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이 돌아가신 분
'대한민국에서 제일가는 식당'이라니, 그 포부가 드높았다.
2대는 맏딸 길순정(작고)이다.
경기여고, 서울여자의과대학(훗날 우석대 의대, 고려대 의대로 바뀌었다)을 다닌 수재인데 아들 없는 어머니의 식당을 지켜 드리려고 의사의 꿈을 접었다.
3대는 길순정의 두 딸, 김은숙(51)·이숙(48)이다. 둘 다 이화여대 불문과를 나와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인텔리'다.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어머니 대신 한일관을 계속 이어가야 하나 고민이 깊었다.
'워커힐 같은 특급호텔에서 인수 의사를 적극적으로 해왔는데 거절했어요. 우리가 안 하면 할머니한테 원망 들을 것 같아서. 할머니와 어머니의 꿈을 지켜 드리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어요.'
―박사이고 석사인 분들이 음식장사를 해서 되겠나. 배운 게 아깝지 않은가.
'전혀 아깝지 않다(웃음). 이 일도 충분히 지적(知的)이다. 음식을 다루는 일도 끊임없이 머리를 움직여야 한다.
조리사들만 믿고 있다간 망한다. 전공한 지식 20년, 30년씩 우려먹고 사는 것보다 훨씬 변화무쌍하게 살 수 있다.'
―음식을 공부하지 않았는데 가업을 잘 전수할 수 있을까.
'한일관에서 태어났으니 어릴 때부터 음식 먹고 만드는 걸 좋아했다.
공무원이었던 아버지가 딸들에게 불문학을 강요하는 바람에 둘 다 같은 전공을 했을 뿐이다.
어머니 돌아가신 뒤 한일관 진두지휘는 동생(이숙)이 해왔다. 가업을 잘 이어가려고 경희대에서 다시 경영학 석사도 밟았다.'
―아무리 자매지간이지만 따로따로 가정을 꾸린 마당에 식당 수익을 두고 갈등이 불거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두 딸 싸우는 꼴을 못 보셔서 우애 있게 자랐다.
요즘도 하루 24시간 중 18시간을 함께 다니면서 식당 세 곳을 관리한다. 둘이 머리를 맞대니 실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
뭣보다 돈 벌려고 하는 것 아니다, 한일관이니까 석ㆍ박사학위 버리고 하는 거다, 하는 식으로 둘이 바라보는 방향이 같다. 죽이 잘 맞는다.'
집안자체가 여성분들이 이끌었고 각각 명문대를 나오고 박사 학위를 따는등 지식인 분들이셨음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7/13/2012071301272.html