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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6년 전 (2017/7/21) 게시물이에요


북한의 핵개발은 남한 보수정권에 의해 완성되었다!

                                                                                                   김대호(전 북한 우라늄생산 공장 부직장장)

 

보수진영은 북한의 핵개발이 햇볕정책 때문인 것처럼 주장하지만, 사실 북한의 핵개발은 남한 보수정권에 의해 완성될 수 있었다 그런즉, 지금까지 보수정권에 의해 발생한 엄중한 사태에 대한 책임을,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들이 대신 누명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22년 동안 보수정권에 의해 철저히 은폐되었던 진실을, 비록 늦었지만 이제라도 세상에 밝히고자 한다

지금으로부터 22년 전(1994) 나는 미국과 협상 중에 있던 북한이 가장 감추고 싶어 하는 정보를 가지고 두만강을 넘었다 그러자 북한당국은 김일성주석의 명의로 된 체포령을 중국정부에 의뢰하였다 북한당국이 김일성의 명의로 된 체포령을 중국정부에 의뢰한 것은, 전례가 없는 최초의 일이었다 그 만큼 내가 가진 정보는, 북한당국이 반드시 감추어야할 초특급 정보였던 것이다

그에 따라 중국공안은 동북 3성에 나에 대한 수배령을 내렸다 북한과 중국 양국이 나를 잡기 위한 체포 작전에 돌입한 것이다 북한 보위부는 체포 조를 파견하며, 나를 현장에서 사살해도 좋다는 특명까지 내렸다 내가 가진 그 정보가 절대로 세상에 알려져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

당시 북한의 핵개발은 이미 대부분 동결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 핵개발을 할 수 없을 정도까지 완전히 파괴되고 몰락한 상태였다 미국의 경제봉쇄조치 때문이었다

북한경제가 붕괴되기 시작한 건, 동구권 사회주의 진영이 몰락하던 즈음인 1987년 가을 부터이다 사실 미국은 1950년대부터 북한을 경제봉쇄하기 시작했지만, 사회주의 진영이 건재하던 시기엔 큰 효력이 없었다 하지만 그 사회주의 국가들이 몰락하면서, 미국의 대북 경제봉쇄조치는 큰 타격을 주기 시작했다

우선 전력부족으로 기차들이 도중에 서는 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을철에 농촌에서 탈곡기도 제대로 돌릴 수 없는 어려움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지방공장들도 전력부족으로 기계를 제대로 가동할 수 없었다 그래서 김정일위원장의 특별지시로 교차생산제가 도입되고, 밤에만 기계를 돌리는 공장과 낮에만 기계를 돌리는 공장들이 생겨났다 원자재마저 떨어져 기계조차도 돌릴 수 없게 되자, 노동자들은 산에 가서 싸리나무를 베어다가 광주리나 빗자루를 엮어서 시장에 내다 팔기도 했다

무슨 일이든 하여야 했던 것이다

북한 기계공업의 상징인 대안중기계공장도 가동을 멈추었다

제철소, 제련소들도 가동을 멈추었다

방직공장들도 천이 없어서 일체 가동을 멈추었다

북한의 대표적인 남포 유리공장도 생산가동을 멈추었다

유리생산에 탄산소다가 첨가되는데, 그 재료를 수입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또 휘발유 디젤유마저 떨어지자, 대신 나무 숯을 태워서 달리는 트럭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노동자들의 월급도 끊기고, 주민들의 식량배급도 중단되기 시작했다 군인들도 식량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아, 통 강냉이를 삶아서 끼니를 해결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

미사일생산 공장도 가동을 멈추고, 노동자들은 공장 시설들을 훔쳐다가 식량을 바꿔먹는 현상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가정집들에도 전기가 공급되지 않아 등잔불을 켜기 시작했다

