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 언제 또 이렇게 만들었어. 엄청나구만. 어째 해마다 가짓수가 점점 더 늘어가는거 같아.
내 실력이 그만큼 늘어나고 있단 이야기지.
근데 아무리 지안이가 과자를 좋아했다고 해도 말이지. 그래도 기일인데 너무 과자류만 있는거 아냐?
내가 못 먹게 했었거든. 그렇게 좋아했는데. 단거 먹으면 이 상한다고. 상하면 얼마나 상한다고 그랬을까. 내가 한이 되서 그래. 그래서 이렇게 기일에라도 잔뜩 만들어주려고.
괜찮지? 길한씨도 같이 있었으면 해서.
당연하지. 길한이도 같이 있어야지. 지안이 아버진데. 문호는 왜 아직 안와. 언제나 아침부터 와서 당신 돕곤 했잖아. 지안이 기일마다.
그러게. 전화 좀 해줄래? 나 삐쳤다고 말해주고, 아주 심통이 많이 나 있다고.
너 어디야. 니 형수가 전화해보란다. 문호야?
못갈거 같아.
뭔소리야. 오늘 지안이 기일인거 잊은 건 아니지? 너 혹시 회사에서 한소리 듣고 있는거 아냐? 오늘 생방에서 또 사고 쳤다며.
형은 아는게 많네. 다들 한통속이라 그런가. 정보교류가 광속이야.
대충해라. 내가 커버해줄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어, 임마.
너무 늦게 전화했나? 어떻게 됐어?
왜 전화가 안 오나 했네. 아니야. 친자확인 결과 둘이 유전자상 아무 연관성이 없어.
그래. 그러네.
이거 벌써 몇번째야. 세번짼가? 대체 누굴 찾는데 그래?
글쎄.. 꼭 찾아야 하는 사람?
죄송합니다. 저의 더블에스 가드 애들 대부분을 풀었는데 그만.. 상대쪽이 워낙 인력도 많았고요. 우리가 가지지 못한 정보를 가지고 있다 보니 우리가 아주 간발의 차이로 고성철을 놓쳐버렸네요. 진짜 완전 미세한 차이로..
그 상대, 힐러 아니에요?
아세요?
알아요. 원래는 그쪽에 의뢰하려고 했었으니까. 수고했어요.
나의 시간은 과거의 두 점에 질긴 줄로 매어져 있다. 1980년, 그리고 1992년. 기를 쓰고 앞으로 나아가려 하지만, 이런 날 밤이면, 속절 없이, 한 순간에, 다시 그 시간으로 돌아가 버린다.
오늘 우리가 떠들어대고 니들이 들어야 될 소리는 바로 이번 전두환 각하께서 저질러버리신 언론 통폐합.
지난 두달 사이. 쫓겨난 언론인은 약 칠천 명.
언론 검열, 그딴 거 하지 말라고 거부 운동을 했던 기자협회 간부 전원. 해고.
언론은 자율이어야 한다. 결의문 초안 작성자. 몽땅 해고.
전파가 이쪽에서 잡히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장승백이 언덕 쪽에서 송출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지금 밖에서 두들겨 대고 있습니다. 드디어 국가 공무원 아저씨들이 감 잡고 달려오는 모양인데
우리도 슬슬 보따리 싸야겠네요.
그거 만지면 안 돼 임마.
뭐 어때. 어이 문호야 우리 한방 찍어줄래?
지안아. 니 생일 때는 보라색 케잌 해줄게. 오늘은 핑크색 케잌이야. 맘에 들어? 길한씨. 거기서 우리 지안이하고 같이 있지? 당신.. 지안이 옆에 같이 있어야 하는데..그럼 지안이한테..
내 시간은 과거에 매달려 있다. 그래서 내겐 내일이 없었다. 이제 그 아이를 찾게 되면.. 어쩌면 내게도.. 내일이 올 수 있을까
저런 표범이나 아니면.. 늑대도 괜찮겠다. 나중에 내 무인도에 들어가 살 때 저런 놈 하나 데리고 들어가 키워야지. 필요한 게 많다. 일단 괜찮은 요트도 하나 장만해야 되고, 자가 발전기에 바닷물 정수기도 하나..
전화 왜 안 받아.
밥 먹잖아 밥!
그 여자애 찾는 의뢰건 있잖아.
이제까지 세명이나 찾아줬잖아.
다 아니래잖아. 근데 이번에 진짜 그럴듯한 애 찾았어야. 이십년 전에 입양 되었다는데, 입양되기까지 거쳤던 데를 거슬러 올라갔더니 이게 딱 떨어지네!! 이거 아주 기특한 껀수라고! 틀린 애라 해도 dna 검사할 재료만 보내주면 무조건 껀당으로 쳐서 입금이 들어온단 말이야.
내 두번째 꿈은 어딘가 있을 친부모를 찾는 것이다. 물론 지금 내 아빠는 잔소리 대마왕 채치수씨지만.. 그래도 역시 궁금하다. 어떤 부모였을까. 나를 왜 버렸을까
뭐, 원망은 안한다. 나를 버려준 덕분에 지금 아빠를 만났으니까. 그냥.. 한번쯤 만나보고 싶다. 멀리서라도 한번 봤음 좋겠다. 내 엄마. 내 아빠라는 사람. 그럼 내가 인조인간 같은 게 아니고, 진짜 사람이라고.. 안심할 수 있을거 같은데
그래서 어떻게 생겼다고?
이름 채영신. 88년생. 어떤 SNS, 어떤 블로그, 어떤 카페에도 가입되있지 않더라고. 아무래도 정상이 아닌 애 같아야.
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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