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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조회 1273
이 글은 8년 전 (2017/7/30) 게시물이에요

나도 당신처럼 한번 아름다워보자고 시작한 일이 이렇게나 멀리 흘렀다 | 인스티즈



봄날에는

'사람의 눈빛이 제철'이라고

조그맣게 적어놓았습니다


박준, <낙서> 부분



나도 당신처럼 한번 아름다워보자고 시작한 일이 이렇게나 멀리 흘렀다 | 인스티즈



스스로를 견딜 수 없다는 것만큼

견딜 수 없는 일이 있겠는가

그리하여 나는 전락했고

이 순간에도 한없이 전락하고 있다


선, <전락> 부분



나도 당신처럼 한번 아름다워보자고 시작한 일이 이렇게나 멀리 흘렀다 | 인스티즈



식상한 희망이 없어서 참 좋았어요.

신선한 절망을 원했던 거군요.


박시하, 부분



나도 당신처럼 한번 아름다워보자고 시작한 일이 이렇게나 멀리 흘렀다 | 인스티즈



한 번의 아침마다

한 번의 죽음을 주세요


그토록 많은 비가 내린 후에

새로운 비가 내립니다


나무에게

눈의 시신에게

실패한 사랑에게

아름다운 이름을 주세요


아침에 내리는 비는

미래의 사랑

미지의 슬픔입니다


당신의 이마는

내 죽음의 이름입니다


박시하, <보드카 레인>



나도 당신처럼 한번 아름다워보자고 시작한 일이 이렇게나 멀리 흘렀다 | 인스티즈



이름이 있다

다른 이들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 숨겨둔, 아무도 없는 밤에 아껴서 발음하는


병약한 아기의 부모가 누구도 외우지 못할 만큼 길게 지은, 그러나 결국 악령에게 들켜버린 이름처럼


부르지 않으려 기억하는 이름이 있다


여러번 개명하지만 곧 들키고 마는

입속에 묻힌 이름이 있다


유병록, <입속의 무덤>



나도 당신처럼 한번 아름다워보자고 시작한 일이 이렇게나 멀리 흘렀다 | 인스티즈



그러니까 나는

다음이라는 말과 연애하였지

다음에,라고 당신이 말할 때 바로 그 다음이

나를 먹이고 달랬지 택시를 타고 가다 잠시 만난 세상의 저녁

길가 백반집에선 청국장 끓는 냄새가 감노랗게 번져나와 찬 목구멍을 적시고

다음에는 우리 저 집에 들어 함께 밥을 먹자고

함께 밥을 먹고 엉금엉금 푸성귀 돋아나는 들길을 걸어 보자가 다음에는 꼭

당신이 말할 때 갓 지은 밥에 청국장 듬쑥한 한술 무연히 다가와

낮고 낮은 밥상을 차렸지 문 앞에 엉거주춤 선 나를 끌어다 앉혔지

당신은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바삐 멀어지는데

나는 그 자리 그대로 앉아 밥을 뜨고 국을 푸느라

길을 헤매곤 하였지 그럴 때마다 늘 다음이 와서

나를 데리고 갔지 당신보다 먼저 다음이

기약을 모르는 우리 다음이

자꾸만 당신에게로 나를 데리고 갔지


박소란, <다음에>



나도 당신처럼 한번 아름다워보자고 시작한 일이 이렇게나 멀리 흘렀다 | 인스티즈



지난밤 당신과 나의 꿈이 뒤바뀌어 있었습니다 내가 당신을 베꼈거나, 베개를 바꿔 벤 탓이겠지요

나는 당신의 꿈속에서 어리둥절했습니다 어둡고 낯설었는데


송승언, <이장(移葬)> 부분



나도 당신처럼 한번 아름다워보자고 시작한 일이 이렇게나 멀리 흘렀다 | 인스티즈



서른 넘어야 그렇게 알았다

내 안의 당신이 흐느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울부짖는 아이의 얼굴을 들여다보듯

짜디짠 거품 같은 눈물을 향해

괜찮아


왜 그래,가 아니라

괜찮아.

이제 괜찮아.


한강, <괜찮아> 부분



게시글 제목은 박준 시인의 시집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은 먹었다]의 시인의 말 중 일부입니다.

시는 부분적으로 읽어도 좋지만 가장 좋은 건 전문으로, 시집으로 읽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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