평양시도 밤 10시 이후에는 전기공급이 중단되었다

전기로 달리는 궤도전차도 끊기고, 아파트 엘리베이터도 가동을 멈추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지역주민들의 식량배급은 완전 중단되고, 평양시만 겨우 50% 식량이 배급되었다 그러자 지역주민들 사이에서 전쟁나면 지금까지 잘 먹고 살아온 평양시만 싸워라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그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핵개발 공장들은 정상가동을 하였다

북한에서 최후의 보루로 살아남은 것이다

하지만 1991년에 들어서면서 그 최후의 보루마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198511월에 영변 핵 단지에서 착공한 50MWe흑연감속원자로 건설도 중단되었다

1989년에 평안북도 태천에서 착공한 200MWe 흑연감속원자로 건설도 역시 중단되었다

그 원자로 건설에 동원된 핵개발부대 군인들은, 원자재가 없어 공사를 중단하고 농사에만 전념했다 미국은 그 원자로 건설을 중단시키고 핵-연료봉 생산을 동결시키는 목적으로 많은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는 북미 제네바회담 협정서를 체결했는데, 이미 그 2년 전에 그 핵개발 시설들이 동결된 것이다

평안북도 대관군 일대에 건설하던 지하핵시설 공사도 중단되었다

함경북도 무수단 핵미사일 공사도 중단되었다

그 일대에서 진행 중이던 핵-실험장 공사도 중단되었다

그 공사에 동원된 핵개발부대 군인들도 할 일이 없어지자 농군으로 전락하였다

그 핵개발부대들에서 27살 이상의 군인들은 제대되어 우라늄생산 공장으로 배치되어 왔다 그렇게 우라늄생산 공장에는 북한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핵개발정보들이 모여들었다

19921월 우라늄 생산이 중단되면서 핵-연료봉 생산도 중단되었다

미국의 대북 경제봉쇄 때문에 외화가 고갈되어 우라늄추출에 첨가되는 원료들을 수입할 수가 없고, 우라늄생산 시설에 필요한 원자재들도 수입하지 못하면서 핵개발이 동결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하여 19921월 우라늄생산 공장은 전체 공정을 멈추고, 바나듐 생산으로 전환하였다 평산, 금천 지방에 매장된 3호 광석에는 우라늄 0.8% 바나듐 1.4% 함유되어 있는데, 우라늄을 생산하지 못하게 되자 바나듐 생산으로 전환한 것이다 바나듐 생산에 첨가되는 황산은 북한이 자체생산을 하고 있었고, 또 바나듐은 기계를 가동하지 않고도 토법이라고 하는 원시적인 방법으로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당시 나는 그 바나듐 생산을 책임지고 하였을 뿐만 아니라, 김정일위원장의 621일 지시로 그 바나듐을 수출하여 핵개발 자금을 확보하려고 많이 애썼지만, 미국의 경제봉쇄 때문에 판로를 개척할 수가 없었다

나는 19925월 한스 브릭스 총장 일행이 핵사찰을 할 때, 영변 핵-단지 지하핵시설을 은폐하는데 사용된 납판을 옮기는 작업을 책임지고 지휘했었다

그리고 그가 우라늄생산 공장을 사찰할 때에는, 연합기업소 지배인(그룹회장)의 방에 있는 나무의자들을 평산 호텔에 있는 소파들로 바꾸는 작업을 책임지기도 했다 한스 브릭스 총장이 잠시 머물 수 있는 방안의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였다

그때 한스 브릭스 총장 일행은 우라늄을 추출하고 남은 폐기물에 대해서도 관심을 나타냈는데, 나는 그 현장에서 우라늄폐기물 처리방법과 관리에 대한 설명을 맡기도 했다

당시 우라늄생산 공장에서 우라늄폐기물 처리 및 관리에 대해, 가장 완벽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나 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한스 브릭스 총장 일행이 핵사찰을 할 때, 우라늄생산 공장은 이미 가동을 멈춘 상태였다 그래서 한스 브릭스 총장 사찰단은 그렇게 멈춰선 우라늄생산 공장만 둘러보았다

