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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6년 전 (2017/6/10) 게시물이에요
‘허풍쟁이’ 포르투갈 해적 일본에 조총을 전하다'허풍쟁이' 포르투갈 해적 '페르낭 멘데스 핀투', 일본에 조총(鳥銃)을 전하다 | 인스티즈| 기사입력 2006-02-06 15:42 | 최종수정 2006-02-06 15:42

'허풍쟁이' 포르투갈 해적 '페르낭 멘데스 핀투', 일본에 조총(鳥銃)을 전하다 | 인스티즈

'허풍쟁이' 포르투갈 해적 '페르낭 멘데스 핀투', 일본에 조총(鳥銃)을 전하다 | 인스티즈

“중국왕의 묘 17개가 있고 많은 우상들이 금으로 만든 예배당들에 묻혀있으며 우상들 또한 금으로 되어있다.” 포르투갈 해적의 눈에 비친 16세기 조선이다. ‘칼렘플루이’라 지칭한 조선은 섬나라. 그가 상륙한 곳의 건물은 세상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는 훌륭했다. 그는 묘를 파헤쳐 무척 많은 은과 얼마간의 금을 약탈했고 추가로 왕릉을 도굴하려다 주민들이 횃불을 켜고 지키는 바람에 포기했다. 혹자는 그곳이 고령쯤이 아닐까 추정하지만 난쟁이 오렌지나무가 많고 신에게 바쳐진 교회가 360개 있다는 둥 믿기지 않는 이야기와 섞여있어 ‘글쎄올시다’다.

당대 독자들은 황당항 얘기로 평가

16세기 포르투갈의 실존인물 '페르낭 멘데스 핀투'(Fernão Mendes Pinto, 1510?~1583)가 아프리카, 인도, 중국, 일본, 한국, 홍해, 아라비아, 수마트라, 말레이시아 등 수십개 나라를 돌아다닌 견문과 17번 노예가 되고 12번 죄수가 되는 등 파란만장한 자신의 삶을 이야기로 엮은 <핀투여행기>(노마드북스 펴냄)가 상하 두 권으로 번역돼 나왔다.

사후 30년 뒤인 1614년 발간된 그의 여행기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동양의 먼나라, 외해를 전전하는 해적싸움을 믿거나말거나식으로 이야기한 것으로 이해되어 당시 독자들은 핀투를 허풍쟁이라고 보았다. <동방견문록>의 마르코 폴로가 ‘허풍쟁이 대왕’이라고 불렸으나 훗날 훌륭한 사료로 평가되듯이 <핀투여행기> 역시 대부분 사실과 부합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여행기는 “내 아버지는 몽테로-로-벨로(Montemor-o-Velho)라는 마을에 보잘 것 없는 집을 가지고 계셨으며 나는 여기서 열살이던가 아니면 열두살까지 빈곤과 궁상에 시달리면서 살았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핀투는 리스본에서 귀족여성의 시중을 들다가 ‘무서운 일’이 벌어져 도망친다. 그는 세튜발(리스본 동쪽 20마일 떨어진)로 가는 범선을 타는데 프랑스 해적의 공격을 받으면서 굴곡진 삶의 막이 시작된다. 해적선이 또다른 배를 노략해 짭잘한 수익을 올리며 그를 풀어주어 목적지 세튜발로 가서 두 귀족 가문에서 고용살이를 하다가 인도행 배에 오른다. 그의 나이 26살 또는 28살이다. 바다에서 징병돼 병사가 된 그는 말라카 요새대장 페로 드 화리아한테 고용되어 수마트라, 말레이시아 등을 방문하는 대사 역할을 하다가 말레이 동쪽의 파타니에서 만난 동포와 의기투합해 상선을 띄운다. 그러나 이 배가 해적한테 털리는데 해적을 추적하다가 그들 스스로 해적이 된다. 통킹만, 인도차이나 연안, 남중국해를 거쳐 중국 북쪽해안까지 올라가 이익을 올렸으나 난파된다. 체포된 그들은 만리장성에서 중노동형을 살다가 마침 침공한 타타르인과 내통하여 그들한테 붙어 자유를 얻는다. 인도로 가려다 배를 놓친 그들은 중국 해적선을 탔고 이 배는 일본 규슈 남쪽 타네가시마에 난파한다. 그는 상인 행세를 하면서 화승총을 선물하여 그 지역 제후의 환심을 산다. 꽝뚱 부근의 포르투갈 상인을 꾀어 또한번 일본으로 가 일확천금을 노리나 실패하고 말라카로 돌아간다. 요새대장의 명으로 미얀마에 파견되어 전쟁과 폭군, 인간의 잔인함을 목격하고 포로생활을 거쳐 인도 고아로 도망친다. 거기서 배를 타고 자바로 가서 후추를 실은 배는 중국으로 가다가 난파되어 노예로 팔리고, 다시 미얀마 통일전쟁의 목격자가 된다. 이어 두 차례 일본을 여행하는데 그 와중에 안지로라는 일본인 도망자를 프란시스 자비에르한테 넘겨준 것을 계기로 자비에르의 일본선교의 증인이 된다.

