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이슈에 허구헌 날 바람처럼 올라왔다 사라지는
제목 : 500억에 팔린 그림
(마크 로스코, 무제, 1949)
댓글
ㄴ.....?ㅎㅎ.... 진심 노이해
ㄴ현타온다... 미술가들은 이런거 그리고 500억씩 버는구나... 난 평생 하루종일 일해도 못버는 돈....
ㄴ이거 사는 사람들 어린애 낙서랑 같이 두면 구분할 수는 있음?
ㄴㅋㅋㅋㅋㅋㅋㅋ예술은 어려워....
이런 글 올라오는 게 너무 싫어서 쓰는 글이야
'이딴게 500억이랜다 얘들아ㅋ' 하고 비꼬는 의도가 명백한 글에 댓글도 마찬가지지
현대미술에 대한 이런 반응들은 당연하지만 무지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해
그래서 이 글의 주제 : 미술관 가서 현대미술 감상하는 법!!!!
많은 사람들이 현대미술 감상법에 대해 알게 되면 더이상 마크 로스코도 고통받지 않겠지...?
그러니 이 글을 읽기 전에는
윗 댓글들처럼 '저게 왜 500억?ㅋ 노이해'라는 마음가짐보다는
(이런 마음가짐 가진 사람들은 뒤로가기 해줘... 각자의 길을 가자... 현대미술 관련 글에 댓글도 달지 않기로 약속해)
'저게 왜 그렇게 비싼데? 들어나보자' 혹은 '나도 현대미술 보고싶긴 한데 너무 어려워... 미술관 가면 돈 아까워...'
최소한 이 정도의 '현대미술을 받아들여 보려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읽어주길 바람ㅎ.ㅎ
(필자는 미술전공은 아니지만 현대미술을 좋아함. 서울 왕복 4시간 거리를 극복하고 전시 1년에 10개 이상 보는 편이고 사실 그냥 일개 대학생이기 때문에 글쓰기 두려움)
특히
"미술관 가서 작품 봐도 뭔 말인지 모르겠어ㅜㅜ 어떻게 감상해?" >
ㄴ그냥 작품을 보고 네가 느끼는 그대로가 정답이야~^^
?????
(이동기, 버블, 2008)
음.... 만화...? 알록달록..?
(권오상, Huge bust, 2013)
아니..... 이 할아버지 누군데
아무것도 안느껴지는데요....
이런 사람이 읽으면 좋아!
사실 맨 위에서 언급한 마크 로스코는 이미 너무 유명한 거장의 작품이라
우리가 미술관 놀러갔을 때 일상적으로 보긴 힘들어
(15년에 한국에서 전시했을 때 사람 미어터졌음)
이동기 작품이나 권오상 작품은 내가 한 달 전에 다녀온 전시회 작품이야(두 분 다 현대미술계에서 유명함)
이제 이런 작품들을 어떻게 감상하는지 알아보자
현대미술 감상법 알아보면 제일 많이 듣는 말
"해석을 찾으려고 하지 말고 네가 느끼는 그대로가 정답이야~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게 당연한거야~"
난 이 말 때문에 현대미술이 어렵게 느껴진다고 생각함
내가 현대미술 입문자들에게 추천하는 감상법은
"현대미술에는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임
정답이 없으니 보고 있는 그대로 느끼라고? 변기 덜렁 갖다놓고 예술이라 하는 판에 뭘 느끼겠어...
작가가 변기를 갖다 둔 의도가 있는거고 그게 우리 입장에선 정답인거지
(패닉, 정류장, 2005)
물론 틀린 감상 맞는 감상 있다는 것 절대 아님
우리가 같은 사랑노래를 들어도 누군가는 부모님을 생각하고 누군가는 애인을 생각하잖아?
둘 다 틀리지 않았음. 그런 사람들은 계속 그렇게 음악감상 하면 돼
그치만 노래를 들으면서 내가 당최 부모님을 떠올려야 할지 애인을 떠올려야 할지 고슴도치를 떠올려야 할지 모르겠다 하는 사람들은! 그게 너무 어려운 사람들만!
이 노래 작사가는 누굴 생각하면서 썼는지 알아보자는 거임
(참고로 이 노래 작사가(이적)은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썼대)
한마디로 작가의 의도!를 알아보자는 말이야!!!
많은 사람들이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보고
'나에겐 그냥 색종이지만 누군가는 저 그림이 너무너무 감동적이고 나름대로 느끼는 게 있으니까 대단하다고 하는거겠지..? 실제로 보면 다르겠지..? 웅장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그럼 원화를 본 적이 없는 모든 사람들은 마크 로스코를 인정하지 않다가 원화를 보고 나서 그 작품의 가치를 인정하게 되는걸까?
