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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3511
이 글은 8년 전 (2017/6/13) 게시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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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작가 Ben Whishaw





그를 처음 만난 건 내가 이 집에 이사를 온지

3주가 막 지났을 때였다.




그는 내 앞 집에 사는 사람이었다.




그 집 앞에는 매일매일 신문이 쌓여 있었고

일주일에 한 번 몰아서 가져가는 듯 했다.



저럴꺼면 신문을 왜 보는지 궁금했다.




-



아직 깜깜한 새벽. 눈이 떠졌다.





다시 잠을 청하려 했지만

그럴 수록 정신이 맑아져

더 이상 잠들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몸을 일으켰다.




목이 칼칼한 느낌에 물을 한 컵 따른 뒤

베란다로 향했다.

새벽 공기는 좀 쌀쌀한 편이었다.




진한 담배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옆을 돌아보았더니

그가 그의 집 베란다 의자에 앉아

입으론 담배를,

손과 눈으론 신문을 읽고 있었다.




그 신문은 대충 보니 4일 전 신문인 것 같았다.


4일 전에 터졌던 할리우드 스타의 스캔들이

대문짝만하게 실려 있었기 때문이다.


예술하는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




그 남자의 첫 인상은

솔직히 별로였다.




머리는 잔뜩 헝크러져 있었으며

수염도 정리 되어 있지 않았다.




그의 발 밑에는 담배 꽁초가 한 가득이었다.




난 그에게 대충 인사의 말을 건넸다.




그는 그제서야 나를 발견했는지

잠시 놀란 듯 하다가 간단한 목례를 하고는

다시 담배를 태우며 신문을 읽는 일에 집중했다.




나중에 집주인에게 들어보니

그는 소설을 쓰는 작가라고 했다.



겉모습만 보았을 때 그의 직업은

어울리면서도 어울리지 않는 듯 했다.




-





또 다시 새벽에 눈이 떠졌다.



이렇게 푹 자지 못하면 하루가 힘든데.

짜증이 났다.



이미 달아난 잠은 다시 돌아올 리 없었고

나는 체념하며 또 다시 베란다 문을 열었다.



나도 모르게 혹시 그가 있나?

하고 그쪽을 살폈다.




그는 역시 담배를 피며 신문을 읽고 있었다.

오늘은 이틀 전 신문을 읽고 있었다.




다음 장을 보기 위해 신문을 넘기던 그는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나를 발견하고는

인사를 건냈다.



그의 인사에 답한 후,

나는 멍하니 거리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이 늦은 새벽.

혹은 너무 이른 새벽의 거리는 한산했고



빛나는 것은 그의 집 안과 나의 집 안의 형광등

그리고 타고 있는 그의 담배뿐이었다.




그는 아무것도 안하고 멍하니 있는 내가

자신이 신문을 집중해서 읽기에 거슬렸는지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그러다 이내 자기 집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그러려니 하고는 신경쓰지 않았다.




오늘은 비가 오려는지 새벽 공기는 더욱 추웠고

때문에 이만 들어갈까 생각하던 차에

그가 다시 밖으로 나왔다.




그의 손에는 책 한권이 들려있었다.




그리고는 손을 뻗어

그 책을 나에게 건넸다.


예술하는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



" 잠이 안 올 때 읽어요.

지루해서 잠이 잘 올테니. "




갑작스런 그의 권유에

나는 조심스럽게 책을 받아들었다.




방 안에서 의자를 끌고 나와

그가 준 책을 읽기 시작했다.



평소 책 읽는 것을 그닥 좋아하지 않았던 나는

신기하게도 그 책을 읽는 것에 푹 빠졌고

시간이 가는 줄도, 쌀쌀한 바람도 잊어버렸다.



어느 새, 해는 떠오르고 있었고

난 그 자리에서 500 페이지가 넘는 책을

거의 절반 가깝게 읽은 것 같다.



