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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634
이 글은 8년 전 (2017/7/10) 게시물이에요

널 보는 내 맘 얼마나 가려웠는데 너에게만은 그토록 불결했는데 | 인스티즈


가슴 한복판에서 연기가 솟아오른다 가시덤불에 숨은 그림자가 발바닥에서 흐르는 피를 받아먹는다 타들어가는 살냄새 피해 구름들이 떠난 자리엔 코발트색 하늘 에로스가 잠든 정오 나는 빛의 구두를 신는다 당신이 깜깜하다 이 갸륵한 연애의 끝은 붉은 달이 뜬 나의 밀실에서 시작되었다

널 보는 내 맘 얼마나 가려웠는데 너에게만은 그토록 불결했는데 | 인스티즈


배추벌레, 나는 새로 태어난다 나를 둘러싸고 있던 세계의 껍질을 먹어버리고 너라는 연한 배춧잎을 갉아먹는다 나는 통통하고 푸르게 익어가는 초록색

달팽이, 암수한몸이 될래 진액을 짜며 너에게로 갈래 네 손길이 머무는 곳마다 다른 색을 낳을래 소금에 닿은 듯 녹아내릴래 순교자처럼 흰 피를 쏟을래

모기, 어둠의 발치에서 네 주위를 맴돌아 식지 않는 네 피를 자궁에 담아 낱낱의 땀구멍들 폐 깊숙한 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네 숨결 무심결에 죽어도 좋아

빈대, 넌 하루하루 말라갔는데 난 밤마다 빨갛게 몸이 부풀어 달아올랐는데 널 보는 내 맘 얼마나 가려웠는데 너에게만은 그토록 불결했는데

널 보는 내 맘 얼마나 가려웠는데 너에게만은 그토록 불결했는데 | 인스티즈

도마뱀, 칼침을 견디는 도마의 말과 배로 기어 다니는 뱀의 말 갈라진 혀 남겨진 초록 꼬리와 푸른 독

배추벌레 알
달팽이 더듬이
모기 눈알
빈대 주둥이
도마뱀 꼬리

뱀독, 땅벌 침, 고슴도치 가시, 박쥐 발톱, 거미 다리, 두꺼비 배도 빠뜨리지 말 것

끓인다, 속 끓인다, 애 끓인다, 펄펄 끓인다
그리고 별꽃과 장미 꽃잎
마지막엔 새벽 첫 이슬

널 보는 내 맘 얼마나 가려웠는데 너에게만은 그토록 불결했는데 | 인스티즈


붉은 달이 질 때까지 솥을 저었네 내 사랑만은 흔치 않으리 몇 세기 전의 세레나데를 흥얼거리며 사랑이란 불탄 십자가 밑에 남겨진 까마귀 깃털이라는 언니의 말을 잊었네 안개와 달빛으로 짠 드레스를 입고 당신의 창가를 넘을 때 내 맘은 솥단지처럼 느껍게 끓고 있었네 작고 투명한 유리병 속에서 잠든 당신의 귓속으로 끈끈한 분홍빛 미래가 흘러내리네 끔벅이는 올빼미 눈과 귀뚜라미 울음, 길게 드리운 고양이 그림자가 그 밤 으밀아밀한 주문의 증인이었네

널 보는 내 맘 얼마나 가려웠는데 너에게만은 그토록 불결했는데 | 인스티즈


가는 손가락으로 몰래 커튼을 열고 틈입한 달빛
나도 모르게 떨어진 노란 땀방울
혹은 기쁨의 눈물
도대체 뭐가 문제였던 걸까

너는 내 목덜미를 움켜쥐고 나를 정오의 광장에 패대기쳤다
내 속살이 그렇게 하얀 것을 그때 한낮의 태양 아래 검은 치마가 찢어지고야 알았다
오직 두 눈이 없는 한 남자만이 내게 침을 뱉지 않았다 아니 어디에 돌을 던져야 할지 알 수 없었을까
의인(義人)들아, 나를 마녀라고 부르는 건 쉬우나, 마녀의 사랑엔 다른 이름을 다오

널 보는 내 맘 얼마나 가려웠는데 너에게만은 그토록 불결했는데 | 인스티즈


오래 삭은 뼈같이 불타버린 십자가 아래
맹인 사내 하나 재를 그러모으고 있다
상형문자 닮은 발자국 새기며 까마귀 한 마리 그 모습 지켜본다
그래, 마녀의 언니에게도 마법 같은 사랑이 있었다

너의 가늘고 섬세한 손가락만은 나를 더러운 여자라고 손가락질하지 말았어야 했다
너의 그 벨벳처럼 보드라운 눈길은 처음부터 나와 마주치지 말았어야 했다
복수, 그것이 마녀의 다른 이름이다






김현호, 마녀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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