'허풍쟁이' 포르투갈 해적 '페르낭 멘데스 핀투', 일본에 조총(鳥銃)을 전하다 | 인스티즈
해적질·스파이·대사 등 다양한 삶

영역자인 레베카 케츠는 핀투가 여행기에서 네 가지 목소리를 낸다고 분석한다. ①좋은 남자의 목소리 ②천진하고 순진한 목소리 ③영웅, 애국자, 신앙의 옹호자의 목소리 ④악한의 목소리가 그것.

이런 방식은 자신은 뒤로 물러나 타인의 행태를 묘사하고 때로는 이방인의 목소리를 빎으로써 예민한 문제, 즉 16세기 포르투갈의 정치 종교 제도, 포르투갈의 해외왕국을 정신적으로 지탱하는 십자군 이념 등을 철저하게 비난하는 방편으로 택하지 않았을까 추정한다.

예컨대 “이 사람들이 영토를 정복하려고 그처럼 멀리서 여행한다는 사실은 분명 그들 사이에서 정의는 거의 없고 탐욕이 설친다는 것을 가리키고 있소”(2권 51쪽)라며 타타르왕의 입을 빌어 십자군의 본질을 이야기하고 중국의 재판에 대해 “왜 자비로운 후원자들은 뇌물 받기를 거부하고 영향력을 이용해 사건을 유리하게 빨리 해결하지 않는가” 순진한 척 묻고 “중국에서는 그런 습속이 죄악으로 여겨진다”라고 중국인의 입을 빌어 포르투갈을 빗댄다. 나아가 그는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지만 계명을 지키는 곳, 다양한 방식으로 신을 경배할 자유가 있고 심지어 신을 믿지 않을 자유가 있는 곳을 소개하여 교회 밖에도 구원이 가능함을 암시한다.

1569~1578년 쓰여진 편력기는 사후 30여년 뒤 출간되는데 자식들이 책이 환영받지 못해 생겨나는 불명예 속에서 살아갈까 하는 두려움과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살아있음으로 불거질 문제를 우려한 때문으로 본다.

당시 포르투갈 정치·종교 비판

'허풍쟁이' 포르투갈 해적 '페르낭 멘데스 핀투', 일본에 조총(鳥銃)을 전하다 | 인스티즈
이로 인해 책 가운데의 많은 실수와 모순은 그대로 남아 뒷사람들을 괴롭히지만 저자 핀투는 책임에서 면제된 셈이다.

부왕을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하는 폭군, 산채로 톱으로 써는 형벌, 인골이 산처럼 쌓인 사원 등 후진적이고 엽기적인 모습에 눈이 가고, 금으로 치장된 건물과 우상 등에 그의 탐욕스런 시선이 머무는 등 지은이가 약탈로 번성한 포르투갈의 해적이었음을 속이지 못한다.

번역은 1989년 시카고대 출판부에서 낸 영역본을 저본으로 했다. 핀투가 표기한 당시 중국지명과 현재의 지명의 관련설명이 없어 따라 읽기가 불편하다.

임종업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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