하지만 그는 미국의 대북 경제봉쇄조치가 드디어 성공함으로서, 북한의 핵개발이 동결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전혀 눈치 채지 못했다 단지 우라늄생산 공장이 보수 중이어서 가동을 멈춘 줄로만 알았던 것이다

그가 사찰할 때 우라늄 침출직장 뒤에 담장 아래에는 처마가 길게 쳐져있고, 그 아래에는 우라늄 잔사들이 잔뜩 쌓여 있었다 우라늄 생산이 중단되면서 대신 바나듐을 생산하기 위해 저장해 놓은 것이었다 그리고 보수를 중단한 우라늄 탱크 내벽에는 납판이 없어서 씌우지 못한 상태였다 지하핵시설을 은폐하기 위해, 납판을 모두 가져간 것이다

그런즉, 한스 브릭스 총장 사찰단이 조금만 더 깊숙이 파고들었더라면, 그 모든 실상을 파악할 수도 있었겠지만, 북한은 그것을 절대로 허용하지 않았다

그 당시 북한의 전략은 이미 동결된 핵개발 실상을 철저히 은폐하고, -연료봉을 가지고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를 압박하며, 미국과의 고위급 회담을 성사시키는 것이었다

그 궁극적 목적은 핵개발을 동결한다는 명분으로,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될수록 많은 경제적 지원을 뜯어내는 것이었다 그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미국의 경제봉쇄로, 이미 핵개발이 대부분 동결되었다는 것을 철저히 감추어야 했다

나는 그 현장에서 직접 몸으로 그 현실을 체험하였다 더구나 북한 핵개발 총책인 전병호군수담당비서의 해결사 역할을 하면서, 완전히 몰락한 북한 핵개발실상을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아울러 그 정보는 당시 미국과 협상 중에 있던 북한에게 가장 감추고 싶은 아킬레스건이었다 핵개발을 동결한다는 명분과 조건으로 협상력을 최대한 높이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많은 지원을 뜯어내야 하는데, 이미 핵개발이 대부분 동결되었다는 정보가 국제사회에 새 나가면 그 최후의 카드를 잃게 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북한당국은 김일성주석의 명의로 된 체포령까지 중국정부에 의뢰하며, 나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된 것이다

1994427, 나는 그 정보를 가지고 극비리에 군함을 타고 대한민국에 들어왔다

, 북한이 가장 감추고 싶어 하는 정보가 남한으로 넘어 왔다

그러니 북한당국이 얼마나 당혹스럽고 초조했겠는가?

19944, 내가 남한에 들어온 그 즈음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 영변 핵-단지 방사화학실험실을 비롯한 여러 핵개발 시설에 대한 국제사찰을 수용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었다

나는 그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자체 생산한 붉은 수은의 질이 불량하여 플루토늄을 제대로 추출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 실험과정에 발생한 사고로 여러 명의 과학자들이 평양 남산진료소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았던 사실도 알고 있었다

남한에 와서 그 붉은 수은에 대한 정보를 말해 주니, 당시만 해도 남한에 그 붉은 수은의 용도에 대해 아는 전문가가 단 한명도 없었다 그 후 국방과학연구소 신성택 박사가 미국 원자력 학회에서 1980년에 발행한 플루토늄 핸드북이란 책을 읽고, 내 말이 사실임을 입증했다 나는 그 현장에 있던 사람으로서 북한의 핵개발이 이미 전반적으로 동결되었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 핵개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히 파괴되고 몰락했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서울은 조용했다 내가 미국의 대북 경제봉쇄 조치가 드디어 북한의 핵개발을 동결시켰다고, 전 세계에 폭로하며 한창 떠들썩해야 하는데 의외로 조용했던 것이다

그리고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199459일 당시 한국 보수정부는 나의 신분을 조작하고 강요된 시나리오로 기자회견을 시키며, 내가 북한의 핵개발이 이미 동결되었다는 사실을 절대로 밝힐 수 없도록, 내 입을 철저히 막아버린 것이다