마크 로스코를 대가로 인정해주는 사람들 중에는 그림을 직접 보고 깊은 감명을 받은 사람들보다, 직접 본 적도 없고 내가 어떤 감명을 받지 않았더라도 마크 로스코가 저 그림을 그린 의도를 알고 그 의도가 신선하고 가치있다고 생각해서 그 작품의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이 훨씬 많음!
(올라퍼 엘리아슨, 무지개 집합, 2016, 지루할까봐 넣은 사진)
그럼 작가의도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사실 미술관, 작가, 전시회는 관람객들에게 작가의도를 알려주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함...
다만 관람객들이 설명글이면 일단 제끼고 보기 때문에 작가의도를 모른 채로 작품부터 보게 되고,
그래서 대중들에게 현대미술이 난해해지는 거임
전시회를 관람할 때
그 전시 재밌대 - 그래? - 작품감상 - 이게 뭔데? 노이해다....
문외한들은 이렇게 감상하면 절대 안됨
예술과의 거리감만 느끼고 오는 지름길임
마크 로스코가 고통받는 이유도
이게 500억이래 - 그래? - 작품감상 - 이게 왜 500억? 노이해ㅋ
이렇게 되기 때문임
제일 큰 문제점은 다짜고짜 작품감상 먼저 한다는 거임
사전조사하자
미술관 가기 전에는 "전시회"에 대해서만이라도 알아보자
우리가 영화 볼 때 이게 코믹영환지 로맨스영환지 액션영환지 모르고 봐? 아니지?
네이버에 검색 한 번 해보고 평점도 보고 영화관 팜플렛 뒷면도 한 번 읽어보고 하잖아
전시회 보기 전에도 그렇게 하자는 말이야
(K현대미술관 홈페이지)
네이버에 전시이름 검색하면 그 전시 하고있는 미술관 홈페이지가 나올거임
거기서 이 전시가 무슨 주제의 전시인지 다 알려주니까 읽어보자
일단 작가 누군지 몰라도 됨 작품 몰라도 됨
'전시 주제'만이라도 알고 가자!
그리고 입문자들에게는 큰 미술관을 추천해.
현대미술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세종미술관, 한가람 미술관 등등
자본주의의 힘이 느껴지는 그런 미술관들이 작가 한명한명 작품 하나하나에 친절하게 해설을 달아주는 경우가 많음
(세종미술관은 사진 못 찍는게 단점. 그리고 난해한 현대미술의 세계를 이해하고 싶다 하면 대림미술관은 비추. 예술성보다는 대중성이 높은 디자인전시 위주에 좁은 공간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관람의 질이 떨어짐...)
휴 드디어 미술관 방문. 글 진짜 스압이다
미술관 방문하면 입구쪽 벽에 대부분 이런거 붙어있음. 월텍스트라고 함
(K현대미술관, 이것은 현대미술관이다, 2017)
대부분 전시 주제, 작가 소개 이런거임
이런거 꼬옥 읽어봐 알았지?!?!
이 글은 현대미술을 담아내는 공간인 현대미술관에 대한 정의를 내리기 위해 이 전시를 기획했다고 하네
또한 미술을 경외의 대상이 아닌 일상의 익숙함으로 느끼도록 하고자 했다고 함!
그럼 이제 다시 작품을 보자
(이동기, 버블, 2008)
(권오상, Huge bust, 2013)
전시 주제를 파악하고 나서 이런 작품들을 봤을 때
어느정도 이해가 가능하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으면 그대로 감상하면 됨
또는 작가의도는 몰라도 내가 뭔가를 느낀다 하면 그렇게 감상하면 됨
(강조하지만 틀린 감상법이 있다는 이야기가 아님!!)
근데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음.....
나뿐만 아니라 모든 현대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도
작가에 대한 아무런 베이스 없이 이런 작품들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음
보통은 이게 뭔가 싶을 거임. 그 때 작가에 대해서 알아보면 돼!
(K 현대미술관 브로슈어, 방금 찍음)
아무리 사람 하루에 한 두 명 오는 다 죽어가는 전시여도
돈 없어서 A4용지에 인쇄해서라도 이런거 하나씩 있음. 브로슈어임
여기에 작가소개 무조건 있고 작가가 어떤 개념을 주제로 예술을 하는 사람인지 다 알려줌!
웬만하면 대표작품 해설도 있으니까 이거 읽고나서 감상하면 작가의도 적어도 50%는 파악할 수 있어
근데 이 전시가 너무너무 불친절해서 전시에 대한 정보가 난 진짜 찾아도 없다! 하면 도슨트 들으면 됨
(여기서 잠깐! 헷갈리지 마세요! 큐레이터-전시기획자 / 도슨트-작품설명자)
도슨트 프로그램은 1시,3시,6시에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미술관 홈페이지에 나와있을거임
그 시간대에 맞춰서 가면 작품 설명 굉장히 세세하게 들을 수 있고, 사람 없으면 질문도 할 수 있으니까 참고해!