책은 지루하기는 커녕

한장 한장 넘기는 페이지가 아까울 정도였다.




그리고 그날 꽤 독한 감기에 걸린 것 같았다.





-





그 후로, 나는 일부러 그 시간에 깨기 까지 하며

그와 베란다를 통해서 만났다.




사실 만났다기 보다 우리는 각자

그는 신문을, 나는 그가 주는 책을

읽을 뿐이였다.



그가 건네는 책들이 그가 쓴 작품이라는건

알고 있었다.



그가 건내는 책의 작가 이름이

모두 같았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그는 꽤 유명한 작가인 것 같았다.



책을 읽는 친구들에게

그를 아냐고 물어보았을 때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예술하는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



그는 가끔 종이와 펜으로 글을 쓰기도 했다.


그 모습은 꽤 멋진 작가 같아 보였다.




" 그러니까 이제야 좀 잘나가는 작가 같네요. "



예술하는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



나의 말에 그는 잠시 생각하다

이내 웃음을 터뜨렸다.




" 하긴. 내가 잘나가는 작가처럼 생기진 않았죠.

잘나가는 실업자라면 모를까. "








그는 가끔씩 나에게 좋아하는 게 뭔지,

키는 몇인지, 생일은 언젠지 등

나에 대한 것을 물었다.



내가 대답하면 그는 그걸 종이에 받아적었다.



나에 대한 것을 적는 그의 표정은

어린 아이처럼 즐거워 보였다.






-





그의 덕에 독서에 흥미를 느낀 나는

집 근처의 서점을 찾았고

마침 그의 신작이 서점에서 제일 잘 보이는 곳에

진열되어 있었다.



그가 곧 신작이 나올 것 이라고

말했던 것이 생각났다.




그는 나에게 신작을 그냥 주겠다고 했었지만

난 사양했고 서점에서 그의 책을 샀다.



그 책은 역시나 무척 재미있었고

난 그에게 감상 후기를 들려주었다.



그러면 그는 웃으며 내 얘기를 들어주었다.



나는 그에게 책에 싸인을 부탁했고

그는 자신의 책에 싸인을 하며 말했다.





" 사실 이번 소설은

당신을 여주인공으로 쓰고 싶었는데. "


예술하는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



" 당신을 생각하면

난 단 한 글자도 적을 수가 없더군. "










2. 피아니스트 Eddie Redmayne







어렸을 때 부터 클래식을 좋아했다.



그래서 악기를 배워보려고 했지만

연주에는 영 소질이 없었다.



그래도 난 여전히 클래식이 좋았고

어른이 된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곳은

꽤 큰 클래식 연주회 공연장이였다.



일 하면서 좋아하는 클래식을 들을 수 있다니.

나에겐 꽤나 좋은 직장이었다.



공연장에서 울리는 클래식 소리.


특히 내가 좋아하는

피아노 소리가 울려퍼질 때가 가장 좋았다.





-




공연장은 요즘 유난히 바빴다.


하루에 몇 개의 공연이 겹치는 날이면

집에 가고 싶은 충동이 마구 생겼다.




그래도 차마 집에 가지는 못하고

비어있는 공연장을 찾아 들어가

객석의 맨 앞 줄에 앉았다.



관객석의 의자는 최근 비싼 돈을 주고 산

우리집 의자보다도 훨씬 편하고 좋았다.





어두컴컴한 객석에 조용한 공연장

그리고 무대를 비추는 주황빛 조명은

피곤한 내가 잠들기에 아주 좋은 조건이었다.




얼마나 피곤했는지,

잠이 들기 직전에

잔잔한 피아노 소리 마저 들리는 듯 했다.




-




눈을 떴을 땐 무대 위에 한 남자가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었다.



설마 공연하는 줄도 모르고 계속 잔건가?




다급히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관객석은 텅 비어있었다.