안기부는 그 조작된 기자회견을 위해 미리 짜놓은 질문 사항에 대한 리허설을, 3일 동안이나 나에게 강요했다 미국의 경제봉쇄 때문에 우라늄생산 공장이, 언제 어떻게 생산을 멈추었는지에 대해서 만이라도 말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절히 요구했지만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며 트럭들의 타이어가 닳아서, 우라늄광석을 제대로 운반하지 못한다는 것만 말하라고 했다 그래서 왜 그것만 말해야 되냐고 물으니, 위성사진을 통해 트럭들이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안기부는 그 며칠 전에 우라늄생산 공장의 위성사진을 보여주며 설명을 요구한 적이 있다

그들은 계열사 직장들을 거미줄처럼 연결하고 있는 관들이, 무슨 역할을 하는 지에 대해 도무지 이해를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우라늄광석파쇄직장에서 우라늄침출 직장으로 연결되는 관과, 그 침출직장에서 우라늄추출 직장으로 연결되는 관과, 그 우라늄침출직장에서 바나듐생산 직장과 우라늄폐기물처리 직장으로 연결된 관과, 우라늄폐기물처리 직장에서 라듐, 몰리브덴, 니켈 등의 희유금속이 생산되는 공정과, 그 공정들을 거쳐 우라늄폐기물을 저장하는 미광장으로 보내지는 관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그때 그 위성사진에 찍힌 도로에는 트럭들이 한 대도 없었다 2년 전에는 우라늄광석을 운반하는 트럭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그 후로 도로에서 트럭들이 사라진 것이다 미국의 경제봉쇄로 트럭들의 타이어가 다 닳아도 교체할 타이어가 없고, 휘발유, 디젤유도 이미 바닥이 난지 오래되어 모두 주저앉다보니, 그 도로에서 트럭들이 사라진 것이다 그래서 그 설명을 해 주었는데, 그렇게 눈에 보이는 것만 기자회견에서 말하라는 것이다 그런즉, 위성사진에 보이지 않는 것들의 실상은 절대로 밝혀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내가 군함을 타고 극비리에 남한에 들어온 사실도 절대 밝혀서는 안 된다고 했다 남한에 입국한 날짜도 427일로 밝혀서는 절대 안 되며, 57일에 입국한 것으로 밝혀야 한다고 했다

그 기자회견을 통해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었다 나는 북한에 있을 때, 미국이 핵시설들에 대한 폭격을 할 것에 대비한 대피훈련에 많이 시달렸다 핵개발 지구의 직장들이 군사편제로 바뀌면서 부대대장의 임무를 수행하며, 그 대피훈련을 직접 지휘하기도 했다 그때 핵개발 지구의 사람들은 언제 있을지 모르는 미국의 폭격에 늘 불안해하며 말했다

우라늄생산 시설도 다 망가지고 기계도 다 고장이 났는데, 미국이 이런 사정을 안다면 폭격을 안 할 수도 있잖을까?”

미국의 경제봉쇄 때문에 더 이상 핵개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게 다 중단되었는데, 여기다가 왜 폭격까지 하겠다는 거야

나는 기자회견을 통해 그 말을 전하고 싶었다

북한의 핵개발이 이미 전반적으로 동결되었으니 폭격할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이다

그곳에 남겨두고 온 사랑하는 가족과 정든 사람들을 보호하려면, 그 말만은 꼭 하여야 했다 그래서 그 사실만이라도 밝힐 수 있게 해달라고 간곡하게 사정했지만, 안기부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그리고 북한에 있을 때 남산지하실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냐고 하며, 자기들이 나를 간첩이라고 판단하면 내가 간첩이 될 수도 있다고까지 협박했다