내가 말한 미술관 홈페이지 소개글, 월텍스트, 브로슈어, 도슨트 4개 중에 두가지 이상 없는 전시는 절대 없어
내가 하고자 하는 말들은 미술관 안의 현대미술작품이 난해하고 어려워보여도 이 4단계만 거치면 최소한 절반은 작품 이해할 수 있다는 거임
나같은 경우는 미술 문외한일 때에도 이 4단계를 거치면 80%는 이해됐음
같은 방법으로, 이런 작품을 인터넷에서 봤는데(무지 비싸다는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이우환, Correspondence, 2009)
댓글 달기 전에 이우환이 누군지 찾아보자... 제발..........
누군지 찾아보고 작가의도를 파악하고 나서도
이 그림이 왜 그 의도인건지 이해가 안가면 그때 이야기 나누면 돼
이 글 쓰기 전에 익담에 물어봤는데
누가 디뮤지엄에서 한 YOUTH 전시는 주제의식이 명확해서 좋았는데 점 하나 찍는 작품은 어렵다고 하더라
그 둘의 차이가 뭘까? YOUTH의 작품들은 사전조사를 안해도 작가의도가 보이고(대중성에 집중한 전시였기 때문에 작품들이 난해하지 않기 때문이야) 이우환 작품은 사전조사를 해야만 작가의도가 보이기 때문임
사전조사도 안하고 500억 같은 글로 비꼬지 말자 제발....
이 글의 주제 : '정답이 없는 현대미술'이 어려운 사람들은 사전조사를 통해 정답(작가의도)를 찾아보자.
작가 의도, 작품 해설 찾아봤는데도 도저히 난해해서 못 받아들이겠으면 그때서야 '난 현대미술은 어려워서 잘 모르겠음'라고 말할 자격이 생기는 거임. '노이해'라고 말할 자격은 여전히 없음. 무례한거임. 굳~이 어떤 가수 팬한테 가서 "난 그 가수 노래 너무 어렵더라... 노이해"라고 말하는거랑 같음. 머릿속으로만 생각해주라
퍼포먼스, 비디오, 체험형 작품들은 그림도 아닌데 이게 뭐가 미술인가? 어디까지가 미술이고 예술인가? 현대미술은 왜케 엉망진창인가? 잔인하고 기괴하고 동물 괴롭히는 작품들도 예술인가? 예술이라는 이름 뒤에 숨으면 다냐?
등등에 대해 하고 싶은 말들도 있는데
이 모든 질문들이 '현대미술 감상법'이 뒷받침 되어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질문들이라고 생각해서 이 글을 먼저 씀
반응이 좋으면.... 다른 글도 써볼게.... 내가 힘들지 않으면...
-
내가 보여준 저 두 작품 설명까지 하면서 끝내려고 했는데, 의미가 없는 것 같아서 마크 로스코 억울함만 풀어주고 끝낼게 (이동기/권오상 작품이 너무 궁금해 미치겠으면 댓글 줘... 너무 길긴 한데 그래도 얘기해줄게)
굳이 안 읽어도 되고 내가 위에서 보여준 마크 로스코 작품 의미가 궁금한 사람들은 읽어봐
많은 사람들이 마크 로스코 작품을 추상화라고 알고 있지만! 마크 로스코는 자기 작품을 추상화라고 하는 걸 안 좋아했대.
"나는 색이나 점, 선, 면같은 개념을 강조하는 추상화를 그리는게 아니라 황홀, 비극, 욕망같은 인간의 근본적인 감정상태를 표현하는 그림을 그렸다. 내 그림을 보고 우는 사람들이 그 증거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고 함!
그래서 마크 로스코의 그림은 5초 보고 끝낼 수 있는 그림이 아님.
핸드폰 화면으로 볼 수 있는 그림도 아님.
최소 5분 이상 들여다보면서, 원초적인 어떤 감정이든, 개인경험에서 비롯한 감정이든 이 그림을 보고 느껴지는 내 마음속의 근본적이고 본능적인 감정상태를 느껴야 함!
이 그림을 500억이든 1000억이든 주고 산 사람은 그림을 보면서 그런 강렬한 감정을 느꼈거나, 느끼지 못했더라도 작가의 의도(인간의 근본적 감정을 끄집어내기 위해서)가 마음에 들고 가치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주고 산 거임.
내가 마크 로스코 그림을 실제로 본 적도 없고 울어본 적도 없는데도 마크 로스코를 좋아하고 인정하는 이유 또한 마크 로스코가 이 그림을 그린 이유, 즉 작가 의도가 멋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임.
(마크 로스코가 살았던 시대의 미국 역사와 결부시켜 해석하는 해석도 있긴 함)
그러니까 제발 마크 로스코랑 이우환 치지 말아줘......
영원히 고통받는 마크 로스코와 이우환을 위해 쓴 글이야
끗
많은 의견 듣고 글 수정해 갈 생각 있으니 댓글로 의견 부탁해)
추천 1
50대 아저씨들 도넛 주면 먹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