사이에서

천둥을 울려대고 번개를 친다

비를 뿌린다

 

흙은 구름 비빔밥을 즐겨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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