가슴을 쓸어내리며

피아노를 연주하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예술하는 남자 고르기 | 인스티즈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 덕분인지

연주를 하는 남자도 아름다워 보였다.



내가 그의 연주를

멋대로 듣고 있다는 사실도 잊은 채


넋을 놓고 그의 연주를 감상했고

곧 그의 연주는 끝났다.



조금만 더 연주를 했으면

아마 침을 흘렸을 지도 모른다.




그는 내가 있었던 걸 알고 있었는지

연주가 끝나자마자 나를 바라보았고



그와 눈이 마주치고 나서야

나는 그가 요즘 떠오르는

유명한 피아니스트 라는 사실을 알았다.




" 당신의 연주를 이렇게 듣게 되다니..

정말 영광이에요. "




나의 말에 그는 친전할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는 그의 연주처럼 부드러운 사람 같았다.

연주의 선율은 연주자와 닮는 것일까?



그는 처음 보는 나에게도 친절했다.




그는 2주 뒤에 이 공연장에서

공연을 한다고 했다.



그래서 연습을 하던 중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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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 이 시간에 와서 연습을 할거에요.

시간이 된다면 관객을 해주면 좋겠네요. "





-





난 그가 말한대로

그가 연습하는 시간이 되면

도둑고양이처럼 사람들의 눈을 피해

그가 있는 공연장을 찾아갔다.



좋게 말해서

공연하는 아티스트의 요청을 들어주는

스태프의 희생 이라고 변명하지만




사실대로 말하면

그저 땡땡이었다.



일을 하는 것 보다

그의 연주를 듣고 그와 함께 있는 것이

훨씬 즐거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찾아가면 그는 항상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나를 반겨주었고



관객이 나 한 명이기엔 너무나 아까운

아름다운 연주를 나에게 들려주었다.




대뜸 나에게 연주를 해보지 않겠냐고

나를 피아노 의자에 앉힐 때도 있었다.



" 난 듣는건 좋아하지만 연주는 못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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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괜찮아요. 그냥 당신이 연주하는 피아노를

듣고 싶어요. "




그렇게 말하는 그 때문에

나는 보여주기도 민망한 피아노 실력을

피아니스트 앞에서 뽐냈다.




피아노를 쳐보는게

초등학교 이후로 처음이었나.




그는 내 형편없는 피아노 연주가 끝나면

좋은 연주였다며 박수를 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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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주자가 좋으니 음악도 아름답네요. "





-




내일이면 그가 공연을 하는 날이었다.



그의 연습에 방해가 될 것 같아

오늘만이라도 가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 전날, 그는 항상 있던 관객이

갑자기 없어지면 더 신경이 쓰인다며

꼭 오라고 나에게 신신당부를 했다.



결국 나는 오늘도 그의 연습시간에 맞춰

공연장을 찾아갔다.




그는 어김없이 오늘도

아름다운 자태로

아름다운 선율을 뽑아내고 있었다.




객석에 앉아 그의 연주를 감상했다.



연습하는 모습도 저리 아름다운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검은색 정장을 입고

검은색 피아노를 연주하는 그의 모습은

상상만으로도 나를 행복하게 만들었다.





그가 연습하고 있는 곡은

내일 공연할 연주곡으로

슬픈 연주곡이었다.



눈을 감고 음악에 취해가던 차에

슬픈 멜로디를 연주하던 그의 손가락이

돌연 연주를 멈추었다.



내가 무슨일이냐고 묻자

그는 장난을 머금은 웃으며 지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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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 때문에 슬픈 연주곡도 경쾌해지니,

내일 공연은 망치겠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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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할아버지
1111번 너무 좋다...
8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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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2 에디 레드메인 ㅠㅠ 부드러운 미소 ㅠㅠㅠㅠ 부드러운 사람과도 같은 연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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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1내 심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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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진짜......너무 멋있어요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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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진짜....마지막 대사 보자마자 소름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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