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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8년 전 (2017/10/01) 게시물이에요


고려 후기 소수 권세가들이 정치권력과 경제이익을 독점하면서 망조(亡兆)가 들기 시작했다. 그러나 500여년 가까이 왕조를 유지할 정도로 국가 경영의 노하우가 있었다. 한 체제가 장기간 유지되기 위해서는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막고 사회의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반드시 필요한데, 고려는 이 둘이 잘 갖추어져 있었다.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막는 장치가 상피법(相避法)이었다.

'고려사절요' 선종(宣宗) 9년(1092) 11월조에는 "오복(五服) 친족에 대한 상피법을 정했다"는 기록이 있으니 1,000여 년 전에 만든 법이었다. 오복(五服)이란 장사(葬事)가 났을 때 상복을 입는 다섯 종류의 친척을 뜻하고, 상피란 이런 친족들이 한 부서에 근무하지 못하게 한 것이다. 3년복이 참최(斬衰), 1년복이 재최(齋衰), 9개월복이 대공(大功), 5개월복이 소공(小功), 3개월복이 시마(?麻)인데, 시마는 8촌의 상사 때 입는 상복이다. 고려의 상피법은 8촌 이내의 친족들이 한 부서에 근무하면서 사익을 나눌 수 없게 만든 것이다. 게다가 재판관과 소송 당사자의 관계도 될 수 없었고 과거의 감독관과 응시자의 관계도 될 수 없었다.

고려의 이해충돌방지법 | 인스티즈


국회 통과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금지법', 즉 김영란법은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2012년 처음 제안했을 당시의 명칭이 '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의 이해충돌방지법'이었다. 그래서 김 전 위원장이 이해충돌방지 조항이 빠진 반쪽 짜리 법이라고 비판한 것인데, 고려의 상피법이 바로 '이해충돌방지법'이었다. 김 전 위원장이 제안한 법에는 '이해충돌'에 대해서 "공직자가 공무를 수행함에 있어 공직자 자신의 사적 이해관계가 개입되어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이 저해되거나 저해될 우려가 있는 상황 또는 저해된다고 보일 수 있는 상황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고려의 상피법도 오복의 친족들이 같은 부서에 근무하면 청렴한 직무수행에 저해될 것을 우려해서 만든 법이었다. 조선에서도 이 정신을 계승해서 태조 때 반포한 '육전(六典)'에도 등재되었다. 세종은 12년(1430) 2월 고려의 상피법이 지나치게 엄격해서 "이성(異姓)의 7촌, 8촌도 피해야 하니 옥송(獄訟)이 지연된다"고 말할 정도로 고려는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에 심혈을 기울였다. 부정과 부패가 일상이 된 듯한 현재 한국 사회의 모습은 일제강점기 때 상피법 같은 법 조항들을 모두 폐기했기 때문이다. 이해충돌방지법도 빨리 입법해서 식민통치의 구습을 해체시켜야 할 것이다.

고려는 또 가난한 사람들을 구휼하는 진정(賑政)이 잘 구비되어 있던 나라였다. 고려는 고구려를 계승했다고 표방했는데, 일찍이 고구려 고국천왕(故國川王)은 재위 16년(194)에 진대법(賑貸法)을 실시했다. '진(賑)'이란 가난한 백성들에게 곡식을 나누어주는 것을 뜻하고 '대(貸)'란 3월부터 7월까지 관청의 곡식을 빌려주었다가 추수가 끝난 10월에 받아들이는 제도를 뜻했다. 고려 태조는 이를 계승해 흑창(黑倉)을 설치했고, 고려 6대 임금 성종이 재위 5년(986) 의창(義倉)으로 발전시켰다.

흑창, 또는 의창의 문제는 백성들이 대여 받은 환곡을 갚지 못할 경우인데, 이처럼 되돌아오지 못하는 곡식을 포환(逋還)이라고 한다. 의창에서는 원곡의 감소분을 모두 국가에서 보충했지 가난한 백성들에게 갚으라고 쥐어짜지 않았다. 조선도 처음에는 환곡(還穀)이라는 명칭으로 의창을 계승하면서 이자를 받지 않다가 차차 이자를 받는 취모법(取耗法)으로 전환하면서 부정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또한 쥐가 먹어 치운 작서모(雀鼠耗)를 보충한다는 명목으로 이자를 받기 시작하면서 부정의 온상이 되었다. 그래서 성호 이익은 '고려진정(高麗賑政)'이라는 글에서 "(조선에서는)작서모라는 명칭으로 받아들일 때는 큰 말로 하고 내줄 때는 작은 말로 한다"면서 이는 "관에서 축내는 것이지 쥐가 축내는 것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익은 또한 "고려 때에는 관에서 축내는 부분도 없었다"면서 "환과고독(?寡孤獨ㆍ홀아비, 과부, 고아, 자식 없는 노인)에 대해서는 모두 관에서 구휼하고 그 외 온갖 불구자도 국가에서 모두 부양했으니 이로 본다면 백성을 우대하는 정사가 지금에 비해 조금 나은 정도가 아니었다"고 고려를 크게 칭찬했다.

이해충돌방지 조항이 빠진 김영란법과 무상급식 폐기 논란 등 지금 한국 사회는 1,000여년 전 고려에 비해 오히려 퇴보한 모습이다. 선조들 앞에 부끄러울 따름이다.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

고려의 이해충돌방지법 | 인스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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