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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6년 전 (2017/7/20) 게시물이에요
[역사속 수학이야기](30) 우리나라 수학의 역사
입력: 2007년 08월 07일 09:37:42
역사 속 수학이야기를 연재한 지도 어느덧 30회에 이른다. 역사 속에서 살펴볼 수 있는 흥미 있는 수학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역사 속 수학이야기는 오늘로 끝내고, 다음 주부터는 소설과 동화, 영화, 음악, 미술 등 예술 속에 숨어 있는 수학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그래서 오늘은 마지막으로 우리나라 수학의 역사를 살펴보려고 한다.

어느 지역에서든 문화가 형성되면서 수학이 발전하게 마련이다. 5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도 독자적으로 수학이 형성되고 발전해 왔다. 열, 스물, 서른과 같은 수의 이름은 십, 이십, 삼십과 같은 중국의 이름과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져 왔다는 사실에서도 우리나라 수학의 독자성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국의 동쪽에 위치하여 비교적 안정되고 크고 넓은 것에 대한 필요성이 중국보다 적기 때문에, 정교하고 수준 높은 수학에 대한 필요성이 적었을 것이고, 중국의 수준 높은 수학의 영향으로 우리나라 독자적인 수학의 흔적을 찾아보기가 어려운 것 역시 사실이다. 특히 일제의 식민지 시대, 민족혼의 말살 정책과 서양 수학으로의 급격한 변화 때문에 우리나라 전통 수학의 역사를 살펴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수학의 발전 과정을 살펴보는 일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된다.

신라시대(서기 682년)에 수학을 가르쳤다는 기록이 삼국사기에 나온다. 그러나 그 이전부터 고구려와 백제, 신라에서 이미 수학이 발달하였다. 수학은 독자적인 과목으로 발전하기보다는 성을 쌓고 일식과 월식을 예언하는 등과 관련하여 발달하였다. 예를 들어, 당시 성을 쌓는 기술자들은 다음과 같은 문제를 풀 수 있었다. 비례식을 안다면 여러분도 이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이다.

일만 입방척의 땅을 파는데, 굳은 흙과 굳지 않은 흙의 부피는 각각 얼마인가? 단, 판 땅과 거기에서 나온 굳은 흙과 굳지 않은 흙의 부피의 비는 4:3:5이다.

고려 시대에는 통일신라시대의 제도를 거의 그대로 답습하였으며, 궁정과학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였다. 그러나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세종은 수학의 진흥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세종은 집현전 교리들에게 수학을 배우게 했고 자신도 정인지에게서 ‘산학계몽’이란 책에 대해 강의를 받기도 하였다. 세종대왕의 이러한 열의로 인해 당시 수학이 많이 진흥되었다. 2000년 12월 중국의 장쩌민 수석이 어느 중학교를 방문하여 수학 문제를 낸 적이 있었는데, 이처럼 지도자의 수학에 대한 관심이 그 나라의 수학 수준을 향상시키고 동시에 국가 발전의 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수학에 대한 관심이 적어지고 있는 것은 이런 점에서 매우 우려되는 일이다.

세종 이후 우리나라 수학은 중국 수학사에서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송나라, 원나라 시대의 수학을 흡수하여 발전시키면서 독자적인 수학 역시 발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임진왜란으로 중요한 수학 교과서들이 불타고 약탈당해 수학 분야에서도 많은 손실을 입었다.

그러나 그 이후 경선징(1616~?)의 ‘묵사집산법’, 최석정(1645~1715)의 ‘구수략’, 홍정하(1684~?)의 ‘구일집’, 황윤석(1719~1791)의 ‘산학입문’, 홍대용(1731~1783)의 ‘주해수용’ 등 중요한 수학책들이 저술되었고, 남병철(1817~1863)과 남병길(1820~1869) 형제, 이상혁(1810~?) 등의 수학자들이 활동하였다.

경선징은 당대 제1로 꼽히던 수학자이다. 그는 특이하게 곱셈구구를 구구팔십일부터 거꾸로 시작하고, 이것을 나눗셈 구구에까지 적용하였다. 경선징은 ‘묵사집산법’에서 소수의 이름으로 분, 리, 호, 사, 홀, 미, 섬, 사를 제시하고 있는데, 현재 우리가 10분의1을 할, 100분의 1을 푼이라고 하는데, 당시에는 10분의 1이 분이었다. 최석정은 명재상인 최명길의 손자인데 당시 대부분의 수학자들이 중인 출신인데 반해 그는 특이하게 사대부 출신이다. 그가 만든 9차 마방진과 지수귀문도는 지금도 유명한 마방진이다.

홍정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장인은 모두 수학자로, 홍정하는 전형적인 수학자 집안 출신이다. 그는 ‘구일집’에서 문자를 사용하여 방정식을 세우는 방법인 ‘천원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원래 천원술은 중국에서 시작되었으나 중국에서는 사라지고 조선에서는 더욱 발전된 형태로 남아서 조선 수학의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구일집’에는, 1713년에 조선에 와 있던 중국 수학자 하국주를 홍정하가 찾아가서 수학에 대해 이야기하는 기록이 있다. 홍정하가 구형의 옥돌에 내접하는 정육면체의 한 변의 길이를 구하는 문제를 하국주에게 물었는데, 이것은 지금 방식대로 하면 3차방정식 문제가 된다. 하국주는 “이것은 아주 어려운 문제다. 당장 풀지는 못하지만 내일 답을 주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그는 끝내 답을 내놓지 못하였다. 이처럼 당시 우리나라 수학은 당시 중국 수학보다 우수한 부분도 있었다.

[역사속수학이야기] (30) 우리나라 수학의 역사 | 인스티즈

중인 출신인 이상혁은 사대부 출신인 남병길과 공동 연구를 하면서 서양 수학의 방법을 받아들인다. 이상혁의 ‘산술관견’이라는 수학책은 일본의 수학자가 ‘조선에서는 그야말로 전대미답의 경지를 개척하였다’고 칭찬할 정도로 탁월한 연구였다.

그러나 동양 수학은 서양수학과 다른 형이상학적인 전통에서 출발하였으며 관료조직 속에서 성장하였기 때문에 서양수학이 들어오면서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특히, 1894년 갑오경장 이후 실시되기 시작한 새로운 학교교육 체제하에서 전통적인 산술은 영영 그 모습을 감추어 버리고 말았다.

이제 우리나라 수학계는 서양수학을 받아들이고 이를 발전시키고 있다. 우리가 우리의 전통에만 매달려 잠시 개방을 소홀히 하고 좁은 땅에서 우물 안 개구리처럼 떠들어 대는 동안 많은 분야에서 그리고 수학의 분야에서도 세계에서 뒤쳐졌었다. 그래서 수학의 노벨상이라고 하는 필즈상을 일본의 경우에는 이미 몇 명의 수학자가 수상하였고 중국의 수학자도 수상한 적이 있는데, 우리나라 수학자는 아직 필즈상을 받지 못하였다. 그렇지만 우리 민족은 저력이 있고 창의력이 있는 민족이다. 조만간 우리나라 수학이 세계 수학계에 우뚝 설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젊은 여러분이 그런 역할을 해 주기를 기대한다.

<강문봉|경인교대 수학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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