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에는 할 수 있다고 시작한다.
'난 할 수 있어. 반드시 합격하자.'

비가오나 눈이오나 항상 일찍 일어나 독서실로 향한다.
강의 값에 독서실 값, 책 값도 만만치 않다.
돈을 아끼기 위해서 밥은 대충 때우는 수 밖에.
나 자신을 꾸미는 것도 미뤄둔다.
모자와 후드, 제일 편한 바지만 골라 입는다.

그렇게 3개월, 6개월, 1년이 지났다.
몸도 마음도 지쳤다.
겨우 몸을 가눌 수 있는 1인실에 앉아 하루종일 공부만 한다.

시험에 떨어지고,
나는 평소와 똑같이 일어나 세수하고 모자를 쓰고 옷을 입고
다시 독서실로 향했다.

나만의 공간에 왔다.
작은 책상과 작은 의자, 그리고 수 많은 포스트잇..
'다시 왔네.'
한 동안 무표정으로 책상을 바라보았다.

울컥 했다.
미친듯이 눈물을 흘렸다.
이른시간 아무도 없는 독서실에서 혼자 흐느꼈다.
아무도 없다.
외롭다.

하늘에게 묻는다.
노력은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게 확실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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