, 자기들의 말을 안 들으면 간첩으로 몰아 없애버릴 수도 있다고 했다

그리고 한국정부가 군함까지 동원하여 나를 구해주었으니, 그에 대한 보답으로 자기들이 시키는 대로 하라고 강요했다 만약 그렇게 못하겠다면, “인천항에서 배에 태워, 당장 중국으로 다시 돌려보낼 수도 있고, 가는 길에 바다 한 가운데 수장시켜 버릴 수도 있다 김대중이도 그렇게 수장시키려다 살려준 적이 있다 더구나 당신은 아직 한국 국적도 없으니 그렇게 없어져도 찾을 사람조차 없잖은가고 협박했다 그리고 나의 신분을 격하시키고, 조작된 기자회견을 시키기 위한 리허설을 3일 동안이나 강요했다

그 후에도 그 조작된 내용으로 언론 인터뷰를 시켰는데, 그런 인터뷰를 하고 싶지 않다고 하면 남산지하실에 가고 싶으냐고 협박했다 당시만 해도 탈북자들에게 가혹행위를 서슴지 않던 때였다 그렇게 강요된 인터뷰 내용들이 당시 신동아와 서울신문 등에 실리기도 했다

당시 북한은 영변 핵 단지 5MWe 원자로에서 제거된 핵-연료봉 샘플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서신을, IAEA(국제원자력기구)에 전달하며 미국을 압박했다

199459일 미국은 사찰단이 도착할 때까지 북한의 핵연료 재충전을 연기해 줄 것을, -미 실무회담 (뉴욕)에 요청했다 그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나의 기자회견이 있었다

그 기자회견에서 밝혀졌어야 했다 이미 2년 전에 북한에서 우라늄생산이 중단되며, -연료봉생산까지 중단된 사실이 반드시 밝혀졌어야 했다 그 외 북한의 핵개발이 이미 2년 전에 대부분 동결되었다는 사실도 밝혔어야 했다

그러면 미국은 북한의 5MWe 원자로가 2년 전에 생산된 핵-연료봉으로 간신히 가동하고 있고, 이제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판단했을 것이다 아울러 미국의 대북 경제봉쇄가 이미 성공했고, 마지막 한 수만 남겨 놓고 있다는 것도 판단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판단은 미국의 대북 협상전략을 바꾸어 놓았을 것이고, 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실현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남한의 보수정권은 미국이 그런 판단을 할 수 없도록, 조작된 기자회견으로 나의 입을 철저히 통제했다

그해 김영삼 대통령은 8.15 경축사에서 북한이 핵 투명성을 보장하면, 경수로 지원 용의가 있다고 천명했다 그 경수로 지원은 매우 잘못된 선택이자 치명적인 실수였다 그 잘못된 선택으로 남한은 북한 신포 지구에서 10년 동안 허송세월을 보내고, 450억 원 어치의 장비를 버려둔 채 철수해야 하였다 뿐만 아니라 남북협력기금 경수로 계정의 부채 113700만 달러를 북한에 제공하였다

그 경수로를 지원할 대신 북한의 핵에너지 개발을 남북이 합작하고, 거기서 생산된 핵-연료봉 전량을 남한의 원자로에 가져와 소비하며 북한에 전기를 공급해주고, 또 남한에서 소비할 전력생산을 위해 소비되는 핵-연료봉도 북한에서 수입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더라면, 북한의 핵문제는 가장 빠르고 가장 완벽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당시 보수정권의 지능은 매우 낮은 수준이어서, 그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 시간 나는 정보기관의 작은 방에 갇혀 있었는데, 창문에는 철창이 쳐 있고, 방안에는 24시간 감시하는 카메라가 작동하고 있었고, 문 밖에는 24시간 지키는 무장보초가 있었다 그렇게 나는 철창 밖의 하늘만 쳐다보며 가슴치고 있었다

199410월 북미 제네바 회담 후 미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동결시켰다는 자신감에 도취되어 긴 연휴를 보내며, 북한에 40억 달러 이상의 지원을 하였다 2000년대 초반까지 매년 1억 달러 이상을 지원했다

한국정부도 그 제네바회담의 합의서 이행에 따라, 북한에 113700만 달러를 제공하였다

이처럼 당시 남한의 보수정부는 북한에 엄청난 기회를 제공하였고, 북한은 그 대가로 이미 동결되었던 핵개발을 재건하고 4차 핵실험까지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1994년 북미 제네바회담 이전의 북한은 플루토늄을 확보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정밀기술의 부족으로 핵무기개발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핵폭탄은 폭발의 타이밍을 100만분의 1초 내로 정확히 맞춰야 하는 초정밀 기술이 필요하다 아울러 폭발의 타이밍을 100만분의 1초 내로 정확히 맞출 수 있는 기계가 있어야 한다 도자기 빚듯이 장인의 손으로 빚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100만분의 1초 내로 정확히 맞출 수 있는 폭탄을 만들 초정밀 기계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폭탄이라야, 핵물질이 초속 1000m 이상으로 움직이며 핵폭발(핵분열)을 할 수 있다

하지만 당시 북한엔 그 기술이 없었다 그리하여 그 초정밀기술을 습득하고 1차 핵실험(2006)을 하기까지 12(제네바회담 이후)의 세월이 걸렸다

1차 핵실험도 성공적인 핵폭발에 비해, 겨우 20분의 1 수준 정도밖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정밀기술의 부족으로 일부만 터졌다는 증거이다 , 20분의 1만 터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로부터 3년 뒤에는 그런 문제점들이 보완되었다 북한은 2009525일에 2차 핵실험을 진행했는데, 러시아 국방부는 최대 20kt으로 추정했다 이는 1차 핵실험에 비해 20배 정도 향상된 성적이다

1994년 그 이전까지만 해도 정밀기술이 없어서, 때문에 핵개발에 사용된 모든 유압설비는 일본에서 수입했다 그 외 기계공업 분야에서 사용되는 유압부품들도 100% 외국에서 수입했다 정밀가공을 필요로 하는 핵심부품들도 100% 수입에 의존했다

특수 베어링도 생산하지 못하고, 우라늄 액을 저어주는 교반기 축에서 기름이 새는 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용수철까지도 제대로 만들지 못했던 북한이었다 우라늄탱크에 사용되는 교반기 축의 고무 리데나를 조여 주는 용수철도 일본에서 수입해서 사용했는데, 일본산 용수철이 고무줄같이 성능이 좋은 반면에 북한산 용수철은 떡쇠와 같았던 것이다

그랬던 북한이 1994년 제네바회담 협정서 이행에 따라 미국과 남한으로부터 51억 달러 이상의 막대한 지원을 받으며, 핵폭탄 개발을 위한 초정밀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70차례 이상의 고폭-실험을 진행하고, 1차 핵실험을 하기까지 12년의 세월이 걸렸다

그런즉, 북한의 핵개발 성공 뒤에는 1994년 북미 제네바회담 협정서가 있고, 그 뒤에는 그해 59일 보수정권에 의해 조작된 기자회견이 있다 그 결과 우리국민들은 그 핵-폭풍 앞의 촛불과도 같은 심각한 안보위험에 빠지게 된 것이다

당시 안기부는 탈북자 강명도씨를 내세워 북한이 이미 5개 정도의 핵폭탄을 완료했고, 그 해 안으로 핵폭탄 10개를 보유할 것이라고 주장하게 했다 그는 핵-단지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나는 그 현장에 있었다 그리고 북한 핵개발 총책인 전병호 비서와 박성봉 1부부장과 가까이 했었다 나는 정보기관에서 말했다

북한 보위부에 여론조작을 전담하는 부서가 있다 그곳에서는 그런 소문을 만들어내는 곳이다 그러니 절대 거기에 말려들어서는 안 된다

그러자 정보요원들은 내 주장에 대해 그것도 보위부 여론조작 부서에서 만들어낸 것이냐?”며 비아냥대기도 했다 그리고 강명도씨의 폭탄발언이 있었다

이어 그 발언은 남한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며, 이 사회를 혼란에 빠뜨렸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도 큰 파장을 일으켰다

반면에 북한 당국엔 뜻밖의 큰 호재가 되었다 북한의 상투적인 전략은 무언가 있는 듯이 거짓 포장을 요란하게 하는 건데, 그 전략을 남한의 정보기관에 의해 아주 훌륭히 관철된 것이다

그렇게 당시 보수정권의 정보기관은 북한의 핵개발이 이미 2년 전에 대부분 동결되었다는 사실은 철저히 은폐한 반면에, 북한의 허위정보를 유포시키는 대역을 담당했다 내 신분을 격하시켜 조작된 기자회견을 시킨 반면에, 강명도씨를 내세워 북한의 허위정보를 유포시킨 것이다 , 당시 남한의 보수정권은 북한의 하수인 역할을 훌륭히 해낸 것이다

사실 그 시기는 북한의 핵개발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사회주의 종주국이던 구소련도 해체되고, 러시아는 제 살길을 찾기에 급급해서 북한을 돌볼 여력이 없었다 중국도 등소평의 주도로 개혁개방에 급급해서 북한을 돌볼 겨를이 없었다

정말로 북한의 핵개발을 평화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사에 다시없을 하늘이 준 기회였다 하지만 당시의 보수정권이 그 모든 걸 망쳐놓았다

나는 지금도 그 이유에 대해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

당시 안기부가 나의 신분을 작업반장으로 격하시키고, 나의 정보력을 희석시킨 이유는 무엇인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개발이 이미 2년 전에 대부분 동결되었다는 정보를 알 수 없도록 은폐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렇게 북한의 핵개발이 이미 대부분 동결되었다는 것을 은폐하게 되면, 제네바회담을 앞두고 있는 북한의 대미 협상력을 높여주게 될 것은 불 보듯 빤한 일인데, 그렇게 북한에게 유리한 일을 강행한 이유는 무엇인가?

북한의 정밀기술이 낙후하여 핵무기 개발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정보를 제공했음에도, 마치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이미 성공한 것처럼 허위정보를 유포시키며, 우리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고 사회를 혼란시킨 이유는 무엇인가? 그와 같은 결과로 과연 누가 손해를 보고 누가 이득을 보는가? 분명한 것은 그로 인해 이득을 챙긴 것은 북한이라는 것이다

뭔가 있지 않고서는 그렇게 할 이유가 없다

그 후 남한에서 15대 총선 때 북한군의 판문점 무력도발이 있었고, 그로 인해 보수당은 기존의 예상치를 뒤집고 경기 북부와 강원도에서 몰표를 얻으며 크게 승리했다

당시 총선에서는 집권여당이던 신한국당이 139석을 차지해 거대 여당을 꾸렸고 국민회의는 76, 자민련은 50, 민주당은 15석을 차지했던 것이다 그때부터 북한의 군사적 도발행위가 남한의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북풍'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또 그 후 19971210일 보수정권의 재창출을 위해 '아미산'이라는 암호명의 안기부 비밀공작원으로 활동한 장석중씨는 중국 베이징 켐핀스키 호텔에서 북한 대외경제위원회 참사관 리철운, 김영수와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 박 충을 만나, 대선을 앞둔 1214일이나 15일 경에 판문점에서 무력시위를 벌여 달라"고 요청했다

그와 같은 보수정권의 행태를 볼 때, 나는 그 희생양이 되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아니 대한민국의 안보가 그 희생양이 되었다

그로 인해 북미 제네바회담 협정서가 체결되었고, 또 그로 인해 기회를 얻은 북한은 이미 동결되었던 핵개발을 재건하고 4차 핵실험에 이르기까지 성공할 수 있었으니 말이다

보수진영의 사람들은 선거 때만 되면, 햇볕정책이 북한의 핵개발을 시켰다며 선동한다

이게 다 햇볕정책 때문이야

김대중과 노무현이 북한의 핵개발이 성공할 수 있도록 한 거야 그러니 그들은 천추에 용납 못할 역사의 죄인들이지

대한민국의 안보를 지킬 자는 새누리당 뿐이야

이런 인식은 많은 국민들의 의식 속에 깊게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새누리당의 공고한 지지층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북한의 핵문제가 최대 이슈가 될수록, 그 수혜자는 보수진영의 몫이 된다 아울러 이 진실이 밝혀지지 않는 한 새누리당의 공고한 지지층은 영원할 것이며, 그 누명을 뒤집어쓴 진영의 피해도 영원할 것이다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들이 그 누명을 벗지 못한다면, 보수정권에 의해 저질러진 과오를 대신 지고 영원한 피해자로 남을 것이다 더구나 북한의 핵문제가 최대 이슈가 된 지금의 상황에서 그 피해는 더 클 것이며, 그 만큼 유권자의 표도 줄어들 것이다

현 상황에서 북한의 핵문제로 인한 남북의 대치상황은 대선정국까지 지속될 것이므로, 이 진실을 밝히지 않는 한 다음 정권교체도 역시 어려울 것이다

남의 죄를 뒤집어쓰고 지속적인 피해를 당하면서도 속수무책으로 가만히 있는 자는, 착한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사람일 것이다

그리고 자기 죄를 남에게 뒤집어씌우고 계속 피해를 주면서도 의인으로 행세하는 것은, 현명하고 똑똑한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서 가장 파렴치한 행위일 것이다

북한에서 핵실험을 할 때마다 한반도가 진동하며 몸부림칠 때, 나도 가슴을 치며 몸부림쳤다 그때 그 기자회견에서 진실을 밝힐 수만 있었어도, 이 한반도가 핵폭발에 몸부림치는 일은 없었을 텐데 말이다 이처럼 우리 한반도를 망가뜨린 그 보수정권이 너무 야속하다

국회에서 통일 후 북한 지도자들을 처벌할 데 대한 법령이 공식 채택되었다

그러므로 북한의 지도자들에게 통일은 곧 저들이 사망하는 날이 된다

이제 둘 중에 하나가 죽든, 아니면 둘 다 공멸해야 하는 남북 대결만 남은 것이다

22년 전의 보수정권은 미국을 속여 북미 제네바협정을 맺게 하고 북한을 핵무장 시키더니, 지금의 보수정권은 미국을 부추기며 그 핵폭탄을 터뜨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 같아 심히 두렵다 그리고 창자가 끊어지는 것 같은 고통의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 이제 우리 한반도는 어떻게 되는가?

김대중 전 대통령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했다

그런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너무도 미세한 외침뿐이다

북한을 핵무장 시킨 보수정권은 사과하라!

북한의 핵개발을 도와준 보수정권의 정체를 밝혀라!

이 땅의 안보를 핵폭탄의 위기 속에 빠뜨린 보수정권은, 안보수호자의 탈을 벗어라!

북한의 핵개발을 도와 113700만 달러를 제공한 보수정권은 사과하라!

북한이 핵실험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한 보수정권은 사과하라!

어제는 미국을 속여 북한을 핵무장 시키고, 오늘은 미국을 부추겨 그 핵폭탄을 터뜨리려는 보수정권은 사과하라!

한반도를 핵-전쟁터로 몰아가는 보수정권은 사과하라!

이 진실이 밝혀지고 나서 국정원의 반응이 궁금하다

북한을 핵무장 시킨 검은 세력들이, 아직도 이 나라 정보기관을 장악하고 있는지 말이다

이제 인터넷상에서 미처 밝힐 수 없는 많은 내용들을 책으로 출판하고자 한다

그리하여 북한을 핵무장 시킨 검은 세력들의 죄행을 낱낱이 밝히고,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누명을 벗겨드리고자 한다

 

* 도화출판사에 출간한 김대호 전 북한 우라늄 생산 공장 부직장 장의 수기를 소개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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